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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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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장군(송기숙 지음·시대의 창) = 너무나 잘 알려진 소설 송기숙의 '녹두장군'이 14년 만에 손질돼 다시 나왔다. 이 소설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갑오농민전쟁을 다룬 몇 개 안되는 작품 중에서 가장 뛰어난 대작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출판사는 이 12권의 소설집을 내면서 촛불집회와 관련해 현재 우리 시대의 화두를 제시했다. "우리 삶의 토대와 살아가는 모습의 실상은 전혀 바뀌지 않았으며, 우리 손으로 뽑은 위정자들이 민중의 뜻을 대변하지 않을 때, 언제든지 들고 일어날 수 있다."

녹두장군 전봉준이 1894년 전라도 고부 군수 조병갑의 수탈에 못 이겨 농민 혁명을 일으킨 배경과 과정, 결과를 걸쩍지근한 전라도 사투리로 담아냈다. 또한 전라도 곳곳의 풍경과 자연이 작품 속에 세밀하게 그려졌다. 권당 400쪽 내외의 책 12권이면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수시로 등장하는 민중의 거친 목소리와 이야기의 빠른 전개는 읽는 이로 하여금 결코 지겹지 않게 한다.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녹두장군>과 함께 더위를 잊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각권 1만 800원. 세트 12만 9600원.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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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자연의 품으로, 이따금 사람의 흔적을 찾아>
김연옥 지음/도서출판 선

“여기서부터 시작이라는 것인가// 내리꽂히는 황홀감에 길들여져 왔으나/ 물이 뛰어내린 자리에 발 담그며 환호했으나.(함순례의 ‘폭포’ 일부)” 지은이 김연옥은 밀양 억산 석골폭포 앞에서 함순례의 시를 읊으며 이렇게 황홀경에 빠진다.
이 책은 여행기다. 그저 여행지를 소개하는 데 그친 여행기가 아니라 시인 천상병이 ‘귀천’하면서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하고 노래했듯 자연의 품속으로, 사람의 흔적을 찾아 여행하면서 느낀 감정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수필에 가깝다.
김연옥은 마산 사람이다. 마산제일여중 선생님이다. 그래서 그이의 여행기는 마산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이의 여행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때론 친구들과, 때론 산악회원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떠난다. 그래서인지 글 속에는 사람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무척산 천지못으로 갈 땐 ‘나이가 지긋해도 나를 친구처럼 대하는’ 김호부 선생님과 마산에서 출발해 김해에 사는 조수미 씨를 만나 함께 산에 오른다. 자연에 들어가면 또 자연에 흠뻑 빠져 솔직한 감정을 묘사하는 데 주저치 않는다.
책을 읽다 보면 지은이는 여행 아마추어인 듯하면서도 산과 사찰 등에 해박한 지식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산에 얽힌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가 되고 그것이 다시 산의 이야기가 되는 듯하다. 그리고 지은이에게서 산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양산 천성산을 오르며 지율스님을 생각하고, 합천과 산청 경계에 있는 황매산을 오르며 이 세상 소풍 끝낸 ‘철부지’ 남기용 선생을 떠올린다.
이 책은 1부 산행, 2부 국내 여행, 3부 역사 기행, 4부 외국 여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선 마산 무학산을 시작으로 황매산, 지리산 피아골, 소백산 비로봉, 남덕유산, 조계산 등 22개의 이야기로 꾸몄고, 2부 국내 여행에선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 남해 가천 다랭이마을, 순천 낙안읍성 등에 다녀온 이야기를 실었다. 또 3부 역사 기행에선 신라 불교미술의 보고인 경주 남산, 월출산 도갑사와 무위사, 구례 연곡사와 화엄사 등을 다니며 느낀 역사의 향기를 담았다. 4부는 어학체험연수 등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 나갔다가 다녀본 국외 여행기다.
지은이는 “진솔하고 소박한 사람이 그리워지면 깔깔한 일상의 자리를 털고 일어나 여행을 떠나라”고 권한다. “이따금 마음의 잔잔한 떨림으로 길을 나서는 여행의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습관처럼 되풀이되는 단조로운 일상도 새롭게 받아들이며 잘 버텨 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244쪽. 1만 원.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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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걸까요. 나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직업은 숭고하다' '귀한 직업 따로 있고 천한 직업 따로 있느냐' 하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온 터라 아직도 막연히 '모든 노동은 저 나름대로 의미가 있으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학생인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아이들에게 내 생각을 이야기하지만 이 말을 덧붙입니다. "어떤 직업이든 귀천은 없지만 우리나라에 사는 많은 사람은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한다."

