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먹어보는 몽골음식 마유주, 애~락그
어제, 26일 아내의 친구 가람한드는 몽골에서 부쳐온 음식이 있다며 우리를 초청했다. 아내 혼자 가려는 것을 은근히 질투했더니 "같이 갈래?"한다. 다른 일정들을 몽골 음식 먹는 것에 맞춰 조정하고 출발했다.
애락그는 유제품이라 빨리 쉬기 때문에 냉동상태로 보내왔다. 아침에 도착한 거라 아직도 절반 이상 얼어있다. 한 잔을 받아 마셨다. 새콤한 우유맛이다. 5년 전 몽골에 처음 갔을 때의 그맛이 생각난다. 약간 쉰듯한 막걸리 같기도 한 마유주를 두어 병은 마셨을 것이다. 이것도 경험이라며 맛이 있든 없든 호기심에서 마셨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은근히 특유의 맛을 즐기는 레벨이 되었다.
아롤이 이렇게 물렁물렁한 것은 처음 본다. 우유를 끓일 때 윗부분에 뜨는 것을 말려 만드는 아롤은 대개 딱딱하게 만들어서 대보름날 부름을 깨무는 것 같이 먹는데 이것은 거의 치즈에 가깝다. 그래서 맛이 좀 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어 개 입에 넣고는 손길을 멈췄다.
과자인듯 빵인듯 그 중간쯤 되는 이 빵은 '보르척그'라고 부르는 보워(딱딱한 빵)의 일종이다. 그리고 언뜻 보기에 호박죽 같이 생긴 이 음식은 '헬막그'다. 보워를 잘게 부순데다 우유기름을 부어 섞고 건포도와 땅공을 넣어 맛을 낸 음식이다. 참고로 우유기름은 수태차를 만들 때 약간 뿌려먹으면 정말 맛이 있는데 아주 비싸다. 5그램 정도에 3000~4000원 정도 한단다.
술은 술인데 술맛이 전혀 안 나는 술이 '네르멜'이다. 이 술은 요구르트를 증류해서 만든다. 그런데 전혀 술맛도 나지않고 알코올도 없는 듯한 이 술이 단 몇 잔에 사람을 은근히 취하게 만든다. 마유주와 섞어서 한 잔 마셨는데도 눈이 풀리고 잠이 쏟아진다.
내가 몽골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으니 가람한드의 한국인 딸이 놀라며 말한다. "몽골음식을 잘 먹나봐요?" 내 대답, "당연히 맛있지. 자, 와서 한입 하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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