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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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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일자 경향신문 사설은 '이주노동자 울린 설 연휴 불법체류 단속'이란 제목의 논설을 통해 한국의 두 얼굴을 질타했다. 설 명절을 맞아 이주노동자들을 끌어안자며 잔치를 벌이고 한편으론 이를 겨냥해 단속에 나선 것은 다문화사회를 지향하는 한국정부로서 온당치 못한 처사라는 것이다.

불법도박 단속에 나선 것이 불법체류자를 검거하게 되었다는 경찰의 발표도 어색하기 짝이 없다. 대한민국 내에 불법체류자가 20만명이나 된다는데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검거하고 추방하겠으나 사실 한국 경제의 필요성 때문에 봐주고 있음이 분명한데 하필 설날 잔치마당에 들이닥쳐 쑥대밭을 만들었을까.

어쩌면 우리 경제에 꼭 필요한 인력들인데 단지 불법이란 이유로 경찰과 출입국관리소의 움직임에 따라 쫒고 쫒기는 상황이 전개되는 모습이 '추노'와 다를 바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장기 불법체류자의 합법화를 포함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대책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경향의 사설 논조에 동의한다.

2.
경향의 또 다른 사설 '국적법, 화교 등 소수자 보호에 초점을'이란 사설을 읽다가 '복수국적'이 될 경우 이로운 점이 무엇이고 또 불리한 점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봤는데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공부를 더 해야할 듯.

3.
조선일보 최보식 칼럼 '알몸 졸업빵 수사가 능사인가'란 글에 공감하는 바가 있다. "과거엔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우리 사회와 어른들의 문제라고 받아들였는데 지금은 아이들의 문제로 떠넘기고 해결사로 공권력을 부른다"는 주장인데 글의 핵심과 달리 부제가 '똑같이 자식 키우는 부모로서 내 딸이 졸업빵에서 오늘 해방이다며 벌거벗고 서 있다면 어찌했을까 상상해'로 뽑았다. 옐로우 포장지가 서랍에 가득한 편집자의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난 어린 학생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영화 '이유없는 반항'을 떠올렸다. 물론 선배들의 강요가 있었다곤 하지만 이런 행사가 연례행사라는 이야기도 있는 것을 보면 감옥 같은 학교와 학원, 집... 교육의 족쇄에서 벗어나고픈 사춘기의 일탈이 아닐까 생각한다. 관련학생들을 하나하나 경찰서로 불러 죄를 묻기에 앞서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나서 아이들이 스스로의 모습을 돌이켜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게 우선 아닐까.

4.
조선일보 사설 '세종시, 주류의 전략과 박 전 대표의 선택'은 박 전 대표에게 넘어간 공의 향방을 다양한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게 잘 제시했다고 본다. 당론이냐 친박계의 명분이냐, 어쩌면 한 집안에서 마주보고 달려가는 자동차처럼 '치킨게임'을 하는 듯한 인상이다. 개인적으로 박 전 대표의 말이 맞다고 본다. 반대로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가 난리나 난듯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서까지 세종시 원안 수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세종시가 행정시로 되면 무슨 큰 탈이 일어나는지부터 설명되어야 할 것이다.

5.
역시 조선일보 사설. '빨치산 교육 교사에게 무죄 판결한 형사단독 판사'라는 글은 '역시 조선일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는 글이다. 사설은 그 교사의 '죄상'을 낱낱이 드러내며 비난했다. "비판능력이 없는 아이들에게 세상을 거꾸로 보게 만든 이런 교사는 폭력교사"라는 것이다. 반공이데올로기가 뿌리박인 이의 글이란 게 바로 드러난다. 게다가 이 글은 제멋대로 갖다붙여 혐의를 씌워버리는 무소불위의 폭력성도 보인다. "김 교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36세의 진 판사는 전교조가 창립된 1989년 고교에 입학한 세대다." 전교조가 창립된 시기에 고교를 다녔다면 모두 빨갱이 사고를 한다는 논리가 아니고 무엇인가. 쯧쯧.

6.
한겨레 '야간집회 시간제한 타당한가'라는 기고를 보고 더욱 정부 여당의 집시법 개정안의 부당함을 느끼게 되었다. 부당한 집회에 대해선 얼마든지 제재를 가할 수 있는데 굳이 시간제한을 명시화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촛불집회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아마도 보수세력이 아직도 그날 시민, 국민의 결집을 무서워하기 때문이 아닐까.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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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2월 12일 금요일 신문

 

신문은 이른 아침 내가 잠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나와의 대화를 위해 현관문 밖에서 기다린다.

아파트 계단. 벌써 여러 사람이 힐끗힐끗 쳐다보며 지나갔지만 정작 자신이 만나야 할 독자는 날이 희끄무레 밝아와도 내다보지 않는다.

