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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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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저산스무산프로젝트]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에 댓글을 달다가 언뜻 떠오른 표현인데 괜찮네. 내가 짓고 내가 평가하고 장구치고 북치고. 뭐 그런 느낌은 있는데 어쨌든 해가 바뀌면서 일출보러 구산면 심리바닷가까지 새벽시간에도 불구하고 부지런을 떨었던 것을 생각하면 일단 시작이 좋다. 


90킬로를 능가하는 몸무게를 이젠 방치할 수 없다는 다짐도 자연스레 등산으로 이어졌다. 올해 꼭 스무개의 산을 탈 것이다. 원래 산을 탈 계획은 작년 12월 초쯤 세웠었다. 아내와 함께 매주 토요일 함께 하기로 하였으나 계획을 세운지 일주일만에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실천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바로 깨달았다.


아내는 계속 일이 생기는 바람에 미뤘고 나역시 미루다가 애초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산은 무조건 혼자 간다. 그렇게 계획을 수정하고 1월 4일 혼자 산을 오르니 오히려 홀가분하고 좋았다. 이런저런 생각도 할 수 있어 괜찮고.


팔용동에서 20번 버스를 타고 천주암에 내렸다. 천주암 정류소에서 등산로로 들어설 때 천주산 등산로 안내도가 보인다. 최근 새로 만든 것 같다. 깔끔하다. 무학산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이 그려져 있다. 몇 년전부터 둘레길 한 번 가보자고 마음만 먹기로 스무번은 더 되었지 싶다.



지도만 보면 정상까지 금방 올라갈 듯하다. 이번에는 올라갔던 길로 내려오지 않은 것이라고 다짐한다.



몇 걸음 오르다 고개를 드니 천주산 동편 봉우리에 세워진 팔각정이 눈에 들어온다. 망원렌즈로 갈아끼워 셔터를 누르니 선명하게 들어온다. 저곳은 아마도 대여섯 번은 갔지 싶다. 천주산 정상까지 힘들다 싶으면 그냥 팔각정에서 만족하곤 했으니.



천주암. 독경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온다. 향을 싼 종이엔 향내가 나듯 독경소리가 공기에 스며들어 가슴에 들어오니 은근히 불심이 생기기도 한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잠깐 합장을 한다.



천주암에서 만남의 광장으로 향하는 등산로. 워낙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다 보니 정비가 잘 되어 있다. 계단으로 오르고 싶은 사람은 계단으로 계단이 싫은 사람은 옆길로 오르면 된다.



지압시설이 끝나는 지점에 전에 없던 이정표가 있다. 둘레길이 조성되고서다. 왼쪽으로 가면 소계동 석불암으로 향하고 오른 쪽으로 가면 굴현고개다. 현위치는 천주암갈림길. 나는 계속 위로 향한다. 자주 걷던 길이라 익숙해 그런지 힘들거나 그렇지는 않다.



너덜겅이 있었네. 이 길을 그렇게도 많이 오르내렸는데 앞만 보고 걸어서 그런지 카메라를 손에 쥐고 걷다 보니 이제야 발견한다. 



약수터도 정비가 되었다. 나무데크를 깔았다. 한동안 비도 오지 않았는데 물줄기가 굵다. 물맛 역시 좋다. 잠시 목을 축이고 걸음을 옮긴다.



만남의 광장까지 300미터, 천주산 정상까지는 1.8킬로 남았다. 전설텔링 현장을 찾아서 취재하면서 느끼고 몸이 익숙해진 바에 따르면 이 정도의 거리는 그리 힘든 길은 아니다.



계단 나무 버팀목이 기울게 박혔다. 안정적이다. 수직으로 박아 무너진 계단을 많이 본 탓에 이렇게 공사한 담당자의 지혜가 엿보인다.



만남의 광장. 달천계곡 쪽에서 올라온 차량이 여러 대 주차되어 있다. 겨울철 잡목제거 작업을 위해 인부들이 타고 올라온 차인 모양이다. 단순 등산 차량은 예까지 올라올 수가 없다. 달천계곡 입구에서 차량 통제를 하기 때문이다.



