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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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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6 아내의 불만 2
  2. 2008.12.13 아내의 고민 3
  3. 2008.12.09 창원컨벤션센터 과학축전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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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외국인입니다. 그러나 한국에 온지 3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어지간해선 못 알아듣는 한국말은 없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서 그런지 한국어를 빨리 배웠습니다. 드라마를 많이 보고 부부간 대화를 많이 한 것도 아내의 한국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한국어 습득을 빨리 할 수 있었던 기초는 창원여성의 전화와 경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 배운 한국어 공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아내는 한국말을 잘합니다. 그래서 일도 시작했습니다. 사무직 일을 할 정도의 한국글 실력은 되지 않아 육체노동으로 소득활동을 하는 목욕탕에서 일하는 직업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일로 만나는 사람들은 선입견을 보였습니다. 아내가 굳이 외국인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외국인이라고 눈치채지 못하는 모습이지만 아내는 굳이 속일 필요가 없다고 해서 스스로 몽골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입니다. 외국인이라는 말을 듣고는 '이 사람은 한국말을 못한다. 그래서 무시해도 된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상대의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하대하거나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자기가 묻고 자기가 알아서 그럴 것이라며 대답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는 것입니다. 아내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 혼자서 빼빼빼빼 말하고 나한테는 말할 기회도 주지않고 가버리는 데 참내 성질나서 거기서 일 못하겠다."

아내가 일을 하는데 뭔가 빠트린 게 있어서 딸이 심부름을 했습니다. 목욕탕의 그 아줌마들은 딸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역시 변함없는 그 선입견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딸에게 하는 말이 "니도 외국인이가? 니는 한국말 잘 하나?" 딸은 어이가 없어서 아무말도 못하고 얼굴만 붉혔답니다.

아내는 무척 화가 났습니다. "한국 사람은 왜 그래요?"하면서 제멋대로 생각하고 남을 무시하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내가 몽골에 갔을 때 생각이 나네요. 물론 몽골 사람이라고 못된 사람이 없기야 하겠습니까만 상대를 깔아뭉개고 지 할말만 하는 관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말은 많이 하지만 모두 차분한 목소리로 주고 받습니다.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기가 할 말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 문화에 익숙해있는 아내가, 보기만 해도 경기 일으킬 망나니 아줌마들과 만나야 하는 일터생활을 잘 견딜 수 있을까요. 행여 그 아줌마들의 극성을 극복하느라 아내의 성질마저 버리는 것은 아닐는지 걱정입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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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서 다른 사람의 청결과 피로해소를 위해 일하는 아내는 요즘 고민이 생겼습니다. 아, 아내의 직업은 속된 말로 '때밀이'라고 하고 법적용어로 쓰이는 고상한 말은 '목욕관리사'라고 하더군요. 외국인이라서 아직 한국어가 서툰 아내는 어디서 들었는지 '세신'이라는 말이 좋다며 은근히 그렇게 부르길 바라는 눈치입니다.

아내는 아직 고정된 목욕탕에서 일하지 않고 여러 목욕탕을 돌아가며 일을 합니다. 미용학원에서 정한 목욕관리사 정규 교육기간인 3개월이 아직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보름만 있으면 그 3개월 교육과정이 끝납니다. 처음 배운 기술이지만 아내는 총기가 있어서인지 1개월 반 만에 목욕법과 마시지, 경락 기술을 거의 익힌 덕에 일찍 일을 나섰습니다. 물론 이렇게 일을 나가는 것은 '대타'라고 해서 해당 목욕탕에 목욕관리사가 나오지 못한 경우 대신 일하는 것입니다.

학원에서도 아내가 다른 교육생 앞에서 시범을 보일 정도로 잘 배운 모양입니다. '대타' 나간 목욕탕에서도 사람들이 칭찬을 많이 하더랍니다. 한 번은 키가 아주 작은 아줌마(아마 소아마비인 듯)가 몸을 씻어 달라고 해서 정성껏 씻어줬답니다. 그 아줌마는 자신을 그렇게 정성스레 씻어주는 사람은 처음이라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그 말에 더욱 힘을 얻어 신나게 일을 했답니다.

