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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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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 22:35

거궁을 한다는 것은 사대에 올라서서 화살을 보내는 자세를 잡는 것을 말함인데 이 때에도 기본적인 원칙이 있습니다. 전편에 언급했듯이 활을 쏜다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일인데 아무렇게나 쏘고 싶은 대로 쏜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덕목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일이겠죠.

 그래서 발의 자세도 중요하고, 오금에, 또 괄약근에 힘을 주는 것도 중요하고, 허리를 곧추 세우고 시위를 어떻게 당기느냐도 중요합니다.

 우선 사대에 선 궁사의 모습을 그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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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사에게 필요한 물건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활, 화살, 궁대, 깍지, 쌈지, 이정도이겠지요. 궁대를 허리에 두른 궁사가 사대에 올라섰습니다. 우궁일 경우, 왼손에 활이 잡혀있습니다. 궁대 오른쪽엔 화살이 다섯발 끼워져 있습니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엔 깍지가 끼워져있고 검지손가락과 손목에 걸쳐 쌈지가 있습니다.

사대에 선 궁사가 처음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활을 배웁니다" 하는 표현입니다. 여기엔 활을 통해 공부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궁사는 먼저 과녁을 바라보면서 발 모양을 바로 잡습니다. 발 모양은 '비정비팔', 즉 정자도 아니고 팔자도 아니다란 말인데 이는 정(丁)자나 팔(八)자가 아니면 어느 자세이든 자신이 편한 대로 취하면 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는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 게 중요합니다. 보통 어깨넓이만큼 벌리고 앞발은 과녁을 향하고 뒷발은 45도 쯤하여 발모양을 잡습니다.

화살의 오늬를 현에 끼울 때에도 '폼'이 있습니다. 줌손 검지로 화살을 잡은 상태에서 깍지손 검지와 중지로 오늬쪽을 잡고 현에 걸되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눌러 끼웁니다. 이런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또 여유있게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쓰야 합니다.

다음, 거궁 직전의 자세로 어깨 모양이 중요합니다. 양팔이 둥근모양이 되게 자세를 취하되 어깨를 살짝 밀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둥근해가 뜯습니다'하듯 팔을 둥글게 모은다면 실제 만작을 취할 경우 죽머리(어깨죽지)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팔꿈치 죽도 어정쩡하게 들어가면서 힘은 힘대로 들고 줌손이 안정되질 않게 되지요. 줌손이 흔들리면 자연히 조준도 잘 안될뿐더러 마음마저 흔들려 과녁을 빗나가게 되지요.

거궁에서부터 실제 활쏘기는 시작이 된다는 거 다 알고 계시죠. 아마 지난달에 있었던 최윤덕 장상배 궁도대회에서 다른 궁사들의 활쏘기 모습을 눈여겨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거궁자세는 각양각색입니다. 원형을 유지했다가 쏘는 사람, 아래에서부터 활을 들면서 만작을 취하는 사람, 줌손을 먼저 쭉 뻗은 다음 깍지손을 당겨 시를 날리는 사람... 정말 온갖 자세가 다 나오는 것을 보고 거궁에 무슨 원칙과 기본자세가 있을까 의문을 품은 신사들이 많았을 겁니다.

어느 정도 궁체와 궁력이 갖춰진 궁사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거궁자세를 취하는가 봅니다. 나름대로 개발을 하겠지요. 하지만 신사이면서 궁체와 궁력이 미흡한 상태에서 멋있다면서 이상한 거궁자세를 따라한다면 절대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활쏘기의 기본 덕목 중에 제일은 만작입니다. 화살의 상사부위가 줌통 안쪽에 얹힐 수 있게 힘껏 잡아 당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제나 이 자세가 유지된다면 한순 5발 중에 3발은 보장받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이 유전입니다. 만작을 취한 상태에서 잠깐 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너무 급하게 시위를 놓아버리면 명중할 확률은 자연히 줄어들겠죠. 숨을 완전히 들이마신 다음 유전을 할 즈음엔 70퍼센트를 내뱉어라는 말도 있더군요. 신사들에게 그런 호흡법은 쉽지 않습니다. 날숨을 쉬었을 때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낀 사람은 나뿐만은 아니겠죠. 서서히 이러한 호흡을 익혀나가야 할 것입니다.

'흉허복실'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몰라도 가장 안정된 자세가 어느때 나올까를 생각해보면 일리가 있어보입니다. 유전이 1발을 추가하였으니 5발 중에 4발을 만작과 유전으로 맞추었으면 나머지는 뭘로 채울까요? 바로 마음입니다. 그날의 컨디션도 마음을 좌우하겠고 잡념도 궁체를 흔들수 있겠고, 나쁜 기분은 실질적으로 모든 것을 흔들어버리겠지요.

활공부는 몸과 마음을 동시에 수련하는 스포츠임을 항상 염두에 둘 때 가속도가 붙고 발전이 있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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