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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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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21 창원가족한마음대회서 아이들과 함께하다
  2. 2008.12.16 딸과 함께 구룡산을 오르다 2
  3. 2008.12.16 아내의 불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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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일을 나갔습니다. 아쉽게도 우리들만 창원시에서 마련한 가족한마음대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케이크만들기를 했는데 아내가 함께 있었다면 작품 같은 작품이 나왔을 텐데 정말 아쉽고 미안합니다.


행사 시작 시각은 오후 2시 30분인데 우리는 15분쯤 도착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도 몇 있었습니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즉석사진기로 사진찍어주기 행사하는 곳에 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일찍 행사장에 가니 기다리는 불평도 있지만 이런 곳에선 다른 사람이 오기전에 이런 저런 행사에 먼저 참석하는 이점도 있더군요.


사실 우리가 행사 시작 시간보다 15분이나 일찍 갔던 것은 아버지교육을 받았던 내용을 발표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진행 담당자가 10분 정도 일찍 나와달라고 해서입니다. 60가족이나 모였던데 나는 많은 사람들이 사례발표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가족봉사단 1명, 다문화가정 1명, 부부교육 1명, 그리고 내가 받은 아버지교육 수료자 1명, 이렇게 4명이 사례발표를 했습니다. 편안하게 마음 먹고 참석했는데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사로 그냥 몇마디 떠들다 마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 부담되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보는데 이럴때 잘해서 아빠 점수 더 받아볼까하는 욕심도 생기더군요. 처음에 글을 보고 잃다가 말하기가 매끄럽지 못하고 어디쯤 읽었는지 잘 찾아지지도 않고 해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떠들었습니다. 실감나는지 웃는 사람도 보이고 우리 가족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아들 성적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박수도 나오더군요. 발표하면서 재미도 느꼈습니다. 앞사람들이 시간을 많이 소비해서 간단하게 하고 내려왔습니다. 그 와중에 큰딸이 사진을 많이 찍어놓았더군요.


막내가 '톰과 제리의 크리스마스' 뮤지컬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박수도 치고 손가락으로 제리의 위치를 가리키기도 하고 음악이 나오면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뮤지컬 팀이 마치고 물건을 철수할 때 ㄱ자앵글 끄트머리에 턱을 긇혀서 한참 울어야했습니다. 진행자가 부랴부랴 구급함을 가지고 와서 약을 바르고 밴드를 발랐는데 흉터가 남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둘째와 막내의 뮤지컬 관람 표정이 참 진지합니다.


첫째와 둘째가 케이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는 막내와 함께 밖에서 놀았습니다. 케이크를 만드는데 방해가 될까봐 그랬는데 잠시 잠시 들어와보니 사람이 빚은 작품이 아니라 그냥 바람과 비 같은 자연이 빚은 작품인듯 너무나 자연스러운(?) 케이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막내는 풍선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많은 풍선이 한자리에 있으니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막내가 살짝 빼온 풍선 하나는 입으로 물고 있다가 터져버렸는데 다행인 것은 행사가 다 끝나갈 무렵이었다는 것입니다.


행사 참석자들이 열심히 케이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다들 케이크 만드는 기술을 배운 사람들처럼 너무 잘만들었습니다. 그런 작품을 쭉 돌아보다 우리 아이들이 만든 것을 보니 단연 눈에 확 띄더군요. 확실히 차별화된 작품입니다. 둘째가 맨손으로 과일을 집어서 케이크 위에 놓자 누나는 불만입니다.


작품은 중학생 누나의 열의와 초등학생 동생의 상반된 취향의 열의가 맞물려 엉성하고 이상하지만 내일이 할머니 생신인데 때마침 의미있는 선물이 생겼습니다. 내일 저녁에 이 케이크로 파티를 해야겠습니다. 두고두고 되새길 수 있는 추억거리가 생긴 것입니다.

