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새문화정책준비단 7월 회의 정리
19일 오전 10시 창원시청 3층 제3회의실. 가만.. 이번이 몇 차 회의지? 지난번 게 3차 회의니까 이번이 4차인가? 그런데 내가 전에 공연 때문에 한 번 빠졌는데... 아... 시청회의실에서 진행 한 것만 정규 회의로 쳤구나... 3.15아트센터 리딩룸에서 진행한 회의는 분과회의라 안 쳐주는 거고.. ^^
창원시 새문화정책준비단 회의체는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된다. 의제가 정해지고 실행되기까지야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도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고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다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오늘 나온 이야기를 정리하지 않고 넘겨 버리면 다 까먹을 것 같다. 정리한 것에서 기억나는 대로 옮겨보고자 한다. 오늘 일부러 시간을 내어 정리하는 이유는 앞의 논의들, 정리해놓지 않았더니 구체적으로 오간 내용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요약만 활자로 남아 있어, 이게 안타까워서다.
게다가 오늘 논의된 내용은 차후 창원시 문화정책에도 종종 등장할 배역들이기도 하겠지만 신문사 문화부 기자에게도 참고사항으로 체크해놓을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회의는 3개 분과에서 이미 논의했던 것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1분과의 주제는 '문화예술도시 만들기에서 문화예술운동으로 창원형 생활문화 모델 구축'이다. 음.. 제목이 길군. '창원형 생활문화 모델 구축'만 해도 되었을 것을.
먼저 각 분과위원장이 앞서 이루어진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정리해 발표하고 다시 1분과 내용부터 의제 하나하나 논의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문화예술 도시 만들기, 이건 문화예술도시지원센터 정책과 밀접한 연관을 두고 논의되었다. 창원대가 5년 전부터 문화예술도시지원센터를 계획하고 비전을 정했는데 차일피일...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다가 이번에 총장이 바뀐 뒤로 필수사업으로 선정돼 추진한다고 한다. 이 사안은 시와 창원대, 시민이 함께 삼박자를 맞춰 추진되어야 할 사안이라는 것.
이 사안을 얘기하면서 다른 분과 의제에도 공간문제가 공히 등장하는데 중간거점을 비롯한 공간조직에 대한 부분이 먼저 정리되어야 회의가 진척을 이룰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긴 마을단위 평생학습센터, 마을도서관, 학교 시설도 있을 테고... 이러한 공간에서 문화예술을 활성화하려면 뭔가 구심점이 있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뭔가가 있긴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 전에 활동 영역과 내용이 어느 정도 정립될 필요도 있겠다.
이러한 공간이 단지 창원시의 정책에 따른 활동만 할 게 아니라 문광부 시책도 수행하게 된다면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고 보니 창원마산진해지역에 평생학습센터나 마을도서관이 80~90개 된다는데, 물론 이중에 61곳이 창원시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는 곳이고, 전반적으로 실태조사를 해보면 구체적 답을 찾을 수도 있겠다. 이러한 시설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창원시 문화정책을 효과적으로 발산할 수 있을 것인지...
창원시 문화는 '정체성이 희박하다'에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나 역시 창원시가 지닌 대표 축제만 보더라도 독특한 게 없으니 그런 인식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국화축제? 딴 데는 없나? 군항제, 이름만 진해를 떠올리는 대명사가 되었지 축제 내용에 창원시만의 특색을 갖춘 게 뭐가 있더라??? 전국 어디에나 흔하디 흔한 벚꽃놀이에 축제마당에 없는 데가 없는 야시장, 그나마 의장대 사열은 나은데 해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으니... 어, 갑자기 2분과 의제로 넘어가는 느낌.... 다시 궤도에 올려서.
창원형 생활문화 활성화... 시민 문화향유 데이터가 나와야 하겠다. 그것을 바탕으로 논의되어야 제대로 진단이 가능하고 방안이 나올 수 있겠다.
2030 해양 관련 의제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시점.... 다음 회의에서 집중논의할 필요가 있겠다. 어떻게 풀어내야 할 것인지 시간 나면 자료를 찾아보고 방안을 고민해봐야겠다.
내가 2분과 소속이다. 그래서 그동안 쭉 다뤘던 사안이라 흐름을 알고 있다. 케이팝 페스티벌의 경우 사실 제안 수준에서 던진 내용인데 논의를 하는 동안 거시적 사안으로 다뤄져버린 감이 있다.
창원 케이팝 역시 다른 창원의 대형 축제처럼 독자적 매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몰랐던 부분이긴 한데, 창원케이팝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행사라고... 9년 전 케이팝을 하자는 계획이 섰을 때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안 가져가니까 느닷없이 '창원 느거가 가지가라' 뭐 이런 분위기로 가져왔는데.. 헐 대박! 뭐 그런 연유가 있었다는 얘기. 그런데 지금은 막대한 자금과 아이돌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서울쪽 케이팝이 더 성장해 있는 상황이란 거지. 창원은 분위기 띄워주고 가라앉은 처지라고나 할까...
