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경남 교육 행정 서비스
돌이끼의 작은생각 / 2009. 2. 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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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서 마산으로 중학생 아이를 편입학시키면서 우리 경남의 교육행정 서비스가 너무 낙후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2개월 전 창원에서 마산으로 이사했다. 이사를 하고 새 주소지의 동사무소에 가서 전입 신고만 하니 모든 게 끝났다. 전 주소지의 행정기관을 찾아가 퇴거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고 이런 저런 서류를 떼어 새 주소지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일도 없이 한 번에 이전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이에 비해 중학생 아이의 편입학 문제는 간단하지 않았다. 물론 교육청과 학교의 손발이 맞지 않아 학부모가 고생을 더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일반 행정과 달리 교육행정은 학부모를 이리 저리 부려먹는 양태를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마산으로 이사를 한 후 아이를 편입학시키려고 마산교육청에 전화를 했을 때 담당자는 편입학 관련 서류를 전에 다니던 학교에 가서 떼어 오란다. 학교에 가니 편입학용 재학증명서를 떼어 주었다. 마산교육청으로 가기 전에 혹시라도 더 필요한 서류가 없는지 싶어 한 번 더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학교에서 떼어준 서류는 안 된다며 다시 학교에 가서 다른 서류를 떼어 오란다.
학교에선 분명히 편입학용 재학증명서면 된다고 하고 이전지 교육청에선 안 된다고 하니 학부모로선 기가 찰 수밖에 없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공연히 한 번 더 심부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났다. "날보고 또 학교에 가라는 얘기요? 떼라는 서류가 어떤 건지 모르니 선생이 직접 학교에 연락해서 처리해주시오."하고 언성을 높였다. 그랬더니 그 학교에서 나에게 연락을 줄 거라던 담당자도 자기가 직접 나에게 결과를 알려주겠다며 좀 나긋해졌다.
나중에 학교에 알아보니 창원교육청에서 사용하는 서류와 마산교육청이 사용하는 서류가 달랐다. 경남교육청 산하 각 교육청이 편입학에 필요한 서류를 이렇게 달리하니 애먼 학부모만 고생하는 꼴이다. 경남교육청 관내에서 전학하거나 편입학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을 터인데 이럴 때마다 학부모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심부름을 해야한다는 것은 분명 구태일 것이다.
일반행정에서 전입의 경우 이전 주소지 관청에 신고만 하면 모든 게 일괄처리 되듯 교육행정도 가능할 듯한데 왜 그러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굳이 아이의 편입학관련 서류를 학부모가 직접 학교에 가서 떼어 관할 교육청으로 갖다 주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말이다. 학부모가 새 주소지 주민등록등본을 학교든 교육청이든 제출하면 교육행정기관에서 일괄 처리해 학부모에게 결과를 알려주는 시스템이 아직 되어있지 않다는 말인가.
할 수 있는 데도 하지 않는 것이라면 교육당국의 나태 내지 거만일 터이고 아직도 그런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면 행정이 낙후됐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학교의 일로 학부모가 이리저리 불려다니듯 심부름하는 행태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청마다 서류가 제각각이라는 것은 행정의 낭비를 불러올 것이 뻔하므로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사족일지 모르나 첨언하자면, 마산교육청에선 편입학 원서를 학생들이 모두 공부를 시작하는 3월 2일에 제출하라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책도 준비를 해야할 테고 교복과 체육복 등 학기를 시작하면서 편입하는 학교에 맞춰 이리저리 마련해야 할 것이 많은 법인데 그 전에 와봐야 소용이 없다는 건 순전히 행정편의가 아닌가.
아이가 복학했을 때 첫날부터 다른 아이들처럼 똑 같은 교복과 체육복을 입고 그 사이에서 어울리길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임을 교육행정 당국은 왜 모르는지. 학부모의 바람을 먼저 읽어주는 경남의 교육행정 서비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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