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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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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나타난 날짜를 보니 작년 10월 15일로 나와 있군요. 미술관에 갔을 때가 좀 추웠을 때였습니다. 지난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누드화를 보는 아이의 표정이 너무 솔직하고 해맑아서 포스팅을 해봅니다.

 

제 엄마랑 누드화를 보면서 감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이가 다른 그림을 보다 말고 우리 사이로 쪼르르 달려와서는 그림을 보고는 웃었습니다.

 

"찌찌 나왔다. 찌찌! 히히히..."

 

여섯 살, 남자 아이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제 오빠가 여섯 살 쯤엔 미술관에 데려간 기억이 없어서 말이죠. 오빠는 지금 한창 사춘기여서 그런지 이런 그림을 얼굴 들고 못 봅니다.

 

"그림을 그린다는 놈이 이런 예술작품을 보고 얼굴이 버얼개가지고 그냥 지나가면 되나?"

 

"아! 무슨? 그런 그림은 별 관심이 없어서 그렇단 말예요."

 

누드화를 보는 시각은 나이에 따라 확실히 차이가 나는가 봅니다.

 

여섯 살 막내 딸아이는 그림에서 찌찌를 먼저 보고요. 그리고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옷을 모두 벗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듯이 웃으며 그대로 표현을 합니다.

 

중학생 아들은 보고도 못 본척 그냥 지나가려고 하고요. 성을 감추고 숨기고 싶어하지요.

 

어른인 우리는 누드화에서 무엇을 볼까요? 시각이 조금씩 차이납니다만, 나는 인체 뼈의 연결이 잘 조화롭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먼저 보고 전체적 구도, 그리고 그림 속 주인공의 시선을 봅니다.

 

아내에게 그렇게 말했지요. 아내는 절대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가슴과 엉덩이 먼저 봤제? 솔직히 말해봐!!"

 

"아니!!! 배를 먼저 봤다. 왜?! 당신 배하고 너무 차이가 나서 말이야!"

 

말을 잘못 꺼냈죠. 내가 죽는 줄 알았는데 아내가 그 후 일주일 동안 저녁을 안 먹었습니다.

 

"그런다고 나잇살도 함께 먹은 뱃살이 빠지냐? 그냥 밥 먹어라."

 

엥, 살풋 궤도 이탈.

 

그림을 보고 사춘기 오빠나 여섯 살 딸은 즉흥적으로 솔직한 표현을 하였지요.

 

그렇다면 아내와 남편 중에서는 누가 더 솔직했을까요?

 

어쩌면 나이가 들면서 인간으로서 소중한 무엇인가를 서서히 잃어가고 있는 것 아닐까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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