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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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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주인공 설희는 이무기에게 제물로 바쳐져 이무기의 성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러다 이무기가 조만간 임금을 몰아내고 나라를 차지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곳을 탈출하려 고민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설희는 자고 있는 이무기의 반쪽 얼굴이 궁금해 머리카락을 젖힙니다. 이무기의 반쪽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어 깜짝 놀랍니다. 그런데 그 인간 모습의 이무기가 성을 탈출할 방법을 일러줍니다.

 

탈출을 위해 이무기와 이무기의 병사들로부터 환심을 산 설희는 인간 이무기가 말한 대로 보름날 밤 지하신전으로 들어갑니다. 설희는 푸른 구슬을 탑에서 떼어내고 결계가 풀린 틈을 타서 탈출에 성공합니다. 마을로 돌아온 설희는 아버지에게 이무기의 야욕을 막아야 한다고 전하지만 아버지는 반신반의하고 무당을 비롯한 마을 사람 일부는 설희를 다시 이무기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때 마을을 지나가는 노승이 배가 고파 설희에게 밥 한 끼 얻어먹게 됩니다. 설희로부터 그간의 사정을 들은 노승은 마을회의를 한다는 촌장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노승은 이무기를 물리칠 묘책을 일러줍니다. 그 묘책은 이무기가 사는 못에 불돌을 던져넣어 물을 끓게 하면 이무기가 도망을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의 포악한 성질이라면 아무리 비위를 맞추어 주더라도 언젠가 모든 사람을 죽일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무당을 가두고 총 공격을 하기 위해 동경산에 오릅니다. 촌장의 신호에 따라 마을사람들은 일제히 불돌을 삽으로 떠서 물에다 던져넣습니다.

 

…………………………………………………………………………………


호수 가운데서 물방울이 솟아오르는 것을 본 촌장은 마을사람들에게 더 크게 소리쳤습니다.

공격을 멈추지 마라! 이무기가 꼼짝하지 못하게 계속 불돌을 던져 넣어라.”

설희도 주변에서 돌을 주워와 돌을 달구고 있는 장작더미 위에다 올렸습니다.

수백 개의 불돌이 물에 들어가자 호수 여기저기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폐하! 큰일 났사옵니다. 마을 사람들이 결계 밖 호수에다 불돌을 던져넣고 있사옵니다.”

경계근무를 서던 병사가 달려와 이무기에게 보고하였습니다.

뭐야? 어리석은 인간들이 화를 자초하는구나! 즉시 전 병력을 집결하고 물화살 공격을 준비를 하라.”

그런데 폐하, 물밖에서 뱀의 모습으로 경계를 서던 병사가 보고하기를 그 마을사람들 속에 황후마마께서 계신다 하옵니다.”

이무기는 움찔하였습니다. 함부로 공격을 하였다가 설희의 뱃속에 있는 자신의 아이를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무기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일단 저들의 불돌이 다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나 폐하, 이러다 결계가 뚫려 궁전이 무너질 수도 있사옵니다. 지금 바로 공격하심이 나을 듯하옵니다.”

신하 하나가 앞으로 나와 이무기에게 당장 공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무기는 설희의 뱃속에 있는 자신의 후계자에 대한 안위는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 그 신하가 괘씸했습니다.

네 이놈! 너는 장차 이 세계를 지배할 내 아들이 죽어도 좋다는 것이냐? 어디서 함부로 그 입을 놀리느냐?”

 

이무기는 큰소리로 신하를 꾸짖었습니다.

송구하오나 폐하, 태중 왕자님의 안위만을 고집하셨다가 이 궁전이 무너지면 폐하의 안위도 장담할 수 없기에 드리는 충언이옵니다. 깊이 헤아려주십시오.”

걱정 말라. 이곳의 결계가 그리 허술하지 않으니라.”

사람들이 자정이 넘도록 계속 불돌을 던져넣게 되면 아무리 많은 물이라도 끓게 되고, 그리되면 결계도 열릴 것이옵니다. 어서 공격을 하여 궁전을 방어하심이 옳은 줄 아룁니다.”

거참, 말이 많구나. 제아무리 불돌을 던지더라도 이 많은 물이 그리 쉽게 끓지 않을 것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 보거라. 불돌도 이제 거의 다 떨어졌을 것이다.”

 

이무기는 궁에서 나와 물 밖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쉴새 없이 불돌을 던져넣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천장의 결계가 조금씩 금이 가고 있었습니다. 이무기는 이를 깨물었습니다.

