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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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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볼 영화. 이와이 순지의 <4월 이야기>. 


이와이 순지는 <피크닉>을 만들면서 블랙영화를 시작함. 김기덕 영화는 굉장히 쎄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런 성향의 그림을 그려낸다. 


2004년 <하나와 앨리스>는 순백의 영화라면 2015년 <하나와 앨리스>는 고등학생 살인사건을 다룬 애니메이션.


4월 이야기 줄거리


홋가이도 출신인 우즈키는 도쿄 근교에 있는 무사시노 대학에 진학한다. 호기심 많은 신입생답게 우즈키는 학교에서 크고 작은 경험들을 하게 되고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 낚시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다. 낯선 이웃집 여자와 생소한 만남을 갖게 되는 등 나름 대학과 자취 생활에 적응하게 되는데... 그리고 우즈키는 무사시노도 서점에 자주 가서 책을 산다. 우즈키의 취미가 독서일까.


이와이 순지는 1963년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에서 태어났다. 요코하마 국립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졸업 후 TV드라마,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1993년 TV드라마 <쏘아올린 불꽃놀이, 아래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로 주목받음. 이 작품은 이듬해 편집되어 영화관에서도 상영. 1995년에는 자신이 쓴 소설을 영화한 첫 장편영화 <러브레터> 연출해 큰 성공을 거둠. 이 영화는 국내 불법 비디오로 유입되어 인기를 얻었으며 1999년 국내 정식 개봉돼 140만 관객을 기록했다.


1996년엔 <피크닉>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1998년엔 <4월 이야기> 2001년 <릴리 슈슈의 모든 것> 2004년 <하나와 앨리스> 등. 이와이 순지는 독특한 영상미와 뮤직비디오 출신인 만큼 음악도 괜찮다는 평을 받음. '이와이 월드'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


<4월 이야기>는 <러브레터>에 이은 두 번째 첫사랑 이야기. 


니레노 우즈키. 자신의 성격이 밝다고 했는데.. 넘 얌전한 것 같다. 영화 초반부에서 드러나는 행동으로 봐서는... 밥먹던 중 세이코(?)라는 친구가 와서 프랑스어가 배우기 쉬우냐 뭐 이것저것 질문을 하더니 이름을 두 번이나 묻는다.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군. 자취방이 학교에서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다는 얘기?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나서 생각해보니 우즈키는 학교와 자취방 사이에 서점을 두고 방을 얻었나 보다. 서점 안에서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모습을 앵글로 잡은 것 신선하다. 말하자면 이 시점에선 서점에서 알바하는 선배가 자기를 모르는 상황인데 앵글을 그렇게 잡았다는 것은 무슨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복선인가?



일본 전국시대를 다룬 영화 생각보다 긴 분량으로 편집을 했다. 이 영화를 보는 장면보다 그 내용을 통해 뭘 말하려는 게 있다는 것일까. 어쨌든 한참 영화를 보다가 결정적인 장면에서 옆에 있던 남학생이 캔을 떨어뜨린다. 그래서 우즈키는 영화를 보다 말고 밖으로 나온다. 그런데 의자에 서점에서 산 책을 두고 나왔다.  자전거를 타고 한참 가는데 그 남학생이 쫓아와 부른다. 그런데 우즈키는 대꾸를 않는다. 사실 이 장면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굳이 아무 관련도 없는 남학생인데 왜 외면했을까. 남학생은 끝까지 쫓아와 책을 자전거 바구니에 던져주고.. 우즈키는 자꾸 도망만친다. 영화를 보면서 놓친 부분이 있나 보다. 캔을 떨어뜨린 게 그 남학생이 아니라 우즈키라면 부끄럽고 미안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우즈키는 낚시동아리에 들었다. 세이코라는, 아까 밥 같이 먹던 그 애도 동아리방에 함께 있다. 플라잉낚시 찌를 만드는 장면. 다들 낚싯대를 들고 들판에 나가 플라잉낚시 연습을 한다.




영화 절반이 다 되어간다. 1시간 짜리라고 했으니... 그런데 아직 딱히 첫사랑의 사건이 벌어진 것도 아니고 뭔가 짜릿한 장면이 나오지도 않았다. 그냥 대학 신입생이 겪는 일상을 다룬 것인가. 한참 보다 보니 이 여주인공... 최명길 배우 젊었을 때와 뉘앙스가 유사하다. 아니.. .김완선인가... 그 둘을 섞은 듯도 하다.