다음은 이날 사례발표한 내용입니다. 두어줄 읽어내려가다가 많이 더듬거렸는데 고개 한 번 들고 다시 숙이니 어디쯤 읽었는지 위치를 찾지 못해 그 다음부턴 아예 안보고 생각나는 대로 설을 폈습니다. 인사하고 단상에서 내려오니 빠트린 게 왜그리 많든지...

흔히 ‘세상살이 마음먹기 달렸다’고 하지요. 참 쉬운 말입니다. 하지만 정말 힘들어하는 사람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이 생명을 지니려면 구체적인 실천사항들을 제시해야만 합니다. 그 실천사항들을 가르쳐준 것이 창원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아버지교육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아버지교육을 받은 건 지난 7월 2기 교육입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아버지가 대상이었는데 마침 둘째 아이와 오랫동안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때였습니다. 둘째는 초등학교 4학년 남자 아이인데 아무리 좋은 말로 설득하거나 험상궂은 표정으로 협박을 해도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하라는 공부는 아예 제쳐놓고 컴퓨터로 게임을 하거나 제가 좋아하는 TV만화영화만 틀어놓고 보는 것입니다. 할머니나 엄마가 그것을 못하게 하면 의자를 차고 물건을 던지고 엉뚱한 화풀이를 하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한참 일을 하고 있을 때 어머니나 아내로부터 둘째의 행각에 대한 보고가 들려오잖아요. 화가 머리끝까지 치올라 만사 그만 두고 집으로 달려가 아이를 어찌 해야겠다는 생각에 흥분하기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는 아빠에 대해선 겁을 많이 내는 편입니다. 화가 나면 악마처럼 매를 드니까요. 전화로 아이를 불러서 경고를 줍니다. “만약에 아빠가 집에 들어가서 네가 할머니, 어머니 말씀 안 들었다는 얘기 들리면 너, 발바닥 다섯 대 맞을 각오해라. 살살 안 때린다.” 그러면 두어 시간 조용하답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빠의 경고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나 봅니다. 할머니, 어머니 간섭이 다시 시작되고 아이는 난리가 나죠. 퇴근해서 집으로 들어가면 아이는 아빠에게 죽습니다. 몇 번을 두드려 맞고 보니 아이도 요령이 생겼는지 아빠가 퇴근할 시간만 되면 바로 이불 덮고 잡니다. 바로 1분 전까지만 해도 TV켜놓고 떠들던 애가 순식간에 이불 속에서 곤히 자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아빠가 아니었죠. 깨워서 12시 넘게까지 공부하게 만듭니다. 그러다가 몇 가지 매를 들 만한 구실이 생기면 그냥 안 넘어가죠. 이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몇 년 동안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책을 참 많이 봤습니다. 개구쟁이 아들 잘 다루는 법이나 산만한 아이 집중력 기르기 같은 책을 읽기도 하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가슴에 새겨 아이에게 대하려 했지만 그때 마음뿐이었습니다. 아이가 또 집에서 말 안 듣고 행패를 부린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아빠는 다시 악마로 변신하고 말죠. 마음먹는다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 줄 새삼 깨달았습니다.

건강가정센터의 아버지교육을 받고는 아이가 변하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교육을 받으면서 배운 대로 아이에게 적용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금세, 아빠가 퇴근하기 전에 잠자는 아이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로 변하더군요. 비결은 아시다시피 간단합니다. 공부하란 소리 안 하고 아이의 관심사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였습니다. “응, 그래?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아빠하고 생각이 어떻게 똑 같니?”

2주 교육을 받으면서 아이의 변화된 모습을 실감했습니다. 지난 7월부터 아이가 변했으니 벌써 6개월이 다되었습니다. 참, 아이의 성격이 밝고 적극적으로 변하고 나니 정말 기분 좋은 일도 일어났습니다. 평균에 훨씬 못 미치던 성적이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점수로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스스로 게임하는 아이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변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이는 정작 자신이 변한 게 아니라 아빠가 변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제가 많이 변했습니다. 저도 그것을 인정합니다. 아빠가 변했으니 아이가 변한 것처럼 보이는 거지요. 아이가 한 번씩 말썽을 일으키면 이런 농담을 던집니다. “아빠, 옛날 모습으로 돌아갈까?” 아이는 바로 손사래를 치며 “그것만은 제발!”합니다.

