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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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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줄거리) 임진왜란이 시작되던 1592년 단옷날 시락마을 사람들은 모내기를 끝내고 이웃 어신마을과 공동으로 씨름대회를 벌입니다. 불량배 천동석은 강신우에게 씨름에 지자 밤에 흉기를 휘둘러 앙갚음을 합니다.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왜군이 마을에 쳐들어오고 모두 몸을 피합니다. 강신우는 치료가 끝나는 대로 동생과 처남인 해원을 데리고 산으로 피신하고 여기서 이미 숨어있던 촌장을 비롯한 마을 사람을 만납니다. 강신우는 마을사람을 중심으로 의병을 구성하고 왜군의 진지에 침입해 무기를 탈취하고 잡혀 있는 마을사람들을 구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훔친 무기로 왜군과 일전을 벌이기 직전 천동석이 나타나 무기를 달라 하고 거절당하자 천동석은 왜장에게 강신우와 의병들의 은거지를 고자질합니다. 전투 끝에 마을사람 대부분은 사망하게 되고 강신우는 사로잡히게 됩니다. 왜장은 강신우를 죽이기 아깝다고 여기지만 천동석은 당장 죽여야 한다고 강변합니다. 왜장은 서로 대결하라는 제의를 하지만 천동석은 강신우에게 당할 게 두려워 묶여있을 때 서둘러 칼을 내리쳐 목숨을 빼앗습니다. 이 모습을 본 강신우의 동생 강화선과 최해원은 소리죽여 통곡을 합니다.


두 사람은 왜군의 눈을 피해 바닷가 암굴에 몸을 숨깁니다. 마침 조선의 해군이 마을에 당도하여 전투를 벌입니다. 왜군은 풍비박산이 되었는데 어둠이 내리는 때에 뭔가 강화선과 최해원이 숨어 있는 암굴로 다가옵니다. 그런데 그 배에서 오빠를 죽인 원수, 천동석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화선과 해원은 너무 긴장되어 오금이 저렸습니다. 암굴 속은 겨우 두세 사람 정도 부대껴 숨을 수 있는 곳인데 지금 어디 다른 곳으로 피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꼼짝없이 들켜 죽음을 면치 못할 판입니다.


“제가 먼저 내려가 보겠습니다.”


천동석이 말하자 왜장이 제지를 하며 말하였습니다.


“아니다. 내가 볼 것이다.”


왜장이 배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때 멀리서 날아온 포탄이 왜군의 배 옆에 떨어졌습니다. 조선군이 왜군의 도주를 발견했던 것입니다.


“장군! 들킨 것 같습니다. 조선군이 쫓아오기 전에 어서 피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어서 배로 오르시지요.”


왜군 병사 하나가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왜군 장수는 잠시 멈칫하는가 싶더니 다시 암굴 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암굴 속에 있던 해원과 화선은 더욱 긴장되어 서로 꼭 껴안았습니다. 두 사람의 온몸에는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딱!”


암굴 속으로 주먹 만한 돌이 날아 들어왔습니다.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비명을 질렀습니다.


“읍!”


그 소리가 암굴 밖으로 새어나가 버렸습니다. 왜장은 배에 있는 부하들에게 신호를 하였습니다. 왜군 네 명과 천동석이 칼을 뽑으면서 배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저 굴 속에 누군가 있는 듯하다. 확인하라.”


왜군들은 왜장의 명령에 따라 조심스럽게 암굴로 다가갔습니다. 암굴 속에 있던 해원과 화선이 왜군들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장군, 안에 무장하지 않은 조선사람 두 명이 숨어 있습니다. 끌어낼까요?”


왜장이 신호를 하자 병사들이 암굴 가까이 다가가 창을 겨누었습니다.


“어서 나와!”


암굴에서 해원과 화선이 모습을 드러내자 천동석이 먼저 깜짝 놀랍니다.


“장군, 이놈들은 어제 제 손에 죽은 강신우의 동생과 친구입니다. 바로 처치하고 어서 떠나시지요.”


왜장은 강화선을 유심히 쳐다보았습니다. 여자는 죽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자는 처리하고 여자는 배에 태워라!”


“예, 장군!”


왜군 병사들이 꼭 껴안은 두 사람을 완력으로 떼어놓았습니다.


“여보!”


두 사람은 서로 손을 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습니다.


“이놈들! 차라리 나를 죽여라!”


화선이 소리쳤습니다.


“눈물겨운 장면이구먼.”


천동석이 이죽거리며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습니다.


“오빠의 원수, 민족의 배신자! 넌 내 손에 죽고 말 것이다!”


화선은 천동석을 노려보았습니다. 해원도 천동석을 향해 한마디 하였습니다. 해원의 목소리는 오히려 차분했습니다.


“아주 사적인 감정 때문에 너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구나. 민족과 역사 앞에서 너는 죄인이 된 것이다. 너 때문에 돌아가신 마을 어르신들과 아주머니, 그리고 친구들과 동생들을 죽어서 어떻게 보려고 그러느냐? 정신 차리거라, 천동석!”


