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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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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가혹한 세금을 매겨 '혈세'를 거둬들이는 국세청?

사전에 보면 혈세를 ‘[명사]가혹한 조세’라고 쓰여 있습니다. 몇 가지 예문도 들었는데, ‘탐관오리가 백성들로부터 혈세를 거두어들였다.’ ‘가뜩이나 고생하는 백성들에게 군자금까지 내어 놓으라니, 그야말로 혈세 아닌가?’ ‘백성의 혈세를 범포한 영문 죄인들을 색출하시오!’등등.

그런데 신문이나 방송에서 이 혈세라는 말을 참 예사로 사용합니다. 사례를 볼까요.

“그것이 국민의 여론이고 그것이 환경을 지키는 길이고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는 길이기 때문이다.”(연합뉴스 2008.3.26)

“기자실을 대체하기 위해 1억여 원을 들여 만든 ‘기사 송고실’은 업무용 공간으로 바뀔 계획이다. 정부의 무리한 조치로 혈세만 낭비한 셈이다.”(문화일보 2008.3.25 천인성 기자의 취재일기)

“언제까지 혈세 낭비를 되풀이해야 합니까.” (동아일보 3.24 강정훈 기자가 경남지역 시민단체의 말을 옮기면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특검법을 날치기 처리해 혈세를 낭비한 점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정치적 만행”(조선일보 2.23 홍석준 기자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말을 옮기면서 쓴 글)

이외에도 무수히 많으나 지적마저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까봐 이쯤에서 ‘왜 혈세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되는지 설명하려 합니다.

가렴주구(苛斂誅求)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세금을 가혹하게 거두어들이고, 무리하게 재물을 빼앗는다는 의미로 쓰인다는 것을 중학교만 졸업한 사람이면 대부분 알 것입니다. 이게 혈세와 어떻게 다릅니까.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혈세’가 있다는 얘깁니까. 내가 받는 월급에서 세금이 꼬박꼬박 빠져나갑니다. 직장생활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한 번도 그 소득세를 ‘혈세’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사먹는 음식에도 세금이 빠져나갑니다. 그 부가세를 아직 한 번도 ‘혈세’라고 여겨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집이 없으면 세금 내지 않습니다. 내가 소득이 없으면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내가 사치스런 물건을 사지 않으면 그렇게 많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내가 세금을 내는 것은 낼 만하니까 내는 겁니다. 그것으로 국가가 운영되고 자치단체가 살림을 사는 것 아닙니까. 그 세금이 가혹하다면 지금 시대에 국민들이, 시민들이 가만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언론이 ‘혈세’라고 자꾸 사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언어도단’이고 ‘혹세무민’입니다. 그리고 위 예문에서 조선일보의 글을 옮기면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을 따왔는데 여당의 원내대표면 한 국가의 상당한 벼슬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런 사람이 ‘혈세’라는 표현을 쓰다니요. 정부가 그럼 국민을 대상으로 ‘혈세’를 걷고 있다는 얘깁니까.

“국민의 피와 땀이 어린 세금이니 이는 혈세나 다름없다.” 이런 식의 표현이면 ‘혈세’라는 단어를 써도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 언론이나 정치인들, 시민사회단체에서 ‘혈세’가 뭔지도 모른 채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것은 무식하거나 사실을 호도하는 두 가지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음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영어 몰입교육에 앞서 우리말부터 제대로 쓰도록 공부 좀 하세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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