네이버영화 화면 갈무리


자취를 하는구나. 집에서 혼자 카레 음식을 먹는 장면. 이웃에게 초인종을 눌러 밥 같이 먹자고 제의한다. 이게 쉽지는 않을 텐데... 좀 알고 지내는 사이인가... 우리 문화로는 좀 생소한 장면이다. 혼자 밥먹는 동안 음악은 계속 흘러나오고.. 혼자 소리고 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런데.. 밥 다 먹고 치웠는데 그 이웃이 초인종을 누른다. 그때는 안먹는다 해놓고 음식을 버리게 될까봐 미안해서 먹으러 왔단다. 아... 일본에서는 이런 장면이 가능하구나. 옆집 아가씨... 라고 한는구나.


플라잉낚시 연습 장면. 세이코란 애 우즈키에게 남자친구 있는지 물어본다. 남자친구가 똑똑하다고 대답하는데... 누굴 두고 하는 말이지... 그런데 우즈키... 바이올린도 켠다. 1년 전 고등학교 때 회상. 어느 선배가 대학에 들어갔다는 이야기 무사시노라는 말 그 선배를 연상시키는 단어가 됐다고. 넓은 들판에서 기타를 치는 선배의 모습. 


도쿄 놀러갔던 후배가 가져온 책. '무사시노'. 야마자키 선배와 연관이 있나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야마자키 선배가 무사시노대학에 들어간 거였다. 그래서 우즈키는 고교생 남은 6개월을 무사시노에 바쳤다고 회상한다.


우즈키는 또 서점엘 간다.뚜렷이 무슨 책을 보려고 정하고 간 게 아니라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산다. 서점 알바생. 계산을 하면서 이 알바생, 니레노를 알아보는 것 같다. 혹시 키타고교에서... 1년 전... 무사시노 대학에 다닌다는 이야기도 하고... 그렇담... 우즈키가 짝사랑한 남자가 이 남자... 야마자키? 영화가 다 끝나가는데 이제야 첫사랑이 시작되는구나.


비가 오고... 우즈키는 어떤 아저씨가 주는 우산을 빌려 다시 서점으로 향하고 선배한테서 우산을 빌린다. 우산 여러개.. 모두 손님들이 두고 간 거라고.. 빨간색 우산을 선택한다. 부러져 있다. 선배가 다른 것도 펴 보니 거의 다 부러진 것. 하나 괜찮은 게 나와 주려는 데 빨간색, 이게 부러졌어도 괜찮단다. 그리고 다시 빌린 우산을 갖다주려 뛰어가고. 그 아저씨는 집에 들어갔다가 빈손으로 다시 나오며 집에 우산 여분이 없었다며 돌려받아서 다행이라고 ... 참 우산 가지고 좀 짠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구만. 이와이 순지...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감동적으로 만드는 매력이 있네... 장면은 여기서 끝난다. 우즈키가 흐뭇해하는 모습으로.


김 교수의 설명이 이어졌다.


일본 영화 전국시대 과정을 그린 영화를 내보낸 이유는 새로운 시대를 이야기하는 영화처럼 4월과 의미의 연관성 보여주려한 것 같다. 일본은 4월이 개학이고 4월은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라는 거. 마츠 다카코. 배우이기도 하고 가수이기도 하고. 자기보다 16살이나 작은 남자와 결혼해 살고 있다. 다카코는 일본 연기상을 휩쓸 정도로 인기. 실력을 인정받는 배우.



사랑의 기적을 경험한 적 있나요?


우즈키는 홋가이도에 살면서 도쿄에 있는 무사시노 대학에 간 것은 1년 선배인 야마자키를 만나기 위한 일념. 영화 첫 장면에서 같은 반 애가 홋가이도 살면서 왜 이 대학에 왔어? 라고 물어봤을 때 딱히 대답을 못하는 이유가 야마자키를 만나기 위한 것이기에....


