직사각형 속 세상93 가을 해질녘 농촌의 망중한 해저물녘 농촌의 모습은 한가로와 보입니다. 이유는 고즈넉한 정지화상만 보아서 생기는 착각 때문입니다. 해그림자가 산등성를 타고 올라갈 때에도 농촌 벌판엔 콤바인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서서히 밤이 깊어가면 대청마루 아래 귀뚤이가 길게 하품을 하며 양날개를 비벼댑니다. 2008. 10. 13. 11년간 함께 했던 의자를 떠나다 이젠 주인 없는 의자가 되었지만 빨간 방석이 깔린 낡은 회의용 의자는 참 오랫동안 나와 함께 했습니다. 내가 떠나 버린 그 자리에 아직도 그대로 있을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다른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 기억으론 이 의자를 구입한 시기가 1995년쯤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남매일 마산 시절을 끝내고 창원시대를 열었을 때 중앙동에 있는 한국일보 공장 2층과 3층 일부를 세를 내어 들어갔는데, 3층 회의실을 꾸밀 때 샀습니다. 경남매일은 당시 동성종합건설이 인수해 독립채산형식으로 운영되어오다 외환위기가 시작되자 자금압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는 수없이 98년 한국일보 더부살이를 끝내고 팔룡동 허름한 공장으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이 회의용 의자는 갈 데를 잃고 일부는 업무용으로 일부는 휴.. 2008. 10. 1. 새로운 스타일의 주방장 모자를 소개합니다 ^ ^| 새로운 스타일의 주방장 모자가 나왔다. 머리 사이즈에 맞춰 조절이 가능하다. 통풍 기능이 뛰어나 머리가 답답하지 않다. 그리고, 급할 땐 훗훗. ^^; 지원이가 많이 컸다. 아직 말은 잘 못해도 다 알아듣는다. 출근할 때 쪼르르 따라 나와 배꼽 인사에 손바닥 부딪혀 '참힘땀'을 외치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그런데 한번씩 어깃장을 낼 때면 오빠를 능가한다. 고집은 오빠보다 급수가 높은 듯한데 오빠 말이라면 잘 듣는다. 오빠가 하는 말이 "지원이를 다루는 데는 비결이 있는 데요, 좋게 말하고 잘 대하면 고집 안 부려요." 녀석, 육아 기술이 아빠보다 낫구만. 2008. 9. 10. 어불성설 고정문 문이 고정되어 있는데 '미세요'라는 문구가 손잡이에 붙어있는 경우를 두고 '어불성설'이라 하겠다. 궁금한 게 생겼다. 사람들은 고정문을 먼저 밀어볼까, 아니면 출입문을 먼저 밀고 드나들까? 나는 왼손으로 왼쪽 문을 미는 습관이 있어서 늘 왼쪽 손목에 충격을 받는다. 운 좋게 '고정문'이라는 문구를 발견한다면 모르지만. 2008. 9. 8. 신나는 문화교실 개밥바라기 낙동강 물길 따라 대장정 내딛는 걸음걸음 마음의 키가 자랍니다 장애·비장애 청소년 26명 강원도 태백 황지연못~창원 국토대장정 새벽 4시. 오늘도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국토대장정의 하루가 시작된다. 8월 한낮의 푹푹 찌는 더위를 조금이라도 피하려면 이렇게 새벽같이 일어나서 부산을 떨어야 한다. 아침밥을 지어먹고 설거지를 해서 6시가 되면 부랴부랴 대오를 정비해 목적지를 향해 출발한다. 하루에 걸어야 하는 거리가 적어도 20킬로미터를 넘는다. 창원의 '신나는 문화교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정신지체발달장애 청소년과 자원봉사자가 짝을 지어 이 땅을 순례하는 '개밥바라기를 찾아서 국토대장정'을 시작했다. 참가자는 지난해보다 8명이 많은 26명이다. 이 중에 장애청소년이 10명이다. 정신지체 1급에서 3급까지 고루 분포됐다. 지난달.. 2008. 8. 11. 창녕 부곡하와이 어른 1명에 3만 5000원?! 아무리 성수기 한철 장사라해도 그렇지 어른 한 사람 입장료가 3만 5000원인 것은 너무하다. 