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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가득한 집에서 사는 것도 행복입니다 장미와 소나무가 서로 사귄지 꽤 되었습니다. 벌써 5년은 되었을 겁니다. 처음엔 쑥스러운지 서로 가지를 섞지 않으려더니 이제는 자연스레 서로 기대어 지냅니다. 작약이 봄비를 맞고 풀이 죽었습니다. 노란 꽃술 사이로 씨방이 보입니다. 씨방 안에는 밑씨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아직 이 꽃 열매가 분가하여 새 생명의 살림을 차린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 함박꽃은 매년 5월이면 정말 화통하게 웃어버리고 입술을 모두 떨어뜨립니다. 시원한 끝에 아쉬움을 안겨주는 꽃입니다. 장미는 내가 참 좋아하는 나무입니다. 정열의 붉은 꽃잎도 가슴에 담고 싶지만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고자 하는 가시는 더욱 마음에 심고 싶기 때문입니다. 분홍색 함박꽃은 붉은색에 비해 많이 피지 않았습니다. 키는 조금 더 크면서 열정은 부족한 모.. 2010. 5. 23.
투표용지, 사진인쇄 절실 아침에 티비를 켜니 이번 선거에 나온 후보들에 대한 보도가 나왔습니다. 누가 어느 지역에서 인기가 있고 또 어떤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는 따위의 내용이었습니다. 이 화면을 보면서 아내에게 은근히 누굴 찍어라고 이야기했더니 투표 안 할 거라고 합니다. 누가 누군지 알아야 투표를 할 거 아니냡니다. 아내는 귀화한 이민자인데 누가 어떤 사람이고 정당은 어떻고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는지 설명을 했습니다만 돌아서면 이름을 다 잊어버립니다. 아니 아예 이름이 머리 속에 정리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얼굴을 보면 누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는데 이름만 가지고는 역부족인 모양입니다. 외국에는 투표용지에 사진을 박아서 인쇄하는 경우가 많나 봅니다. 인터넷에서 얼핏 본 듯한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하면 제 아내와 같.. 2010. 5. 20.
무슨! 조화가 시들어? 결혼기념일에 샀던 행운죽에 물을 주려다 아내의 생일에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안슈룸 이파리가 시들어가고 있었다. 무슨! 조화가 시들어? 처음 받았을 때 이파리가 매끈매끈한 게 플라스틱 같았고 꽃잎과 꽃술도 살아있는 꽃이라고 보기엔 너무 딱딱했다. 꽃술이면 노란 가루가 손가락에 묻어날 텐데... 그래서 아내의 친구가 외국인이라고 꽃집에서 조화를 속여서 팔았는가보다 했다. 한 달이 되도록 물 한 번 주지 않고 컴퓨터 책상 위에 모셔놓았더랬는데 어지간히 질긴 목숨이었나보다 다른 꽃들 같았으면 벌써 나죽네 하고 시들어버렸을 텐데 한 달이 되어서야 겨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다. 아내의 친구에게 미안해진다. 그 우정을 이렇게 박대했으니... 조화같은 꽃 안슈룸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아내와 내가 정성을 다해 관심.. 2010. 5. 20.
어느새 자기주도형으로 급성장한 막내딸 사진찍는 아빠 옆에 앉은 비둘기를 보고 좋아하는 모습이다. 벌써 3년 반이란 세월이 지원이를 이렇게 키웠다. 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 나름대로 고집을 부리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듯이 지원이는 자기 욕망을, 자기 생각을 똑바로 얘기하는 아이로 성장했다.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이틀전 아침이었다. 그런 지원이의 자아와 엄마의 욕심 때문 에 한바탕 걸쭉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지원아, 그렇게 입으면 친구들이 흉 본다." "아니야, 그냥 이렇게 입을래." 지원이는 치마를 겹쳐 입는 것이 예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당치도 않은 일이라고 엄마는 애초에 못하게 말렸다. 주장이 거듭되면서 거친 신경전이 벌어졌고 급기야 고함과 눈물이 맞붙었다. 어린이집에 갈 시각이 되었다. 일단 어린이집 차는 타야겠기에 다.. 2010. 5. 19.
처음부터 완벽하기를 바라선 안돼-미와사와 세에지 중학생인 딸과 초등학생인 아들은 미야사와 할아버지의 말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다. 시즈크가 일찌감치 자신이 소설가로서 자질이 있음을 발견하고 도전하는 것과 같이 우리 아이들도 그런 의욕을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바람도 가진다.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 를 보면서 꼭 기록으로 남겨둬야겠다는 장면이 있어서 손가락품을 판다. 시즈크(여중생)는 쾌활하고 똑 부러지는 아이다. 전철에서 만난 고양이를 따라갔다가 어떤 높은 동네에 있는 골동품 수리점을 보게된다. 여기서 고양이 인형을 보는데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소설광인 시즈코는 자신이 읽는 책마다 자기보다 먼저 미야사와 세에지라는 아이가 읽었음을 발견하고 궁금해한다. 그런 와중에 대출한 책을 운동장 벤치에 빠트리고 돌아오다 아차 싶어 다.. 2010. 5. 14.
동작그만! 재난대응 훈련 "왜~앵!"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도로에 울려 퍼졌다. '무슨 일이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데 함께 가던 아내도 "이게 무슨 소리야?" 하고 묻는다. "오늘이 며칠이지?" 하고 내가 도리어 아내에게 황당 의문사를 담아 물어본다. 13일. 13일이면 민방위훈련을 하는 날이 아닌데? 조금 더 걸어가니 도로 교차로에 민방위 깃발을 들고 서 있는 통제요원들이 보인다. '이제 민방위훈련을 당겨서 하는가 보다.' 아내에게 민방위훈련에 대해서 설명했다. 아내는 한국에 온지 4년이 넘었어도 아직 한번도 도로에서 이러한 상황을 목격한 적이 없었다. "삑!" 건널목을 들어서려는데 통제요원이 제지한다. 차만 올스톱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동작그만시키는구만. 저기 할아버지는 통제요원의 호갈(호각, 호루라기의 경상.. 2010.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