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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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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텔링)전쟁의 신()(5)

함안 방어산 묵신우 장군에 얽힌 전설


(지난줄거리) 신라의 요청으로 아라가야인 안라국을 토벌하기 위해 남하한 광개토왕의 군사 5만 명은 안라국 서쪽 요새인 방어산을 눈앞에 두고 지수평야에 군진을 칩니다. 항복보다는 항거를 선택한 안라국왕은 아들인 무시우 대장군에게 방어의 책임을 맡기고 방어산 일대에 수비를 강화합니다.


광개토군의 첫 공격은 무시우의 장수 중에 가장 몸이 날랜 쾌수의 정탐에 의해 500명이나 되는 군사가 불화살에 맞아 전멸하게 되고 작전에 실패한 현무는 주군 광개토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광개토의 두 번째 작전은 백호를 안라국에 잠입시켜 국왕을 살해하고 내분을 일으키게 하여 정복하는 방법입니다.


같은 시각, 무시우 역시 쾌수를 시켜 고구려군으로 위장하여 내분을 조장, 고구려군의 전력을 무력화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래서 쾌수와 백호는 대가야 땅 시장에서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백호의 정체를 어렴풋이 눈치 챈 쾌수가 백호에게 시비를 걸어 안라국으로 가지 못하게 막습니다. 그러나 대가야 병사들이 현장에 출동하는 바람에 백호를 놓칩니다. 쾌수는 하는 수 없이 안라국으로 돌아와 무시우에게 상황을 보고합니다.


쾌수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알지 못하는 백호는 기회를 틈타 안라국왕의 궁궐로 잠입합니다. 국왕의 침실 앞에서 백호는 쾌수의 등장에 깜짝 놀라고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백호는 쾌수의 실력을 한 번 보았기 때문에 정식으로 무예를 겨뤄보고 싶어 도전장을 냅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실력을 겨우지만 백호의 참패로 끝납니다.


방어산 정상 높은 기둥에 묶인 백호의 모습을 본 광개토는 주작을 불러 구출작전을 세웁니다. 주작은 안라국으로 들어가 안라국 병사로 위장합니다. 마침내 산채가 있는 방어산 정상까지 잠입에 성공한 주작은 최종 방어선을 뚫고 백호를 묶은 밧줄을 끊습니다. 그러고는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는 주작, 그 뒤를 따라 뛰어 주작의 허리를 잡은 백호, 두 사람은 대형 보자기 낙하산에 의지해 본진으로 돌아옵니다.


광개토의 총공격 명령이 떨어집니다. 방어산 아래쪽은 물샐틈없는 밀도의 고구려 군사들이 새까맣게 몰려오고 있습니다. 방어산 기지를 지키고 있는 안라국 군사들에게 비상이 걸렸습니다.


…………………………………………………


“서쪽 골짜기를 사수하라!”

“북쪽 능선이 허술하다. 수비를 강화하라!”


안라국 병사들은 저마다 소리를 지르며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자! 오늘은 삼천의 병사가 삼만 대군을 무찌르는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다. 모두 죽음을 각오하고 적을 맞이하기 바란다.!”

“와아!”


무시우가 바위 위에서 고함을 치자 안라국 병사들은 더욱 큰 목소리로 전의를 다졌습니다.


“적이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왔다. 궁수들은 모두 불화살 발사 준비를 하라!”


궁수부대장 비화가 무시우 옆에서 소리쳤습니다. 비화는 고구려 군사들에게 가장 공격하기 좋은 지점까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동작 그만!”


광개토의 보병부대 사령관인 청룡이 명령하자 대군의 발소리가 뚝 멈췄습니다. 일시에 세상이 조용해졌습니다.


“방패 준비!”


청룡의 명이 떨어지자 고구려군은 모두 일제히 방패를 머리 위에 올렸습니다. 방어산 위에 있던 안라국 병사들은 이러한 고구려군의 카드섹션을 하는 듯 모습에 한편으론 놀라기도 하면서 불화살 공격이 효과적이지 못할 것 같아 걱정도 되었습니다.


안라국 병사들은 무시우 장군의 표정을 살폈습니다. 무시우는 표정에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미 모두 알고 있다는 듯한 얼굴입니다. 무시우는 비화에게 신호를 하였습니다.


“모두 화살 끝에 기름주머니를 달아라!”


무시우와 비화는 고구려군이 방패를 이용해 불화살을 막을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리 각종 식물에서 채취한 기름을 충격에 약한 주머니에 담아 준비했던 것입니다. 이 기름주머니는 화살이 목표물에 꽂히면 그 충격으로 터지게 되고 그와 함께 바로 불이 옮겨 붙어 더 큰 불로 번지게 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전진!”


청룡의 명령이 떨어지자 방패를 머리에 얹은 고구려 병사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 ! 발소리도 딱딱 맞아떨어졌습니다. 5만 대군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자 안라국 병사들은 공격을 기다리면서도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고구려 군사들 대단하군!”

“무슨 소리야! 우릴 침략하는 적군이야. 한 놈도 빠짐없이 이곳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막아야 우리가 사는 거라구!”

“아, 알았어. 그…래도 멋지지 않냐?”

“어허, 정말 이 친구.”


그때 비화의 손이 올랐습니다. 안라국 병사들은 일제히 화살 끝에 불을 붙여 고구려군을 향해 쏘았습니다. 방패 사이로 불화살이 날아오는 그 모습을 본 고구려 병사 중 담이 약한 자는 그냥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기도 하였습니다.