무사시노란 책이 있다. 번역되어 있다. 단편 소설. 구니키다 돗포 단편집. 우즈키 후배가 도쿄에서 무사시노라는 책을 사온 이유는 이 후배도 우즈키가 야마자키 선배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


돗포라는 사람이 농촌 풍경을 담은 단편 소설 <무사시노>를 처음 썼기 때문에 문학사적 의미가 있다고. 영화에서 마지막에 우산을 주고 받는 상황을 통해 서로 사랑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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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창꼬’의 야심작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당신이 어느날 벌레로 변했다면 과연 내 주변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전율과 감동의 대서사시 <변신>


공연명 카프카의 변신


일정 7월 6일 8시


공연장소 3·15아트센타 소극장


원작 프란츠 카프카


각색/연출 김소정


공연문의 070·8832·8801 / 010·6567·8801


티켓전석 2만원/ 사전할인 30%/동반할인 40%/청소년 균일 7000원




■출연진


그레고르 잠자 역- 강주성 <후에>·<때때로 사랑을 멈추다>·<다크엔젤의 도시> 외 다수 출연


아버지 역- 박진수 <너의 역사>·<죽어도 웃는다>·<시인 김삿갓> 외 다수


그레테 역-  이영자  <돈키호테, 희망유랑극단>·< 바리, 서천꽃그늘아래>·< 토선생전> 외 다수


홈 클리너 역- 이계환  <라디오여자>·<다크엔젤의 도시>·<시간 속으로> 외 다수


어머니 역- 진윤정  뮤지컬 <페임> 외


손님 역- 정현수/황윤정/장모세/김중민/장유리




Story


누구보다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있던 그레고르. 여느날처럼 아무 문제 없는 아침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출근하려고 집을 나섰다가 뭔가 잊은 게 있어 다시 돌아온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려다 언성 높은 소리에 멈칫하고는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본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서로 고함을 치며 싸우고 동생 그레테 역시 화난 표정으로 싸우는 부모님을 쳐다보고 있다. 점점 비는 세차게 쏟아지고, 그레고르는 이런 집안 분위기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그때 울리는 핸드폰 소리. 사장이다. 그레고르는 조금만 더 참고 일을 하자고 다짐하고 다시 회사로 향하지만 곧 되돌아와 창가에 주저앉고 만다.


몇 년 동안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참고 일해왔지만 더 이상은 가족을 위해 희생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 그레고르에게 이상한 변화가 생겼다. 다음날 아침 방문밖의 요란한 소리에 잠을 깨어보니 자신의 모습이, 그레고르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괴상한 벌레로 변해버린 것을 발견한다. 벌레. 자기 스스로도 벌레가 된 모습이 혐오스러운데 가족들은 어떤 기분일까. 벌레가 된 그레고르를 보는 어머니의 시선, 그리고 아버지, 여동생 그레테,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행동들. 결국에 그레고르는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About 카프카의 변신


상상하기도 싫은 설정 하나, 가령 당신이 어느날 벌레가 되었다. 인간 사회에서 도무지 쓸모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되었다면, 당신의 선택은? 이 화두의 종착점에 ‘햄릿’이 서 있을지도 모른다. 죽느냐, 사느냐 그런 고민을 안고. 그러나 이런 낭만적인 사고는 프란츠 카프카에는 통하지 않는다. 카프카는 이 불행한 존재에 대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두지 않는다. 오랫동안 가족을 부양해왔던 주인공 그레고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랑하는, 아니 사랑했던 가족으로부터 죽임을 당한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겠느냐고?


옛말, 3년 병수발에 효자 없다 했듯이 ‘효’니 ‘천륜’이니 하는 말은 스트레스 유발성 단어에 불과하다. 카프카가 돋보기를 들고 들여다 본 가족의 모습은 특별한 어느 가족의 불행이 아니다. 많은 서민이 피치못해 안고 살아가는 실상이다. <변신>은 가족 중에 한 사람이 애물단지가 되었을 때 나머지 가족이 보이는 반응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 작품이다.


