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324)
돌이끼의 작은생각 (110)
돌이끼의 문화읽기 (478)
다문화·건강가족 얘기 (21)
경남민속·전통 (15)
경남전설텔링 (74)
미디어 웜홀 (164)
돌이끼의 영화관람 (21)
눈에 띄는 한마디 (8)
이책 읽어보세요 (76)
여기저기 다녀보니 (92)
직사각형 속 세상 (92)
지게차 도전기 (24)
지게차 취업 후기 (13)
헤르테 몽골 (35)
돌이끼의 육아일기 (57)
몽골줌마 한국생활 (15)
국궁(활쏘기)수련기 (16)
Total
Today
Yesterday
09-16 00:00

'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1324건

  1. 2009.03.26 장보기수레(쇼핑카트) 속의 아이
  2. 2009.03.22 봄, 향수병에 걸리다
  3. 2009.03.10 실직자에겐 부담스러운 건강보험료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우리집 막내는 아빠랑 시장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냐면 아빠가 끄는 장보기수레(쇼핑카트)를 타고 다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에 갔을 때 타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 합니다. 아마 대형마트는 실내에서만 돌아다니지만 집에서 나서자마자 타는 장보기수레는 동네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들을 다 볼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막내가 장보기수레를 타고 이동할 때엔 동네사람들이 다 쳐다봅니다. "시장바구니 안에 쏙 들어가네. 안 춥겠다야." "아이고마야, 저 아~ 봐라. 쇼핑카트가 안성맞춤이네." 또 어떤 아주머니는 농으로 이런 말도 합니다. "장보러 가는 기가? 장보고 오는 기가? "

한 20분 가량 시장을 다녀오는 동안 지나치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막내도 장보기수레 안에서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하는 게 싫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주머니들이 손을 흔들면 저도 흔듭니다. 지나가다 강아지가 앉아 있으면 "멍머이, 멍머이!" 하면서 만지고 싶어 손을 슬쩍 꺼내기도 합니다.

아이를 이렇게 수레에 앉혀서 다니는 것이 힘들어 보일지 몰라도 정말 편합니다. 막내는 이제 27개월 되었는데 그냥 같이 걷게 되면 통제불능 모드로 변합니다. 손도 잡으려 하지 않고, 바닥에 물이 고인 곳만 보면 '첨벙'하고 꼭 밟고 지나가야 직성이 풀리고, 화단에서 꽃이라도 볼량이면 10분은 거뜬히 쪼그려 앉아서 감상하고야 맙니다.

그러니 제대로 시장도 볼 수 없고 병원도 빨리 다녀올 수 없습니다. 이런 때에 장보기수레는 정말 유용한 물건입니다. 아빠도 편안하고 아이도 좋아하고... 이런 걸 일거양득이라 하죠? 한 번씩 바람쐬러 나갈 때에도 이 수레를 들고 나갑니다. 아이는 장바구니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등을 기대어 걸터앉기도 합니다. 또 발판을 딛고 일어서서 가기도 합니다. 이땐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팔이 무척 아픕니다. 이런 때에 또 아이가 많이 자랐음을 실감하죠.

장보기수레가 이렇게 활용될 줄은 정말 몰랐는데, 요즘 아이에게 있어 가장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되었답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 아파트에 살면서 발코니 창밖으로 제법 따가울법한 햇살을 보면서 추측을 하거나 어쩌다 먹을거리를 사러 마트에 나가다 두터운 외투가 답답하게 느껴질 때 얼핏 봄을 의식한다. 그렇게 봄이 왔건만 떡시루같은 아파트에 살다보니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가 없다.

봄을 감지하고서도 오랜 만에 북면 촌집에 갔다. 촌집 마당엔 봄이 이미 자리잡고 앉아서 우리 식구를 맞이한다. 청매실 나무에 화사하게 핀 매화가 제일 먼저 눈짓을 보낸다. 절로 온몸에 따스함이 배는 듯하다.

소나무 아래 자줏빛 새순을 쫑긋 내민 작약도 손을 흔든다. 작년 봄에 거의 볼 수 없었던 녀석도 보인다. 민들레. 포도나무 밑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군락을 이루어 노란 빛을 뽐내고 있다. 화단 한구석 패랭이녀석도 날숨을 쉬며 인기척을 한다. 앵두꽃도 창고 앞에서 환하게 웃는다. 할미꽃은 어느새 보랏빛 방울소리를 내며 봄의 왈츠를 감상하고 있다. 그 옆에 작년보다 껑충 키가 커버린 천리향은 얼마나 반가우냐 하며 온몸으로 우릴 감싼다. 발아랜 아직도 노란 잔디가 겨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마른 잔디 사이로 초록 머리카락을 제법 내밀었다.