“불화살이 날아온다. 모두 방패를 빈틈없이 붙여라!”


고구려군의 방패들이 일제히 다닥다닥 붙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대형 융단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이었습니다. 이 광경 역시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습도 잠시 후면 불지옥 속에서 이글거리는 한낱 장작에 지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고구려 병사들은 방패 위로 떨어지는 화살의 촉감을 느꼈습니다. 광개토와 청룡은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완벽한 작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윽고 들리는 병사들의 비명. 광개토와 청룡의 눈이 더 커졌습니다.


“이럴 수가!”


광개토는 자신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었습니다. 광개토는 급히 청룡에게 후퇴를 명령했습니다.


“후퇴하라!”


하지만, 전진하던 병사들이 갑자기 후퇴하기란 쉽지 않은 일. 곳곳에서 병사들이 넘어지고 아군의 발에 짓밟히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불화살에 기름을 달아 공격할 줄이야. 적장 무시우의 전술이 신묘하구나!”


광개토는 아군의 피해에 속이 쓰리긴 하지만 자신의 전술을 간파하고 그에 능가하는 전술을 펼치는 무시우의 병법에 경의를 표할 정도로 탄복했습니다.


1차 공격에 실패하고 물러난 광개토군은 두 시진이 지난 후에 다시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이번에는 궁수부대를 앞세워 역으로 화공을 펼친다는 계획입니다. 방어산 자락에 있는 모든 나무를 불태워 무시우군이 불과 그을음에 고통을 받게 하고 이와 더불어 공격선을 확보하려는 전술입니다.


방어산 정상 바위 위에서 고구려군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무시우는 광개토의 전술을 간파하고 곤혹스런 표정이 되었습니다.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히 없다. 산 아래에서부터 불을 질러 타오르게 하면 방어산 기지는 그야말로 초토화가 된다.’ 생각이 여기까지 이른 무시우는 자신이 직접 나서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고구려 궁수부대가 점점 가까워 오자 무시우는 바위 끝에 우뚝 서서 큰 날개를 펼쳤습니다. 한 번 크게 날개를 펄럭이자 무시우의 몸이 하늘로 솟구쳤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고구려 병사들에게로 날아갔습니다. 무시우의 이런 모습을 본 고구려 병사들은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1(전설텔링)20150106전쟁의신5


“아니,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날아다닐 수가 있단 말인가?”

“안라국에 인간새가 있다더니 사실이었구만.”


광개토 역시 무시우의 이런 보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냉철하기로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 광개토왕입니다. 이 순간이 무시우를 쓰러뜨릴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지요.


“궁수는 일제히 적장을 향해 화살을 퍼부어라!”


무시우는 어느새 고구려 궁수들의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와 있었던 것입니다. 고구려 궁수들이 쏜 화살이 까맣게 밀려왔습니다. 무시우는 다시 날개를 힘차게 퍼덕여 몸을 뒤로 뺐습니다. 화살들이 다시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무시우는 좌우로 움직이면서 화살통에서 불이 붙은 화살 다섯 개를 꺼내 걸고 시위를 당겼습니다. 불화살은 그대로 고구려 궁수들을 쓰러트렸습니다. 무시우의 이런 모습을 본 고구려 궁수들은 기겁하여 화살을 쏠 엄두를 내지 못하였습니다.


“궁수는 총공격하라!”


청룡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그제야 고구려 궁수들은 다시 화살을 장전하고 무시우를 향했습니다. 무시우는 계속 불화살을 쏘았고 방어산에서도 안라국 궁수들이 고구려군을 향해 화살을 쏘았습니다. 고구려 궁수의 수가 너무 많다 보니 무시우가 아무리 쓰러트려도 화살공격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공방이 두 시진(4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이젠 무시우도 점점 지쳐갔습니다. 무시우의 손에 쓰러진 고구려군은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끝없이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느라 무시우도 이제 지칠 대로 지쳤습니다. 잠시 방심한 사이, 고구려군의 화살 하나가 날갯죽지에 박혔습니다.


그러나 무시우는 전혀 개의치 않고 고구려군에게 화살을 퍼부었습니다. 화살이 떨어지면 방어산으로 돌아가 화살을 챙겨 바로 날아와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광개토는 무시우의 이런 모습을 한동안 지켜보다가 이 전쟁에서 승산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후퇴한다.”

“존명!”


옆에 있던 청룡이 광개토의 명을 받아 전군 후퇴를 명했습니다. 그렇게 전쟁은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방어산 기지에선 환호가 이어졌습니다. 모두 서로 부둥켜안고 좋아했습니다. 몇몇 병사들은 울먹이기까지 하였습니다.


광개토는 안라국 정벌을 포기하고 군사를 돌렸습니다. 5만 명이었던 고구려군은 4만 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광개토는 소수의 병력으로 자신의 대군에 맞선 무시우의 용맹과 지혜를 높이 샀습니다. 무시우 장군 같은 군인이 있는 안라국이 부럽기까지 하였습니다. 비록 전쟁에서 이기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기분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고구려 대군이 물러났고 안라국은 다시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안라국 사람들은 이후로도 오랫동안 자녀들과 함께 방어산을 오르며 무시우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무시우 대장군은 말이야, 아주 적은 군사로 5만이 넘는 고구려 군사를 물리치고 우리 아라가야를 지킨 훌륭하신 분인데….” ()


[관련기사]


(전설텔링)전쟁의 신()(1)

(전설텔링)전쟁의 신()(2)

(전설텔링)전쟁의 신()(3)

(전설텔링)전쟁의 신()(4)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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