“이, 이….”


천동석이 칼을 높이 들고 머뭇거리고 있을 때 왜군 하나가 해원의 가슴을 긴 창으로 찔렀습니다. 해원은 앞으로 꼬꾸라졌습니다.


“여보, 부디 내 몫까지 살아주오.”


“여보, 여보!”


화선은 발버둥을 쳤습니다. 그러나 왜군들은 화선을 꼭 붙잡고 꼼짝도 못하게 하였습니다. 천동석이 머뭇거리다 다시 칼을 집어넣고 배에 올랐습니다. 왜군들은 화선을 먼저 배에 올리고 올라탔습니다.


“빨리 노를 젓도록 하라!”


흐린 날씨인데다 어둠이 짙어 조선군은 더 추격하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추격을 따돌리고 한숨 돌린 왜장은 화선이 묶여 있는 선실로 들어갔습니다.


“어서 이것을 풀지 못하겠느냐? 내 오빠와 남편을 따라갈 것이다.”


굵은 밧줄로 묶여 있는 손목에 피가 흐르는 데도 화선은 계속 몸을 움직였습니다. 왜장은 화선에게 가까이 갔습니다. 위급할 때 인질로 이용하려고 배에 태웠지만 혼자 선실에 들어와 여자를 보니 엉큼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화선은 왜장이 가까이 오자 발버둥을 치며 물리쳤습니다. 왜장도 화선을 어르고 달래기도 하며 때론 협박도 하면서 화선을 품으려 했지만 화선은 있는 힘을 다해 왜장의 근접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년이 지독하구나. 아무것도 먹지 않고 그렇게 발버둥치며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




왜장은 결국 포기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러고는 아무도 화선이 있는 선실 구석으로는 오지 않았습니다. 밤이 깊어갔습니다. 선실 곳곳에서 왜군들은 기대거나 누운 채 잠이 들었습니다. 화선은 잠이 든 사이에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바짝 긴장하고서 손목을 감은 밧줄을 움직여 조금씩 느슨하게 만들어갔습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지 배가 많이 흔들렸습니다. 파도가 제법 높게 치나 봅니다. 그때 잠자던 왜군의 칼집에서 짧은 칼이 화선에게 미끄러져 왔습니다. 화선은 얼른 발로 그 칼을 끌어당겼습니다. 몸을 돌려 칼을 손에 쥐었습니다.


“뚝!”


화선의 손목을 묶었던 굵은 밧줄이 끊어졌습니다. 그때부터 화선은 그 칼을 이용해 배의 밑바닥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왜군들은 얼마나 피곤했던지 파도가 이렇게 치는 데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한 식경, 두 식경….


섬섬옥수 고왔던 화선의 손은 어느새 물집이 잡혔고 바닥을 파낼 때마다 손은 부르르 떨렸습니다. 그렇게 쉴새 없이 칼로 배의 바닥을 파내자 드디어 작은 구멍이 뚫렸습니다. 뚫린 구멍으로 칼을 집어넣어 더 틈을 벌렸습니다. 그랬더니 바닷물이 세차게 들어왔습니다. 물은 점점 차올랐습니다.


“배가, 배가 가라앉는다!”


선실에서 자던 왜군 하나가 몸이 물에 잠기자 벌떡 일어나 소리쳤습니다. 그 소리에 다른 왜군들도 잠에서 깨어나 우왕좌왕하였습니다. 왜장이 선실로 내려왔다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배가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헤엄을 쳐서 가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화선이 선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왜군 일부는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고 또 몇몇은 배를 붙잡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화선은 뱃머리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네~ 이년!”


천동석이 화선을 발견하고는 칼을 뽑고 달려오다 미끄러져 바다에 빠졌습니다. 천동석은 물속에서도 칼을 휘두르며 뭐라고 고함을 쳤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그러다 몇 번 물 밖으로 꼬르륵거리며 고개를 내민 후엔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왜군 병사 하나가 화선을 잡으려고 기울어진 배를 타고 기어올라 왔습니다. 화선은 이미 뱃머리 끝에 서 있었습니다.


“오빠! 천동석과 왜군에게 복수를 했어요. 여보! 당신을 따라가겠어요.”


화선은 어둠 속에서 연꽃처럼 몸을 던져 바닷속으로 뛰어내렸습니다. 뒤이어 배도 물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던 왜군들도 해가 빨간 모습으로 떠오르기 전에 모두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들은 시락마을의 왜군을 물리치고 다시 함대를 돌려 당항포로 돌아갔습니다. 하늘은 유난히 푸른 색채를 띠고 있습니다.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도 들립니다. ‘~’ 하는 파도 소리가 귀에 생생합니다.


“그래, 꽃처럼 바람처럼 살면 되는 거야.”


화선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렇게 살아난 것, 화선은 하늘이 다시 준 생명이라 생각하였습니다. 화선은 집으로 돌아와 남자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어릴 때부터 오빠에게 무술을 가르쳐줬던 스승이 있는 산으로 향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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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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