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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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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줄거리) 조선 중기 1592년 단옷날. 시락마을 사람들은 모내기를 끝내고 이웃 어신마을 사람들과 함께 단오 축제를 벌입니다. 시락마을의 강신우는 씨름대회에서 이웃마을의 천동석을 꺾고 우승을 합니다. 천동석은 강신우에게 진 것이 분해 그날 밤 술을 먹고 주막을 나서는 때를 틈타 상해를 입힙니다. 이때 왜군이 마을에 침입하면서 조총을 쏘아댑니다. 겁을 먹은 천동석 일행은 산속으로 숨고 강신우는 친구 최해원의 부축을 받아 동생의 집으로 갑니다. 친구이자 매제인 최해원이 의원을 불러와 치료를 하고 다음날 새벽 산속으로 대피합니다.


산에서 이미 대피해 있는 촌장과 마을 사람 몇몇을 만난 강신우는 왜군에 잡혀 있는 사람들을 탈출시킬 계획을 짭니다. 이때 천동석 패거리가 나타나 비아냥거립니다. 야음을 틈타 집에 있는 농기구 중에서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챙기고 왜군의 무기창고를 텁니다. 가지고 가지 못하는 무기는 우물 속에 빠트립니다. 다음날 아침 무기고가 털렸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왜장 요시다는 경비병들을 문초하고 노발대발합니다. 왜군들은 강신우와 마을 사람들이 매복해 있는 곳으로 수색해 올라옵니다. 강신우의 공격 명령에 따라 마을 사람들은 전광석화와 같이 처치합니다. 그 와중에 왜군 한 명이 쓰러지면서 총소리를 냅니다. 총소리를 듣고 왜군들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


“강 대장, 왜놈들이 너무 많이 몰려오는데? 일단 피하는 게 좋겠어.”


마을 사람들은 강신우를 강 대장이라고 불렀습니다. 왜군 무기고를 털고 왜군에 맞서 싸우면서 강신우의 지도력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예, 그러는 게 좋겠습니다.”


적의 움직임을 잠시 관찰한 강신우는 사람들에게 손짓을 합니다. 강신우 일행은 적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몸을 숙여 일사불란하게 산속 비밀 기지로 돌아옵니다. 왜장 요시다는 자신의 부하들이 칼에 맞아 죽어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분노에 차서 소리칩니다.


“너희들 모두 내 손에 죽고 말 것이다!”


요시다는 부하들을 불러모았습니다.


“이 산을 이 잡듯 샅샅이 뒤져라. 한 놈도 놓쳐서는 안 된다. 알겠느냐?”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숨어있는 비밀기지는 어지간해서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기 때문에 왜군들이 오전 내내 온산을 뒤졌는데도 강신우 일행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비밀기지에선 강신우가 마을 사람들에게 무기를 다루는 법과 오늘 밤의 작전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강 대장, 오늘 날씨로 보아 밤에는 강한 비가 내릴 것 같소. 비 때문에 경계가 허술한 틈을 타서 사람들을 구해냅시다.”


마을 사람의 말에 최해원도 동의하고 나섰습니다.


“나도 오늘 밤이 적기라고 생각하네. 왜놈들은 온종일 우리를 찾느라고 심신이 피로한 데다가 비가 많이 내려준다면 우리의 움직임이 발각되더라도 조총을 쏠 수 없으니 싸워볼 만하다고 생각하네.”


강신우는 잠깐 고민을 하였습니다.


“좋습니다. 오늘밤 특공대를 꾸려 마을 사람들을 구하러 갑시다.”


“여어~. 이 사람들이 무슨 작당을 하고 있는 겐가? 보아하니 왜군들의 무기를 많이도 훔쳤군. 우리에게도 칼 몇 자루 주면 안 될까?”


얼마 전 이곳을 떠났던 천동석 일행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최해원과 마을 사람들은 천동석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벌떡 일어나며 칼을 뽑으려 했습니다.


“그만두세요.”


강신우가 마을 사람들을 말렸습니다.


“자네도 오늘 밤 왜군진지에 잡혀 있는 마을 사람들을 구하러 가는 데 동참할 텐가?”


강신우가 구출작전에 합류할 의사를 묻자 천동석은 심드렁하게 대답했습니다.


“자네가 의병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데 난 그딴 어리석은 일에 목숨 걸 생각 없거든. 내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있는 무기 좀 나눠달라는데 목숨을 걸라니 이런 거래가 온당하다고 보는가, 자넨?”


천동석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무기를 들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둘러보았습니다.


