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타작에서 망시논매기까지 웅상농청장원놀이
보리타작에서 망시논매기까지 웅상농청장원놀이
경남무형문화재 제23호…10월 3일 양산삽량문화축전에서 시연
양산의 최대축제인 삽량문화축전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양산천 둔치 인근에서 열렸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3호인 웅상농청장원놀이는 이튿날인 3일 오후 3시 15분 특설무대 앞마당에서 펼쳐졌다.
농청, 무슨 말일까? 인터넷에서 농청놀이로 검색하면 수영농청놀이와 마산농청놀이가 나온다. 농청이란 마을 사람들이 모여 농사일을 의논하거나 놀려고 지은 집이다. 청(廳)자가 붙었다고 해서 관청은 아니다.
농청의 유래는 두레로 보고 있다. 두레라는 것이 농사철 일손을 덜고 상호 협력하고자 만들어진 조직 아닌가. 지역마다 여러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마을 사람들의 자생적 조직인 농청은 고문격인 좌상을 중심으로 행수, 들임사, 방목감독, 보감독, 수총각 등의 소임자로 구성되어 있어 조직적인 두레 활동이 가능했다.
그렇다면, 장원이란 말은 왜 붙었을까? 백중을 즈음해서 농사일이 거의 끝나면 어느 집의 농사가 가장 잘되었나 품평회를 하는데, 여기서 가장 잘된 집이 장원이 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웅상농청장원놀이는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 세시기 형태로 재구성한 놀이인데, 봄에 보리타작에서부터 가을 마지막 논매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재현하고 있다.
1. 등장
100여 명으로 구성된 웅상농청장원놀이 구성원들이 풍물을 치며 너른마당으로 나온다. 풍물패가 앞장서고 뒤이어 농민들이 농사일에 쓸 도구들을 챙겨 줄을 지어 뒤따라 온다. 상쇠 안내로 관객이게 인사를 하고 나면 삿갓과 도롱이, 망태기 등 농사도구를 바닥에 놓고 각자의 자리로 흩어진다.
2. 농사일 시작
너른 마당 가운데엔 황소를 앞세워 써레질을 하고 건너편엔 아낙들이 모를 찐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남정네들이 보리타작을 한다. 일련의 과정은 동시에 진행된다.
아낙네들의 모찌기가 끝나면 줄을 맞춰 모를 심는다. 모심기 소리가 구성지다. 힘든 농사 심신을 달래준다.
3. 농신제
모심기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은 당산에 모여 농신제를 지낸다. 풍년을 기원하기 위함이다. 제사상은 간소하다. 북어포와 포도, 사과, 배, 감, 밤, 대추, 그리고 술이 마련되었다.
4. 농청회의
농청회의는 작년 농청 소임자들이 마을 사람들 앞에 나서서 행수부터 들임사, 방목감독, 보감독, 수총각 등을 선출하게 되는데 이번 해엔 지난해 소임자들이 그대로 유임됐다.
농청회의 중에는 새로 이사 온 마을 사람이 소개되고 소임자 중 한 사람은 들돌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힘자랑도 한다.
5. 용신제
농청회의가 끝나면 풍재와 수재, 충재를 막기 위한 용신제를 지낸다. 용신제는 특별한 의식이 있는 것이 아니고 긴 나발을 불고서 소리를 하며 진행된다.
6. 망시논매기
망시논매기는 아시논매기, 두벌논매기에 이은 세 번째인 세벌논매기다. 마을 사람이 총동원되어 논의 끄트머리에서부터 논을 매면서 모여든다. 모내기가 끝나면 행수가 농사가 마무리되었음을 알리면 모두 환호를 지른다.
7. 품평회
망시논매기가 끝나면 바로 품평회가 진행되고 가장 잘된 농가는 장원으로 뽑힌다. 장원으로 뽑힌 농가의 상머슴은 소 등에 올라타고서 집으로 향한다. 이때 두레에 참여했던 모든 이가 상머슴의 뒤를 따라 장원농가로 간다.
8. 지신밟기와 칭칭이 풀이
장원농가에 도착하면 잔치가 벌어진다. 풍물단은 지신밟기를 하고 마을 사람들은 모여서 마련된 술과 음식을 먹으며 잔치를 즐긴다. 잔치의 마지막은 칭칭이풀이로 신명나게 흥겨운 한마당을 펼치며 놀이는 막을 내린다.
놀이가 끝나면 처음처럼 참가자들이 관객 앞으로 나와 인사를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뒤풀이. 뒤풀이에는 나동연 양산시장이 꽹과리를 잡고 흥을 돋우며 참가자들과 함께 대동 한마당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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