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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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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01:33

내가 참여하는 창원시 시민문화공간발굴단이 22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본격 운영된다. 본격 운영에 앞서 지난 8일 창원시청 3층 회의실에서 전문가 자문위원 회의가 있었다. 시민문화공간이란 게 다양한 형태로 구현될 수 있는데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기존의 방치되다시피한 공간에 콘텐츠를 입혀 활성화하는 방법도 있을 테고 유휴공간을 새롭게 개발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창동의 소극장 문제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발굴단 활동에 참여하다 보면 가능성 있는 문화공간들이 발견되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어떤 콘텐츠를 입힐 것인가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그때 진행된 회의를 바탕으로 작성된 보도자료가 11일 어제 창원시 보도자료 방에 올라와서 베껴 옮긴다.

 

이용·활용 낮은 공간 발굴로 활용방안 제시

창원시(시장 허성무)와 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는 올해 3년차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유휴공간 발굴 및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시민문화공간발굴단’을  22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본격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민문화공간발굴단은 이용이 저조한 도심의 공공 공간을 시민 스스로 발굴하고,  시민들의 수요를 반영해 참신한 아이디어로 공간의 활용도를 높여가는 사업이다.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워킹그룹을 구성하여 스토리가 있는 현장탐방과 워크숍을  6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다.

본격 운영에 앞서 시는 시민문화공간발굴단 전문가 위원을 선정하고 지난 8일 자문회의를 가져 운영 방향을 논의하고 발대식 계획을 잡았다. 전문가 위원은 건축가, 역사학자, 문학가, 시민단체활동가, 조각가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한편 2019년에는 이용이 저조한 생활 속 유휴공간을 시민 스스로 발굴하고 아이디어를 모아 문화공동체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동네방네 커뮤니티 공간 발굴·조성사업」으로 ‘성산마을학교’와 ‘봉곡평생학습센터’ 2곳을 선정하여 조성하였다.

지리·문화·사회적 특성 등을 활용해 해당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데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기획하고 제안하며 활동의 결과는 향후 정책 및 사업에 반영할 예정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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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 밴 윙클은 소설 속 주인공 이름이다. 이 소설은 워싱턴 어빙(Washing Irving 1783~1859)이 1819년 미국 독립전쟁 시점 카츠킬 산맥 주변 마을을 배경으로 그렸는데, 전설을 도입해 환상적 요소를 가미했다. 사실 소설 끝에 가서 그런 전설이 있는데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마무리하는 바람에 실망했지만 미국에서 1819년 당시 시간을 건너뛰는 소재로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에 솔깃하다.

 

전설은 익숙한 내용이다. 김시습의 <금오신화>에 '만복사저포기'라는 소설이 있는데, 이게 딱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거든. 말하자면 주인공 양생이 만복사에 들어갔다가 부처와 저포놀이(나무로 만든 주사위:윷놀이 유래 추정)를 해서 이기고 어떤 여인을 만나 사흘을 지내는데, 헐. 그런 후 절에서 나왔는데 3년이 지났더라고.

 

미국에도 이런 전설이 있구나 싶은. 주인공 립 밴 윙클이 개 울프와 함께 카츠킬 산맥 어느 산으로 사냥을 갔다가 어찌 하룻밤 지나고 마을로 내려오니 20년이 흐른 뒤더라 하는.

립 밴 윙클은 처의 잔소리를 피해 마을 남자들이 모인 여관 앞에 가서 담소를 즐긴다./아서 래컴

이 작품은 영국 왕이 신대륙 아메리카를 지배하던 미국 독립전 시점에서 시작한다. 주인공 립 밴 윙클은 부인들이 싫어하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남한테는 잘해주고 집안일을 등한시하는. 보잘것 없는 이 인물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고 나중에 영웅담도 아닌 영웅담을 풀어놓는 주목받는 사람이 된다는 건 아무래도 내키지 않는다.

 

이야기는 딱 잘라 립 밴 윙클이 총을 메고 산으로 사냥을 떠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 마누라한테는 꼼짝도 못하고 마을사람들에겐 이용당하고 아이들에겐 바보소리를 듣는 답답한 남자 립 밴 윙클. 이 양반이 전설이 되는 과정을 따라가보자.

 

립은 무서운 아내와 하루종일 같이 있는 게 불행이라 여겨 총을 메고 역시 부인으로부터 고통받는 동병상련의 개 울프와 함께 산으로 들어간다. 고요한 산 속. 립은 어떤 인기척에 돌아보니 웬 짤닥막한 노인이 술통을 지고 가다 립을 발견하고 좀 들어달라고 부탁한다.

 

집안일은 안 해도 이런 거는 또 외면하지 못하는 우리의 윙클 씨는 술통을 대신 메고 노인을 따라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다. 노인을 따라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간 립은 그곳에서 별 세계를 발견한다. 넓은 공터에선 노인과 비슷한 차림의 사람들이 볼링과 같은 놀이를 하고 있다. 그들의 복장은 초기 아메리카로 넘어올 때 네덜란드인 복장이다. 립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립은 술통에서 술을 따라 홀짝홀짝 마시고 잠이 들어버린다.

 

네덜란드 복장을 한 노인의 부탁으로 술통을 대신 메고 산을 오르는 립 밴 윙클./아서 래컴

다음날 깼을 때 희한하게도 어제 술통을 짊어진 노인을 처음 만났던 장소다. 꿈인가 싶어 어제 노인을 따라 갔던 계곡으로 올라가보니 사람은 없지만 어제 보았던 장소가 분명했다. 꿈인지 생시인지 혼란스럽기만한 립. 더 큰 걱정은 하루 외박한 상황이라 마누라한테 뭐라고 변명해야 할지 고민이다.

