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서거, 안타깝고 안타깝다
아침에 일터 나간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했단다" 안 믿었다. "사람 목숨 가지고 농담하지마라." TV를 켜보라기에 진짠갑다하는 마음에 미심쩍으면서도 둔탁한 둔기에 한 대 맞은듯한 느낌이었다. 공영방송 뉴스에서 '사망'이란 글자를 농으로 내보내진 않을 터... 이 무슨 청천 벽력같은 소리냐.
종일 TV 앞에 앉아서 멍하니 소식을 듣고 있다. TV도 계속해서 반복해 소식을 전하고 나 역시 계속 반복해 그 소리를 듣고 있다. 믿기지 않는 것은 아직도 여전하지만 안타까움은 점점 더해간다.
노무현 대통령은 유서에서 "그동안 힘들었다"고 했다. 뉴스에서 밝혀진 바로는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부정한 돈의 액수는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닌 것 같다. 역대 대통령들 중에 그 정도 금액을 쥐락펴락하지 않은 사람이 있던가. 그런데 언론마다 도덕성이 거론되면서 자존심을 건드렸으니 진솔하게 살자했던 그에겐 무척이나 힘들었을 분위기였겠다.
대통령직을 마치고 봉하마을에 정착하면서 환경농업을 꿈꾸던 노대통령에게서 감명을 받은 사람이 많았으리라.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이 잘난체하기 보다는 밀집모자를 쓰고 논두렁을 걸어다닌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는 진짜 보통사람도 대통령이 되고 대통령이었던 사람도 보통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했다.
그랬는데...
앞으로 언제 노무현과 같은 사람이 정권을 잡고 억울하게 역사 속을 사라져 갔던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고 모든 지역의 사람들이 공평한 기회를 가지게 노력할 날이 있을까. 서거 소식도 안타깝지만 그가 못다이룬 꿈이 사라지는 것 또한 통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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