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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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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통영연극예술축제 워크숍. 2019년 7월 13일 오후 1시. 통영시민문화회관 프레스룸(연습실). 주최는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

 

이날 워크숍은 1.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김동언 교수의 공공극장과 민간예술단체와의 협력방안,

2. 부산금정문화회관 강창일 관장의 지역공공극장과 민간예술단체의 상생 협업을 위한 제언,

3. 통영국제음악재단 이용민 예술기회본부장의 지역예술단체와 통영시민문화회관의 상생 운영방안 모색의 순으로 발제가 진행됐다.

 

이날 워크숍은 따로 토론자를 두지 않고 3건의 발제와 플로 토론으로 진행됐다. 1시에 워크숍이 시작했고 3시에 극단 유목민의 공연이 잡혀 있어 진행은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다.

 

난 애초에 옆지기의 눈치도 있고 해서 전날 공연을 마치고 나면 심야버스를 타고 돌아올 심산이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취약한 유혹을 역시 극복할 수 없었다. 아직 술이 웬수라고 여겨본 적이 없어서. 술자리만큼 재미있는 순간이 없으니 말이다.

 

세상에 이 나이에(뭐 오심일곱밖에 되진 않았지만) 마시다 보니 아침 6시였다는 사실에 나 스스로 깜짝 놀랐으니. "박(승규) 교수, 지회장(이훈호), 날이 샜네..." "시간이 와이리 잘가노" "은자 들어가 잡시다".

 

10시 30분에 일어났는데, 9시에 옆지기의 전화로 잠시 깨긴 했지만 비몽사몽간이라 모르겠고, 개운하다. 전혀 취기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 상황으로 미루어보건대 소주 다섯 병 이상은 안 마셨음이 확실하다.

 

쑤기미탕으로 해장하고 워크숍에 참석했다. 듣다 보니 주제가 내게 딱 필요한 내용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 칼럼에 '제대로 된 소극장 하나 없는 마산'이란 칼럼을 썼더랬는데, 공공공연장의 차원에서 일맥상통하고, 자료를 조만간 써먹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2019통영연극예술축제 워크숍. 2019년 7월 13일 오후 1시. 통영시민문화회관 프레스룸

 

2019통영연극예술축제 워크숍. 2019년 7월 13일 오후 1시. 통영시민문화회관 프레스룸

먼저 김동언 교수가 발제한 내용 중에 '사랑방'의 역할에 대해 솔깃하다. 그게 활발하게 운영만 될 수 있다면 기관과 예술단체, 기자 간의 유기적 관계에 의한 문화예술의 르네상스 분위기도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50~60년 전 마산의 럭키다방이 그런 역할을 했었단 얘길 들은 적 있다. 그리고 20~30년 전엔 고모령이 그랬듯이 온갖 장르의 예술인과 기자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예술문화의 꽃을 피우는데 일조했던. 그런 역할의 사랑방이라면 자연스레 새로운 창조작업도 더욱 활발해질 것 아닐까.

 

그리고 강창일 관장이  설명한 안산문화재단 사례는 벤치마크할 내용이 많아 보였다. 상주단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재단의 노력이 다른 재단이나 문화회관, 지자체에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용민 통영국제음악재단 예술기획본부장은 통영 사람이다. 통영음악당과 시민문화회관을 사례로 설명했다. 음악당은 음악중심, 시민문화회관은 연극 중심. 사실 벅수골은 문화회관의 상주단체이기도 하다. 

 

이 본부장은 히딩크 같은 운영자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단다. 그런 사람이 지금의 폴로리안이라는데. 공공극장은 기획만 잘한다고 해서 잘 돌아가는 게 아니라 운영의 묘를 잘 살려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운영의 묘 속에는 시 직영에서 시설사업소 위탁하는 문제도 들어가 있다. 또한 벅수골 같은 오랜 세월 노하우가 시민문화회관 경영에도 참여케 하면 도움이 된다는 요지의 주장도 했다. 

 

공공공연장 운영에 있어 가치와 효율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데, 답은 명확하다고 했다. "대관료 수입료를 올려라"는 어느 예술극장의 대표 말에 화가 났다는 이 본부장. 적어도 수장의 입에서 나와선 안 되는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자료로 제시한 상주단체 벅수골 지원 현황은 차후 상주단체 관련한 일이 생기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발제가 끝나고 토론 시간에 질문을 하나 던졌다. 왜 지자체나 문화재단은 공공공연장을 대극장, 중극장에 집착하는가? 소극장이야말로 규모 작은 수많은 예술단체들이 실험할 수 있는 토대이자 예술 발전을 위해 필요한 시설 아닌가? 게다가 민간예술단체가 운영하는 곳이 많지만 대부분 운영난으로 힘들어하는 현실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강창일 관장은 안산의 사레를 들어 소극장 무대도 활발하게 만든다고 했고 김동언 교수는 소극장을 공무원들이 관리하기엔 한계가 있다면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극장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예술인들의 활동을 보장할 수 있게 인식이 바뀌어야겠지.

