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여교수 여의사...나는 여씨가 아닙니다
아침, 경향신문을 뒤적거리다가 눈에 띄는 기사를 만났다. '여교수 여의사...나는 여씨가 아닙니다'란 제목의 기사.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시민을 대상으로 '성평등 언어 사전' 캠페인을 벌였는데, 지금까지 총 608건의 성차별 단어 개선 의견이 나왔단다. 와우 그렇게나 많아?
그중에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 공유해야 할 것 열 개를 뽑아 어제 발표했다. 608건 중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표현이 '여직원, 여교수, 여의사, 여비서, 여군, 여경'처럼 직업 앞에 '여' 자가 붙는 경우인데 무려 100건이다. 학교도 보면 남자 중고등학교는 '남'이 붙지 않는데 '여'는 붙거든. 이게 뭘 말하는고 하니, 남자는 일반적이요, 여자는 특별하다는 얘기지. 다시 말해 모든 게 남자 중심이란 관습에서 비롯된 나쁜 표현인 것이다.
처음 비행기를 타면 '처녀비행', 처음 글을 발표하면 '처녀작'. 총각비행과 총각작은 왜 없을까? 총각은 순수하지 않아서? 굳이 '처음'이나 '첫'으로 사용해도 될 표현에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순수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단어 '처녀'를 쓸 필요는 없잖을까.
다음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낸 보도자료
□ “아빠는 유모차를 끌 수 없나요? 어린 아이를 태워 밀고 다니는 수레를 뜻하는 ‘유모차(乳母車)’라는 단 어는 ‘어미 모(母)’자만 들어가 평등육아 개념에 반합니다. 아이가 중심이 되는 ‘유아차(乳兒車)’가 더 성평등한 표현입니다.”(성차별 언어 바꾸기 시민 제안 내용 中)
□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강경희)은 서울시 성평등주간(7.1.~7.7.)을 맞아 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성차별 언어를 시민과 함께 개선하는 ‘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꾼다!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결과를 발표했다.
□ 5월 30일(수)~6월 11일(월)까지 진행된 이번 시민 참여 캠페인에는 총 608건의 시민 의견이 제안되었다. 내용 중에는 ▲직업 앞에 ‘여’자를 붙이는 것 ▲ 학교명 앞에 ‘여자’를 넣는 것 ▲ 여성의 대명사를 ‘그녀’로 표현하는 것 ▲ 처음 한다는 표현으로 ‘처녀’를 쓰는 등의 성차별적 언어 습관과 ▲미혼 ▲자궁 ▲몰래카메라 등의 성차별적 단어 등이 포함됐다.
‘시민과 함께 만드는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시민 참여 캠페인 ○ 참여기간 : 5월 30일(수)~6월 11일(월) ○ 참여내용 : 직업, 업무 관련 용어, 신조어 등 사회현상 용어, 외래어, 기타 등 ○ 참여방법 : 재단 홈페이지(링크로 http://www.seoulwomen.or.kr) 또는 서울여성플라자(동작구 여의대방로 54길 18) 1층 등 통해 접수 |
□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이러한 시민 제안 내용들을 국어 및 여성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적으로 공유·확산해야 할 10건을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 자문위원 명단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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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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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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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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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어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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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표준어 심의위원, 서울시 외국어표기 자문위원, 문화부장관상 ‘우리말글대상’ 2회 수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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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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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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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 작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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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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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스콜라학교 대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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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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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 만드는 서울시 성평등 언어’ 선정 기준
○ 시민제안 내용 중 1차로 △비속어 △비표준어 △어법에 맞지 않는 언어 △또 다른차별 언어 △의미가 달라지는 것 △대안제시(성평등 언어)가 불명확한 것 등 제외
<“나는 여씨가 아닙니다” : 여직원, 여의사, 여교수 등 ⇨ 직원, 의사, 교수 등 >
□ ① 제일 많이 제안된 것(608건 중 100건)은 직업을 가진 여성에게 붙는 ‘여’자를 빼는 것으로, 여직원, 여교수, 여의사, 여비서, 여군, 여경 등을 직원, 교수, 의사, 비서, 군인, 경찰 등으로 부르자는 것이다. 남성의 경우 ‘남’자를 붙이지 않는게 일반적인데 반해, 여성에게는 ‘여’자를 붙이기 때문이다.
□ ② 마찬가지로 여자고등학교에만 붙은 ‘여자’를 빼고 ‘00 고등학교’라고 학교명을 붙이자는 의견이 선정됐다. 남자만 다니는 남자고등학교의 경우 ‘00 고등학교’라고 이름을 지은데 반해 여자만 다니는 여자고등학교의 경우 교명에 여자라는 단어를 넣고 있기 때문이다.