내가 저놈들을 쫓아내야겠다.”

이무기는 자신의 몸을 이무기로 변신시켰습니다. 본래의 모습으로 변한 이무기는 서서히 물밖으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이무기다!”

이무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절대 물러서면 안 된다!”

촌장은 사람들이 이무기의 흉악한 모습에 겁을 먹고 불돌던지기를 그만둘까 걱정이 되어 더 크게 소리쳤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겁을 잔뜩 집어먹었습니다. 손에 힘이 빠져 불돌은 멀리 날아가지 못했습니다.

이때 뒤에 서 있던 설희가 스님의 말을 상기하고 소리쳤습니다.

절대 물러서면 안 돼요. 여기서 그만두면 이무기의 공격을 받아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 계속 불돌을 던져 넣어야 해요!”

 

이무기는 마을사람들 뒤쪽에서 소리치는 설희를 보았습니다. 복중에 자신의 아이까지 가진 황후가 남편인 자신을 공격하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고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크르르르 캬아~!”

이무기는 순간적인 분노에 휩싸여 마을사람들을 향해 독을 내뿜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재빨리 나무 뒤쪽으로 몸을 숨겨 독을 피했습니다. 설희도 간신히 피했지만 독이 묻은 치마 끝자락이 까맣게 변색되었습니다.

 

모두 물러가라. 그렇지 않으면 모두 이 자리에서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무기는 커렁커렁 소리를 내며 사람들에게 엄포를 놓았습니다.

스님 말씀대로 우리가 계속 불돌을 던지면 이무기가 공격을 하지 못할 거예요. 겁먹지 마세요.”

설희가 다시 소리쳤습니다. 설희의 말에 사람들은 다시 불돌을 삽으로 떠서 이무기 쪽을 향해 세게 던졌습니다.

이무기는 한동안 설희를 쏘아보다가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무기가 물속으로 모습을 감추자 사람들은 환성을 지르며 더욱 열심히 불돌을 던져 넣었습니다.

 

물속 이무기의 궁전에선 이무기와 신하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신하들은 지금 당장 공격하지 않으면 궁전이 무너지게 되고 결국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간언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무기는 당장 결정을 하지 못했습니다.

설희의 뱃속에 있는 자신의 아들인 용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결계는 점점 더 크게 금이 갔습니다.

드디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까지 치닫고 말았습니다. 병사들도 빨리 결정을 내리지 않은 이무기를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후퇴한다!”

이무기의 명령이 떨어지자 신하들과 병사들은 일제히 지하신전으로 몰려갔습니다. 이곳에서 예전 설희가 푸른 구슬을 들어내고 탈출했던 것처럼 하여 산을 빠져나갔습니다. 결계를 벗어나자 신하와 병사들은 모두 뱀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무기 역시 거대한 이무기의 모습으로 산을 타고 내려갔습니다.

 

이무기가 도망간다!”

우리가 이겼다!”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가 도망가는 모습을 보곤 환성을 질렀습니다.

설희도 아버지의 손을 맞잡고 기뻐했습니다.

 

그때 이무기 궁전의 결계가 무너지면서 호숫물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뜨거운 물은 이무기가 도망간 방향으로 콸콸 흘러내렸습니다.

호수에서 물이 빠지니 이무기 궁전이 드러났습니다. 그러자 바로 궁전은 기둥이 부러지면서 궁 전체가 와르르 내려앉았습니다. 주변 봉우리들의 바위도 궁이 있던 자리로 함께 무너지면서 구덩이를 메워버렸습니다. 그 때문에 동경산에 새로운 산봉우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이무기가 도망간 이후 마을에는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아침이면 집집이 굴뚝에서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낮에는 힘센 황소가 쟁기를 끌며 밭을 갑니다. 저녁엔 호롱불을 켠 방안에서 가족들이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눕니다.

 

~.”

이 서방 집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던 설희가 갑자기 배를 감싸고 주저앉습니다.

갑자기 불러온 배에서 꿈틀거리는 느낌이 들자 설희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무기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에게서 나의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는 용이 될 거요. 용이 된 그 아이는 이 나라를 다스리게 될 것이오.”

설희는 두 손으로 배를 감쌌습니다. 뱃속의 아이가 손의 기운을 느꼈는지 불쑥불쑥 반응을 보였습니다. 설희의 손에 땀이 배었습니다. 그 손 위로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설희의 눈물이 두 볼을 타고 주르르 흘러내립니다. ()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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