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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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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지신밟기사설


경상도 지역에서 음력 정월 보름께 한 가정의 일 년간의 안택을 비는 좋은 내용이 담겨져서 현재에 전승되고 있다.





성황당 사설


여루여루 지신아 성황지신을 울리자

비나이다 비나이다 성황님전 비나이다

우리마을 지켜주서 우리동네 살펴주소

금년내내 지켜주소 삼백육십일 살펴주소

모진질병 막아주소 모든재난 막아주소

순풍년이 들게하고 태평성대 마련하소

화해동참 하게하소 협동단결 하게하소

건너마을 저동네는 울상대상 되더래도

우리마을 이동네는 웃음꽃이 피게하소

농사에는 풍년들고 우마육축 무병하소

집집마다 경사나고 사람마다 소원성취

선비님은 과거하고 마나님은 생남하소

도련님은 장가가고 큰애기는 시집가소

사람마다 건강하고 안과태평 이룩하소

비나이다 비나이다 풍년마을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태평마을 비니이다

잡귀잡신 범접말고 성황님이 좌정하소

잡귀잡신 물러가고 만복은 이리로


대문간 지신밟기 사설


여루여루 대문아 대문지신을 올리자

남대문을 닮았구나 동대문을 닮았구나

사대문을 닮았구나 팔대문을 닮았구나

솟을대문 닮았구나 태극무늬 둥글구나

주인주인 문열어주소 나그네손님 들어간다

경상도라 법고쟁이 쪼작쪼작 걸어간다

자진마치 울려다오 궁굴마치 울려다우

설쇠가락 열두마치 종쇠가락 열두마치

법고놀이 열두마당 장고놀이 열두마당

열두발짜리 상모놀이 빙글빙글 잘도논다

들어갈까 물러설까 대문열고 대답하소

열렸구나 열렸구나 솟을대문 열렸구나

남대문이 열렸구나 동대문이 열렸구나

들어가자 들어가자 구중궁궐 들어가자

열두대문 열렸구나 안마당으로 들어가자

별천지가 집안일세 대궐같은 집안일세

지신지신 울려주자 성주지신을 울려주자


정침 지신밟기 사설


여루여루 지신아 성주지신을 울려주자

도리소반 대령하소 팔모소반 대령하소

축원미를 떠받치소 축원복전 올려주소

정화수를 떠받치소 축원복전 올려주소

이집대주 합장하고 소원성취 발원하소

이집마님 합장하고 천복만복 발원하소

이집정침을 살펴보자 이집정침을 둘러보자

이집정침을 살펴보자 사연또한 이러하네

강남에서 나온연자 솔씨한알 물어다가

거리봉산에서 던졌더니 그솔이 점점 장성하여

하느님이 물어주고 산신령님이 부끼를 도와

그솔이점점 장성하여 낙랑장송 되었구나

행장목이 되었구나 청장목이 되었구나

앞집사는 김대목아 뒷집사는 박대목아

나무치러 가자구나 재목치러 가자구나

서른세사지 연장을갈아 왼어깨에 둘러메고

올라간다 올라간다 태백산으로 올라간다

올라간다 올라간다 한라산으로 올라간다

올라간다 올라간다 소백산으로 올라간다

올라간다 올라간다 지리산으로 올라간다

올라간다 올라간다 오대산으로 올라간다

올라간다 올라간다 구월산으로 올라간다

나무마다 벌멋도다 온갖나무 벌멋도다

늘어졌다 황장목아 도리베낸 앵두나무

청룡황룡 긴기나무 낙락장송 뻗은나무

왼도끼로 찍어내자 오른도끼 찍어내자

시릉시릉 톱질이야 밀어주고 당겨주소

동네방네 부역꾼아 일신동체 하여주소

한토막을 베어다가 공자사당 두겹하고

또한토막 베어다가 맹자사당 두겹하고

또한토막 베어다가 우리나라 사당짓고

또한토막 베어다가 이집성주 마련했네

어떤나무 팔자좋아 이집성주가 되었는고

이터잡은 풍수님은 어떤풍수가 잡았는고

강원도라 강풍수냐 전라도라 전풍수냐

황해도라 황풍수냐 함경도라 함풍수냐

팔도강산 풍수들아 이터하나 마련했네

호박주초 유리기둥 사모에 풍경달아

동남풍이 불어오니 풍경소리 요란하다

돌러보자 살펴보자 방치장을 살펴보자