평일 1만 2000원(작년 기준)인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다. 오랜만에 가족이 총 출동해 부곡하와이에서 물놀이 한번 할까 했는데 어른 3명에 아이 3명을 계산하니 19만 원이다. 겨우 반나절 물놀이에 20만 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우리는 그냥 돌아섰다. 차라리 수영장에 가서 물놀이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란 계산을 했다. 어른 3500원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500원, 모두 합쳐야 1만 8500원으로 부곡하와이 금액의 10분의 1도 안 된다. 물론 놀이의 다양성에 비춰 그만큼의 즐거움을 줄어들겠지만 18만 원의 가격 차를 다른 즐거움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수영장에서의 반나절도 충분.. 2008. 8. 10. 아이들과 함께 놀기 좋은 밀양 표충사 계곡 밀양 표충사 입구, 특히 대형주차장 바로 위의 계곡은 캠프장과 적당한 수량의 환경이 아이들과 함께하기에 아주 적절한 피서지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텐트를 치는데 자리값이 없다는 것과 주차비가 무료라는 점, 그리고 화장실이 '아름다운 화장실'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만큼 관리가 잘 되어있다는 점이다. 올해로 두번째 다녀왔는데 아내와 친구 부인들이 더 좋아한다. 캠프장의 풍경이다. 평평하게 조성된 덕분에 허리에 베길 돌부리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또 그늘이 많아 땡볕이 따가운 한낮에도 햇볕을 우습게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바로 옆에 붙은 계곡의 물을 어찌 마다하랴. 그럼에도 어찌 카메라 렌즈에 들어온 장면은.... 고돌이? 설마 이 아저씨들 이 사진 인터넷에 공개됐다고 나를 고발하진 않겠지. 텐트.. 2008. 8. 5. 집에서 즐기는 피서 이만한 게 있나요?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이들이 비닐 천막 그늘 잔디 위 목욕풀에서 놀고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물흐르듯 빰을 적시는 날씨에 이보다 더 좋은 피서가 어디 있으랴. 돈도 거의 들지 않고. 거의라고 표현한 이유는 천막 사는데 1만 6000원 투자한 것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쭈욱 사용할 물건이지만. 이렇게 투자하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도 좋다. 바닥이 잔디밭이라 아스팔트처럼 더운 열기가 푹푹 올라오는 것도 아니요, 촌집 마당이라 바람도 시원하다. 자리를 깔고 누우면 금세 잠이라도 쏟아질 것 같다. 아이들 노는 것을 지켜보며 독서도 겸했다. 내가 생각해도 그림이 죽인다. 이번 토요일엔 천막 아래 흔들의자도 갖다놓고 여유를 즐겨봐야겠다. 아쉬운 것은 풀이 너무 작다는 것인데... 다음에 돈 좀 모이면 살까 .. 2008. 8. 4. 사랑은 때론 다른 주스를 마시는 일 김해 무척산 오르는 길 가에 핀 흰꽃에 흰나비가 팔랑팔랑 날아와 앉았다. 소나무 만큼이나 높이 쌍으로 춤을 추더니 꽃잎엔 따로 앉아 주스를 마신다. 늘 함께하는 것만이 사랑은 아닌 모양이다. 때론 한몸인듯 때론 딴몸인듯, 시간과 공간을 따로 나누어 살지만 마음으로 잡은 손 놓지 않고 산넘고 강건너 하늘을 향해 사랑은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까지 그 긴 여정을 함께 하는 것. 2008. 7. 8. [디카시]잠시 쉬어 가더라도 날자, 한 번만 더. 지친 날개 잠시 쉬었다가 날자, 더 멀리 날아보자꾸나. 2008. 7. 