그레고리는 적성에 맞지 않은 데다 고생은 되지만 수입이 괜찮은 직장에 다닌다. 그래서 자기 혼자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벌레, 즉 돈벌이를 할 수 없고 가족의 부양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치환되어버린다. 가족을 부양하는 처지에서 부양받아야 하는 처지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된다. 오빠의 돈으로 예술적 재능을 키워오던 동생 그레테는 더는 오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데다 수발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오빠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가족도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홧김에 던진 사과에 그레고리가 서서히 죽어가는데 가족 누구도 그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은 현실적인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레고리가 죽음을 앞두고 사라지자 가족에게 활기가 찾아온다. 밝은 표정으로 도시락을 싸서 가족소풍을 떠나는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는 이러한 가족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 1915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100년이 지난 오늘날에 어떤 의미를 지닐까. 불행하게도 카프카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인간 소외 문제는 오늘날 더 심각한 문제로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왕따, 병원 간호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태움, 더 나아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처우 문제 등 집단이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은 새로운 형태로 돌연변이를 거듭하며 앞으로도 영원히 인류 역사를 지배해나갈 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변신>은 인간의 존재 문제를 근엄하게 짚은 실존주의 사조의 문을 연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그동안 다양한 장르, 다양한 형태로 재생되어 왔다. 이번 재생작업에서 극단 상상창꼬는 지금까지의 작품과는 다르게 리얼리즘적 형태의 기법과 표현주의적 기법, 또 신체극 요소를 담은 움직임을 통해 무대를 양식화하기도 하면서 작품을 재해석했다. ‘인간소외’, 그것은 불행에 직면한 개인 스스로가 아니라 공동체인 우리 사회가 안아야 할 숙제가 아닐까.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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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케빈에 대하여> 여성 감독은 몇 편 만들진 않았지만 상당히 수준 높은 작품을 제작했다. 


줄거리.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하며 삶을 즐기던 여행 프로젝터 '에바'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결혼하게 되고 아들 '케빈'을 나으면서 그녀는 이전과 전혀 다른 구속의 삶을 살게 된다. 에바는 일과 양육을 동시에 해내려고 애쓰지만 아들 케빈의 의도적인 배변실수 등 이유를 알 수 없는 반항적인 행동으로 지쳐만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바는 가족 중 유독 엄마인 자신에게만 마음을 열지 않는 케빈과 가까워지기 위해 시간을 내어 돌봐주고 놀아주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케빈은 더욱 교묘하고 치밀하게 에바를 괴롭힌다. 에바의 삶은 점점 피폐해지고, 의도치 않게 아들 케빈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고등학생이 된 케빈은 집과 학교에서 엄마 에바가 평생 고통의 수렁에서 평생 벗어날 수 없는 대학살을 저지르는데... 


이후 2년 동안 에바는 철저하게 혼자 아들 케빈을 포함하여 남편, 그리고 사랑하는 딸 실리아와 함께 살았던 16년 간의 과거를 복기한다. 이 영화는 바로 대참사 이후 2년간 혼자 살아가는 에바의 삶과 대참사 이전 케빈과 함께 살아왔던 16년간의 과거를 교차적으로 편집했다.



케빈이 16살 되는 해 대참사. 케빈이 어떻게 사이코패스로 변해가는가 관점을 가지고 영화 감상.


영화는 토마토축제 장면에서 시작한다. 에바는 사람들로부터 높이 치켜들어지며 인기를 얻나 싶은데 바닥으로 내려졌을 때 마구 짓밟히는 고통을 당한다. 복선.



싸이코패스에 관한 영화다. 


영화를 보면서 케빈은 유독 엄마 에바에게만 알수 없는 반항을 보이는데, 그런데 그 반항의 원인을 알 수 없다. 케빈이 16세 생일을 앞두고 학교 강당 문을 걸어잠근채 학생들을 향해 무차별 화살을 쏘아댄 것이 무엇 때문인지 물어보는 장면이 있다.


교도소에 있는 아들 케빈에게 에바가 말하길 "너에게 직접 왜 그랬는지 묻고 싶다." 그랬더니 대답하기를 "아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모르겠어."


영화 초반에 에바는 원치 않는 출산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낳고 나서는 나름 정성을 다해 키움에도 케빈은 키우기 쉽지 않다. 




케빈은 태어나면서부터 키우기 까다롭다. 지나치게 센스티브하다. 우유를 먹지 않고 놀지도 않고. 센스티브한 아이는 우유의 온도가 맞지 않으면 못 먹는다. 엄마의 적절한 사랑이 만족스럽지 않다. 엄마의 사랑을 독점하고 싶어하는 아이다.