<“총각은 처녀작을 못 만드나요?, 아빠는 유모차를 끌 수 없나요? >
□ ③ 두 번째로 많은 시민들이 제안한 것(608건 중 50건)은 일이나 행동 등을 처음 한다는 의미로 앞에 붙이는 ‘처녀’를 ‘첫’으로 바꿔 처녀작, 처녀출판, 처녀출전, 처녀비행, 처녀등반, 처녀항해 등을 첫 작품, 첫 출판, 첫 출전, 첫 비행, 첫 등반, 첫 항해 등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 ④ 단어 속에 아이와 엄마라는 말이 들어가 엄마만 끌어야 할 것 같은 ‘유모차(乳母車)’를 유아 중심으로 표현하는 ‘유아차(乳兒車)’로 바꾸자는 시민 제안도 선정되었다.
< 그녀→그 / 저출산→저출생 / 미혼→비혼 / 몰래카메라→불법 촬영 >
□ 이밖에 ⑤ 3인칭 대명사인 ‘그녀(女)’를 ‘그’로 ⑥ 인구문제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저출산(低出産)’을 ‘저출생(低出生)’으로 ⑦‘미혼(未婚)’을 ‘비혼(非婚)’으로 ⑧‘자궁(子宮)’을 ‘포궁(胞宮)’으로 ⑨성범죄 등에 악용되고 있는 ‘몰래카메라’를 범죄임이 명확한 ‘불법촬영’으로 ⑩가해자 중심적 용어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를 ‘디지털 성범죄’로 바꾸자는 제안도 포함되었다.
※ 서울시 성평등 언어 제안 결과
| 성차별 언어 (바꾸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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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제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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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언어 (쓰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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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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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 직업 등 앞에 ‘여’를 붙이는 것
- (예) 여의사, 여배우, 여직원, 여대생, 여교수, 여기자, 여류작가, 여비서, 여군, 여경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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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씨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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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직업 등 앞에 붙이는 ‘여’를 빼기
⇨ (예) 의사, 배우, 직원, 대학생, 교수, 기자, 작가, 비서, 군인, 경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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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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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고등학교
- (뜻)여자에게 고등학교의 교과과정을 실시하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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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고등학교는 없는데 왜 여자고등학교만 있나요?”
(국어사전에도 여자고등학교만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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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여자고등학교를 남자고등학교처럼 ‘여자’를 빼고 고등학교로 명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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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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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 일이나 행동 등을 처음으로 한다는 의미로 앞에 ‘처녀’를 붙이는 것
- (예) 처녀작, 처녀출판, 처녀출전, 처녀비행, 처녀등반, 처녀항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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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작을 총각은 못 만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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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
⇨ 행동 등에 붙이는 ‘처녀’를 ‘첫’으로 사용
⇨(예)첫 작품, 첫 출판, 첫 출전, 첫 비행, 첫 등반, 첫 항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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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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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乳母車)
- (뜻)어린아이를 태워서 밀고 다니는 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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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유모차를 끌 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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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차(乳兒車)
⇨유아를 중심으로 표현하는 ‘유아차’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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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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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女)
- (뜻)주로 글에서, 앞에서 이미 이야기한 여자를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그(우리말)+녀(한자어)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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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이라는 말은 없어요”
*영어 she를 번역한 일본어 피녀(彼女)가 어원. 남성을 중심에 두고 여성을 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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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 여성을 대명사로 지칭할 때 ‘그’ 사용
⇨ 상황과 문맥에 따라 ‘그 여자’ 등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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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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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低出産)
- (뜻)(여성이)아기를 적게 낳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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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문제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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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低出生)
⇨‘저출산 문제’ 등을 표현할 때 아기가 적게 태어난다는 의미의 ‘저출생’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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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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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未婚)
- (뜻)아직 결혼하지 않음. 또는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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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못한 게 아니라 안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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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非婚)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라는 의미가 명확하게 나타나도록 ‘비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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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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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子宮)
- (뜻)여성의 정관의 일부가 발달하여 된 것으로 태아가 착상하여 자라는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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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은 남자 아이를 품는 집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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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궁(胞宮)
⇨특정 성별이 아니라 세포를 품은 집이라는 뜻의 ‘포궁’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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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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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카메라
- (뜻) 촬영을 당하는 사람이 촬영을 당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로 촬영하는 카메라. 또는 그런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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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하는 장난이 아니라 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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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몰래카메라’ 대신 범죄임이 명확한 ‘불법촬영’으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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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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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
- (뜻)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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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입장의 용어입니다.”
“포르노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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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 포르노의 유통이 아니라 범죄임을 명확히 드러내는 용어 사용 |
□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시민제안으로 선정된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을 더 많은 시민과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및 홍보물 등을 만들어 확산할 예정이다.
□ 한편, ‘내 손안에 서울’ 홈페이지에서는 좀 더 많은 시민이 성차별 언어와 성평등 언어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퀴즈로 푸는 단어 속에 숨겨진 차별 타파’ 시민참여 이벤트가 7월 3일(화)까지 열리고 있다. (정답자 중 추첨을 통해 30명 선발, 모바일 문화상품권 발송)
( ‘내 손안에 서울’ 시민참여 이벤트 : http://mediahub.seoul.go.kr/missions/1165299)
□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습관적으로, 혹은 대체할 말이 없어서 성 차별적인 언어들을 쓰는 경우가 많다. 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면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시민들이 제안한 성평등 언어가 서울시의 생활 속 성평등 의식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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