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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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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쏘기 시작한지 거의 두 달이 되는 모양입니다.  맨 처음 창원 용마정에서 소궁도대회를 연다고 해서 갔다가 나에게 어울리는 운동이다 싶어 거금 20만원을 입회비로 내고 바로 궁사의 길로 들어서버렸죠. 다른 건 활동하거나 활용하는 것에 비해 금액이 적당한 건지 이리 따지고 저리 따지고 하는 내 성격에, 어찌된 영문인지 대뜸, 단 한 번도 활을 만져보지도 않고 20만원을 내어버린 것입니다.

아마도 일전에 보았던 영화 <최종병기 활>이란 작품의 영향도 있었겠지요. 그 영화를 봤을 때만 해도 별로 궁도를 하고싶다는 생각까진 들지 않았는데 취재차 그냥 용마정에 갔다가 실제 활을 쏘는 모습을 보고 반해버린 거지요.

제법 나이 드신 어르신들도 활을 쉽게 당기며 화살을 날리는 겁니다. 나도 저정도는 안 하겠나 생각이 들었지요. 이야기를 들으니 과녁까지 거리가 145미터라고 하는데 뭐, 과녁이 내 키보다 더 크니 맞추는 거야 별 어려울 것 없겠다는 자신감(?) 같은 것도 들었고요.

그러나 실제로 활을 당기면서부터 쉽게 보았던 건방짐이 얼마나 부끄러워지는지... 그것은 지금 손목과 손가락의 고통, 또한 부족한 팔힘에 대한 한심스러움, 뭐 이런 걸로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두 달이 되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왼쪽 엄지손가락 마디입니다. 이 손을 깍지손이라고 하는데 나는 수깍지 중에서도 턱깍지를 낍니다. 수깍지는 엄지손가락을 굽히지 않고 쭉 펴서 현을 당기지요. 대신 깍지가 마디에 걸리고 수깍지의 코를 검지와 중지 일부로 쥐게 됩니다.

현은 원래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힘이 작용하고 그것을 강제로 끌어당기는 것은 거의 엄지손가락 마디인데, 이 마디가 쉽게 고통을 극복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매일 안티프라민을 바르고 마사지를 해도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손가락 모양새도 문제입니다. 마디가 굵어야 하는데 깍지를 꽉 죄이는 것으로 샀는데도 마디를 지나 깍지가 빠져버리니 현을 제대로 당길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가죽이나 쐐기를 끼우는데도 피가 통하지 않는 고통은 받으면서도 자꾸 미끌려 깍지가 빠져버리니... 어쩌라고! 하는 마음입니다.

손가락 마디도 마디지만 오른손, 이손은 궁도에서 줌손이라고 합니다. 활을 밀어 쥐는 것이 아니라 받쳐 쥐는 것인데, 이렇게 하려면 손목이 꺾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마저 나는 핸디캡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년 전 농구를 하다가 잘못 받는 바람에 꺾였는데 뭐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 치료를 않았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여기서 발생하는 고통 역시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우궁을 할 때엔 팔꿈치가 자꾸 돌아가서 문제더니, 좌궁으로 바꾸고 나서도 이런저런 불편들이 속속 불거지네요. 나는 활이랑 궁합이 맞지 않은가 고민 중입니다.

활을 당기기가 고통스럽긴 하지만 처음 화살을 쏜 날 1개를 맞췄고, 둘째날은 다섯 발 중에서 1발, 셋째날엔 다섯발 중에서 2발, 넷째날은 오늘은 도로아미타불이 되어 열다섯발 중에 한 발을 맞췄습니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버렸습니다. 기사 쓸 게 있다보니 시간상 마음이 급하니 명중률도 떨어진 것 같습니다.

아무렇게나 살을 보낸다는 느낌이 자동적으로 들었습니다. 손가락이 아프니 궁력도 떨어지는 것 같고 하루 쯤은 다른 운동으로 체력을 보충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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