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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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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20:06
애환·약육강식·농락 풍자 ‘거제영등오광대’
거제영등민속보존회, 22일 거제문화예술회관서 7회 정기공연



거제영등오광대는 짜임새 있는 5과장으로 구성됐다. 합천에서 시작한 오광대가 경남 각 지역으로, 나무가 가지를 뻗어내듯 갈래갈래 나뉘어 거제 영등(학산)에 와서는 고갱이만 가려뽑은 듯 핵심 5과장으로 정립, 복원됐다.

거제영등민속보존회는 지난 22일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거제영등오광대’ 제7회 정기공연을 펼쳤다. 이 행사는 수년째 소년소녀가장돕기와 함께 진행되었다.


탈고사를 지내는 영등오광대 보존회 관계자들과 탈꾼들.


오광대 탈춤의 전파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면, 대체로 세 갈래인데, 하나는 합천 초계 밤마리에서 진주오광대, 가산오광대로 연결되고, 또 하나는 마산오광대를 거쳐 통영오광대로 왔다가 여기서 고성오광대와 거제영등오광대로 전파되었다. 나머지 한쪽은 수영야류로, 동래야류로 해서 김해오광대로 이어진다. 물론 이러한 전파 과정은 추정일 뿐이다. 그외 다양한 설이 있다.

거제영등오광대의 경우, 1900년에 오광대놀이를 하였다는 학계의 논문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바, 1930년에는 학산(영등)에 살았던 노인들에 의해 말뚝이가 양반을 풍자하는 장면과 큰 각시가 오줌을 눌 때 키를 부치는 모습, 또 무당이 굿을 하는 모습 등을 보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거제영등오광대 탈들.


당시 노인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통영오광대와 비슷했다는 것인데, 흑백 문둥이가 등장하는 점과 영노와 사자, 포수가 한 과장에서 한꺼번에 등장하는 점 등이 다르다. 이외에도 스토리에서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다.

거제영등오광대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탈을 대나무 소쿠리로 만든다. 그래서 탈의 모습이 둥글둥글하다. 하다못해 다른 지역에선 길쭉하게 표현되는 오방신장탈도 둥근 형태를 띤다.

1과장. 오방신장무 마당.


오방색 다섯 신장이 굿거리 장단에 맞춰 덧배기춤을 추고 있다.


거제지역은 바다로 둘러싸인 지역적 특색이 있어 오랜 옛날부터 풍어와 뱃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굿이 많았다. 그러한 성향에 따라 영등오광대의 원형이 남아있진 않지만 복원하면서 오광대 내용 중 제의적 성격이 강한 ‘오방신장무’를 넣었다는 영등민속보존회 박기수 대표의 설명이다.

팸플릿에 실린 설명을 따오면, “벽사의식의 탈춤 마당으로 덧배기 양반춤을 기본무로 굿거리 장단에 춤을 추며 동쪽 청제양반, 서쪽 백제양반, 남쪽 홍제양반, 북쪽 흑제양반, 그리고 가운데 황제앙반이 오방진을 치고 춤을 춘다. 때론 돌면서 춤을 추기도 한다.

 

이러한 춤은 모든 잡귀 잡신들을 물리치고 마을사람들과 탈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2과장. 문둥이 마당.


흑과 백 점박이 문둥이 탈꾼이 신세를 한탄하듯, 서로 의지하듯, 희망을 찾듯 춤을 추고 있다.


다른 오광대를 보면 문둥이가 등장하는 곳도 있고 아예 이 과장이 없는 탈놀이도 있다. 고성과 통영오광대는 문둥이가 혼자 등장하지만 진주의 경우 다섯 명이 등장한다. 하지만 거제영등오광대에선 문둥이가 흑백의 두 가지 모습을 하고 둘이 등장한다. 각자 손에는 소고를 들고 호흡을 맞춰 춤을 춘다.

“가면의 흑백은 우리의 내면과 외면을 나타내는 것으로 문둥이의 아픔과 한을 자신의 업보라 여기며 아픔과 슬픔을 춤으로 달래는 것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를 돌아보게 하고 죄는 지은 대로, 닦는 대로 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마당”이라는 설명이다.

3과장. 포수 마당.


담보와 사자가 서로 싸우다 결국 담보가 사자에게 잡아먹힌다.


담보를잡아먹은 사자를 포수가 총으로 쏘아 죽인다.


먼저담보와 사자가 등장한다. 둘이서 제각기 놀다가 싸움을 하게 된다. 싸움에서 담보는 사자에게 먹힌다. 몸집이 커진 사자는 또 어슬렁거리며 놀다가 포수에게 발각된다. 포수는 이리저리 매복을 하면서 사자를 잡을 궁리를 한다.

