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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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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08:04

"현무암 표면이 거칠잖아요. 그래서 제주도로 사진을 찍으러 갔어요. 그런데 우리 주변에도 얼마든지 작품이 되는 바위가 많더라고요."


김귀옥 작가의 사진전 '카오스'가 오는 12일, 담주 화요일까지 마산3.15아트센터 제3전시실에서 전시된다. 지난 7일 시작했다. 3.15아트센터 제3전시실은 아쉽게도 쉬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이곳에서 전시하는 작품을 자칫 놓치기 쉽다. 




9일 춤바람 무풍지대 연습 때문에 3.15아트센터를 들렀다가 제2전시실 불이 켜져 있기에 연습을 마치고 들렀다. 2전시실에선 수채화전이 열리고 있었다. 친구가 수채화를 한다고 하기 전까진 유화에 비해 그리 대수롭지 않게 봤더랬는데, 친구 덕에 수채화의 작법, 붓놀림, 물감의 농담 등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른쪽 벽에 걸린 작품들을 감상하다가 모서리에서 꺾었다. 그런데 문이 열려 있고 맞은 편 벽에 '김귀옥 카오스전'이란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눈에 띄지 않았으면 분명히 지나쳤을 것이다.


들어가봤더니 며칠 전 우리 기사에서 본 그 작품전이었다. 사진을 보고 '괜찮네' 하며 살짝 관심을 보였지만 일부러 전시장을 찾아가기도 그렇고 해서 잊어먹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여기서 전시중일 줄이야. 벽에 걸린 작품사진을 몇장 눈에 들어오는 순간 바로 알아차렸다. 바위를 찍어 우주를 표현한 사진.








아래는 <경남도민일보> 문화면에 실린 기사 링크


http://www.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547084&sc_code=1395288612&page=&total=



기사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바위의 질감에서 신비한 우주의 생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우주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동안 물, 빛 등을 보여줬던 섬세한 작업에서 벗어나 일상의 물질에서 태곳적 흔적을 발견하려고 여러 실험을 하고 있다. 작가는 2003년 교직에서 물러나 경남사진학술연구원, 경남 현대사진 국제페스티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벽에는 액자에 넣은 작품을, 전시실 가운데 탁자 위에는 작은 작품들을 비치해 놓았다. 작품을 훑어 지나가며 보는데 마치 우주에서 유영하는 느낌이다. 큰 행성을 만나기도 하고 블랙홀에 빠져들듯한 경험도 느껴지는 듯하다. 어떤 작품은 심해 캄캄한 물 속에서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는 듯하다.  대체 어떻게 찍었길래 이런 작품이 나오나 싶다.


"때론 마이크로 촬영을 해요. 카메라로 상을 얻어서 그것을 포토샵으로 작업한 뒤 영상을 반전시켜요."


아하, 그래서 이런 독특한 작품이 나오는구나. 사진도 이제 회화처럼 고전적 양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다양한 사진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의 흐름을 앞서 이끄는 작품인 듯도 하다. 


"사진으로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은 저뿐일 걸요."



예술가들은 대부분 자기만은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려 애쓴다. 아이디어를 내어 뭔가 하려다 보면 벌써 누군가 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런 차원에서 새롭고 독특한 자기만의 예술영역을 구축한 김귀옥 작가가 대단해 보였다. 그래서, 기념으로 한 컷! ^^(사족; 신분이 기자라 작가들과 함께 기념사진 찍는 걸 별로 탐탁지 않게 여겼는데 생각을 바꿔야겠다. 이 한 컷으로 감동한 작품의 작가와 인연을 오래 기억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영광스런 일이냐.)



아, 이건 그에게서 받은 2018년도 탁상달력이다. ㅎㅎ 벌써 2018년 달력이라니. 작품에 대해 이야기 재미있게 듣고 작품이 담긴 달력까지 얻으니 기분이 좋다. 


아트센터 전시실은 도립미술관이나 그런 미술관처럼 전시기간이 길지 않다. 1,2,3 전시실 모두 작품이 걸려 있으니 일부러라도 한 번 다녀가도 좋겠다. 문의 : 010-8512-4020.


끝으로 그의 작업 노트를 옮겨 적는다.


수억 년 전, 어느 먼 곳에서 밤하늘을 뚫고 날아 온 행성이

수많은 조각으로 산산이 흩어져 저 바위가 되었고

바위는 산골짜기의 고독을 견디다 못해

그 광활한 우주의 기억을 되살려 자신의 가슴에 담았다.

바위는 우주이고 우주는 바위이며

바위는 별이고 별은 다시 바위에 스며들어 그 속에 떠 있다.


나는 비좁은 골짜기에서 바위를 보고

비로소 시공을 초월한 우주의 가능성을 느꼈고

나의 비좁은 일상의 공간 속에서도

오늘만은, 단 한 번만이라도

신비한 그 무엇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무심코 지나온 세월의 흔적들을 간추려

바위가 별을 새기듯, 별같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슴에 담으면

나는 신비로움으로 설레는 나의 일상을 보게 되리라 믿는다.


바위 같은 무게로 쉽게 흔들리지 않고

바위 같은 마음으로 넓게, 묵묵히 견디며 살아가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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