 

산을 내려가니 허드슨강 옆 자기가 살던 마을이 낯설다. 예전보다 규모가 더 커진 것 같다. 마을로 들어서자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마을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던 여관 앞의 모습도 변했다. 그러고 보니 사람들도 죄다 모르는 사람이다. 립이 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게 있다. 어느새 머리는 터벅하고 하얀 수염이 길러져 있었다는 것이다. 자기도 모르게 수염을 쓰다듬는 습관까지 생겼다.

 

깊은 산속 키작은 사람들이 볼링과 같은 놀이를 하는 모습./아서 래컴

세월이 벌써 20년이 지나버린 것이다. 영국 왕정 식민지였던 이곳이 어느새 독립국가인 공화국으로 바뀌어 있었고 선거를 앞두고 있다. 20년 전 상황만 생각하고 왕정을 옹호했다가 왕당파로 몰려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자기를 의심하자 자기는 원래 여기 사람이며 그저께까지 담소를 즐기던 사람들 이름을 이야기한다. 그러자 마을사람들은 그들이 어떻게 죽게되었는지 대답해준다. 그리고 립 밴 윙클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아느냐고 하니 20년 전에 갑자기 실종된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립이 그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하니 못 믿어하는 눈치다.

 

사람들 중에 주디스 가드니어가 나와 립이 자기 아버지임을 알아채고 20년 만에 회후하게 된다. 엄마 소식을 묻자 주디스는 립이 실종되고 얼마 있지 않아 어떤 양반하고 싸우다가 그만 화병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립이 그 소식에 안도하는 것을 보면 묘하다. 슬퍼해야할 죽음 소식에 안도라니. 그 스트레스가 어지간하겠나 싶기도 하다.

 

립 자신에겐 하루만에, 마을사람들에겐 20년 만에 돌아온 상황에서 아이 엄마가 되어 있는 딸 주디스를 만나는 립 밴 윙클. /아서 래컴

마을 사람이 산에 들어갔다가 20년 만에 돌아왔다는 이 동화같이 신기한 이야기는 미국 뉴욕 북부 허드슨강을 따라 펼쳐진 카츠킬 산맥의 어느 마을에 얽힌 전설을 소설로 풀어냈다. 현실적이진 않지만 동화같은 상황 묘사로 읽는 재미를 준다. 경남지역에도 곳곳에 많은 전설이 있다. 워싱턴 어빙처럼 그러한 지역 전설을 풀어내봐도 가치가 있을 듯하다. 혹시 아나. 대작이 나오게 될지. 겨울왕국처럼.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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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책은 중2 올라가는 막내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신문에 책 소개를 하고 집에 가져와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막내의 첫 반응? 심드렁 그 자체다. 어쨌든 책이라 하면 바퀴벌레보다 더 기겁하는 모양새라니.

 

어떻게든 책을 한 번 읽어보게 하려고 온갖 전술과 전략을 펼쳤다.

 

"주인공이 이루나라는 애인데, 너랑 막상막하더군. 그런데 너보다 더 사춘기 겪는 거 같애. 안 궁금해?"

 

"별루."

 

다음날. 제 언니가 식탁 위에 놓인 책을 게눈 감추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읽는다. 큰 애가 집중력이 강하다. 다섯 살 때인가 세종대왕 위인전을, 세상에 본 거 또 보고... 아마 열 번도 더 읽었을 걸. 본 거 왜 또 보느냐 하니 "재있어요." 큰 애 대답이었다.

 

사춘기 갱년기를 다 읽은, 아마 두 시간만에 책장을 다 넘겼을 듯, 큰 애가 내가 쏙 마음에 들어하는 얘길 한다. 여튼 아빠 맘을 알아주는 내 새끼는 큰 애밖에 없다니까... 

 

"아빠, 아빠는 이루나 하고 엄마 중에 누구 편?"

 

"당연히 엄마 쪽이지."

 

"지원이 읽으면 사춘기와 갱년기 주제로 토론해도 재밌겠다."

 

"응. 그래 그래."

 

하고 호응을 했는데... 막내가 읽어야 말이지 싶어 금세 시무룩해졌다.

 

다음날 화장실에서 남은 반은 다 읽고 나와서는 막내에게 말했다.

 

"이거 아빠도 이제 다 읽었으니 니가 읽으면 되겠다."

 

"... ..."

 

"여기에 둘게. 나중에 읽어."

 

"응."

 

"안 읽을 거지?"

 

"응"

 

"어이구.. 맘대로 해."

 

출근하면서 책을 침대 위에 올려놓긴 했는데, 나중에 퇴근해 집에 가보면 아마... 예상치가 완전히 빗나가길 바라지만, 하나도 안 읽었을걸. ㅜㅠ

 

그런데, 책이 참 재밌다. 손에 쥐고 담박에 다 읽어내려갈 정도로 집중도와 흡인력이 강하다. 문장에 산뜻하고 시원시원하다. 엄마와 딸의 갈등이 드라마를 보듯 선하다. 이루나의 대사는... 우리 막내가 좀 따라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시원시원하다. 언젠가, 그렇게 어렸을 때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런 말투 배우고 싶었다. 나는 생각이 많은 성격이라 말을 시원시원하게 하지 못한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본 적도 없으니. 그래서 더 이 책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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