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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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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3 동작그만! 재난대응 훈련
  2. 2010.05.12 카핑 베토벤, 심오한 철학적 대화
  3. 2010.05.12 심야 삼제(深夜三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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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앵!"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도로에 울려 퍼졌다. '무슨 일이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데 함께 가던 아내도 "이게 무슨 소리야?" 하고 묻는다. "오늘이 며칠이지?" 하고 내가 도리어 아내에게 황당 의문사를 담아 물어본다. 13일. 13일이면 민방위훈련을 하는 날이 아닌데?

조금 더 걸어가니 도로 교차로에 민방위 깃발을 들고 서 있는 통제요원들이 보인다. '이제 민방위훈련을 당겨서 하는가 보다.' 아내에게 민방위훈련에 대해서 설명했다. 아내는 한국에 온지 4년이 넘었어도 아직 한번도 도로에서 이러한 상황을 목격한 적이 없었다.

"삑!"

건널목을 들어서려는데 통제요원이 제지한다. 차만 올스톱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동작그만시키는구만. 저기 할아버지는 통제요원의 호갈(호각, 호루라기의 경상도 사투리)소리에도 생까고(무시하다의 비속어)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있다. 땡볕에 아내와 아내의 친구가 피곤해하자 우리도 그 할아버지처럼 생까고 갈 걸 그랬나 은근히 후회되기도 했다. 다른 곳에선 사람들이 얼마든지 돌아다니고 있지 않은가. 유독 우리가 가는 길에서 이런 일이. 잘못 걸렸다 싶은 생각만 들었다.

15분이나 통제를 하니 차량이 엄청 밀렸다. 게다가 마산 무역자유지역에서 자재나 상품을 싣고 나오는 차량이 많다 보니 꼬리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차들이 시동을 걸기 시작한다. 그런데 아직 통제요원은 깃발을 든 채 도로 한가운데 그대로 서 있다. 아마도 운전자들이 급한 마음에 미리 시동을 걸었을 것이다. 이 바쁜 시각에 차량운행을 못하게 막다니 하고 불만이 많았을 것 같다. 걸어가는 우리도 15분이나 허비하는 것이 아까워 죽겠는데.

회사에 돌아와 오늘 훈련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인터넷을 뒤졌더니 정례화한 민방위훈련이 아니었다.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이란다. 어제 1차로 풍수해 대응훈련을 했고 오늘은 지진과 해일을 대비한 훈련이고, 내일은 도 터널 속에서 화재 등 사고가 발생했을 대 어떻게 하는지 훈련을 한단다. 내일 10시 즈음해서 터널에 들어간 차량운전자들, 다 죽었다.ㅋㅋ

그런데 꼭 필요한 장소에서 재난에 대비한 훈련을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하나 물류운송이 가장 활발한 시각인 오전 10시에 도로를 통제하는 것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 물류는 촌각을 다투는 경우가 많다. 제시간에 자재가 전달되지 않으면 생산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도미노현상까지 일어난다면 그 경제적 손실을 계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역시 15분을 도로에서 꼼짝도 못하고 허비하는 바람에 중요한 서류를 15분 늦게 제출해야만 했다. 운이 나빴다로 해석할 수 없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연 도로에서 모든 움직이는 것들을 단지 '동작그만' 시킨 것이 바람직한 훈련이었을까. 이렇게 훈련하지 않으면 실제상황에서 혼란을 피할 수 없는 것일까. 백번 양보해 생각을 해도 이건 아니다.

적재적소, 좀 더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훈련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다른 연유로 도로가 막히고 시민의 발이 묶이는 것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던 권력기관과 언론들이 어찌 이문제는 너그럽게 보아넘기는지 그것도 희한한 게 요즘 세상인가 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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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떨림은 인간의 영혼에게 얘기를 하는 신의 숨결이야. 음악은 신의 언어야. 우리 음악가들은 인간들 중에서 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 우린 신의 목소리를 들어. 신의 입술을 읽고 우린 신의 자식들이 태어나게 하지. 신을 찬양하는 자식들, 그게 음악가야. 안나 훌츠."

"전 이해가 안 돼요. 선생님. 악장이 어디서 끝나죠?"

"끝은 없어 흘러가는 거야. 시작과 끝에 대한 생각은 그만둬. 이건 자네 애인이 세우는 다리가 아니야. 이건 살아있는 거야. 마치 구름이 모양을 바꾸고 조수가 변하듯이."

"음악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죠?"

"효과는 없어. 자라는 거지. 보라구. 첫 악장이 둘째 악장이 돼. 한 주제가 죽고 새로운 주제가 태어나지. 자네 작품을 봐. 너무 형식에 얽매어 있어. 적절한 형식을 고르는 데 말야. 자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해. 내 귀가 멀기 전까지는 그 소리를 제대로 듣지도 못했어. 자네 귀가 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야."

"제 안의 고요함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말예요."

"그래 그래, 맞아."

"그 고요함이 열쇠야. 주제 사이의 고요함. 그 고요함이 자네를 감싸면 자네 영혼이 노래할 수 있어."

이런한 베토벤과 악보 필사자 안나 훌츠와의 대화는 큰스님과 수행자 간의 대화를 연상케 합니다. 선문답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대화. 이 장면을 보면 베토벤이 철학적 경지가 아주 높은 선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화가든 음악가든 또 문학가든 일정 정도의 철학적 깨달음이 없으면 완성도 높은 작품을 토해내기 쉽지 않다. 자신이 부딪히는 세상의 모든 일에 대해서도 깊은 통찰 없이 건성으로 넘긴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됩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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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내가 없는 방. 술 한 잔 하고자 김치와 계란 프라이를 소줏잔과 함께 위태위태하게 들고 들어와 막내와 게임을 하다. 막내는 30분도 못 버티고 잠들어 버리고 벌써 세 시간째. 그
독한 보드카를 반 병이나 비우고 알딸딸한 기분으로 들어올 때 가져왔던 그대로 접시와 소줏잔을 겹쳐 들고 나갔습니다. 그래도 아직 현관문은 잠그지 않은 채 입니다. 잘 수가 없군요.

#2
어렸을 땐 음악이 귀에 들렸어요. 눈만 감으면 그때 그때 내 기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 들렸지요. 손이 저절로 파도를 치며 몸도 따라서 흔들거려요. 그런데 한 순간 아무것도 들을 수가 없었어요. 욕심이 귀를 막아서 그런가 봐요.


#3
 여러분은 초록이 물결치는 들판에 나가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나요? 어떤 사람은 명곡을 듣고 어떤 사람은 명화를 보지요. 내 감성이 매말랐나봐요. 나는 보리가 한참 익어가는 들판을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어요. 월급날이 아직 멀었는지만 생각하죠.

(취해서 하는 말들이니 그러려니 하고 이해해주세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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