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박해일 주연 나의 독재자 지나친 진지모드 불편해
이 공간에, 정말 오랜 만에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
아마도 나의 독재자 속에 나오는 분당의 그 집처럼 철거 직전이었을 지도 모른다.
영화라는 게 보기는 편해도 관련 글을 쓴다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특히, 요즘같이 보고나서 돌아서면 다 잊어버리는 단기기억상실증이 준동하는 나이에서야...
이 영화 아직 개봉이 안 되었을 텐데... 아, 오늘 개봉이구나.
이 영화를 본 건 재수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시사회 관람단 모집을 공지했다.
당근 첫날 접수 1시간 만에 신청했다. 그런데 이틀 뒤 발표명단에 내 이름이 없었다. 에잇.
오랜만에 극장 함 가나 싶었는데.. 무슨 사람들이 그렇게 일찍 신청을 했댜?
포기하고 다른 영화나 볼까 고민 중이었다. 별시리 눈에 들어오는 영화도 없다.
어디선가 광고 한 번 보고 필이 꽃혔었더랬는데...
개봉하고 나면 아내와 함께 보러가야지 하고 위로했다.
신청한 사실을 아내에게 문자까지 보내 당첨되면 같이 가자고 했더랬는데...
27일 오전... 전화가 왔다. 문화예술진흥원. 웬?
앞서 당첨된 사람이 못 오게 되었다면서 차순위 신청자인 내게 전화한 거란다. 재수.
아내에게 바로 무전을 날렸다. 저녁 먹고 창원시티세븐 CGV에서 도킹 오버.
나의 독재자는... 이제 생각났다. 광고가 아니다. 기사를 봤다. 경남도민일보에 나의 독재자 관련 기사가 있었다. 그게 이제 생각나냐 어째?
그런데 나의 독재자는 생각만큼 기대만큼 써언하지는 않았다.
박정희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리허설을 하려했는데 회담이 취소되는 바람에 못하게 되었다는 기사 한줄에 아이디어를 얻어 영화를 만들었다는데 그 상상력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무명배우가, 아무리 고문과 자신의 상황에 따른 정신적 충격, 또는 한, 그게 사무쳤다 치더라도 그렇게 오랜 세월 정신병자인양 지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아니, 정신병자였는지 아니었는지 알 수도 없지만... 세월이 지난 후 가상으로 설정한 대통령과의 회담 리허설... 좀 뜬금없고, 대통령이 그럼 누구야? 싶은 혼란이 있었는데 제자리로 돌아오는 무명배우의 결말을 이끌기 위한 억지 플롯이란 생각이 든다.
내내 진지한 극의 전개... 그렇다고 긴장감을 확 잡아당기는 부분이 없기도 하지만... 왜 그리 웃음보따리를 선물하지 않았던 것일까... 한번쯤 긴장풀고 한번 웃게해도 될법한데 말이지.
권력의 횡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은 없지 싶다. 유형이 살짝 바뀌었을 뿐. 그 권력이 한 인간의 인생을 송두리째 찜쪄버리고도 솜털만큼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여전히 서민을 내려다보는 그들의 눈빛에 마냥 속앓이만 하고 나왔던 그런 영화다. 내겐.
아내는 대체 무슨 얘긴데? 한다.대한민국에 그런 과거가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아내는 어쩌면 나보다 더 답답했을 수 있겠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이 영화에 어느정도 일조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시사회도 주최하여 자리를 만들었으니... 영화 관람권 추첨도 했는데.. 난,,, 당첨운은 지지리도 없는 모양이다. 거의 4명 중 1명이 당첨되는 것 같던데... 난 꽝이다. 그래.. 나한테 무슨 영화가 있으려고... 그냥 돈 주고 봐야지. 아침 일찍 오면.. 조조할인 받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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