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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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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으로 교환 교사로 온 선생님 한 분으로부터 몽골 민화를 선물받았다.


옆지기가 통역을 맡아 인연을 맺으면서 집에 놀러 오게 되었는데, 빈손으로 오기 뭣하여 쓰일 데가 있을까봐 챙겨왔던 것 같다. 그런 준비성은 배워야겠다.


여튼 선물을 받고 바로 자세히 들여다 보진 못하고 이틀 지나서야 약간 여유를 내어 그림을 세세히 들여다봤다.


민화의 특징이 누가 그렸는 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인데, 몽골 역시 마찬가지인가 보다. 낙관이나 서명이 전혀 없다.


한국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재질의 종이인데, 직접 그린 것 같은 인쇄품질이다.


그림에서 우선 몇 가지 특이한 점은 구름이 산 너머에도 있고 설치되고 있는 게르 주변에도 있다는 점이다. 구름이 가까이 사람들 주변에 포진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 뭔가를 뜻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나중에 옆지기한테 물아봐야겠다.


나무는 잎이 파릇한데, 울창하지 않다. 사람들 옷을 입은 차림을 보아 겨울은 아닌 듯하다. 몽골 땅의 척박함을 방증하는 것일까.


말이나 낙타를 보면 아주 피곤해 보인다. 이쪽으로 이동한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한창 게르를 설치하고 있기도 하고 그 뒤에서 간이 텐트를 쳐서 음식준비를 하고 있기도 하다.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점에 비추어 9명이나 되는 대가족이다. 9명이면 게르 하나에 조금 벅차긴 하다.


이사를 오자마자 낫을 들고 땅을 개간하는 모습이 뒤에 보이는데, 그런 점을 비추어보면 땅이 척박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나뭇잎을 엉성하게 그려넣은 것은 몽골 민화의 표현상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싸들고 온 짐의 양으로 보아 살림이 그리 넉넉지 않은 집안인가 보다. 새로 시작하는 살림이 상당히 곤궁할 것 같은데, 사람들의 표정은 밝다. 몽골 민족의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다.


뒷 배경에 배치된 산은 몽골의 산과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대부분 언덕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산세는 정말 시골에 가야 볼 수 있다. 알타이산맥 쪽이라든지... 정말 그런 험준한 곳에 터를 잡았다면 이들의 생활은 더더욱 곤궁할 텐데... 


몽골의 민화는 대부분 풍속화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도 주로 게르 주변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민화가 건강, 복, 출세 등 기복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과 차이가 있다.


오늘은 대충 이정도로 썰을 풀고 몽골 민화에 관해 좀 더 배워봐야겠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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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오페라단 연극+오페라 융합 공연 <라 트라비아타>


9월 13일 밀양아리랑아트센터 공연 보고서 기억나는 것 대충 정리. 이것도 잽싸게 바로 하지 않으니 흥도 떨어지고 기억도 가물가물하군.


이번 오페라단의 공연은 오페라라고 하기보다 오히려 연극에 가까운 구조와 형태를 띠고 있다. 노래 부분 역시 완벽히 베르디의 곡을 소화했다기보다 각색을 통한 연극적 요소를 삽입해 오페라 고유의 음악성을 분해해버렸다.


“언제까지 이 삶이 계속 될 것인가?”

비올레타의 삶을 두고 하는 말이다. 비올레타는 등장 초기부터 아픈 사람으로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의 남녀 코러스-이들은 전문 배우다-가 무대가 열리자마자 비올레타의 물건을 두고 경매에 부친다. 흰 동백을 들고 얼마일까를 가늠한다. 뭐 진정한 사랑을 아는 사람에게 그냥 주겠다고 했던가.


빨간 드레스를 입은 비올레타는 다 죽어가는 모습이다. 이들 코러스의 역할은 종잡을 수 없다. 한편으론 해설자가 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무대 위 실존인물이 되기도 하고 또 때론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아바타가 되기도 하며, 또 때로는 그들의 정신 분화 인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일테면, 자기가 자기한테 이야기하는 것을 둘이서 대화를 주고받는다. 마치 지킬과 하이드처럼. 코러스들은 비올레타의 가슴아픈 운명을 두고 “언제까지 이 삶이 계속될 것인가?”


남 코러스 : “언제까지 이 삶이 계속될 것인가?”

여 코러스 : “언제까지 이 삶이 계속될 것인가?”

남 코러스 : “언제까지 이 삶이 계속될 것인가?”

여 코러스 : “언제까지 이 대사가 계속될 것인가?”


그래서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한다. 이런 웃음 코드는 익혀두면 좋겠다 싶다. 코러스는 알프레도를 등장시켜 비올레타와 만나게 한다. 역시 변사처럼 무대 위 두 사람의 역학관계를 맘대로 조정한다. 말로써 배우들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조정하는 게 관객은 재미있다. 배우는? 곤혹이다. ㅋㅋ


그렇게 두 사람은 만나고 축배의 노래를 부른다. 나중엔 따라 부르라고 하더니 그게 되나. 나야 “마누라, 마누라, 날 때리지 말아요, 불쌍한 이 남편을....”


