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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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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굴산 바람덤에서 내려다본 내조마을 모습.멀리 첩첩산맥과 눈높이로 떠있는 뭉게구름이 자연의 오묘함을 느끼게한다.



따라붙는 파리떼·비 헤치며 정상에…남편과 막걸리 한잔에 피로 씻은듯 
 
◇스토커 같이 따라붙는 파리 = 창녕 화왕산도 그랬고 김해 무척산도 힘들었지만 오르는 재미라도 있었는데 의령 자굴산은 짜증과 귀찮음의 산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비도 오락가락하는 데다 작은 파리들이 너무 많이 우리를 따라다녔기 때문입니다.

지난 토요일 오전 11시 남편과 나는 의령 내조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날도 역시 아이를 떼어놓느라 애먹었습니다. 지난번처럼 아이의 관심을 딴 데 두게 한 후 무사히 대문 밖으로까지 탈출하기엔 성공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를 찾더랍니다.

고통 끝에 온 즐거움(苦盡甘來)

오늘 등산은 포기할까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산을 오르기로 먹었던 마음을 이 때문에 포기한다면 다음에도 얼마든지 포기하기 쉬워질 것 같아서 단단히 마음을 먹었습니다.

A코스에서 B코스로 내려오는 산행을 택했습니다. 처음 등산로 입구로 들어섰을 때 산길의 색깔이 다른 산과 달리 빨간색을 띠고 있습니다. 또 돌보다 흙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냥 색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귓등에서 '윙~'하고 모깃소리가 들렸습니다.

모기라 하면 우리 부부는 기겁합니다. 우리가 물리는 것도 겁나지만 두 돌도 안 된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생활 습관 때문입니다. 아무리 깊은 잠에 빠진 상태라도 모깃소리만 들리면 전쟁준비를 해왔으니까요.

'윙' 소리의 주인공은 파리였습니다. 그런데 이놈의 파리가 거의 정상까지 올라가는 동안 내내 우리를 따라다니며 괴롭혔습니다. 숲도 우거진 데다 등산로의 습도가 좀 높아서 그런 것일까요.
   
◇아이가 운다는 시어머니의 전화 = 이번 역시 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둘 다 땀을 뻘뻘 흘리며 '그만 돌아가자'하는 소리를 습관처럼 내뱉었습니다. 더욱 돌아가고 싶게 만든 환경은 또 있었습니다. 시어머니의 전화였습니다. "너거 아 너무 울어 사서 안 되겄다. 비도 많이 오고 하니까 빨리 돌아온나."

전화를 받았을 때 자굴산에선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아이 우는소리도 들리고 하니까 그냥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이까지 왔는데 안 된다'며 버텼습니다. 남편이 전화를 달라더니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바깥에 풀장 만들어 아이들 놀라 카이소!" 남편의 방법이 통했나 봅니다. 한참 올라간 후에 다시 전화를 했더니 아이가 안 울고 잘 논다고 합니다.

아마 한 시간 반쯤 올랐을 때 우리는 돌무덤을 만났습니다. '김씨 석분'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한국엔 돌무덤이 많지 않다고 남편이 말합니다. 몽골엔 돌무덤이 많습니다. 아마도 흙무덤이나 돌무덤의 숫자가 비슷할 겁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불에 태워 장사를 지내는 화장을 많이 한다면서요. 몽골엔 부자 아니면 화장을 못합니다.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요. 이런 부분에선 한국과 몽골이 반대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와 이모가 묻힌 묘도 돌무덤인데…, 아, 엄마!

비가 내렸다 말았다 합니다. 몇 번이고 되돌아갈까 갈등이 생겼는데 번번이 남편의 반대에 부딪혀 계속 올라갔습니다. 지겹게 따라붙는 파리들을 따돌렸다 싶을 때 쉼터를 만났습니다. 절터 샘 옆에 있었는데 지금까지 등산한 것을 합쳐 이번만큼 반가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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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굴산 바람덤. 바위와 나무와 구름이 멋진 구도를 이룬다.

◇산을 삼키며 내려오는 구름에 놀라 = 조금 쉬고 있는데 산 위에서 구름이 영화에서 본 악마의 그림자처럼 산을 삼키며 내려왔습니다. 너무 겁이 나서 남편보고 돌아가자고 했는데 '저 구름 지나가면 날씨 맑아진다'며 남편은 느긋했습니다. 비가 막 쏟아졌습니다. 한편으론 걸어가고 있을 때 이 비를 만났다면 어찌 될 뻔했을까 생각하니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그치고 우리는 서둘러 산을 올랐습니다. 너무 오래 걸리면 아이가 또 엄마 찾아 울 것 같아서 불안해서였습니다. 얼마 가지 않았는데 멋진 풍경을 만났습니다. '바람덤'입니다. 무슨 말인가 몰라 남편에게 물어보니 '바람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맞나요?