13%가 넘는 최저임금 노동자

얼마 전에 노동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 그리고 공익위원들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우리나라 최저임금을 시간당 400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하루 8시간 일하면 3만 2000원이 되고 주5일 사업장에서 한 달 동안 일하면 83만 6000원을 법니다. 내년부터 적용되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임금이 오른다니 좋아할 노동자도 없진 않겠죠.

그런데 이 때문에 오히려 곤욕을 치를 노동자도 있을 겁니다. 지난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장을 잃어야 했던 아파트 경비 업무 노동자들처럼 말입니다. 사용자는 될 수 있으면 싼값에 노동력을 이용하려고 하고 노동자는 조금이라도 품삯을 더 받으려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죠.

문제는 그 돈을 받고 생활이 가능하냐는 것이라고 봅니다. 최저임금의 기준은 여기에서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타결된 최저임금은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6.1% 올랐습니다. 2000년 들어 최저 인상폭입니다. 사용자 측이 동결을 내세운 데 비하면 큰 소득이라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용자 측은 한 시간에 얼마의 돈을 가져가는지 알 수는 없지만 377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는 것에도 그렇게 난색을 드러냈다니 사업이 많이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한 일입니다. 한 달에 80만 원도 못 받아 아이들 사교육은 물론이고 반찬도 제대로 챙겨 먹기 쉽지 않은 사람이 있는 반면 같은 계열의 직장에 있으면서도 백만 원이 넘는 아이 사교육에 골프까지 치러 다니는 사람이 있으니 정말 사업이 어려워 그런 건지 아리송할 때가 잦습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체 노동자의 13.1%가 혜택을 받게 되었다고 홍보합니다. 역으로 노동자 13%가 최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방증입니다. 최저임금 노동자가 월 80만 원을 받는다고 합시다. 이 월급의 3배인 240만 원 정도 받는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될까요.

최고임금 상한제라도 도입해야

4배인 320만 원 받는 사람은. 5배인 400만 원 받는 사람은…. 월 1000만 원을 받는 사람도 우리나라에 수두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월 1000만 원 받는 사람은 얼마나 잘났기에 그렇게 많이 받고 월 80만 원도 못 받는 사람은 얼마나 못났기에 그것밖에 받지 못하는 걸까요. 정말 고액 임금을 받는 사람은 그만큼 일을 많이 해서 그렇고 저액 임금 노동자는 그만큼 일을 안 해서 조금밖에 받지 못하는 걸까요.

나는 한마디로 우리나라 임금구조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직장엔 군대처럼 계급이 있고 그 계급에 따라 임금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또 직업별로도 격차가 너무 심합니다. 이 현상은 바로 직업에, 노동에 귀천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정부에서, 기득권층에서 교과서를 통해, 언론을 통해 '직업엔 귀천이 없다'고 떠들어봤자 실상이 그렇지 않은 걸 어찌합니까.

차라리 이러이러한 직업은 귀한 것이니 돈 많은 사람이 택하고 또 저러저러한 직업은 천한 것이니 돈 없고 무식한 무지렁이나 가서 일하라고 하는 것이 솔직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나라에서 농사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농부는 극히 드뭅니다. 아무리 일을 해도 돈을 벌기는커녕 가난을 대물림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동네 가게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부모도 없습니다. 무시당하고 구질구질하게 살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녀가 직장을 선택하는 데에도 공장 노동자가 되길 바라는 부모는 아마 별로 없을 겁니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더라도 그 일이 힘들고 대접받지 못하는 직장이라면 자녀가 먼저 피하려 합니다.

그렇게 양극화가 우려된다면 최고임금 상한제라도 도입해 더는 심화하지 않게 막아야겠다는 의지를 왜 보이지 않는지 의문입니다. 국회의원부터 세비 올릴 생각 말고 최저임금 더 올릴 생각을 해야 나라가 바로 설 것입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걸 누가 보여줄 수 있을까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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