여튼 이번 10월에 열리는 케이팝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우리 분과에선 시민참여형 문화콘텐츠를 함께 진행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장소를 창원종합운동장으로 한다는 전제로 운동장 가장자리 바깥쪽 기둥을 시민들에게 내어주어 그림(기둥벽화)을 그리게 하자는 것이다. 이건 하나의 예가 되겠지만, 이런 문화콘텐츠를 다양화해서 행사기간에 진행하면 관광객이 공연만 보는 것이 아니므로 창원 지역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됨과 동시에 만족스러운 관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는 것이 숙제인데, 작년엔 태풍 때문에 망쳐 몇 명 오지 않았지만 올해는 15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외국의 50개 팀 영상을 받아 심사를 통해 25개 추리고 재심사를 거쳐 12~14개를 초청해 본무대 경연을 펼치는데 이들을 따라오는 외국 관광객이 얼마나 되느냐는 케이팝 추진 측에서 아이디어를 잘 개발해 운용하는 수밖에 없다.
현지 아티스트 경연을 통해 선발된 팀이 현지 응원단을 대거 대동할 방법을 고민하면 어떨까 싶다. 다른 의제로 넘어가기 직전에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맘프와의 협조체제를 이루어 시너지효과를 바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맘프 역시 외국 출신 음악애호가들이 경연형태로 이루어지는 행사인만큼 자국 응원팬들이 대거 참여한다. 또한 자국 출신의 가수가 초청되어 왔을 때에도 열광적인 분위기가 종종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얼마든지 벤치마킹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유료로 하더라도 인기있는 한류 아이돌을 초청하는 것도 외국관광객을 확대할 방안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장기적으로 창원 케이팝이 살아남으려면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 고민해볼 문제다.
그리고 유휴공간 활용 문제는 일단 내가 지난 주 썼던 칼럼의 주제였던 소극장 확보와 운영 문제로 초점을 모아 다뤄졌다. 기존 소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예술단체가 운영난으로 폐쇄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니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얘기도 다뤄졌다.
마산의 소극장 문제는 회의가 끝난 후 식사 자리에서 문화예술과장과의 대화에서 해답을 얻을 방법이 떠올랐다. 차후 마산지역 문화예술계 대표선수들과 따로 자리를 만들어 추진할 사안이겠다 싶기도 하다. 창원시에서도 크게 부담 없이 소극장을 만들 방안이 있다.
3분과 주제는 문화예술 실태조사와 문화회관 특성화 방안... 하긴 의제가 분과마다 맞물리다 보니 언급됐던 부분이 다시 언급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중복을 최대한 피해 논의를 이끄는 것을 보면 다들 참 대단한 집중력이다.
예술인 전수조사는 올해 제대로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겠는데... 이게 도에서 제정한 예술인복지조례에도 있는 내용이라 시기와 조사범위 등은 중복이 되지 않게 조절할 필요는 있겠다.
시립예술단 역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 연말에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시정연구원에 위탁했는데,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단다. 결과가 나오면 이것도 기삿거리가 되겠네.
창원조각비엔날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작년엔 평가가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주제와 작품이 들어맞지 않았다, 점담기구가 없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등등.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비엔날레이니 내년 10월에 다시 열릴 텐데 어떻게 추진될지 관심사다. 한가지 변화하는 게 있다. 지금까진 전감기구가 없어 창원시가 업무를 봤으나 조례를 개정해 다음부턴 '문화재단에 위탁할 수 있다'를 '위탁한다'로 변경한다니 창원문화재단에서 전문팀을 꾸려 미리 오랜 기간을 두고 제대로 기획을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기타토의 시간이 주어지면 회의 자료 사흘 전에라도 보내달라 하렸더니... 다들 너무 열정적으로 토론하는 바람에 시간을 넘겨 말도 못했다. 하긴 다음 운영위 되면 단톡방을 통해 주문하면 될 일이니까.
이번에 새로 부임한 문화관광국장이 회의 2시간 내내 자리를 지키고 이야기를 들었다. 국장은 지역 예술소극장이 운영난으로 폐쇄되는 현상에 크게 반을을 보였다. 필요하다고 지어야 할 판에 있는 시설이 사라진다는 건 문제라는 인식을 하는 것 같다. 하긴 전북에 소극장지원제도가 있으니 한 번 찾아서 살펴봐야겠다.
이런 회의체가 탁상공론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실무자와 책임간부들이 참석해 제대로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국장의 말에 백퍼 동의한다. 창원 문화예술정책의 밝은 내일을 보는 듯하다. 적극적 참여와 실천만이 문화예술과 문화행정을 발전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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