 

워크숍이 끝나고 후다닥 소극장으로 옮겨 극단 유목민의 '메데아 환타지'를 관람했다. 연출을 맡은 손정우 대표는 관람 후 극장에서 나오면서 만났다. 페이스북에 올렸지만 오랜만에 정말 감동적인 작품을 보았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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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 보도되고 나서 페이스북에 공유했더니 많은 피드백이 있었다. 페이스북은 내년 혹은 2년 후, 도 5년 후 그 날짜가 되면 옛날에 이랬노라 하고 기억을 상기해주겠지. 그런데 검색이 쉽지 않다는 게 흠이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올랐던 글들을 따로 정리해둘 필요가 있겠다 싶어 블로그에 옮긴다. 언젠가 이런 피드백이 다른 글을 쓸 때이거나 어디서 의견을 개진할 때 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에 이 칼럼을 소개하면서 난 이렇게 썼다.

 

"경남도민일보 11면. 제대로된 소극장 하나 없는 마산에 대해 썼다. 마산에 공연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예술인이나 시에서도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어찌된 건지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소극장은 예술단체 당사자 몫이라 여겨 그런 걸까. 소극장 운영하는 예술단체 중에 경영난을 겪지 않는 곳 없다. 작년 가배가 문닫은 이유도 그때문이다. 시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글에서처럼 상상창꼬 같은 사연은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랬더니 여러 페친이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변기수마산이 예향의 도시?
입으로만 떠버리지 말고, 제대로된 공연장 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정현수 변기수 맞습니다. 너무 열악하지요

서용수 시민이 문화를 향유할 바탕은 제공되어야 합니다.
그 속을 채우는 것은 예술인의 몫이지만...
  정현수 그럼요. 자치단체가 대극장 중극장만 선호할 게 아니라 정말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소극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송철민 지당하신 글입니다👏👏👏
  정현수 고맙습니다. 마산에 괜찮은 소극장 하나만 있어도 공연예술이 한층 더 활성화할 거라 믿습니다.
  송철민 정현수 
   문을 두드리다보면 열리겠지요~~
  정현수 송철민 예, 살째기 두드릴 기 아이고 매매 두드리야 열리겠지예.
  송철민 정현수 
   망치로~~ㅎㅎ

김경년 천번만번..지당하신말씀입니다ㅜㅜ.
  정현수 고맙습니다. 많은 여론 필요합니다. 마산의 예술인들이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김경년 정현수 넵..저도 작은힘 보내겠습니다!!♥

문종근 만들어 보입시더 시도 다각적으로 행보를 한다니까 좋은결과가 있을낍니더 화이팅입니다
  정현수 필요성은 모두 인식하는데 미적미적하는 느낌이 많이 있습니다. 추진력 있게 진행되려면 관련 단체들의 적극적 참여와 동력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토론회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Junghoon Han 가배가......아~~~
  정현수 네... 운영난으로 작년에..

고대호 창원은요?
  정현수 창원은 민간 운영이긴 하지만 그나마 소극장 다운 소극장이 서너개 있으니... 운영 측면에선 고민 좀 하셔얄듯.
  고대호 정현수 마산은 민간 소극장이 왜 없을까요?
   마산 창원 따지는게 거시기라지만요
창원 예술인들이 풍족하거나 아니면 모든 공연 예술에 지원되는 금액이 더 많아서 소극장을 운영할까 되묻고 싶습니다
아닐겁니다
그렇다고 집세가 어느 한쪽이 터무니없이 비싸지도 안을텐데요
제가 보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도 있지만 그냥 있으면 시에서 마산 창동 보도 블럭 바꾸듯이 도시 재생이라는 미명하에 집세 내주며 소극장을 만들어주는데 뭣때문에 힘들게 내돈주며 소극장을 만들어요
바보같이
  정현수 고대호 소극장은 기본 예술인프라로 보셔얄 듯요. 아트홀과 문예회관이 그렇듯요. 당연히 대관료를 내고 사용해야 하겠구요. 의창성산 쪽에도 시영 소극장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지만 기존 민영 소극장에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네요.
  고대호 정현수 기존 극단의 소극장에 시에서 임대료를 지원해주고
시민들이나 단체에서 무료나 소정의 작은 금액을 내고 누구나 대관하게끔 하는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정현수 고대호 그러니까요. 그런 운영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운영난으로 문닫게 되면 있던 인프라마저 사라지게 만드는 꼴이니까요.