그런데 배운 대로 열심히 일한 이유 때문에 오히려 아내가 일하는 목욕탕의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욕관리사 두 사람이 함께 일하는 곳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아내가 손님에게 정성을 다해 때를 밀고 마사지를 해주자 대타로 간 그 목욕탕에서 아내를 찾는 손님이 생긴 것입니다. 그러자 기존에 있던 그 목욕관리사가 '자신의 손님을 뺏어간다'는 이유로 그 다음부터는 아내에게 손님 배당을 해주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그 전에는 그렇게 맘씨 좋던 '언니'였다는데 경쟁심이 생기자 냉정하게 돌변한 것 같습니다. 순진한 아내가 직업전선에 뛰어든 후 처음 겪은 치열한 인생살이를 적나라한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아내의 자존심도 어지간히 센 편인데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합니다. 주변에선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주변의 상황을 봐가며 적당히 할 줄도 알아야 한다며 충고를 합니다.

자신의 실력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노력해서 손님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생각은 않고 오히려 자신보다 못한 실력을 발휘하라고 요구하는 관습은 비단 아내가 어쩌다 한 번씩 일을 나가는 그 목욕탕에만 있는 것이 아닐 겁니다. 자신보다 늦게 직장에 들어온 사람이 자신보다 실력이 더 좋으면 괜히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 주변에 혹시 없나요?

잘 배워놓고도 배운 대로 써먹지 못하게 하는 사회분위기는 아마도 곳곳에 잠재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선의의 경쟁이 필요한 곳에 주변의 시기와 질투 때문에 처절한 삶의 처세술을 먼저 터득해야하는 사회분위기가 안타깝기만 합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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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일요일, 7일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국제과학축전을 아이들과 함께 관람했다. 로봇공룡과 공던지는 로봇 등에 아이들은 눈을 뗄 줄 몰랐다. 한곳에 재미를 붙이면 자리를 떠나질 않아 결국 반도 돌아보지 못하고 서너시간을 보내고 하는 수없이 돌아오고야 말았다.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데는 둘째 머스마 책임도 있다. 이동 중에 갑자기 사라져 찾아다니느라 30분을 허비했으니. 우리는 찾느라고 생고생한 게 머스마 지 때문이라고 여기는데 지는 또 아빠랑 누나 동생을 찾아헤맨게 우리 탓이란다. 책임전가 문제는 비겼다고 판가름났다. 길을 잃어버렸을 때 어디에서 만나기로 하잔 약속을 미리 하지 못한 아빠의 책임은 다른 논란 속에 비켜갔다. ㅋㅋ.

 북을 치면 드라이아이스가 대포알처럼 '퉁'하고 튀어나온다. 소리의 이동을 눈으로 확인하는 거였지만 머스마는 실험을 하면서도 실험의 목적을 이해못하는 듯했다.

요술구슬을 방불케하는 자기장 실험구슬이다. 머스마는 한동안 이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초등학교 4학년 특유의 호기심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손바닥으로 대어보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여기저기 옮겨가며 찍어보는가하면 다른 아이와 자기장 끌어당기기 시합(?)도 하면서 재미에 흠뻑 빠졌다. 그런데 손을 댄 유리 표면으로 번개가 뻗치는 이유는 알기는 하는 걸까.

 
막내는 거미로봇에 정신이 팔려 다른 곳으로 가자는 말은 아예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다. 키가 조금만 더 컸어도 여러 구경거리 좀더 자세히 많이 보았을 터인데. 아쉽다. 막내야.

 앵글과 기판으로 만든 로봇이 손도 내밀고 고개도 돌리고 하니 신기한 모양이다. 자꾸 잡아 당기려고 해서 못하게 말리느라 땀 뺐다.

 

 롤링볼이란다. 체인이 구슬을 위로 올리면 길을 따라 빙글빙글 돌며 미끄럼타고 내려와서는 다시 체인에 걸려 올라가도록한 놀이감이다. 심오한 과학적 원리가 적용된 것도 아니고 뭐 별 볼것도 없는 물건인데 아이들은 지겹지도 않는지 한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둘째 머스마는 종이를 말아서 두유 5팩을 쌓는 실험에 도전했다. 4개까지는 쌓았는데 5개 째에서 번번이 실패다. 종이를 사각형으로 접기도 하고 작은 원으로 만들어 보기도 하고 큰 원을 만들어 두유를 쌓아보기도 하지만 실패의 연속. 어지간하면 짜증이 나서라도 포기할만한데 계속 한다. 협박하듯 다른 데로 가자고 했더니 겨우 따라나선다. 실험보조하던 누나가 머스마에게 '끈질김에 감동했다'며 두유 하나를 먹으라며 준다.

이제 만 2세된 막내는 사진을 찍어달라며 포즈를 취할 줄 안다. 자신을 찍은 사진을 액정으로 확인하는 것에 더 재미를 느끼는 모양이다. 사진을 찍을 배경도 스스로 선택한다. 자세도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어느게 더 어울리는지 제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가서는 다시 폼을 잡는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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