촌에서 살 땐 시시때때로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면서 살았는데 아파트로 이사오고 난 후 계절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산다. 그래서 생활이 더 재미 없고 따분한지 모르겠다. 촌 학교에서 적응을 못한 큰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회지로 이사왔지만 도무지 아파트 생활은 적응하기 어렵다.

어쩌다 막내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 산책을 하지만 그 때문에 아이가 감기라도 들면 다시 감옥생활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도회지는 공기도 촌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신선함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다. 집 안이든 밖이든 늘 찌든 냄새가 가득하다.

아무리 빨리 돌아간다해도 아파트 전세 2년 계약이 끝나는 날이 되어야 할 테고 큰 아이 고등학교 들어가고 둘째 중학교에 들어가야 하니 2년은 족히 있어야 할 것 같다. 촌에 살 땐 별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이렇게 떠나와서 간절해질 줄은 미처 몰랐다.

현관만 나서면 늘 보고 향기 맡던 것을 이제 사진으로만 봐야하니 이또한 도회지 생활의 각박함이라. 병될까 걱정이다.

천리향. 온몸을 감싸 안는 향기가 매혹적이다.

할미꽃. 마당 중에서도 햇살이 가장 많이 내려 앉는 곳에 자리잡고 또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전령사.

작약. 처음엔 별 볼품이 없지만 함박꽃이란 또다른 이름처럼 활짝 피었을 땐 마당을 지배한다.


민들레. 작년엔 두어 송이에 불과했는데 어느새 이렇게 번식했는지... 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더니...


매화. 이제 겨우 4년째 접어드는 청매실 나무를 장식했다. 꽃속에 담은 꿀이 얼마나 단지 벌들이 종일 어슬렁거리며 떠나질 않는다.


앵두꽃. 앵두나무는 다른 친구들보다 더디다. 뒤늦게 꽃을 피웠는데 매화만큼이나 예쁘다. 물론 열매는 더 예쁘다. 오죽하면 앵두같은 입술이란 말이 생겼을까. 앵두를 입술에 머금고 눈을 감으면 사랑하는 여인의 입술이 그대로 와닿은 듯하니 틀린 말은 아닐듯.

잔디. 메마른 잔디 사이로 파릇하니 새싹이 솟는 모습에서 희망을 찾는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지난 해 10월부터 직장건강보험 대상에서 지역보험 대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돈버는 일을 그만 두고 집에서 쉬게 되었다는 얘기지요. 그러고보니 벌써 5개월이 넘었군요. 지난 5개월 동안 국민연금은 내지 않았습니다. 일종의 유예신청을 한 것이지요. 그런데 건강보험은 국민연금과 같이 유예가 안 되더군요. 아버지가 놀아도 가족이 아프면 병원엘 가야하니까 그런 모양입니다.

그런데 돈도 안 벌면서 보험료는 직장을 다닐 때보다 훨씬 많이 냅니다. 얼핏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따지고 보면 직장이 있을 땐 사용자가 반을 부담해주니 직장보험 때보다 3분의 2 정도 덜 내는 게 됩니다만 개인이 부담하는 비중만 두고 본다면 돈벌이도 없는 데 보험료는 더 내야 하니 실업자 설움은 더한 것이지요.

내 명의로 된 공시지가 7000만원 정도의 부동산이 있는 데다 나이가 40대 여서 보험료가 그렇게 높게 책정되었는데 이는 개인적으로 참 억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집 가진 사람 중에 특히 아파트라면 시가 1억원 안 되는 경우가 별로 없고 남자 나이 40대 중반이면 명퇴로 줄줄이 집에 나앉게 되는 나이인데 이런 이유로 이렇게 높은 수가를 매긴다면 가뜩이나 짓눌리는 어깨 다시 펼 용기조차 꺾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더구나 내가 직장을 가지고 있을 때에도 그 집은 내 명의로 되어 있었으니 역으로 환산을 한다면 그땐 엄청난 보험료 혜택을 받고 있었던 셈입니다. 아, 16년 된 시가 30만 원짜리 액센트 자동차도 차라고 보험료 산정에 일조를 했더군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벌이도 없이 궁여지책으로 호구만 떼우고 사는 실업자에겐 월 8만 원에 가까운 건강보험료가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