도배지는 농화지요 장판지는 각지로다

넉자너치 고운이불 모를지어 개어두고

둘이베는 두통벼개 양쪽모에 달떠온다

이집대주 거동보소 한양에서 돌아오네

나려온다 나려온다 문경새재 나려온다

얼굴모습 대범하고 풍채도한 거룩하다

이복치장 살펴보니 공단비단 감쌌구나

사모쓰고 도포입고 남정자로 띠를둘러

앞모습은 사대부요 뒷모습은 팔대부네

이집대주 거동보니 장원급제 했나보다

이집마님 거동보소 이집마님 모습보소

공단비단 감았구나 금은보화 감았구나

앞치장은 금봉체요 뒤치장은 죽절비녀

아들아기 낳거들랑 효자충신 되어주소

달아기를 낳거들랑 효녀열녀 되어주소

살림판은 천년수요 자손판은 만년수요

천년판은 여기로다 만년판도 여기로다

이집대주 이집마님 동서만북 다다녀도

남의눈에 꽃이되고 남의눈에 잎이되소

이터전과 이집안에 횡살수살 막아주자

정월이라 들어온살 이월연등에 막아주자

이월이라 들어온살 삼월삼짇날 막아주자


부엌 지신밟기 사설


여루여루 지신아 조왕지신 울려주자

큰솥동솥 정답구나 올막졸막 예쁘구나

큰솥에서 밥을짓고 동솥에서 국끊이고

큰솥이라 서말지요 동솥이라 두말지세

소쾌에서 가져왔니 중점에서 가져왔네

참나무로 불을때나 소나무로 불을때나

타는불에 밥을짓고 모닥불로 밥자진다.


장독 지신밟기 사설


여루여루 지신아 장독지신을 울려주자

올막졸막 고운단지 아기자기 예쁜단지

큰독수가 팔백개요 오막단지 칠백개요

단지마다 고운단지 단지마다 예쁜단지

이단지도 채워주자 저단지도 채워주자

가득가득 채워주자 넘치도록 채워주자

된장맛은 달아야지 고추장은 매워야지

총각모습 억세야지 처녀모습 고와야지

막아주자 막아주자 곤충벌레 막아주자

막아주자 막아주자 부패변질 막아주자

천년판도 여기로다 만녀판도 여기로다

잡귀잡신 물러가고 천복만복 들어오소


오양간 지신밟기 사설


여루여루 지신아 마구지신을 올려주자

용추마를 부려보자 오추마를 부려보자

천리추마 부려보자 만리추마 부려보자

호박박이 부려보자 별박이를 부려보자

농어거리 부려보자 짝바리를 부려보자

부뤄주자 부뤄주자 일천마리 부뤄주자

부뤄주자 부뤄주자 일만마리 부뤄주자

나갈때는 빈바리요 들어올때 온바리요

바리바리 들어오소 줄줄이도 들어오소

잡귀잡신 물러가고 천복만복 들어오소


우물 지신밟기 사설


여루여루 지신아 우물지신을 울려주자

천년우물 여기로다 만년우물 여기로다

천년우물 울려주자 만년우물 여기로다

부뤄주자 부뤄주자 동해수를 부뤄주자

부뤄주자 부뤄주자 남해수를 부뤄주자

부뤄주자 부뤄주자 서해수를 부뤄주자

천년수를 부뤄주자 만년수를 부뤄주자

옥수청수 부뤄주자 석간수를 부뤄주자

은하수를 부뤄주자 석간수를 부뤄주자

천년샘도 여기로다 만년샘도 여기로다

잡귀잡신 물러가고 천복만복 여기로다


곳간 지신밟기 사설


여루여루 지신아 곡산지신을 울려주자

오곡잡곡 쌓였구나 천곡만곡 쌓였구나

차곡차곡 쌓였구나 거득거득 쌓였구나

단지단지 채웠구나 그릇그릇 담았구나

두지마다 채웠구나 가마마다 담았구나

일천석을 가려주자 일만석을 가려주자

천만석을 채워주자 가득가득 채워주자

쌀천석을 가려주자 쌀만석을 가려주자

천년곳간 여기로다 만년곳간 여기로다

잡귀잡신 물러가고 천복만복 여기로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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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텔링]여우와 사랑 나눈 명의 유이태

유의태 모델로 알려진 조선의 명의에 얽힌 거창 침대롱바위·이태사랑바위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20년 이상 산 사람이라면 허준을 모르는 이 없고 그의 스승으로 알려진 유의태를 모르는 이 없을 것이다. 여기서 눈치 빠른 독자라면 제목 아니면 본문에 나타난 이름 두 개가 다름을 알아챘으리라.


