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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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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집 둘째 아이는 장래희망이 발명가랍니다. 장영실이나 에디슨처럼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게 소원이랍니다. 발명가가 되려면 공부도 잘해야 한다며 은근슬쩍 열심히 공부하도록 유도하지만 얼마 가지 못합니다. 수학책을 펴놓고 공부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나무젓가락을 가지고 로봇을 만들거나 고무줄 총을 만들고 있습니다. 나는 아이에게 하루종일 만들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데 솔직히 그러지 못합니다. 아이의 학교성적이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자식이 학교에서 공부 잘하길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제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해줘야지 하면서도 시험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자연히 속상해지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하고싶은 공부해도 되는 세상>


 큰아이는 중학생인데 장래희망을 정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다거나 동영상 만화를 그리는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다더니 지금은 그런 꿈조차 꿀 여유가 없다고 합니다. 큰아이는 학업성적이 좋지 않아 한동안 학원에 다녔는데 학교서나 학원에서나 하루종일 공부하는 것이 국·수·사·과 위줍니다. 이러니 공부하는 것이 즐거울 리 있겠습니까. 공부하는 시간밖엔 텔레비전 드라마를 봅니다. 한동안 넋을 놓고 보다가 옆에서 공부하란 얘기만 들리면 그냥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고등학교 들어가고 나면 그 마음고생이 더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되고 싶었던 꿈을 하나 둘 포기하면서 개성 없는 인간성을 지닌 채 사회로 배출되겠지요. 획일화된 능력을 요구하는 대학에 들어가고자 정해진 공부만 죽으라고 하고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전공학과와 상관없이 취업공부에 매달려 또 기나긴 시간을 소비하다시피 하면서 나이를 먹겠지요. 회사에서 원하는 능력을 갖추었거나 재수가 좋으면 월급을 좀 많이 주는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할 테고 경쟁에서 밀려나면 또 몇 년간이고 취직시험 공부하느라 부모 속을 썩이겠지요.


 나는 정말 이런 사회구조가 싫은데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부모들처럼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경쟁해서 이기길 원하고 나중에 좁은 취업구멍을 통과하기 위해선 다른 경쟁자를 물리쳐주길 바랄 수밖에 없게 되었으니까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요? 요즘 누가 그 말을 믿겠습니까. 교육정책이 요구하는 공부를 잘한 아이는 흔히 '좋다'고 하는 대학에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돈을 많이 주는 회사에 취직해 부러움을 삽니다. 반면 학교 다니면서 제 하고 싶은 것을 혼자 해온 아이들은 경쟁에서 밀려 결국 부모·친지·친구로부터 비난을 삽니다. 지금의 비정규직 사람들처럼 차별을 받으며 살 수도 있겠지요.


 가끔 언론을 통해 자녀가 아직 어린 초등학생 정도밖에 안 되는 데도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봅니다. 하나같이 갑갑한 우리의 교육현실이 싫어서라고 합니다. 나도 그럴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다면 그러고 싶습니다. 어느 재벌 회장이 그랬습니까? 천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또 20%가 80%를 먹여 살린다는 말도 진리인 것처럼 돌고 돕니다. 그 말에 나라의 교육을 꾸리는 사람이 부화뇌동해 20%의 엘리트만을 배출하려고 정책을 펴는 것은 아닐까 여깁니다. 100%의 국민이 100%의 국민을 먹여 살리는 정책을 펴면 정말 안 되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교육감 직선제에 희망을 건다>


 대통령 선거와 함께 도교육감 선거도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처음으로 도민들이 직접 투표에 참가해 선출하는 첫 직선제여서 관심을 더합니다. 어떤 후보가 우리의 교육 현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사람인지 유심히 봅니다. 이들이 제시한 비전과 공약을 살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두 분 다 어느 공약에 어느 정도의 예산을 들일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 나름대로 정책을 펴놓으면서 의욕을 담았겠습니다만 도민을 상대로 공약을 내건 첫 사례여서인지 교육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아무리 교육자치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획일화된 전체 교육기조를 거역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나는 이번 교육감 직선이 우리 교육에 작은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봅니다. 직선제인 만큼 후보들은 좀 더 바람직한 교육풍토에 대해 고민하게 될 테고, 결국엔 아이들이 입시에 매달리지 않고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7.12.04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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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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