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수레(쇼핑카트) 속의 아이
돌이끼의 육아일기 / 2009. 3. 26.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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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막내는 아빠랑 시장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냐면 아빠가 끄는 장보기수레(쇼핑카트)를 타고 다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에 갔을 때 타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 합니다. 아마 대형마트는 실내에서만 돌아다니지만 집에서 나서자마자 타는 장보기수레는 동네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들을 다 볼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막내가 장보기수레를 타고 이동할 때엔 동네사람들이 다 쳐다봅니다. "시장바구니 안에 쏙 들어가네. 안 춥겠다야." "아이고마야, 저 아~ 봐라. 쇼핑카트가 안성맞춤이네." 또 어떤 아주머니는 농으로 이런 말도 합니다. "장보러 가는 기가? 장보고 오는 기가? "
한 20분 가량 시장을 다녀오는 동안 지나치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막내도 장보기수레 안에서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하는 게 싫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주머니들이 손을 흔들면 저도 흔듭니다. 지나가다 강아지가 앉아 있으면 "멍머이, 멍머이!" 하면서 만지고 싶어 손을 슬쩍 꺼내기도 합니다.
아이를 이렇게 수레에 앉혀서 다니는 것이 힘들어 보일지 몰라도 정말 편합니다. 막내는 이제 27개월 되었는데 그냥 같이 걷게 되면 통제불능 모드로 변합니다. 손도 잡으려 하지 않고, 바닥에 물이 고인 곳만 보면 '첨벙'하고 꼭 밟고 지나가야 직성이 풀리고, 화단에서 꽃이라도 볼량이면 10분은 거뜬히 쪼그려 앉아서 감상하고야 맙니다.
그러니 제대로 시장도 볼 수 없고 병원도 빨리 다녀올 수 없습니다. 이런 때에 장보기수레는 정말 유용한 물건입니다. 아빠도 편안하고 아이도 좋아하고... 이런 걸 일거양득이라 하죠? 한 번씩 바람쐬러 나갈 때에도 이 수레를 들고 나갑니다. 아이는 장바구니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등을 기대어 걸터앉기도 합니다. 또 발판을 딛고 일어서서 가기도 합니다. 이땐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팔이 무척 아픕니다. 이런 때에 또 아이가 많이 자랐음을 실감하죠.
장보기수레가 이렇게 활용될 줄은 정말 몰랐는데, 요즘 아이에게 있어 가장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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