1975년 이은성이 극본을 쓴 MBC 드라마 <집념>(허준 역 김무생, 유의태 역 이순재)이나 영화 <집념>(허준 역 이순재, 유의태 역 김인태), 그리고 1991MBC 월화드라마 <동의보감>(허준 역 서인석, 유의태 역 이순재)혹은 1999년과 2000년에 걸쳐 방송된 역시 MBC 드라마 <허준>(허준 역 전광열, 유의태 역 이순재)에 이어 또 역시 2013MBC 드라마 <구암 허준>(허준 역 김주혁, 유의태 역 백윤식)에 이르기까지 동의보감의 주인공 ‘허준’을 다룬 영화와 드라마는 계속 재생산되어왔다.


이은성은 드라마와 영화 <집념>의 성공을 계기로 이를 소설화(소설 동의보감)했고 다시 MBC는 소설을 바탕으로 드라마화 했다. 드라마로 재생산될 때마다 허준의 이야기는 공전의 히트를 쳤고 마침내 2013<구암 허준>에 이르러서는 1세대 허준이었던 고 김무생 배우의 아들인 김주혁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허준 역을 맡는 일화까지 생겼다.



명의 유이태가 어렸을 때 살았다는 집과 일부 주민들에게 침대롱바위로 알려진 바위.


어쨌든 이은성의 작품 영향으로 대한민국의 갑남을녀는 유의태가 허준의 스승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유의태는 가상의 인물이다. 지금 산청 동의보감촌에선 그 유의태를 실존했던 인물로 스토리텔링화하고 있지만 묘하게도 이름이 아주 유사한 유이태라는 인물이 실존했다는 사실이 작금 논란이 되고 있다.


허준(1539~1615)은 조선 13~15대 임금인 명종~광해군 때의 사람이고 유이태(1652~1715)는 조선 후기 19대 임금인 숙종의 어의를 지낸 인물이다. 그러니 살았던 시기는 서로 다른 세상이었다. 그것도 허준이 시대적으로 훨씬 앞선 인물이다. 그러니 유의태는 이름과 상황이 비슷한 유이태를 드라마 속으로 끌어들이면서 개명을 하고 가상의 인물로 그려졌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유이태의 후손 입장에서 보면 실존 인물 유이태가 가상 인물 유의태로 잘못 알려지는 처지라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겠다. 유이태의 후손들은 지난 5월 산청군에 ‘유의태’로 되어 있는 이름을 ‘유이태’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유이태는 거창군 위천면 위천중학교 인근 사마마을에서 태어났다. 유이태는 천연두와 홍역 등의 병에 깊은 연구를 하여 의학전문서인 <마진편(痲疹篇)>을 썼다.


어의로 숙종의 심각한 병을 고치어 신임을 받았고 나중에는 안산군수로 임명되었으나 부임을 고사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전념을 다했다고 한다. 유이태는 거창에서 태어났지만 외가인 산청에서 의술활동을 펼쳤다.


어의까지 지낸 인물이 벼슬을 마다하고 고향 시골로 돌아와 의술활동을 펼쳤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자연히 수많은 일화와 전설까지 얻지 않았나 싶다.


유이태는 어렸을 때부터 침을 가지고 노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유이태에 얽힌 수많은 전설 가운데 침대롱 바위가 있는데, 이는 유이태가 침대롱을 놓았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침대롱이란 침을 넣어두는 대통이다. 지금에야 위생상 침대롱에다 침을 보관하는 한의사가 있기야 하겠나만 조선시대 당시만 하더라도 보관의 편리성을 위해 가느다란 대나무통, 즉 대롱에 침을 넣어두고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하곤 했다.


