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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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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 즉 전통활쏘기를 배우고자 생각했던 것은 순간적이거나 우연이 아니었다. 근 20년간 간간이 수영을 하거나 산에 오른 것 말고는 딱히 해본 운동이 없었던 데다 이것들마저 어지간히 부지런하지 않으면 지속하기 어렵다보니 뱃살은 나오고 체력은 떨어지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한 2년은 되었을 것 같다. 무슨 운동이라도 강제로 지속적으로 해야하는 것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고민의 끝이 활쏘기였는데 빠듯한 생활에 여유없는 일상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내가 직장을 나가면서 적은 돈을 여가에 쓸 수 있게는 되었지만 육아 부분에 시간을 더 할애할 수밖에 없어 운동하러 다닐 여유를 찾지 못했다. 미뤄오던 국궁장 방문을 실행에 옮긴 것은 마산에 있는 용마정의 홍보요청도 있었고 이참에 신문도 한 부 확장할 겸 지난 주말 토요일 찾아갔던 거다.

소궁도대회를 보면서 체력향상과 정신수양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을 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장군이나 임금의 활쏘는 모습이 오버랩되게도 했고. 그런 약간의 환상이 마음을 부추겨 거금 20만원도 아깝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 평생회비는 20만 원이고 월회비는 익월부터 3만 원이다.

회비는 가르침을 받는 대가라기보다 회원들간의 친목을 위한 투자라고 봐도 될 법하다. 회원가입을 하고서는 일반 회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대부분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었다. 퇴직교장출신, 퇴직공무원출신 등 나름대로 빵빵하게 살아온 삶의 이력을 지니 분들이었다.

첫날은 둘째 머스마, 승환이만 강습을 받았다. 취재하고 설명을 듣느라고 아이의 모습은 지켜보지 못했는데 하는 말이 어렵단다. 행사하는 모습을 사진기에 몇장 담아놓고 활을 당겨보았다.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내가 힘이 좋은 건가?

사정(射停) 안에서 활을 당겨도 보고 이리저리 견주어도 보고 했다. 나중에 며칠 다닌 다음에야 그 행동이 얼마나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동인지 깨달았으니 뒤늦게 얼굴 붉어지는 까닭이 거기에 있었다.

빈 활을 그렇게 당기다가 한 번 호기심에 현(활의 줄)을 놓아봤다. '탁'하고 손목 동맥부분을 때린다. '어이쿠' 제법 아프다. 주변에서 "빈 활을 쏘면 안 되요"하고 한마디 거든다. 그렇게 현을 놓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신문기자면 대충 알만한 것은 알 거라고 여겼겠지.

아파도 괜찮은 듯 태연하게 다시 현을 당겼다. 충격을 받았던 부분이 퍼렇게 되더니 핏줄이 터질 것처럼 부어오른다. '야, 이거 겁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첫날부터 활로부터 회초리를 맞은 거였다.

빈활을 당겨서 이렇게 다친 사람이 많단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일 것 같다.

지난 월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사정(용마정)에 가서 연습을 했다. 사대(射臺)에 올라 거궁 자세를 배웠다. 자세가 중요한데 오랫동안 뻣뻣하게 굳은 몸에서 제대로 자세가 나올리가 없다. 최대한 가르쳐주는 대로 따라했지만 뭐가 그리 어려운지.

손잡는 법, 고개방향, 팔꿈치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발은 어떻게 놓고, 오금과 괄약근에 힘을 주어야 하는 거며, 몸은 곧추세워야 한다는 것까지 한꺼번에 설명을 듣다보니 피노키오 첫걸음 떼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모든 스포츠의 효과는 자세(폼)에서 나온다.

이 말은 진리다. 폼이 좋지 않은데 좋은 결과가 나올리 없다. 일주일 자세연습만 한다. 빈활을 당기면서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고 마음을 진정시켜 궁사의 기본을 읶히는 일이다. 기본이 되어있지 않으면 나중에 아무리 실력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힘을 기르는 것에 앞서 올바른 마음부터 길러야함은 무기를 다루는 사람의 제일덕목이리라. 다음엔 활을 잡는 법부터 시작해 궁도의 기본적인 기법을 다룬다.

창원궁도협회 용마정의 총무는 각궁을 쏜다. 각궁은 전통활이다. 관리가 어렵긴 하지만 한 번 빠지면 개량궁으로 다시 바꾸지 못하는 매력이 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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