그렇게 만난 두 사람. 아리아를 주고 받긴 하지만 스토리는 역시 코러스 두 사람이 이끌어간다. “나 잡아봐라“ 사랑 놀음의 고전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장면을 능청스레 재연하면서 극을 이끌어가는 장면에서 연출력의 테크닉과 감성을 읽어낼 수 있겠다. 그 사랑놀음이 ‘전 우주적 고전이라고’ ㅋㅋㅋ.


정리하다가 며칠 딴 일 하느라 중단했더니 감각도 떨어지고 기억도 가물가물한다. 


<라 트라비아타>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등장인물이 객석에서 두 번 출연하는데, 이는 연출이 선호하는 연출기법인 거 같다. 여기서 잠시 연출의 프로필을 좀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다.


주형준. 총 감독과 연출을 맡았다. 2005년 부산연극제에서 우수 남자 연기상을 받았다. 배우 출신이구만. 2011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서 젊은 연출가전 희곡상을 받았구. 2015년부터는 주로 소극장에서 작품을 했다. 대본, 연출, 각색. 그래서 중대극장 규모의 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소극장의 연출기법을 적용했는지도 모를 일. 객석 공간이 크다 보니 약간의 무리가 있긴 했다.


이 작품은 코러스를 맡은 두 배우가 줄거리를 변사처럼 서사로 풀어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종종 극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들에게 말걸기를 시도함으로써 극적 재미를 더해준다. 셰익스피어 극에 나오는 해설자와 유사한 방식이다. 코러스를 잘 활용하면 재미있는 연극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한 작품이기도 하다.


필기 준비를 하지 못한 바람에 대사가 기억나는 게 거의 없다. 그래서 이틀 후에 진해구민회관서 본 <나와 할아버지>는 몇몇 대사를 받아적긴 했다. 아직 정리를 안 했는데... 워낙 나 자신도 알아볼 수 없는 악필이라.. 제대로 재현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라 트라비아타>의 구성은 원작에서 상당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줄거리 프레임만 같다 뿐이지 디테일은 완전 다르다. 많은 에피소드는 각색이 아니라 연출에 의해 창작되었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아리아를 부를 때 노래 가사 키워드와 함께 주인공들의 심리를 드러내는 스크린 영상효과도 이번 공연에서 눈여겨 볼만한 시도였다. 다른 고전도 이런 식으로 각색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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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드라마 스페셜. 드라마 액자가 된 소녀 다시 보기. 극단 극작 팀 숙제 중의 하나로 드라마 하나를 분석하기로 했다.


'액자가 된 소녀' 재개발지역 할어버지와 손녀 이야기다. 할아버지는 재개발추진위원장을 지낸 영감이다. 할배가 왜 그랬냐는 이유가 드라마에 나온다. 손녀에게 번듯한 아파트를 물려주기 위해서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마음에 그다지 내키지 않은 일도 할수 있는 존재인 모양이다.  주인공 세영이 엄마를 보니 꼭 그런 것만 같지는 않겠다만... 나는 어찌 살았나 싶기도 하고...


드라마를 보면서 중간 중간 끼적거렸다. 그것도 페이스북에. 페친들 많이 불편했을 것이다. 페친의 씰 데 없는 글. 자꾸 올라오싸니 말이다.




손녀 세영이는 재개발 철거 대상 빈집들을 돌아다닌다. 말없는 머시마 상림이와 함께. 둘이 살림 차렸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세영이가 빈집을 찾아다니는 이유는... 버러진 사진들을 수집하기 위해서다. 버려진 것들, 잊혀질 것들이 불쌍해서.
이 장면, 1차 반전이다.


세영:(빈집에서 단체 사진을 발견한다) 이것봐! 이 사람들 다 죽은 사람들일까? 그래서 버려진 건가? 아니면 살아있어도 필요가 없어서? 보기가 싫어서? 나도 버려질 뻔 했는데. 내 사진 남겨뒀을까? 우리 엄마랑 할아버지?


할아버지:사람이 액자가 되다니... 미친놈 같으냐? 누구나 죽으면 액자로 남지.


할아버지:저애 애비가 죽은 게 그럼...
이걸 배워야 한다. 그 다음 대사를 하지 않아도 알수 있는 말은 과감히 생략하라.


세영:할아버지 나 때문에 그랬던 거지. 그렇지? 나 이제 왜 액자가 됐는지 알겠다. 내가 필요없는 사람이어서 그랬던 거야. 엄마한테도 상림이 한테도 할아버지한테도...
화두가 풀리는 순간이다.


딸이 전화했다. 캄보디안가 어딘가 갔다 했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한국에 사는 미국사람이 부럽다 했다. 딸이 그런다. "아빠, 나 안 돌아갈래. 여기선 내가 미국 사람이나 똑 같애."


아... 실망이다. 세영이가 무너진 잔해더미에서 발견된다. 그것도 갑자기 비오는 날 밤에. 상림이가 어찌 알고 쫓아간 곳에서.
나도 글쓰면서 가장 곤혹을 겪는 부분이 마무리 처리다. 잘 나가다가.. 마무리 넘 아쉽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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