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89)
돌이끼의 작은생각 (110)
돌이끼의 문화읽기 (470)
다문화·건강가족 얘기 (20)
경남민속·전통 (14)
경남전설텔링 (74)
미디어 웜홀 (142)
돌이끼의 영화관람 (21)
눈에 띄는 한마디 (8)
이책 읽어보세요 (76)
여기저기 다녀보니 (92)
직사각형 속 세상 (92)
지게차 도전기 (24)
지게차 취업 후기 (13)
헤르테 몽골 (35)
돌이끼의 육아일기 (57)
몽골줌마 한국생활 (15)
국궁(활쏘기)수련기 (16)
Total
Today
Yesterday
04-20 18:18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90년 6월 마산지역에서 발행하던 신문에 난 영화포스트를 모았다. 낯익은 얼굴들... 유명 배우들의 햇병아리 시절 모습을 보니 '세월유수'.

남부군, 죽는자를 위한 기도, 끌로드 부인, 죽은 시인의 사회, 마유미, 장군의 아들, 남자시장, 묘탐쌍웅, 쫄병수첩2, 재전강호, 여전사... 흠, 이중에서 아직도 기억에 있는 영화는 남부군, 죽은시인의 사회, 장군의 아들.. 쫄병수첩은 포스터를 보니 아 이런 영화도 있었지 싶고 다른 영화는 금시초문이다. 마유미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던졌지만 영화로 만들어졌는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남부군의 주인공은 안성기다. 아마도 러닝타임이 2시간을 넘었지 싶다. 지리산을 배경으로 빨치산과 토벌군의 긴박한 전쟁과 배고픔과 극한 상황 속에서 버티어나가는 빨치산들의 심리를 잘 다루었던 것 같다. 어느 극장에서 봤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강한 인상을 받았던 영화임에 틀림없다. 주인공 안성기의 연기도 연기지만 아마 이때 데뷔하지 않았나 싶은데 임창정의 짧은 연기도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어린 빨치산이었지 싶다. 포스트를 보니 이혜영, 최진실, 최민수, 트위스트김, 독고영재, 강태기, 조형기 등 제법 알려진 사람들이 있는데 기억 속에는 아무도 등장하지 않으니... 다시 한 번 비디오라도 빌려서 봐야겠다. 부림동 연흥극장에서 한다는 포스터다. 포스터에 보니 연흥극장을 '마산에 문화의 공간 탄생'이라고 적혀있는데 아마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일 것 같다.
 
두번째 포스터에 있는 영화는 '죽는자를 위한 기도'인데 도저히 기억이 안 난다. 영화뿐만 아니라 은하극장이라는 게 있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다. 마산역 앞 현대자동차 맞은편이라고 장소 안내가 되어 있는데 이 장소라면 지금 하이마트가 있는 곳? 포스터에 나타난 약도를 보니 생각난다. 옛날 국일관 있던 자리다. 지금은 별 볼일없는 건물로 이 시기에 개업한 모양이다. 은하극장의 김구태라는 사람이, 아마 대표이지 싶은데 인사말씀을 신문광고로 냈다.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본다.
 
"근계시하(槿啓時下) 초하지절(初夏之節)에 존체금안(尊體錦安)하심을 앙축(仰祝)하나이다. (이후 한자 생략... 변환하려니 너무 귀찮아서리...) 평소 여러분의 후원에 힘입어 시내 동곡극장을 경영해 본 경험을 바타응로 미약하나마 지방문화 편달에 창달에 일조를 하겠다는 신념으로 이번에 다시 은하극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공사다망하신 중에라도 개업식에 자리하시어 많은 격려와 지도편달 있으시길 바랍니다. 1990년 6월.
 
그리고 그 옆의 영화는 끌로드 부인이다. 마산 창동 불종거리에 있는 명보극장과 합성동 시외버스주차장 앞에 있는 동보극장에서 동시에 상영했다. 내 기억에 이 두 극장은 항상 같은 영화를 상영했던 것으로 남아있다. 이런 짝짝이 극장들이 몇 개 있었는데 확실하게 기억나는 곳이 퍼떡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죽은시인의 사회'. 유명한 영화다. 아직도 TV나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명작이다. 16일 개봉이라고 나와있는데 3.15회관에서 했구나. 이 당시만 하더라도 3.15회관은 참 잘나갔다. 수시로 영화도 오르고. 회관 앞에 주차도 할 수 있어서 차 가지고 온 사람에겐 다른 극장보다 편리했지 싶다. 극장 간판도 다른 극장에 비해 컸던 것 같다. 이 당시 건물 규모가 비교적 컸던 극장은 3.15회관을 비롯해 시민극장, 중앙극장, 강남극장 쯤이지 싶다.
 
'마유미', 시민극장에서 했구나. 월북인지 납북인지 어쨌든 북에 갔다가 한동안 예술활동을 하다 유럽 어디선가에서 한국대사관으로 탈출한 신상옥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김현희라는 여인이 칼 항공기를 공중폭파시켜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건을 소재로 은근히 북조선의 만행(?)을 고발한 작품이다. 북에서 갓 탈출한 영화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순수성에 의심이 가기도 하고 묘한 늬앙스가 풍겨지기도 한다.
 
그 다음 포스터는 '장군의 아들'이다. 박상민을 일약 스타로 만든 영화다. 거장이라는 임권택 감독이 만든 만큼 인지도도 높았던 것 같다. 그런데 박상민의 애띤 모습이 정치깡패 김두한의 모습과는 영 딴판이어서 현실성은 좀 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강남극장에서 했다. 부림시장 바로 위에 있었던 강남극장, 90년대 중반 영화관글이 줄줄이 문을 닫을 때 그래도 내부수리까지 하며 버텼었더랬는데 결국 멀티플렉스라는 복합영화관의 대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으니 마산 영화 역사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 셈이겠다.
 
그 다음 포스터는 '남자시장'? 이런 영화도 있었나? 최민수가 주연으로 되어 있는데 극중에서 아마 '제비' 역할을 맡은 모양이다. "사모님, 제비 한 마리 키우시죠?" 동아극장에서 상영했네. 강남극장, 마산시외버스터미널 옆의 태화극장과 함께 주인이 같다. 동아극장은 어시장 앞 사거리에 있었는데 그곳에서 임청하(린칭샤) 이연걸 주연의 '동방불패'를 연달아 세 번을 내리본 기억이 있다.
 
그 다음 피카디리와 제네바극장에서 묘탐쌍웅을 했고, 피카디리는 처음에 피카다리인 줄 착각해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중앙극장에서 한 쫄병수첩2. 당시 TV에서는 쓰리랑 부부의 김한국과 메기병장 이상운이 나왔던 '동작그만'이라는 코미디 프로가 인기절정이었다. 쫄병수첩에 메기병장 이상운이 나오는 것을 보니 동작그만이라는 프로의 영향을 받아 제작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재전강호를 상영했던 동곡극장과 경동극장, 여전사를 상영한 코이라극장과 스카라극장. 이들 극장은 객석 200개 정도에 지나지 않는 소규모 극장이었다. 이외에 창원에는 정우극장이 있었으며 39사 맞은 편에 이본동시 상영을 주로 하던 한성극장이 있었다. 이들 극장 중에 지금 남아 있는 곳이 하나도 없으니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2008/04/08 - [미디어 웜홀/옛날에 무슨 일이?] - 남부군 최진실을 찾아서...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