이 침대롱바위는 유이태가 태어났다는 집에서 가깝다. 위천중학교 옆 사마마을 입구에 있다. 이 마을에서 전 부녀회장을 지냈다는 소순자(75) 씨를 만났다. 그의 증언을 들어보자.



위천중학교 옆 사마마을 입구. 원 안이 침대롱바위.



침대롱바위 가까이 다가가 아래서 위로 향해 본 모습.



침대롱바위 수평 앵글. 



위에 올라가 내려다 본 모습.


“저기 보이는 저 기와집이 옛날에 유이태가 살던 집이라 캐요. 기와집은 지금 사는 사람이 새로 지었지만도 저~서 살았다 캐. 그라고 그 앞에 있는 저 바구가 침대롱바위라 캐요. 그런데 전에 엠비씬가 방송국에서 와서는 요 삐알(비탈)에 있는 저 바구를 찍어가데.”


소 여사가 가리킨 쪽을 바라봤다. 묘하게 생긴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침대처럼 생겼다. 침대롱과 침대, 물론 유사한 발음이지만 전혀 다른 물건이다. 하지만 특이하게 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침대처럼 생긴 바위가 유이태 전설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근처에 거창의 유명한 관광지인 수승대가 있다. 여름이면 국제연극제가 열리는 곳으로도 세계에 알려져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피서와 문화를 동시에 즐기기도 하는 곳이다.


이 인근에 유이태가 어렸을 적에 여우와 사랑에 빠졌다는 전설이 스민 바위가 있다. ‘이태사랑바위’다. 위천천이 ㄱ자로 꺾여 돌아가는 모서리에 있는 데다 바위가 꽤 높은 절벽을 이루고 있어 예부터 수많은 풍류객이 머물다 간 곳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곳을 다른 말로 ‘척수대’라고도 부른다.


유이태가 태어난 사마마을에서 수승대로 가다 보면 수승대 관광지 입구 바로 못 가서 왼쪽에 ‘이태사랑바위’가 있다. 들어서는 입구에 작은 안내판이 있다.


‘백여우와 사랑에 빠진 유이태의 전설, 척수대. 이태사랑바위’라고 제목이 적혀있다. ‘척수대’란 이름이 붙은 연유는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사신이 오가며 이곳에서 근심을 씻었다고 해서 붙여졌다. 암튼, 이 바위에 얽힌 전설은 스토리가 제법 재미있다.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본다.


조선 숙종 때에 유이태(劉以泰)라는 유명한 의원이 있었다. 그는 위천면 서마리(이후 갈전리 사마마을)에서 태어난 거창 사람으로 그가 지금 수승대 어귀에 있는 어나리 서당에서 글공부를 할 때의 일이다.



수승대 관광지 안으로 들어가 본 팻말과 이태사랑바위.



망원렌즈로 조금 당겨 본 모습.



250밀리 망원렌즈로 완전히 당겨 본 모습.



위천천 갈대와 어우러진 이태사랑바위.


유이태가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있으려면 밤마다 예쁜 아가씨가 나타나서 유혹하여 그럴 때마다 그는 마음을 굳게 해 독서에 더욱 전념하였는데, 어느 달 밝은 밤에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하여 수승대에 올라 중천의 달을 보고 있는데 또 그 아가씨가 나타나 단 한 번만 입맞춤이라도 하여 달라고 애원하니 그는 그녀의 간절한 청을 거절할 수가 없어 단 한 번만 입맞춤하기로 하였다.


그녀와의 접촉에서 더할 수 없는 황홀감과 달콤함을 실감하고 신비로운 향기에 도취해 있는데 그녀의 혀끝에서 감미로운 구슬이 굴러들어와 형용하기 어려운 쾌감에 젖을 때면 구슬은 다시 그녀의 입으로 빨려 들어가고 이렇게 두 사람의 입으로 구슬이 오감을 거듭하는 동안 긴 애무 끝에 그녀는 작별을 고하고 사라졌다.


이 같은 일이 연일 계속되어 유이태는 밤이면 그녀를 그리워하게 되고, 이러한 밤이 수십일 계속 되는 동안 유이태의 안색은 점점 창백하지고 몸은 야위어 갔다. 이상하게 생각한 서당 훈장은 그에게 사연을 물으니 자신의 쇠약을 근심하던 그는 그 사유를 순순히 고했다. 고백을 들은 훈장은 심사숙고한 끝에 “그 구슬이 너의 입에 들어올 때 삼켜라.” 하고 일렀다.