10월에 받은 3기 교육도 제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교육을 받으면서 중학생 딸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딸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도 같이 운동을 하거나 등산을 하며, 또는 같이 공부를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머지않아 서로 신뢰하는 부녀지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3기 교육 때 배운 ‘삼수 아버지의 믿음’이 떠오르네요. “난 우리 삼수를 믿네.” 그 삼수라는 사람은 후에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지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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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천주산 옆에는 구룡산이 있습니다. 천주산이 마산과 창원과 함안을 돌아가며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라면 구룡산은 창원 북면과 용강마을 사이에 놓여있으며 동읍까지 이어집니다. 동읍쪽에선 다시 왼쪽으로 돌아 백월산으로도 등산이 가능한 모양입니다. 우리는 천주산 입구 구룡산 등산로 초입에 놓인 지도입간판을 한참 쳐다보면서 어디까지 등반할지 한참 고민했습니다.


혹시 명곡동 쪽으로 이어지나 생각하고 봤는데 전혀 다른 쪽으로 산맥이 이어졌기에 돌아오는 길 버스타기도 어중간하고 해서 구룡산 정상까지만 가고 돌아오자며 발길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길을 잘못들어 농가를 지나게되었는데 개짖는 소리에 한동안 정신사나웠습니다. 다행히 일찍 능선을 타고 오르는 본류를 만나게되었습니다.


이상한 풍경은 등산로에서 만나는 몇몇 나무들은 아이 키높이에서 껍질이 벗겨져 있다는 겁니다. 그때문에 나무는 고사하고 있었습니다. 누가 그랬는지 알 수는 없지만 등산로에 선 나무만 그런 것으로 보아 등반에 걸리적거린다는 이유로 나무를 베려고 고사시킨 것은 아닐까 여겼습니다. 그래도 딸은 괜히 나무를 저지경으로 만드는 것은 '자연훼손'으로 규정하고 그 누군가에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조금 올라가자 구룡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소답동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왔습니다. "우리 그냥 소답동으로 내려가서 버스타고 돌아올까?" 산에 오르기 싫은 딸은 그러자고 했지만 그래도 정상은 밟아봐야지 하며 오르던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딸의 실망스런 눈빛을 짐짓 모른 체하며 먼저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낮은 고개에 올랐다 싶을 때 오른 편에 원두막 같은 '건축물'을 만났습니다. 시에서 일부러 전망대로 만든 것 같지는 않고 개인이 등반객들의 휴식을 바라며 선의로 만든 것 같은데 전망대 위에는 군복을 입고 총을 맨 작은 인형이 있었습니다. 독특한 광경에 이리저리 셔터를 누르다 옆을 보니 그네도 있었습니다. 가는 그네줄이 위험해보이긴 했지만 딸은 서슴없이 그네줄의 강도를 실험했습니다.


