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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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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사또(초등 중/서정오 글·김성민 그림) =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 시리즈 네 번째 책, 여름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옛이야기 말고 백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재미나는 이야기 '돌이 된 며느리' '벌거숭이가 된 양반' 등 30편이 담겼다. 보리. 212쪽. 1만 3000원.

◇여섯번째 손가락(초등 중/조소정 글·신외근 그림) =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없으면 하루도 견디기 힘든 디시털 시대를 사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동시집. 생활 속에서 자연친화적 삶의 소통을 꾀하면서 입시교육의 문제점, 이웃과의 사랑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펼쳐보이고 있다. 청개구리, 160쪽. 8000원.

◇아침나라 이야기(초등 중/이경애 글·박원홍 그림) = 삼국유사에 실린 이야기 중에서 어린이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골라 읽기 쉽게 '시'로 쓴 책이다. 동화를 시의 형식에 맞춰 쓴 이 책은 의성어와 의태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리듬감이 있어 경쾌한 느낌을 준다. 청개구리. 208쪽. 9000원.

◇세계의 모든 집 이야기(초등 고/오리비에 미뇽 글·로렐리 르누아르 그림·이효숙 옮김) = 선사시대부터 르네상스,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세계의 집 역사를 다룬 책이다. 나라마다 땅의 여건, 기후, 집짓기 기술에 따라 다른 집의 모습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상수리. 96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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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의 지명 전설(이홍숙 지음/김해문화원) = 세계 어느 나라, 국내 어느 지역의 이름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땅의 이름에는 그에 걸맞은 사연이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특히 김해처럼 가야시대 이후 역사의 중심이 된 도시의 지명은 더욱 그러하다.

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이홍숙 교수는 김해 지명을 연구하면서 한국의 서사문학의 핵심적 코드가 지명이란 것을 발견했다. 이 책은 이 교수가 신화시대의 인식이 언어로 고정되면서 지명이 형성되었고 또 그 지명에 얽힌 전설이 '말'에서 비롯된 것임을 규명한 책이다.

지명의 유래를 한자의 뜻으로만 추측하면 큰코다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유래를 발견하기도 하고 그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은 역사 고도 김해를 더욱 관심 갖게 한다. 507쪽.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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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본보에 '찾아가는 부모교육-코칭대화법'이 실렸습니다. 이 글을 예사로 보시고 넘기신 분도 있겠지만 나는 아주 절실한 마음으로 보았답니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벌써 몇 달 전부터 우리 집은 그야말로 전쟁터였습니다. 특기는 말 안 듣기, 취미는 말썽 피우기, 습관은 매를 맞을 때에만 '잘못했다' 말하는 거였습니다.

해답 없는 '아이와의 전쟁'

 학교에서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성적은 꼴등 아닌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수업시간에 엉뚱한 생각이나 하고 장난치고…, 떠들다가 선생님에게 걸려 몇 번이나 밖에 나가서 손들고 서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자랑삼아 하는 태도에 더 어처구니가 없긴 하지만요.

 때론 좋게 타이르고 때론 험악하게 화를 내며 매를 들어보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정말 후회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별별 방법을 다 생각했습니다. 아침에 참고서를 가져오라고 해서는 그날 공부할 분량을 쪽수에 동그라미를 쳐줍니다. 그리고 아빠가 밤에 퇴근했을 때 할머니, 어머니 말씀 잘 들었다는 얘기가 들리면 별 스티커를 붙이는데 30개가 되면 원하는 '닌텐도'를 사준다고 약속까지 했습니다. 길어야 이틀입니다.

  사흘째가 되면 공부하기 싫어서 아이는 "닌텐도 포기할래요"합니다. 그렇게 말해놓고도 며칠 지나지 않아 닌텐도 갖고 싶다고 성홥니다. 그러면 또 약속이 이루어집니다. 똑같은 조건을 내세웁니다. 또 이틀이면 모든 게 무효가 됩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아이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어른은 또 어른대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지요. 그거 순전히 헛소리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아이와의 전쟁'이 극에 치달았을 때, 아이도 궁지에 몰린 쥐가 되고 아빠 역시 악마의 화신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설득도 소용없고 회초리 역시 일시적일 뿐 장기적으로 아이를 바로잡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잘하면 칭찬을 하기로 했습니다. 공부는 안 하더라도 막내하고 잘 놀면 "우리 아들은 동생을 참 잘 보는구나"하고 칭찬하고, 자기가 막 어질러 놓은 책가방, 책, 연필, 유희왕 카드와 쓰레기 같은 잡동사니를 치우라고 했을 때 마지못해 정리했을 때에도 "역시 우리 아들 말도 잘 듣고 정리도 잘하네"하며 온 가족이 보는 앞에서 추켜세웠습니다.

 그런데 그게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이라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칭찬을 해주면 저도 뭔가 변화를 보여야 할 텐데 말썽 피우는 일도 그대로, 공부하기 싫어 짜증 내는 일도 그대로, TV 역시 제가 보고 싶은 것을 고집하는 일도 그대로였습니다. 하는 수없이 다시 야단도 쳐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고 보니 모든 게 '처음 제자리'가 되었습니다. 이건 해답 없는 방정식 풀이에 매몰돼 스트레스를 자초하며 밤을 새우는 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서 제 마음대로 하게 방목하라는 충고를 듣기 했지만 4대가 함께 사는 집안의 상황이 그걸 가능하게 할 것 같진 않았습니다. '내 아이 똑똑하게 기르기' '아이 성격 부모하기 나름' 뭐 이런 종류의 책도 읽으며 해법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마음먹기보다 실천이 중요

 그런데 지금, 아이와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불과 나흘밖에 되진 않았지만 아이와 휴전 이상의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목욕탕에 갔을 때 아이가 찬물에서 실컷 놀아도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들어가서 수영하며 놉니다. 유희왕 카드에 대해 뭐는 어떻고 또 뭐는 어떤 능력이 있다는 둥 이해 안 되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아도 다 듣습니다. "그 내용을 일기장에 써주면 이해하겠는데" 했더니 그림까지 그려가며 상세히 적어 보여주더군요. 글씨도 아주 예쁘게 해서 말입니다.

 아이가 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하려고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지난주 창원시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마련한 '2기 아버지교육 심화과정'을 들으면서 이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를 변하게 하려 말고 내가 변하자.' 이런 결심을 실천하게 한 계기가 '아버지 교육'이었습니다.

  다른 아버지들과 대화하면서 내 아이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 스스로 세뇌하다 보니 어지간한 아이의 말썽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혹시 아이와 갈등 중인 부모님이 있으면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시길 권합니다. 교육을 받은 후엔 신문에 난 작은 기사도 예전과 다른 크기로 다가옵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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