어쨌든 이곳의 경치는 정말 황홀할 정도입니다. 오른쪽으로 뱀처럼 기어올라오는 길도 보입니다. 바위 위에서 뿌리를 내린 나무와 풀들, 그리고 먼 하늘에 솜사탕처럼 뭉쳐 있는 뭉게구름…. 겹겹이 펼쳐진 산들의 모습에 넋을 잃고 바라본 것도 잠시, 진한 구름이 바람을 타고 몰려옵니다.

◇고진감래 느끼게 한 정상의 풍경 = 우리는 멋진 경치를 카메라에 몇 장 담고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얼마 가지 않았는데 정상입니다.

아, 그사이 파리가 잠시 우리를 괴롭히더니 정상에선 어디로 도망을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정상의 경치는 그동안의 괴로움을 말끔히 씻어 줍니다.

사방 빙 둘러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남편은 이러한 것을 '고진감래'라고 한답니다.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온다'는 뜻이랍니다. 비도 만나고 모기에게 물리기도 하고 파리를 쫓느라 오르막 내내 고생을 했는데 이런 멋진 장면을 만나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남편이 배낭에서 막걸리를 꺼냈습니다. 얼음이 든 병에 넣어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셨는데 그렇게 꿀맛일 수 없습니다. 남편이 지리산 꼭대기에서 막걸리를 마신 추억을 아직도 기억한다고 했는데 나도 자굴산 정상에서 마신 막걸리 추억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7시간 만에 내조마을 출발지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전화를 걸어보니 아이가 놀다가 울다가 이제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계속 등산하러 다녀야 할지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후렐마(창원시 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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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새 책


◇대한민국 걷어차기(사회과학/한승동 지음) =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이는 강대국들의 패권전략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동아시아 전체를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책. 이 책에서 저자는 동아시아 관계에서 종속 변수일 수밖에 없는 한국이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돌파구는 북과 손을 잡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교양인. 368쪽. 1만 6000원.

◇통계가 전하는 거짓말(사회과학/정남구 지음) = 날마다 신문과 방송에서 보여주는 통계기사들. 통계는 어떤 사항의 핵심을 이해하기 쉽게 증명하는 것이어서 유용한 도구다. 그리고 이 통계를 사람들은 과학적이라고 믿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목적을 가지고 통계의 결과를 호도하는 경우엔 어떻게 될까. 이 책은 우리가 '숫자'의 놀음에 어떻게 속고 사는지 보여준다. 시대의창. 252쪽. 1만 3500원.

◇퇴곡리 반딧불이(비소설/유소림 지음) = 이 책은 시인 유소림이 강원도 강릉 퇴곡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쓴 글을 모은 것으로 주로 '녹색평론'과 '내일신문'에 발표했던 것이다. 좌익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수월치 않은 가정사도 엿볼 수 있고 인간의 도리, 잃어버렸던 순수의 갈망 등을 느낄 수 있다. 녹색평론사. 272쪽. 1만 1000원.

◇굴러라 유럽(여행/박범진, 최진희 지음) = 이 책은 유럽 여행을 위한 정보 집약서다. 방대한 자료를 한권에 압축해놓은 듯하다. 유럽을 자동차로 여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루트, 사건과 사고, 나라별 드라이브코스 등 필수 정보를 담았다. 유럽 300여 곳을 소개한 도시여행 가이드다. 영혼의주방. 736쪽. 2만 2000원.

◇역사,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이 책은 한국의 역사교육을 외국의 이론이나 최신 학설에 의해서가 아니라 교육현장의 다양한 사례와 경험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경험을 이론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역사교육에 관한 교사들의 솔직하고 생생한 고민과 목소리가 담겼다. 휴머니스트. 464쪽. 2만 원.

◇촛불이 민주주의다(사회과학/박원석, 이종구, 이병천, 정대화, 조희연 등 지음) = 촛불집회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직접민주주의 모습인가? 아니면 정당과 제도정치, 대의민주주의의 위기와 한계를 드러낸 불안정한 모습인가? 촛불과 한국사회에 대한 우리 사회 대표적 진보지식인 20명의 성찰을 실었다. 해피스토리. 264쪽. 1만 1000원.

◇살아 있는 민주주의(사회과학/프란시스 무어 라페 지음·우석영 옮김) = 지은이 라페는 젊은 시절 세계에 식량이 남아도는 데도 굶주리는 사람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부조리를 깨달은 뒤 줄곧 '풍요로운 세계의 빈곤과 굶주림'에 관해 연구했다. 이 책은 '권력의 집중'과 '시장의 자유'가 민주주의를 위기로 내몰고 있는 현실에서 깨버려야 할 잘못된 고정관념을 확인하고 학습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후. 272쪽. 1만 3500원.

