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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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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반대시위포스터

4월 7일 부산대학 입구에 설치된 대운하 반대 그림. http://www.gobada.co.kr/

<경남도민일보>가 도내 총선 후보들에게 몇 가지 정책에 관해 서면 질의를 했다. 후보들의 답변이 총선 지면에 지속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어제로 15곳 지역구 후보들의 답변이 실렸다. 71명 중 67명의 후보가 답변을 했는데 4명은 답변을 하지 않아 지면에 실리지 않았다.

대운하건설 견해 '보류'라니

한나라당 후보는 모든 지역구에서 답변을 보내왔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경부대운하' 관련 답변이다.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은 대부분 대운하 개발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분명히 밝혔지만 한나라당 후보만은 '유보' '보류' '조건부 찬성' 등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운하 조령터널 구간 상상도

대운하 조령터널 구간 상상도

물론 '찬성'이라고 분명한 견해를 밝힌 이도 있다. 어제 보도까지 3명. 판단이 잘되었든 잘못되었든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밝힌 후보들은 오히려 떳떳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보류'가 뭔가. '경부 대운하를 건설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밝히라'는 질문에 '지금은 답할 수 없다'는 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속내가 어떤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개인적으로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것이니 반대하지 못하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당에서 '반대 여론이 많은 현 시점에 논쟁을 벌이는 것은 불리하다'는 판단으로 '답변을 보류하라'는 지침이 '하달'된 것인가. 정말 눈치 채지 못하겠다.

한반도 대운하 노선계획도

한반도 대운하 노선계획도



어쨌거나 한나라당 후보들도 눈이 있고 귀가 있으니 경부대운하 건설이 얼마나 부당하고 황당무계한 계획인지 알고는 있을 것이다.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대운하 건설을 정책으로 내세우자 국민은 '제2의 경부고속도로'처럼 여겨 긍정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엔 '괜찮겠네' 했다가 각종 보도와 분석기사가 이어지면서 점차 부정적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왜냐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대규모 토목 건설 사업이니까. 한마디로 이 거대한 사업계획은, 얼마나 깊은 생각과 연구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르지만, 이 땅의 강에 사는 동식물의 씨를 말리자는 계획이나 진배없다.

막대한 건설비, 교통대란, 홍수·수몰, 땅값 폭락 등 수많은 부정적 요소들이 지적되고 있지만 난 이 한 가지만 지적하고 싶다. '강물의 부패'다. 배가 산으로 가려면 강물을 가둬야 한다. 그리고 일정한 깊이를 유지해야 하는데 콘크리트 축대벽을 쌓을 수밖에 없다.

일부 구간이니 문제가 없다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갇힌 물에 거대한 배가 소음과 진동을 울리며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물의 흐름을 타면서 놀고 있던 물고기가 깜짝 놀라 자갈바닥으로 헤엄쳐 숨으려 할 것이다. 그런데 어쩌랴. 일부 구간에선 이미 콘크리트로 발라놓아 강바닥에 '헤딩'할밖에 없으니. 결국, 상류부터 물은 썩을 것이고 물고기는 죽어갈 것이다. 배가 다니는 이 강에 또 우리의 식수원이 어디 한둘이랴. 오죽하면 전국 대학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섰겠나.

자연 생태계 파괴가 가져올 환경 재앙이 불을 보듯 뻔한데 이명박 정부는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대운하 반대 여론도 지금은 대선 때와 다르다. 찬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난 1월 11일 인수위 시점에 찬성 40.6%, 반대 43.8%(CBS-리얼미터 조사)이던 것이 3월 25일 찬성 20.9%, 반대 63.9%(문화일보-디오피니언 조사)로 벌어졌다. 이럼에도 한나라당은 '대운하는 총선 이슈가 아니다'는 고집만으로 논의를 회피하려 하고 있다. 총선이 끝나고 국민의 의사를 묻겠다는 이유다.

한나라당 찍을 수 없는 이유

이런 한나라당의 태도는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하면 정부와 함께 대운하 건설 계획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는 것밖에는 해석이 안 된다. 지난달 27일 국토해양부가 작성했다가 들킨 대운하 관련 보고서가 이를 뒷받침한다. '밀어붙이면 된다'는 'CEO 이명박'의 알려진 경제철학도 대운하 강행을 추측하게 한다.

그런데도 총선이 끝나고 나서 전문가 의견을 묻고 국민이 반대하면 안 하겠다고? 누가 그 말을 믿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투표일을 얼마 앞두고 재산을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공언을 했다. 지켜졌는가. 그이의 말을 믿을 수 없는 이유는 지난 93년 재산공개 때도 같은 말을 했기 때문이다. 'BBK사건'은 또 어떤가.

툭하면 '재산 헌납 카드'를 내밀어 매표행위를 하는 대통령이나 대놓고 찬성했다간 표 깎일까 봐 어정쩡하게 '유보' 태도만 내세워 나중에 '거수기 노릇'을 하려는 한나라당엔 표를 주지 않는 것이 '금수강산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다. 후보 개인에겐 미안하지만 이것이 내가 한나라당을 찍을 수 없는 이유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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