“군사훈련을 제대로 받지도 않은 사람들이 군인을 상대로 싸운다? 용기가 참 대단하셔.”


“여보게, 천동석이. 산 아래 왜군 진지에는 자네 마을 사람들도 많이 잡혀 있어. 내일이면 모두 어찌 될지도 모르는데 자넨 걱정이 되지도 않는가?”


“걱정은 무슨. ,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어딜 봐서 자네 밑에 들어가서 부하 노릇이나 하는 분으로 보이느냐 이 말이야. 자네가 내 밑에 있으면 몰라도. 하하하.”


천동석의 이 말에 마을 사람 서넛이 화를 버럭 냈습니다.


“아니, 저런 경우 없는 놈을 봤나!”


“뭐 그건 그렇고. 죽으면서 가져갈 것도 아닐 텐데 남는 무기나 좀 나눠주지?”


“안 되오. 강 대장. 이놈에게 절대 무기를 줘선 안 되오. 오히려 우리에게 칼을 겨눌지도 모르는 놈이잖소.”


강신우 역시 천동석의 비겁하고 야비한 품성을 알고 있기에 무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천동석을 무기로 위협해 비밀기지에서 쫓아냈습니다. 천동석은 쫓겨나면서 강신우와 마을 사람들에게 온갖 악담을 퍼부었습니다.


“오늘 밤 거사를 위해 잠시 눈이라도 좀 붙입시다.”


강신우는 네 사람만 경계를 서게 하고 특공대에 합류한 다른 사람들은 쉬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서너 시간 지났을까, 경계를 맡은 사람들이 급하게 들어오면서 소리를 쳤습니다.


“강 대장, 큰일이오. 왜군들이 다시 몰려오고 있소. 천동석이 그놈이 맨 앞장을 서서 오는 것을 보니 그놈이 일러바친 게 틀림없소.”


“뭐? 천동석이, 이 인간 아무리 막나가는 놈이라 해도 동족을 배신할 줄은 몰랐네.”


마을 사람들은 천동석의 배신에 치를 떨었습니다.


“자, 지금 천동석을 원망할 겨를이 없습니다. 목숨을 다해 싸워 우리 가족을 위해 우리 마을을 지켜냅시다.”


“싸우자! 싸우자!”


마을 사람들, 아니 의병들의 결기는 온 산을 울렸습니다. 왜군이 비밀기지에까지 올라왔습니다. 강신우는 이런 때에 활이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했습니다. 왜군이 근접하자 강신우와 의병들은 일제히 돌을 던지며 항전하였습니다. 왜군들은 의병들을 향해 조총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의병 몇몇이 조총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왜군들이 조총에 다시 장전하는 틈을 타서 강신우는 공격신호를 내렸습니다.


“와!”


강신우와 의병들은 아무리 가족을 지키고 마을을 지키려는 의기가 강했어도 정규 군사훈련을 받지 않아 왜군과의 대결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군에게는 천동석과 그 패거리까지 가세해 동족인 조선 사람을 향해 무기를 휘두르니 당해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결국, 강신우는 왜장 요시다 앞에 무릎을 꿇게 되었습니다.


“네놈이 감히 겁도 없이 우리에게 도전을 한 놈이냐?”


왜장 요시다는 강신우의 턱을 들어 올렸습니다.


“흠, 나이는 많아 보이지 않는데 일개 농사꾼 주제에 군인을 상대로 싸울 생각을 하다니 그 의기는 가상하구나.”


요시다는 일어서서 뒤쪽 바위 위로 올라가 뒤돌아서서는 병사들에게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죽이기 아까운 놈이다. 끌고 가라.”


“안 됩니다. 이놈을 살려뒀다간 분명히 후회할 일이 생깁니다. 이 자리에서 반드시 처치해야 합니다. 장군!”





천동석이 왜장에게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요시다도 이런 전쟁 와중에 제 편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의병을 끌고 다니는 것도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시다는 천동석에게 넌지시 물었습니다.


“너는 이자와 같은 조선사람이 아니냐? 그런데 왜 이자를 못 죽여 안달이 났느냐?”


강신우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던 천동석이 왜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습니다.


“이런 녀석은 잘난 체하다 주변의 사람을 다치게 하는 놈이지요. 실력도 없는 놈이 거들먹거리고 다니는 게 영 꼴사납습니다. 어서 죽이라고 명을 내려주십시오.”


천동석의 말을 모두 들은 왜장 요시다는 천동석의 실력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 강신우와 천동석, 두 사람에게 제의를 했습니다.