그날 밤에도 예외 없이 두 남녀의 밀회는 계속 되고 있었다. 문득 스승의 말씀이 떠올라 몇 번인가 굴러들어온 구슬을 눈을 딱 감고 꿀꺽 삼켰더니 웬일인지 그렇게 아름다웠던 아가씨는 순식간에 비명을 지르면서 한 마리의 흰 여우가 되어 달아나는 것이었다.


훈장에게 그 사실을 알리니 다음 날 뒷간에서 그 구슬을 찾아와 소중히 간직하라고 하였다. 구슬을 얻은 날부터 아가씨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그의 몸도 완연히 회복되었다. 그런데 이상스러운 것은 유이태의 총명이 비상하게 늘었다는 것이다.


한 번 듣거나 본 것은 잊지 않고 기억하는 천재가 되었고 이때에 그는 의서를 열심히 공부하여 의술의 대가로서 전국에 이름을 떨치게 되어 마침내 국왕의 병환에 부름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태사랑바위로 들어가는 길.



이태사랑바위 끝자락.



발아래로 절벽이다.



멀리 금원산 능선에 운무가 덮여있다.


그러나 그의 보배인 구슬이 온데간데없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구슬을 잃고 난 뒤부터는 그도 평범한 재주밖에 없게 되었고 기억력도 줄어서 마침내는 건망증까지 걸렸다고 한다.


어느 날 그의 며느리가 감기몸살에 걸렸는데 콩나물을 달여 먹이려던 것이 콩나물을 잊어버리고 아무리 생각하여도 떠오르지 않아 ‘비녀나물 비녀나물’이라고 하다가 며느리를 놓치고 말았다고 한다.


이태사랑바위 안내판에는 “전설처럼 이태사랑바위에서 소원을 빌면 연인은 사랑이 이루어지고, 자식은 훌륭한 인재로 성장한다고 전해진다.”고 적혀있다.


이러한 여우구슬, 혹은 구미호의 보배구슬에 얽힌 설화와 전설이 얽혀 있는 사람은 유이태 말고도 여럿이다. 특히 산세가 험한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경상도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경기도 양평의 이식 일화, 충북 영동 도선 일화, 경북 안동 이황의 제자 조목 일화, 전남 해남 윤선도 일화 등이 알려졌다. 전설의 유형은 유이태 전설과 대동소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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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산책]드러난듯 숨은 명소 경남도청 공원

연못공원·잔디밭공원 나뉘어 조성계절마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 경남도청에 공원이 있어요?” 경남도청 본관 건물 앞에는 11, 33000평에 이르는, 잘 가꿔진 공원이 있다. 관공서에 속한 정원치고 이만한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다.

 

도청공원은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이곳에는 인공연못과 분수, 물레방아, 너른 잔디밭, 그리고 다양한 조각품 등이 분포해 있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예술품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경상남도 지도를 닮은 도청연못

 


도청공원 위성지도./다음지도

 


경상남도 지도 모양 연못 안내판.

 


남해대교와 거제대교(안쪽)를 형상화한 구조물.

 

연못 가운데를 가로지른 나무데크.

 

도청을 상징한 연못 가운데 있는 분수대.

 

고래 조형물은 진양호를 나타낸 것이다.

 

도청 정문에서 보면 왼쪽은 잔디밭이고 오른쪽은 연못공원이다. 이 연못의 모양이 경상남도 지도를 본떴다는 것을 아는 이가 드물다. 정문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다리는 남해대교를 나타냈고 이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면 또 다리가 하나 나오는데 이것은 거제대교를 나타낸 것이다.

 

이 연못 가운데에는 나무데크로 이루어진 다리가 있다. 데크는 지도로 보아 남쪽과 북쪽, 서쪽에서 뻗어 나와 가운데에서 만나는 형태다. 서쪽으로 이어지는 데크 가운데쯤 고래모형이 조형물이 있는데, 이것은 진양호를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데크의 교차점 앞에 있는 분수대는 경남도청을 나타냈다고 한다.

