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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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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3시. 진주 현장아트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극단 상상창꼬, 청음예술단이 주관한 '2018 경남 뉴아트 창작 공연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번 쇼케이스는 연극과 전통예술 분야가 영상과 융복합해 창작한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두 단체 연출가의 의도를 먼저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상상창꼬 김소정 연출 : 배우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프로젝션 맵핑'을 접목시켰다. 무대예술은 시공간이 제한디어 있어 표현과 상상력에 한계가 있다. 이번 사업으로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통해 매체에서나 가능한 표현들을 가능케 해 주었다. 특히 작품의 배경인 천상과 지상, 그리고 작품의 주제인 '나눔'에 대한 표현을 가능하게 했으며 다채로운 볼거리도 제공할 것으로 본다.


청음예술단 소경진 연출 : 발을 활용해 4개의 벽을 만들고 그 안과 밖을 거닐 수 있는 사찰처럼 표현한다. 발의 문양과 사이사이 간격을 활용해 조명과 맵핑을 투사하여 비주얼을 만들고, 그 속에서 만들어진 그림자들을 활용해 연희적인 요소들을 녹여내고자 한다.


청음예술단의 작품은 전통문화에 영상을 접목한 사례인데.. 오늘은 언급을 자제하고, 출연진이지만 출연하지 않고 촬영을 하면서 느꼈던 <다크엔젤의 도시>를 잠깐 언급할까 한다.






<다크엔젤의 도시>는 천상의 다크엔젤과 화이트엔젤의 '톰과 제리' 같은 장난으로 시작한다. 잠든 화이트엔젤을 다크엔젤이 골려준다. 이불을 젖히고 베개를 빼고 당황해 하는 화이트엔젤에게 전기충격을 주어 결국 천상에서 밀어낸다.


지상에 떨어진 화이트엔젤... 자동차 불빛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다크엔젤은 여전히 지상에서도 화이트엔젤에게 장난을 치고 재미있어 한다.


천상의 기억을 잃은 화이트엔젤은 지상에서 '끄몽'이라는 의류회사에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다크엔젤은 그의 상사다. 며칠 동안 고생해 디자인 샘플을 만들었는데 모두 거부한다. 이어지는 절규. 갑과 을의 관계에서 을에 선 자들의 절규다. 


천상의 우열이 지상의 서열과 다르지 않음을 표현한 에피소드다. 이러한 과정이 배경에 표현되는 영상과 적절하게 어울리며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신체극이기에 더 영상과의 융합이 수월했지 않았나 싶다. 이 작품은 10월 9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콘텐츠 그라운드에서 아트마켓 쇼케이스에 이어 11월 24일 오후 3시와 7시 30분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본 공연을 펼친다. 본 공연에선 보다 더 완벽한 영상과의 융합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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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으로 교환 교사로 온 선생님 한 분으로부터 몽골 민화를 선물받았다.


옆지기가 통역을 맡아 인연을 맺으면서 집에 놀러 오게 되었는데, 빈손으로 오기 뭣하여 쓰일 데가 있을까봐 챙겨왔던 것 같다. 그런 준비성은 배워야겠다.


여튼 선물을 받고 바로 자세히 들여다 보진 못하고 이틀 지나서야 약간 여유를 내어 그림을 세세히 들여다봤다.


민화의 특징이 누가 그렸는 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인데, 몽골 역시 마찬가지인가 보다. 낙관이나 서명이 전혀 없다.


한국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재질의 종이인데, 직접 그린 것 같은 인쇄품질이다.


그림에서 우선 몇 가지 특이한 점은 구름이 산 너머에도 있고 설치되고 있는 게르 주변에도 있다는 점이다. 구름이 가까이 사람들 주변에 포진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 뭔가를 뜻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나중에 옆지기한테 물아봐야겠다.


나무는 잎이 파릇한데, 울창하지 않다. 사람들 옷을 입은 차림을 보아 겨울은 아닌 듯하다. 몽골 땅의 척박함을 방증하는 것일까.


말이나 낙타를 보면 아주 피곤해 보인다. 이쪽으로 이동한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한창 게르를 설치하고 있기도 하고 그 뒤에서 간이 텐트를 쳐서 음식준비를 하고 있기도 하다.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점에 비추어 9명이나 되는 대가족이다. 9명이면 게르 하나에 조금 벅차긴 하다.


이사를 오자마자 낫을 들고 땅을 개간하는 모습이 뒤에 보이는데, 그런 점을 비추어보면 땅이 척박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나뭇잎을 엉성하게 그려넣은 것은 몽골 민화의 표현상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싸들고 온 짐의 양으로 보아 살림이 그리 넉넉지 않은 집안인가 보다. 새로 시작하는 살림이 상당히 곤궁할 것 같은데, 사람들의 표정은 밝다. 몽골 민족의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다.


뒷 배경에 배치된 산은 몽골의 산과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대부분 언덕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산세는 정말 시골에 가야 볼 수 있다. 알타이산맥 쪽이라든지... 정말 그런 험준한 곳에 터를 잡았다면 이들의 생활은 더더욱 곤궁할 텐데... 


