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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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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10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용마정이란 활터. 내가 2개월 전부터 다니던 국궁장이다. 국궁이란게 묘한 매력이 있다.

학교 다닐 때, 중국 쪽 사람들이 고구려 땅에 사는 사람들을 동이족이라 했다는 역사를 배운 적이 있다. 동이족(東夷族), 말 그대로 풀어해석하면 동쪽오랑캐라는 뜻이라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오랑캐라는 의미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오랑캐라는 의미의 한자 이(夷)를 풀어보면 사람이 큰 활을 멘 형상이다. 좋게 말하면 활 잘쏘는 민족이란 얘기고 나쁘게 말하면 활쏘면서 쌈박질이나 해대는 민족이란 얘기다.

어쨌거나 그런 피가 이어져 흘러서 그런지 전세계 양궁대회에 나갔다 하면 우승컵을 싸그리 거머오다시피 한다. 아무리 윌리엄텔이 활을 잘 쏜다고 해도 고주몽보단 못할 것이라고, 로빈 훗이 활을 가지고 온갖 재주를 다 부려도 우리 선조들에 비하면 쨉도 안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사는 것도 별로 나쁘진 않다.

그런 막연한 민족성 때문에 나 역시 안 쏘아서 그렇지 쏘기만 하면 백발백중의 기적을 일으킬 것맡 같은 택도 아닌 자신감이 무슨 연유로 그리 넘쳤던지 궁사의 길로 대뜸 들어서버린 것이다.

거의 2개월 가까이 빈 활을 당기기만 했다. 2주 전부터 '달대'라고 대나무 작대기에 화살을 매달아 날려보는 것으로 깍지손 잡는 법 좀 익히고 1주 전부터 활을 하나 장만하면서 살을 얹어보고(실제 화살을 날려보는 것을 의미함) 궁도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나와 같은 날 등록을 했던 여성 궁사 역시 오늘 대회에 참가했다. 그 동안 활을 배우는 시간대가 맞지 않아 한 번도 만나지 못했었는데 대회가 열리니 만나지는구나.

이번 궁도대회엔 김오영 도의원이 격려차 들렀다. 소규모로 열리는 대회라고 개회식 절차를 간소화하지 않았다. 지난 최윤덕장상배 대회나 크게 차이가 없이 신중하고도 근엄하게 진행됐다. 어찌보면 다 식구들인데...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소궁도대회인데도 상품이 많이 걸려있다. 트로피도 있다. 그냥 노니 하는 대회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약간은 긴장이 되기도 했다. 처음 사대에 올라선 것 아니더냐. 1번과녁에다 살을 날려본 것도 처음이다.

화살을 날려본지 1주일만에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라는데... 보이는 사람마다 일부러 칭찬하는 말인지 15발 중에서 2발을 맞힌 것 또한 아주 잘한 거라며 격려한다.

이날 최고 많이 맞힌 사람이 13발을 명중했단다. 대단한 실력이다. 1년 안에 내가 13발은 맞추겠다 스스로 다짐한다. 아쉬움이 있다. 안경이 대판 교정작업용으로 맞추다보니 화살이 어디에 떨어지는지 통 알수가 없다. 옆사람에게 어디에 떨어졌는지 물어보고 재조정을 할 수밖에 없으니 이도 내겐 상당한 핸디캡이다.

그래 뭐 어쩌랴. 나중에 실력을 점점 키워 눈감고 쏘아서 명중시켜 볼란다.ㅋㅋ.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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