 

연못의 가운데 서서 북쪽으로 보면 물레방아가 나온다. 점심을 마친 낮시간대에 종종 물레방아와 분수대가 가동되므로 이때를 맞춰 도청 공원을 찾는다면 햇빛을 가르며 솟아오르는 분수대 물줄기와 돌고래 입에서 여러 갈래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 그리고 연못으로 떨어지는 하얀 포말과 싸~하는 그 소리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도청연못 주변은 걷기 좋은 산책로

 

도청 연못을 가운데로 하고 그 둘레에 걷기 좋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위성지도에서 보면 오른쪽 아래에서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거닐어 본다.

 

맨 처음 눈에 띄는 것이 있다. ‘타임캡슐’. 거북선 모형을 하고 있다. 1996년 경남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조성했다. 경남의 상징문물 100가지를 담았다고 한다. 개봉은 209684. 아무래도 개봉 때까지 기다리진 못할 것 같다.

 

타임캡슐 옆에는 각종 무궁화 나무들이 식재되어 있다. 겨울철이라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깎은 머리처럼 가지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면 형형색색의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할 것이다.

 


거북선 모형의 타임캡슐.



다양한 종류의 무궁화.

 

연못공원 오른 쪽 산책로.

 

황토색 블록을 따라 걸어가면 등나무 쉼터가 보이고 그 옆에 도청자연학교라는 나무 모형의 간판이 서 있다. 경상남도녹색경남21추진위원회에서 세운 것이다. 여기에 도청공원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수려한 나무숲을 가지고 있는 관공서인 경남도청 정원을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청소년 및 성인, 경남도민 모두를 대상으로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도청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본 이라면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좀 이색적이다 싶은 나무에는 이름이 적힌 명패가 나무 앞에 꽂혀 있다. 그래서 아하, 이게 그 나무구나 하는 짧은 감탄이 동반된다. 등나무 쉼터를 지나면 눈향나무와 금목서가 반기는 듯하다.

 

블록을 따라 걷다 보면 꺾어지는 곳에서 양쪽 자갈밭 사이로 검정 판석이 깔려 있다. 사그락 사그락 자갈길로 걸어도 된다. 자갈 밟히는 소리도 좋고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느낌도 좋다.

 

그렇게 조금 걸어가면 왼쪽에 자그마한 산을 형상화한 언덕이 있다. 지리산의 모습을 딴 것이다. 산의 형태는 지리산의 미니어처여도 나무는 미니어처가 아니다. 키 큰 소나무가 경상남도를 본뜬 연못을 내려다보는 모습이다.

 

그 앞에 유비쿼터스 존이 있다. 스크린터치 식으로 운용이 된다. 이곳 주변을 그림으로 나타냈고 뉴스를 볼 수 있게 했다. 또 한쪽은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인간의 길이갑열 조각가의 작품.


미국 제럴드 시칠리아노 작 추락하는 이카루스’.

 

산책길은 왼쪽 연못을 따라 나 있기도 하고 오른쪽으로 빠져나가기도 한다.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연못 서쪽 나무데크를 만나는 길이다. 연못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걷다 보면 대리석으로 된 조각품을 하나 만난다.

 

추락하는 이카루스’. 20001025일 설치한 것으로 미국의 조각가 제럴드 시칠리아노 작품이다. 그리고 인근에 여자의 몸 안에 남자의 몸이 팔을 벌리고 서 있는 조형물이 있다. ‘인간의 길’. 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을 것 같은데 딱 떠오르는 것이 없다. 여기서 다시 도청 입구 쪽으로 가면 도청 앞 도로를 만난다.

 

가운데 낙도의 탑 조형물이 있다. 원통형 구조에서 나선형으로 잘라 세운 모습인데 사람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이다. 그리고 비둘기들이 땅으로 내려오는 모양을 하고 있다.

 

아마도 도청공원에서 가장 오래된 조형물이 아닌가 싶다. 19831014. 도청이 부산에서 창원으로 옮겨왔던 때다.

 

우리는 58년간의 긴 부산도정시대의 막을 내리고 서기 어린 정병산 기슭 경남 땅 이곳에 창원 새 도정시대의 막을 열었나니 이제 온 도민이 화합과 중지로서 낙도경남건설의 뜻을 함께 하므로 우리의 앞날에 안정과 풍요, 그리고 영광이 있을 뿐이어라.(하략)”

 

계절을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잔디밭 공원

 


밀레니엄+마음, 조각가 정희만의 작품이다.