5. [그림이 있는 수필]함박꽃, 화무십일홍 다음에는... 5월 봄기운이 한창 쏟아지자 화단에 있는 작약이 그만 함박웃음을 터뜨렸습니다. 4년 전 곁에 있던 모란이 누군가에 의해 뿌리 밑동까지 잘려나간 채 사라진 후 빈자리가 아쉬웠는데 올해는 화단 가득 꽃을 피웠습니다. 우리집 작약은 빨강과 분홍, 두 가지 색으로 촌집 마당을 화려하게 수놓았습니다. 간혹 벌도 찾아오긴 합니다만 파리가 더 좋아하는 거 보니 괜히 샘이 나기도 합니다. 얼마 전 비가 왔을 때 고개 숙인 작약이 걱정되었습니다. 너무 큰 얼굴이 땅바닥까지 축 처져 있었는데 다시 고개를 들지 못할까 봐서요. 기우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해님이 방긋하자 따라서 작약도 함박웃음을 내비쳤습니다. 요즘 아침이면 표정을 펴고 저녁이면 눈을 감는 함박꽃을 봅니다. 자연의 섭리란 늘 반복되는 듯해도 그때마다 새롭다는 .. 2008. 5. 23. 수만의 인공위성에 대한 엉뚱한(?) 상상 지구를 둘러싼 수만 개의 인공위성. 꼭 전구가 폭발하는 순간 유리파편이 튀어퍼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곧 이어지는 상상은 스스로를 소름돋게 한다. 이것들이 다시 중력에 의해 급속도록 지구로 흡착되는 것이다. 어디 아주 튼튼한 지하 벙크에라도 들어가 있는 사람은 화를 모면하겠지만 지표상에 노출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혹한 비극으로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또 한가지 배알이 뒤틀리는 상상을 하게 되는데... 그런 비극의 주인공은 하필이면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던 그야말로 순진무구한 지구인이 대부분일 거라는 상상이다. 잘못은 선진국이랍시고 자랑하는 나라에서 자랑삼아 다투듯 하늘에다 쇳덩어리를 띄워 올려놓고는 쓸모 없게 되었을 때 아무도 수거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불안이다. 내가 눈을 들어 하늘을 보았을 때.. 2008. 4. 24. 왕할머니와 증손녀 나이 차이 87세, 공통점이 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알아듣기 힘들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야 이해가 쉽다. 차이점, 한 사람은 행동이 점점 느려지는 반면 다른 한 사람은 '빠리빠리'해지고 있다는 것. 둘의 관계가 재미있다. 처음엔 아주 우호적이었다가 갈수로 대립관계로 변한다. 증조할머니의 인식능력이 상대적으로 월등히 앞섰을 때엔 '어이구 내새끼, 우리 공주가 자나'하며 부드러운 말투를 보였는데, 이 공주가 기어다니고 걸어다니고, 지금은 뛰어다니다시피 하니까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현관 입구에 나란히 섰다. 아니 증조할머니는 다리가 휘청거려 서있지 못하고 앉았다. 옆에 증손녀가 따라 나온다. 같이 밖으로 나갔으면 하는 심산이다. 그러나 왕할머니는 그것이 증손녀에게 아주 위험한 것으로 여긴다. "위험.. 2008. 4. 16. 낚시꾼, 노인 그리고 버스정류장 촌동네엔 버스가 자주 없다. 두 개의 노선이 있는데 두 개 다 세 시간에 한 대 온다. 요즘엔 모르겠는데 예전엔, 내키지 않으면 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아, 이 놈의 버스... 한 시간 반씩 나눠서 오면 얼마나 좋을까 한 대 지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대 연달아 지나가면... 기다리는 것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든가 저 아래 외감 입구나 저 아래 화천리까지 걸어가야 한다. 그래도 기다리는 사람은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인내심이 강하다. 