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노인 그리고 버스정류장
직사각형 속 세상 / 2008. 4. 1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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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동네엔 버스가 자주 없다.
두 개의 노선이 있는데 두 개 다 세 시간에 한 대 온다.
요즘엔 모르겠는데 예전엔,
내키지 않으면 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아, 이 놈의 버스... 한 시간 반씩 나눠서 오면 얼마나 좋을까
한 대 지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대
연달아 지나가면...
기다리는 것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든가
저 아래 외감 입구나
저 아래 화천리까지 걸어가야 한다.
그래도 기다리는 사람은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인내심이 강하다.
아마 하루에 차가 한 대 온대도 기다릴 것이다.
'빨리빨리' 시간이 아무리 재촉해도
할아버지 할머니에겐 소용없다.
그래서 세월도 더디다.
아침 저수지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
안개되어 산동네 나들이하듯
시간의 바늘 위에 앉아 세상을 굽어본다.
그 바늘로 또 세월을 낚는 사람이 있다.
어쩌면 낚시꾼과 노인과 산동네 버스정류장은
시간의 방랑자 모모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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