 나는 여섯 시가 되어서야 알람소리에 묵중한 기계처럼 느릿느릿 일어나 화장실로 간다. 가는 궤도를 잠시 벗어나 현관문 쪽으로 탈선한다. 문을 열면 신문이 나를 반긴다. 하지만 나는 심더렁한 표정으로 무심히 집고는 다시 문을 닫는다. 화장실로 향하는 궤도에 다시 몸을 올린다.

 신문은 오늘 아침 제일 먼저 설을 맞아 아주 어린 아이들이 경로당 할머니를 찾아가 세배를 올리는 모습을 요란스레 알려준다.

 그렇지 낼모레면 설이구나. 그런데 나는 설이 반갑지 않다. 지출해야 할 돈은 많은데 그것을 감당할 처지가 못 돼서다. 할머니도 누워계시고 어머니마저 며칠 전 게단에서 비끗하는 바람에 밀걸레를 짚고 다니는 형편이 되다보니 온 가족이 모여도 즐거움보다 걱정이 집안분위기를 장악할 듯 싶다.

 '아, 미안!' 신문은 내 심기를 잘못 건드렸다는 걸 눈치챘는지 <책은 희망이다>를 보라고 한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제목에 내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가는 것을 보고 내용 끝까지 주저리 주저리 읽어준다.

 산림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소개할 만한 제목의 책이란 생각을 한다. 그런데 탁월한 선택에 따르지 못하는 문장력은 조금 아쉬움을 남게했다. 그러나 글의 핵심은 잘 읽어냈다. 나같은 독자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글이다. 잘난 것 없고 특출난 실력이 없어도 조직 내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나가는 사람이 결국 그 조직을 끝까지 지켜내는 사람임을.

 그런데 무엇 하나라도 톡톡 튀어야 살아남는다는 요즘 세태를 보면 잘 합치되지 않는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제목에 미소를 보이던 내가 끝까지 읽은 후에는 오히려 우울해하는 표정을 지었는지 신문은 사설에 반가운 내용이 실렸다며 소개한다.

 '드디어 3.15의거 국가기념일 되나'. 그동안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터라 기운차게 써내려간 글이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까지 민주성지라는 마산에서 일어난 정치풍토와 시민들의 의식을 떠올리며 기대반 우려반 가슴 속에서 저울질하고 있다. 기껏 국가기념일이 되었는데 시민들은 또 마산 출신 정치인들이 그 정신에 위배되는 행동을 관성대로 해댄다면...

 사설을 보고도 유쾌한 모습을 내비치지 않자 신문은 뒤에서부터 제목만 떠벌리며 지면을 홱홱넘긴다. '아 따분해!' 내가 따분해하자 그럼 TV프로라도 보라며 양면 널찍이 펼쳐진 표를 드러내고 씨익 쪼갠다.

 나는 TV를 잘 보지 않는 편이지만 어떤 방송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하는지 한번씩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늘 이 프로는 꼭 봐야지 함녀서도 시간을 놓쳐 지나쳐버리기가 일쑤다. 아마도 습관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보고싶은 프로도 하나 없다. 곤궁한 생활에 마음마저 여유를 잃어버린 탓일 게다.

 신문을 덮었다. 변기에서 엉덩이를 떼야할 때가 온 것이다. 머릿속에서 무너가 아쉬움이 휙하고 지나간다.

 '이번엔 왜 설 특집기사가 안 보이지?'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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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오륙학년 정도면 뭔가에 한번씩 빠져드는 법인데 승환이는 그림그리기와 만들기에 흠뻑 젖어있다. 그림그리기는 방과후학교에서 배우고 있으니 어느 정도의 실력을 기대할 만도 한데 요즘 부쩍 빠져있는 만들기도 제법 자질이 있어 보인다. 고슴도치도 지 새끼는 함함하다고 내가 그꼴일지는 모르겠으나 종이를 오려서 자동차를 만들고 로봇을 만들고 하는 것을 보면 내가 어렸을 때보다는 손재주가 있는 갑다. 하기야 나도 승환이 만 할때 시곗속이 궁금해 몇 개씩이나 분해를 했다가 조립을 다시 못하는 바람에 관상용으로 만들어버리긴 했다만서도...

 승환이 그림은 제 누나의 그림과 다른 맛이 있다. 제 누나의 그림이 세심한 기교가 있다면 승환이 거는 단순하면서 투박한 면이 있다. 물론 세밀화를 그린다면서 거의 크로키를 그리긴 하지만 예전에 그렇게 산만하던 모습이 조금 사그라진 것만 보아도 그림그리기로 많이 치유된 것이 사실이다.

 승환이는 위 그림들을 스케치북에 그려 방학숙제로 제출했다. 그냥 그림그리기에 최선을 다 했으면 됐지, 은근히 상받을 것을 기대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리기만큼은 자신이 있다는 표시이겠으나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습관이 들까 두렵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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