“둘 중에 누가 실력이 좋은지 궁금하구나. 두 사람이 맞붙어 보겠느냐?”


왜장의 이 말에 천동석이 깜짝 놀라 뒷걸음을 쳤습니다. 실력으로 하면 자신이 강신우에겐 발끝에도 따라가지 못함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씨름판하고는 다른, 자칫 잘못되면 목숨을 잃는 수도 있는 싸움이어서 그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죽을 이놈과 싸워서 제게 득이 되는 게 없는데 뭐하러 싸우겠습니까? 이놈의 목숨은 제가 거두게 해주십시오. 장군.”


“천동석 이놈 듣거라. 너와 아무런 원한을 진 일이 없는 마을 사람을 이렇게도 많이 죽게 하고 민족을 배신한 죄의 대가는 머지않아 분명히 치르게 될 것이다. 부디 네놈이 눈을 감기 전에라도 먼저 간 사람들에게 속죄할 기회가 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강신우의 말에 천동석은 더 흥분하였습니다. 강신우의 목에 겨눈 칼끝이 부르르 떨렸습니다.


“이 자식이!”


강신우에 대한 열등감과 적개심에 이성을 잃은 천동석은 칼을 높이 들었다가 바로 내리쳤습니다. 왜군들이 말릴 새도 없었습니다. 왜장 요시다 역시 손을 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대해 망연자실할 정도였습니다.


‘흠, 이 조선 녀석 잘만 이용하면 꽤 쓸모가 있겠는걸.’


왜장 요시다는 그렇게 생각하고 병사들에게 철수를 명했습니다. 왜군의 뒤를 따라가면서도 천동석은 숨어있는 강신우 일행이 없나 유심히 살폈습니다.


왜군이 다 사라진 것을 확인한 최해원과 강화선은 그제야 풀숲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미 두 사람의 얼굴에는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화선은 신우를 끌어안고 통곡을 하였습니다. 해원도 화선과 신우를 안고 소리없이 흐느꼈습니다.


신우의 얼굴은 오히려 편안해 보였습니다. 툭툭. 그 얼굴 위로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한 식경 넘게 두 사람은 신우를 끌어안고 그렇게 슬퍼했습니다. 빗방울은 점차 굵어졌습니다. 두 사람은 농기구로 땅을 파서 전사한 마을 사람들을 모두 묻어주었습니다.


어느덧 아침이 되었고 비는 멎었습니다. 화선과 해원은 왜군에게 잡혀 있는 사람 중에 살아서 가족을 찾을 것을 대비해 무덤 앞에 나무를 박고 전사한 이의 이름을 적어두었습니다.


“여보, 갑시다. 천동석이 우릴 잡으려고 이곳에 또 올지 모르니 여길 떠나는 게 좋겠소.”


두 사람은 동쪽으로 계속 걸어갔습니다. 안전하게 숨을 곳이 필요했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두어 시간 걸었나 봅니다. 두 사람은 절벽 아래 바닷가에서 작은 암굴을 발견했습니다. 두 사람이 숨어지내기에 적당한 것이었습니다.


그때 멀리서 대포를 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시락마을 앞에 조선 수군의 것으로 보이는 배들이 모여 있습니다.


“여보, 우리 수군이오. 이제 우리 살았소.”


해원은 화선을 꼭 껴안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났습니다. 날이 어둑해졌습니다. 싸움이 일어나는 쪽을 주시하고 있던 해원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안쪽을 바짝 들어가세요. 뭔가 이쪽으로 오고 있소.”


달빛에 비친 그것은 일본의 배였습니다. 아마도 조선군에게 패퇴하여 도망치는 왜군일 것이라는 생각에 두 사람은 마음을 졸였습니다. 왜군의 배는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해안을 따라 배를 몰아 오는 것을 보면 그들도 어디 숨을 곳을 찾고 있는 지 모릅니다. 왜군의 배가 암굴 앞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멈추었습니다.


해원이 고개를 살짝 내밀어 보니 달빛에 왜장과 천동석의 모습이 실루엣으로 비쳤습니다.


‘저놈들이 가지 않고 왜 저기 서 있는 거야?’


배가 암굴 쪽으로 서서히 다가왔습니다. 해원과 화선은 속이 탔습니다. 들킨 것인가? 이를 어쩌면 좋은가? 배에서 천동석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장군, 저기 절벽 아래 굴이 보입니다. 일단 조선 수군이 철수할 때까지 피신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왜군의 배가 암굴 바로 앞에까지 도착했습니다.


다음 주 4편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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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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