마침내 기회를 잡은 포수, 땅! 사자가 쓰러지고 다리를 떤다. 조심조심 사자 곁으로 다가간 포수, 발로 사자의 죽음을 확인한다. 하지만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사자다. 위험을 느낀 포수는 다시 뒤로 물러나 엎드려서 사냥총을 겨눈다. 다시 땅! 마침내 사자는 떨던 다리를 털썩 떨어트리고 죽는다.

팸플릿에 보면 “약육강식을 표현하는 마당으로 걷는 자 위에 뛰는 자가 있고 뛰는 자 위에 나는 사람이 있으니 제 잘났다고 자랑하고 조금 더 가졌다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행동은 결코 허무하고 부질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마당”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4과장. 말뚝이 마당.


양반들이 말뚝이를 불러 자기들의 근본을 자랑하며 말뚝이에게 핀잔을 주고 있다.



말뚝이가 원래 자신은 아주 지체높은 양반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명패를 보여주고 상황이 역전된 상황에서 양반들을 돌아가며 꾸지람을 준다.


이 말뚝이 마당은 다른 대부분의 오광대에선 ‘양반과장’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다. 말하자면 양반이 말뚝이에게 잘난 체 하려다 수모를 당하는 내용인데, 거제오광대에선 달리 말뚝이 마당이라고 표현했다.

탈춤을 보면 이해가 될 만하다. 양반들이 제 잘난 체를 하다가 말뚝이에게 수모를 당하는 스토리야 다른 오광대와 차이가 없지만 양반들에게 둘러싸인 말뚝이가 어느 순간 허리춤에 찬 명패를 보여줌으로써 상황이 역전되는데, 이야기인즉슨, 말뚝이는 그들 양반보다도 훨씬 지체가 높은 양반이었다는 증표였으니.

 

관중들은 말뚝이 앞에서 벌벌 기는 양반의 모습에서도 통쾌함을 느꼈겠지만 말뚝이의 원래 신분이 양반이었다는 데서 놀라기도 한다.

보존회는 팸플릿에서 “돈이나 권력에 붙어 양반이 된 거짓 양반들은 그 양반을 포장하고 지키기 위해 더욱 양반 행세를 하며, 평민과 천민을 괴롭히는 것을 보다 못한 진짜 양반인 말뚝이가 나와 양반의 추악한 내면을 폭로하고 거짓 양반들을 개과천선시키는 마당”이라고 설명했다.

5과장. 영등 할미 마당.



영감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몸단장을 하는 영등할미.



작은 각시가 낳은 아이를 서로 뺏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는 중에도 모른채 태연히 오락가락하는 영등 영감.



작은 각시가 바람을 피워서 낳은 아기임을 알고는 충격을 죽게되고 이어서 상여가 무대를 돈다.


대부분의 오광대가 그렇듯이 거제영등오광대도 이 과장이 가장 길다. 스토리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유사한 스토리라인을 가지지만 세세한 내용은 저마다 달리한다.


영등 할미의 남편인 영등 오입쟁이 영감이 삼천포에 가서 새 각시를 하나 얻었는데, 이 각시는 품행이 방정하지 못하여 또 젊은 다른 남자와 양다리를 걸쳤다. 이를 눈치채지 못한 영등 영감은 작은 각시에게 산기가 있자 이를 데리고 거제 영등에 있는 집으로 돌아온다.


영감이 온다는 소식에 몸을 씻고 화장을 하는 등 몸단장을 하는 영등할미, 이제 영감이 무사히 잘 돌아오라고 무당을 불러 굿도 한다. 무당을 따라온 봉사는 징과 북을 치며 무당의 춤에 장단을 맞추는데, 영등 할미와 몸종 사이에 묘한 삼각관계로 얽히면서 재미를 준다.


작은 각시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영등 영감. 영등 할미의 반가움도 잠시. 작은 각시가 아들을 출산하자 질투심에 휩싸인 영등 할미는 아기에게 심술을 부리는데, 자세히 보니 영감을 하나도 닮지 않은 것이었겠다. 이 사실을 영감에게 고하니 영감은 자신이 작은 각시와 바람을 피우는 동안 작은 각시는 또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분한 마음에 화를 참지 못하고 쓰러진다. 쓰러져서는 그 길로 바로 황천길을 떠나니 영등 할미에겐 3년이나 기다린 영감인데 이런 황망한 일이 있나? 영등 할미 아들의 곡이 울려퍼지고 이어서 상여가 들어온다. 소년소녀가장돕기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과 보존회 회원들이 만장을 들었다.


팸플릿엔 “옛말이 씨도둑질은 못한다는 말과 처첩의 갈등, 가장의 도리를 말해주는 마당”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https://drive.google.com/open?id=0B1YFrNu7v2QiYTJtNmxybWhSMms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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