◇살기를 탐하고 죽기를 두려워하며(역사/윤용철 지음) = '조선을 움직인 23인 그 진실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조선왕조실록>의 '졸기'를 근거로 집필된 책. 졸기란 한 인물이 사망했을 때 사관이 그의 출생부터 성장과정, 학문, 벼슬, 인간성, 업적, 그리고 저서와 후손 등의 내용을 소상히 기록한 것을 말한다. 실록에는 2125명이 실려 있으나 이 책엔 그 중 조선시대 중요한 역할을 한 23인에 대해 다뤘다. 말글빛냄. 310쪽. 1만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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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덕,양귀비,이사도라 덩컨


세계를 움직인 미녀들의 신화김남석 지음 l 우리책

양귀비에서 이사도라 덩컨·윤심덕까지 잘나가던 동서양 여성 21명의 슬픈 최후
 
 
"미국 공연 실패 이후 그녀에게 불행이 겹쳤다. 그녀의 마지막 남편이자 애인이었던 에세닌이 자살한 것이다. 이사도라 또한 운명의 장난인지 프랑스 니스에서 자동차를 몰고 가다가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는다. 어이없게도 목에 두른 스카프가 풀어져 자동차 바퀴에 감기는 바람에 목뼈가 부러져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둔 것이다."

격식과 형식을 거부한 현대무용의 선구자 이사도라 덩컨의 최후는 어이없는 슬픔을 사람들에게 안겨준다.

<세계를 움직인 미녀들의 신화>에는 21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흔히 하는 말로 '잘나가는 여성들의 슬픈 최후'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은이는 책에 소개된 여인들을 4개의 주제별로 나누어 묶었다. 1부 불타는 사랑 재가 되어 예술로 남고, 2부 마성의 육체 뒤에 남은 슬픔, 3부 사랑은 전설이 되어, 4부 죽음보다 강한 사랑이다.

1부에는 앞에 소개된 이사도라 덩컨 외에도 화장품과 의류계의 명품 '샤넬'을 탄생시킨 코코 샤넬, 그리고 사랑에 살고 노래에 산 샹송의 여왕 에디트 피아프, 금세기 최고의 프리마돈나 마리아 칼라스, 고독한 영혼의 천재작가 프랑소와즈 사강, 채털리 부인의 화신 프리다의 화려했지만 결코 행복하지 못했던 삶을 그렸다.

또 2부에선 '전갈'이라 불린 전설적인 배우 마리네 디트리히와 유럽 최고의 섹스 심벌 브리지트 바르도, 사랑과 정열의 화신 카트리느 드뇌브, 세계 최고의 부나비 엘리자베스 테일러, 자존심 강한 세기의 스타 비비안 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부신 마성의 육체파 마릴린 먼로의 영화 같은 삶을 담았다.

3부에선 당나라 수왕의 아내로 있다가 시아버지인 황제 현종의 아내가 되어 파란만장한 삶을 산 양옥환, 즉 양귀비의 이야기와 스크린의 여왕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다 모나코 황태자의 비가 되면서 과감하게 배우생활을 접은 현대판 신데렐라 그레이스 켈리, 비운의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 영국 황태자와의 불륜으로 결국 왕관까지 포기하게 만든 미국인 유부녀 심프슨 부인, 아버지 없이 태어나 거리의 부나비로 살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부인이 된 여인, 'Don't cry for me Argentina'로 유명한 에바 페론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리고 4부에선 기녀이기 이전에 예술과 철학에 통달한 송도사절의 하나 황진이, 헨리 8세가 교황청과 결별하게 한 역사적 사건의 배후에 있었지만 사랑 때문에 오히려 불행하게도 단두대 이슬로 사라진 1000일의 앤, 앤 블린의 이야기와 1차 세계대전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여간첩 마타 하리, 유부남 극작가 김우진을 사랑해 결국 함께 현해탄에 몸을 던진 '사의 찬미' 가수 윤심덕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10년 만에 다시 나온 개정판이다. 지은이는 "필자 또한 이 책을 잊고 있었는데 네티즌 사이에 열띤 토론을 통해 '사랑의 전설'이 되었다"며 "이 책이 그저 가볍게 읽고 흘려버리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파란만장한 굴곡의 삶을 살았던 주인공들의 다양한 인생 여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비추어보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하나같이 미모와 사랑, 열정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적 여건은 이들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주지만, 결국엔 그로 말미암아 불행한 삶으로 치닫게 한다. 너무 아름다워서 오히려 슬픈 이들의 삶의 역정을 통해 진정한 인생의 가치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285쪽. 1만 1000원.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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