몽골의 민화는 대부분 풍속화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도 주로 게르 주변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민화가 건강, 복, 출세 등 기복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과 차이가 있다.


오늘은 대충 이정도로 썰을 풀고 몽골 민화에 관해 좀 더 배워봐야겠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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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오페라단 연극+오페라 융합 공연 <라 트라비아타>


9월 13일 밀양아리랑아트센터 공연 보고서 기억나는 것 대충 정리. 이것도 잽싸게 바로 하지 않으니 흥도 떨어지고 기억도 가물가물하군.


이번 오페라단의 공연은 오페라라고 하기보다 오히려 연극에 가까운 구조와 형태를 띠고 있다. 노래 부분 역시 완벽히 베르디의 곡을 소화했다기보다 각색을 통한 연극적 요소를 삽입해 오페라 고유의 음악성을 분해해버렸다.


“언제까지 이 삶이 계속 될 것인가?”

비올레타의 삶을 두고 하는 말이다. 비올레타는 등장 초기부터 아픈 사람으로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의 남녀 코러스-이들은 전문 배우다-가 무대가 열리자마자 비올레타의 물건을 두고 경매에 부친다. 흰 동백을 들고 얼마일까를 가늠한다. 뭐 진정한 사랑을 아는 사람에게 그냥 주겠다고 했던가.


빨간 드레스를 입은 비올레타는 다 죽어가는 모습이다. 이들 코러스의 역할은 종잡을 수 없다. 한편으론 해설자가 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무대 위 실존인물이 되기도 하고 또 때론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아바타가 되기도 하며, 또 때로는 그들의 정신 분화 인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일테면, 자기가 자기한테 이야기하는 것을 둘이서 대화를 주고받는다. 마치 지킬과 하이드처럼. 코러스들은 비올레타의 가슴아픈 운명을 두고 “언제까지 이 삶이 계속될 것인가?”


남 코러스 : “언제까지 이 삶이 계속될 것인가?”

여 코러스 : “언제까지 이 삶이 계속될 것인가?”

남 코러스 : “언제까지 이 삶이 계속될 것인가?”

여 코러스 : “언제까지 이 대사가 계속될 것인가?”


그래서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한다. 이런 웃음 코드는 익혀두면 좋겠다 싶다. 코러스는 알프레도를 등장시켜 비올레타와 만나게 한다. 역시 변사처럼 무대 위 두 사람의 역학관계를 맘대로 조정한다. 말로써 배우들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조정하는 게 관객은 재미있다. 배우는? 곤혹이다. ㅋㅋ


그렇게 두 사람은 만나고 축배의 노래를 부른다. 나중엔 따라 부르라고 하더니 그게 되나. 나야 “마누라, 마누라, 날 때리지 말아요, 불쌍한 이 남편을....”


그렇게 만난 두 사람. 아리아를 주고 받긴 하지만 스토리는 역시 코러스 두 사람이 이끌어간다. “나 잡아봐라“ 사랑 놀음의 고전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장면을 능청스레 재연하면서 극을 이끌어가는 장면에서 연출력의 테크닉과 감성을 읽어낼 수 있겠다. 그 사랑놀음이 ‘전 우주적 고전이라고’ ㅋㅋㅋ.


정리하다가 며칠 딴 일 하느라 중단했더니 감각도 떨어지고 기억도 가물가물한다. 


<라 트라비아타>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등장인물이 객석에서 두 번 출연하는데, 이는 연출이 선호하는 연출기법인 거 같다. 여기서 잠시 연출의 프로필을 좀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다.


주형준. 총 감독과 연출을 맡았다. 2005년 부산연극제에서 우수 남자 연기상을 받았다. 배우 출신이구만. 2011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서 젊은 연출가전 희곡상을 받았구. 2015년부터는 주로 소극장에서 작품을 했다. 대본, 연출, 각색. 그래서 중대극장 규모의 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소극장의 연출기법을 적용했는지도 모를 일. 객석 공간이 크다 보니 약간의 무리가 있긴 했다.


이 작품은 코러스를 맡은 두 배우가 줄거리를 변사처럼 서사로 풀어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종종 극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들에게 말걸기를 시도함으로써 극적 재미를 더해준다. 셰익스피어 극에 나오는 해설자와 유사한 방식이다. 코러스를 잘 활용하면 재미있는 연극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한 작품이기도 하다.


필기 준비를 하지 못한 바람에 대사가 기억나는 게 거의 없다. 그래서 이틀 후에 진해구민회관서 본 <나와 할아버지>는 몇몇 대사를 받아적긴 했다. 아직 정리를 안 했는데... 워낙 나 자신도 알아볼 수 없는 악필이라.. 제대로 재현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라 트라비아타>의 구성은 원작에서 상당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줄거리 프레임만 같다 뿐이지 디테일은 완전 다르다. 많은 에피소드는 각색이 아니라 연출에 의해 창작되었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아리아를 부를 때 노래 가사 키워드와 함께 주인공들의 심리를 드러내는 스크린 영상효과도 이번 공연에서 눈여겨 볼만한 시도였다. 다른 고전도 이런 식으로 각색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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