 

세계의 축이라는 제목의 스테인리스 구체 조각품.

 

화석’. 이탈리아 조각가 프란체스코 크레모니 작.

보금자리의 표면.

 

숨겨진 용의 짝.

 

이 조형물을 지나 길을 건너가면 넓은 잔디밭이 나온다. 낮 시간이면 종종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이들이 소풍을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계절의 변화를 아주 잘 느낄 수 있는데, 잔디 색깔의 변화를 봐도 그렇지만 주변의 나무들이 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녀석들이라 그런지 꽃이 피고 잎이 무성했다가 단풍이 들었다가 겨울엔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땅으로 모두 떨어낸다.

 

물론 여전히 푸른 옷을 입은 채 변함없이 서 있는 사철나무, 동백나무, 소나무들도 있다. 그런데 이 잔디밭 공원엔 조각품들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입구 쪽에서 쭉 한 바퀴 돌아본다.

 

밀레니엄+마음’. 정희만 작. 화강암으로 되어 있는 두 개의 조각이 마주 보고 있다. 가운데 작품명 뒤에는 ‘6’이라고 쓰인 화강석이 놓여 있다. 두 개의 조각 가운데는 뚫려 있다. 사람들이 이 조각품 가운데 앉아 기념촬영을 하기도 한다.

 

경남의 몬티테벨로.

 

소리.

 

섬으로의 초대.

 

인간+우연+자연.

 

어머니 지구-아버지 태양.

 

잔디밭 공원은 연못공원과 걷는 분위기에 차이가 있다. 이곳 산책로는 잔디밭이다. 둘레길을 사람들이 워낙 많이 다녀서인지 잔디는 자연히 생장을 멈추고 반은 흙길로 이루어졌다.

 

길가에 스테인리스 구체가 있다. 지구를 형상화했을 것이다. 가까이 가보면 위쪽은 아주 반들반들해 유리처럼 반사가 된다. 한낮 태양빛이 그 위에 부딪혀 눈이 부시다. 작품명을 봤다. ‘세계의 축’. 제목이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다. 잔디밭 위에 타원형으로 드리운 그림자도 조각 예술 영역에 들어갈 것 같다는 느낌은 들었다.

 

그 다음 만나는 작품은 화석이란 것인데, 이해하기 쉽지는 않다. 거북 등껍질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화석옆에는 가운데 바위를 두고 세 곳에서 망원경을 설치한 작품이다. 물론 망원경을 들여다 본다고 해서 보이는 것은 아니다. 제목을 안 봐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겠다. ‘관점아닐까.

 

숲이랄 것까진 없지만 소나무가 군집한 곳을 지나면 공룡 형상인 듯한 화강석 조각 세 개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설치되어 있다. ‘숨겨진 용의 짝’? 독일조각가 작품인데 묘한 느낌은 들지만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 눈치 채기 쉽지 않다.

 

좀 지나면 화강석으로 된 작품이 있다. 달팽이, 거북, , 그리고 구름과 초승달. 토템을 나타낸 것일까? ‘경남의 몬티테벨로이탈리아 조각가의 작품이다. 몬티테벨로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길이 없다. 이탈리아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 궁금증을 떨쳐버리고 좀 더 걷는다.

 

조각품을 따라 걸어도 되고 소나무 숲길로 걸어도 된다. 여름날 키 큰 소나무 아래로 걸어가면 솔잎에 스치는 바람 소리가 시원하다. 하지만, 겨울이라 해서 그런 운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잔디밭 한쪽 끝에 조성된 소나무 숲.

 

도청 잔디밭 공원의 겨울풍경.

 

도청 잔디밭 공원의 여름풍경.

다시 오른쪽으로 잔디밭을 끼고 돌면 등나무 쉼터와 여러 조각품들을 만날 수 있다. 나무에 나팔이 피어있고 층층이 상자로 형상화한 청동작품 소리’, 계란을 쪼개놓은 듯한 섬으로의 초대’, 빨래는 쥐어짜는 형상의 인간+우연+자연’, 그리고 추상적인 화강석 조각 어머니 지구-아버지 태양등등의 조각품을 모두 감상하면 잔디밭을 한 바퀴 돌게 된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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