구룡산 등산로는 장애물이 많이 있습니다. 천주산보다 발길이 적게 닿는 곳이라 그런지 곳곳에 쓰러진 나무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오히려 이런 장애물들이 구룡산의 특징일 수 있지만 남들이 다니지 않는 곳을 가고 있는 듯한 묘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등산로를 따라 낙엽도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낙엽밟는 기분은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이 낙엽은 지금 사람의 발에 밟혀 부스러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흙이 될 테고 그리고 수많은 세월이 지난 후엔 바위가 될 수도 있을 테고 먼지가 되어 날아다니다 생물체의 일부가 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도 언젠간 흙이 되고 먼지가 될 터인데 바람에 날리는 저 낙엽과 무엇이 다르랴. 언뜻 '윤회'란 말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중턱 쯤 올랐을까요. 의자처럼 생긴 바위가 보입니다. 한 개의 의자바위이지만 2인용입니다. 아내와 함께 올랐다면 나란히 앉아서 딸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그런데 이 바위 너무 뒤로 누워있어 기대어 앉았다가 일어서는 데 애먹었습니다. 딸에게 지팡이 내밀어라고 해서 잡고 일어섰습니다. 내 몸이 너무 비대해져 그런 거라고 딸이 면박을 줍니다. 짜슥, 아빠한테...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창원 시가지 쪽으로 제법 괜찮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많습니다. 조금 너른 바위 위에 올라 딸이 세상을 내려다보는 포즈를 취합니다. 꼭 손오공이 구름을 타고 내려오다 세상을 살펴보는 모습과 닮았습니다.


멀리 자주 오르던 천주산이 보입니다. 그렇게 높아보이진 않는데 저산을 오르기가 왜 그리 힘들었는지.


여기가 정상이라고 딸이 쪼개진 바위 위에서 정상을 정복한 사람의 자세를 취합니다. 그런데 여기가 정상인지 긴가민가 합니다. 조금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는 봉우리가 있는데 여기보다 더 높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우리는 시간도 많이 되었고 많이 지치기도 해서 '여기가 그냥 정상이다 생각하자'며 돌아서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서 역시 누운 나무들과 잘린 나무 숲을 걷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생각보다 훨씨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등산로였습니다. 이번에 구룡산을 올랐으니 다음엔 마산의 팔룡산을 올라볼까 합니다. 어디 칠룡산은 없나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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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외국인입니다. 그러나 한국에 온지 3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어지간해선 못 알아듣는 한국말은 없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서 그런지 한국어를 빨리 배웠습니다. 드라마를 많이 보고 부부간 대화를 많이 한 것도 아내의 한국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한국어 습득을 빨리 할 수 있었던 기초는 창원여성의 전화와 경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 배운 한국어 공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아내는 한국말을 잘합니다. 그래서 일도 시작했습니다. 사무직 일을 할 정도의 한국글 실력은 되지 않아 육체노동으로 소득활동을 하는 목욕탕에서 일하는 직업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일로 만나는 사람들은 선입견을 보였습니다. 아내가 굳이 외국인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외국인이라고 눈치채지 못하는 모습이지만 아내는 굳이 속일 필요가 없다고 해서 스스로 몽골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입니다. 외국인이라는 말을 듣고는 '이 사람은 한국말을 못한다. 그래서 무시해도 된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상대의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하대하거나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자기가 묻고 자기가 알아서 그럴 것이라며 대답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는 것입니다. 아내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 혼자서 빼빼빼빼 말하고 나한테는 말할 기회도 주지않고 가버리는 데 참내 성질나서 거기서 일 못하겠다."

아내가 일을 하는데 뭔가 빠트린 게 있어서 딸이 심부름을 했습니다. 목욕탕의 그 아줌마들은 딸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역시 변함없는 그 선입견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딸에게 하는 말이 "니도 외국인이가? 니는 한국말 잘 하나?" 딸은 어이가 없어서 아무말도 못하고 얼굴만 붉혔답니다.

아내는 무척 화가 났습니다. "한국 사람은 왜 그래요?"하면서 제멋대로 생각하고 남을 무시하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내가 몽골에 갔을 때 생각이 나네요. 물론 몽골 사람이라고 못된 사람이 없기야 하겠습니까만 상대를 깔아뭉개고 지 할말만 하는 관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말은 많이 하지만 모두 차분한 목소리로 주고 받습니다.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기가 할 말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 문화에 익숙해있는 아내가, 보기만 해도 경기 일으킬 망나니 아줌마들과 만나야 하는 일터생활을 잘 견딜 수 있을까요. 행여 그 아줌마들의 극성을 극복하느라 아내의 성질마저 버리는 것은 아닐는지 걱정입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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