아마 하루에 차가 한 대 온대도 기다릴 것이다. '빨리빨리' 시간이 아무리 재촉해도 할아버지 할머니에겐 소용없다. 그래서 세월도 더디다. 아침 저수지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 안개되어 산동네 나들이하듯 시간의 바늘 위에 앉아 세상을 굽어본다. 그 바늘로 또 .. 2008. 4. 15. 창원시 북면은 한창 개발중... 감나무 사라진 감계리 감나무 과수원 오늘 아침 창원 북면엔 안개가 자욱히 깔렸습니다. 낮이 따뜻한 날엔 영락없이 북면 들녘엔 안개가 깔립니다. "자욱한 안~갯~속~에...♬" 갑자기 함중아 노래가 입술 사이를 비집고 나오려고 합니다. 언제까지 갈는지 모르지만 오늘 아침부터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집이 대천인데 진달래축제가 열리는 달천계곡까진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10분이면 충분합니다. 오르막이어서 그렇지 돌아오는 길은 4분도 채 걸리지 않을 겁니다. 그건 그렇고 위에 있는 사진이 대체 어떤 사진인가 궁금하시죠? 아래에 배치한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의 사진 두 장은 수를 셀 수 없이 많은 감나무들이 베어져나간 모습입니다. 안개 속에 파묻히니까 그 느낌이 더합니다. 이곳은.. 2008. 4. 15. 해마다 급증하는 창원 천주산 진달래축제 인파 어제, 13일 경상남도 창원시 천주산 달천계곡에서 진달래축제가 열렸습니다. 이곳은 집에서 겨우 1.5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잘 알기에 뒷길로 가면 그렇게 복잡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판이었습니다. 경찰이 길목을 지키고 서서 차가 들어가지 못하게 차단하였습니다. 골프연습장 바로 위였는데 여기서 내려 걸어가게 할까(참, 나는 출근길이었고 가족이 축전 구경하려고 나섰더랬습니다.) 하다가 받대편으로 돌아 가면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내릴 수 있겠다 싶어 차를 돌렸습니다. 굴현고개 길은 그야말로 주차장이었습니다. 대형버스도 서너대 줄지어 서있고 해서인지 한동안 차들이 가지도 오지도 못하고 엔진만 가열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그렇게 많아도 소용없나 봅니다. 겨우 외감입구에 도착해 가족들을 차에서 내리.. 2008. 4. 14. 함박꽃 작약, 눈비비다 이 작약은 분홍빛을 냅니다. 살짝 하품을 할 때의 모습은 빨간 장미보다 더 예쁩니다. 자세히 보면 잎사귀 가장자리가 붉은 빛을 띠고 있지요. 이것은 작약이 땅을 뚫고 처음 고개를 내밀 때 그 빛깔이랍니다. 키자람을 하면서 초록의 본색을 드러내지만 한동안 이런 어린 티를 간직하고 있답니다. 원래 작약무리에서 떨어져나와 한무더기를 이룬 작약입니다. 이 작약의 색깔은 붉습니다. 색이 붉은 작약은 어릴 때부터 꽃잎이 붉을 거라는 예고를 하는 듯합니다. 꽃봉오리 색이 아주 진합니다. 나중에 이 꽃봉오리가 살짝 눈을 뜰 때면 환장합니다. 갓 태어난 악어새끼가 두려운 시선으로 세상을 둘러보는 듯하니까요. 작약이 활짝 웃으면 온 마당이 환합니다. 아쉬운 것은 '화무십일홍', 그 활짝핀 아름다음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거죠.. 2008. 4. 14. 돌아가실 곳 도로교통 표지판 '돌아가시오' 이 신호가 가리키는 곳은 다름아닌 하늘나라 사람이 죽으면 가는 곳 가서 별이 되고 달이 되고 기억이 되고 돌아가는 곳이니 그곳은 처음 있었던 곳 천상병 시인이 '귀천'한 곳 이 세상 짦은 소풍 마치고 돌아가셨으면 또 언젠가 돌아오실 날이 있겠지요. 사람이 죽을 땐 편안히 돌아가십시오 사람이 태어날 댄 안녕히 돌아오셨습니까. 2008. 4. 11.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