여동생의 실명. 엄마는 케빈이 유도한 짓이라고 에바는 생각한다. 여동생이 좋아하는 햄스터를 갈아서 싱크대 버린 행위도 케빈의 예민한 성격에서 기인한 것일 테다.


왜 에바는 이 동네를 떠나지 않을까... 이것도 미스터리다. 다들 엄마가 제대로 아이를 키우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라고 여긴다. 그렇다면 모성이 여성의 본질일까. 본질은 아닐 것이다. 모성이 본질인 것처럼 비칠 뿐이다. 


케빈은 원치 않은 임신이었지만 둘째 실리아는 케빈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 때문에 임신해 낳은 아이다.



'케빈'이란 이름의 뜻은 '좋은 탄생'이란다. 원치 않았던 자식임에도 그런 이름을 붙였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에바는 자신의 삶의 프로그램에 존재하지 않았던 케빈을 여성의 본능으로 간주되는 무조건적인 모성이 아닌, 자신의 몸에서 나온 생명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책임감으로 양육할 수밖에 없다.


'모성'이라는 단어가 내 사유의 발목을 잡는다. 불편하다. 무조건적이어야 하는데... '부성' 역시 마찬가지. 언젠가 이런 말 들은 적이 있다. 내가 너무 교과서적인지는 몰라도. "니가 안 그렇다고 해서 세상이 안 그런 줄 알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에바처럼 '모성'이 아닌 책임감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나중에 보면 그 책임감이 '모성'을 일깨우는 것 같기도 하다.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인 것일까. 


김경옥 교수는 케빈이 센스티브하다고 했다. 교수가 나눠준 페이퍼에는 케빈이 사이코패스인지 아닌지 잘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사이코패스로 여겨지는 사람에 대해 일단 어린시절 지속적인 신체학대 또는 정서적으로 유기 방임된 환경에서 성장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보낸다. 영화 속 케빈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너무 사악하여 도저히 평범한 인간의 행동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도대체 누가 케빈을 그 지졍으로 만들었는지 따져서 그에게 책임을 돌리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케빈의 사악함에 대한 책임은 주 양육자인 엄마 에바에게 전적으로 돌려진다. 물론 에바는 아들 케빈에 대해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전혀 준비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출산 후 어마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그렇다면 양육자로서의 의무적인 역할 이상의 조건 없는 모성적 요소가 빠져있어서 그런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고등학생이 된 케빈이 엄마에게 한 말은 의미심장하다.


"어떤 것에 단지 익숙해졌다고 해서 그걸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잖아. 엄만 나에게 익숙해졌을 뿐이지."


케빈의 사악함은 어디에서 기인했을까. "닉 태어나기 전이 훨씬 행복했어!"라고 말한 에바에게 있을까. 그렇진 않다. 케빈과 일곱 살 차이나는 실리아는 케빈과 달리 사랑스럽고 관대한 아이이기 때문이다.


생물학적으로 센스티브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서 싸이코 패스가 되느냐 그런 건 아니다. 입센 로랑도 센스티브하지만 싸이코는 아니다. 오히려 예술가적 기질을 살려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연쇄살인마도 그 기질이 발생하는 시기가 있다. 케빈처럼 사춘기에 발현되기도 한다. 김경옥 교수도 그렇게 얘기했지만, "케빈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동물적 본능으로 엄마가 자신을 결코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그 순간부터 부노와 증오심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결국에는 사이코패스가 되었을까?" 하는 조심스런 분석에 동의한다. 케빈은 에바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불안했고 그것이 결국 16세 되는 해 끔찍한 학살극을 벌이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본다.



왜 에바는 이 동네를 떠나지 않을까.... 만약 떠났다 치면, 마음이 편해질까. 떠난다고 해서 레테의 강을 건널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네 사람들로부터 질시를 받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명성을 갖고 있는 에바이지만 케빈을 낳고 서서히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동네사람들이 뿌린 붉은 페인트는 에바가 2년 동안 조금씩 지워나간다. 속죄의 의미가 담겼다. 2년은 케빈의 형량이기도 하다.



현실을 받아들이자. 오히려 큰 사건을 통해 자신이 갈구했던 사랑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포옹의 의미는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었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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