김종찬 민간 소극장은 연극을 비롯한 모든 공연예술의 바탕이자 근간입니다
시설이 잘 갖추어진 성산아트홀 같은 공연장에서 공연되는 모든 공연들은 그냥 한순간 하늘에서 툭하고 떨어지는게 아니라 공연예술을 생산하는 연습장이나 소극장에서 만들어진다
또한 소극장은 연극뿐만 아니라 독립영화 상영이나 다양한 소규모 공연들을 소화하며 각 동네에 필요한 문화담론의 장이자 약육강식의 시대에 살고 있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눌수 있는 사랑방과 같은
공간의 기능을 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크고 화려하게 잘 갖추어진 문화회관에만 관심을 가지는데
문화회관 직원 한두명의 인건비를 절약하거나 웅장한 회관 건물의 기둥하나 세우는 정도의 예산만 투입된다면 민간 소극장은 비상하게 된다 
이제 민간 소극장은 공공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제도권과 소수의 예술에 집중되고 있는 예술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루빨리 시행정에서 민간에술인과 소극장에 대한 지원을 하여 아사 직전에 놓인 예술 생태계를 되살려야 한다
작금의 시대는 예술인은 없고 예술을 지원한답시고 행정 지원 인력만 늘리고 있으며 예술공장과 공장을 관리운영하는 기능 인력들만 늘어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제주해비치 공연아트마켓의 사례를 돌아보자
아트마켓에서 주인공인 공연예술인들은 돈이 없어 노숙에 가까운 생활을 한 반면 가족을 동반한 문화예술회관 직원들은 호텔과 배부른 식사로 여유로운 휴가를 즐겼다고 하지 않은가?
끝으로 종합예술 활동을 하는 연극인들도 밥떠먹여 주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좀 조직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겠다
연극은 사회를 반추하는 거울로서 세상의 부조리를 짚어주고 부조리한 이 시대에 아름답고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산소와도 같은 인간애가 살아있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정현수 김종찬 동의하구요. 예술인들이 예술정책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였으면 좋겠네요.
  서용수 동의하고 지지합니다. 동참하겠습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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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큰 사건이 있을 때 신문의 1면을 보면 그 신문사의 성향을 대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어제 같은 세기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이 사안을 신문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1면에 어느 정도의 가치를 두고 다루느냐는 그 사안에 대한 신문사의 인식을 바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아침 서울지와 경남부산 신문들을 훑어봤다. 크게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경향, 서울, 한겨레, 한국일보는 광고까지 들어내고 통편집을 하였다. 동아와 조선일보, 경남신문은 아예 다른 기사까지 넣어 평상시의 편집과 별 다를 바 없이 짰다. 남북미 정상회동에 대해 가치부여를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그 속내를 추측할 수는 있겠으나 언급하지는 않겠다.

나머지는 거의 대동소이하다. 남북미 정상회동 기사 1건에 광고를 빼지 못한 편집. 이런 때에 과감하게 1면 광고를 뺄 배짱이 필요한데, 사실 현대 사회 팽배한 먹고사니즘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반영한 장면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놀라운(?) 역 배짱의 편집을 보여준 신문이 있다. 경남일보. 1면에 아예 남북미 정상회동 소식을 하나도 싣지 않았다. 다만 인덱스에 그 기사가 2면에 있다고 소개한 정도다. 2면 흑백지면에 그다지 크게 실리지도 않았다. 시의성 없는 '진주성 2차 전투' 기획 기사가 아무리 첫회라곤 하지만 세기의 사건을 제칠 만큼 큰 사안인가 하는 점에선 의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모든 신문이 남북미 정상회동을 다루는데 우리까지 그럴 필요 있나라는 판단이었다면 할말 없겠는데, 역사를 기록하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것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여튼 별난 편집 때문에 쓸 데 없이 온갖 상상을 펼쳤다.

사실 이런 세기의 사건을 다룬 세계 주요 신문을 보면 사진이 통편집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신문과 한겨레는 사진을 더 키워 가로편집을 했다. 한국일보는 기사까지 모두 빼고 사진으로 지면을 가득 채웠다. 

1면은 사실 비주얼이다. 다르게 생각하는 기자들도 많이 있겠지만, 음... 대부분이겠지만, 1면엔 텍스트로 설명하기보단 그림으로 보여줘야 효과적이다. 물론 이런 세기의 사건에 버금가는 일이 있을 때 이야기다. 난 개인적으로 서울신문 편집이 가장 마음에 든다. 트럼프의 첫 북한땅 밟기보다 세 정상이 분단국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만났다는 점이 더 의미있다 생각하기에.

오늘 신문들의 1면 편집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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