천주산 정상 가는 길. 역시 잘 정비되어 있다. 정상까지 1.5킬로미터 남았다.



첫고개. 헬기장에 당도하니 멀지 않은 거리에 두번째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가 보인다. 이제부터 길은 편하다. 걸음이 편할 뿐만 아니라 마음도 편하다. 주변 경치도 아주 좋다.



하늘이 시리도록 맑다. 먼데 산들이 선명하다. 구름도 새털같다.



이런 등산로면 얼마든지 걸을 수 있다. 토요일 낮 시간이어서 그런지 등산객들이 제법 많이 오간다.



정상에 있는 쉼터가 머지않았다. 두 번째 헬기장 봉우리에서 천주산 정상의 팔각정을 망원렌즈로 당겨봤다. 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정상에 올라서지 않아도 주변 경관이 좋다. 남쪽으로 돝섬이 보인다.



그리고 마창대교.



돝섬에서 약간 시야를 당겨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팔용산이 보이고 산봉우리 사이로 봉암수원지도 보인다.



북동 방향 멀리 주남저수지가 있다.



정상을 향해 걷다 보면 북면이 훤히 보인다. 올초까지만 해도 살던 집이 보인다. 아니... 집은 보이지 않는다. 집을 산 사람이 건물을 밀고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8개월 만에 처음 본다. 집은 사라졌지만 저 동네에서 10년을 살았으니 다시 보는 감회가 묘하다.



정상이다. 앞으로 몇 걸음. 정말 날씨 좋다.



정상이어서 그런지 이리 저리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복잡하다.



해발 638.8미터. 이 바위 머리까지의 높이일 것이다. 천주산 정상 봉우리 이름은 용지봉이다. 용 용자에 못 지를 쓴다. 여기에 무슨 연못이 있다고.



정상에서 360도 빙 둘러 본다. 창원대로가 불모산 쪽으로 길게 뻗었다.



바로 앞에 안산이 있고 그 너머로 내서 아파트단지의 아파트들이 조금 눈에 들어온다. 겹겹이 산맥들이 이어져 있고 새하얀 구름이 파란 하늘에 색칠을 한듯 하다. 한폭의 풍경화다.



마산 도심이다. 햇빛에 반사된 바다가 유난히 반짝인다.



창원도심. 저 많은 집들... 빽빽한 삶이 있는 동네다.



거가대교. 대죽도에서 저도로 이어지는 다리다.  오른쪽 저도에선 또 거제도로 이어지는 다리가 살짝 보인다.



날이 맑아 그런지 멀리 지리산이 선명하다.



하산길. 되돌아보니 구름이 억새풀, 소나무, 돌탑 등과 어울려 보기 좋다. 까마귀의 날갯짓도 힘차다.



하산 시작길에 돌탑이 있다. 



산 허리에 둘레길이 보인다. 올해 안에 꼭 걸어봐야지.



진달래 꽃눈이 움트기 시작했다.



합성동 제2금강산으로 가는 길과 소계체육공원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났다.



소계동 계곡길로 내려오다 보면 폭포를 볼 수 있다. 가물어서 물이 그렇게 많이 흐르지는 않지만 그동안의 추위에 길게 고드름이 맺혔다.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녹은 얼음들이 뭉터기로 떨어지기도 한다.



소계동 등산로 입구 큰 돌탑이 여러 개 있다. 체육시설도 제법 많다.



여기까지 운동하러 와서 몸을 풀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석불사. 이 골짜기 이름이 법당골인 게 이 절 때문일 수도 있겠다.



소계체육공원 위에 에어건이 설체되어 있다. 등산화를 털고 이번 등산을 마무리했다. 남해고속도로 굴다리 앞 누비자 터미널에서 자건거 하나를 뽑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전 10시 반에 출발하여 오후 3시 반에 내려왔으니 총 5시간 걸렸다. 정상에서 체류한 시간이 1시간 넘었으니 총 3시간 30분에서 4시간 정도 잡으면 되겠다.


첫 프로젝트는 이렇게 가뿐하게 마무리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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