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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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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24~25일 1박 2일로 밀양 표충사 계곡을 다녀왔습니다.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하고 일찍 서둘러 나섰습니다. 7시에 마산서 출발해 8시 20분에 도착하였습니다. 수시로 주차단속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도로변에 차를 세웠더군요. 거의 틈도 없이 말입니다. '쯧쯧'하는 표정을 지으며 위쪽 공터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대려는데 이곳도 차량의 수가 만만찮더군요. 캠핑장에서 가까운 1열과 2열은 빽빽하게 줄지어 있었고 3열마저 차를 끼워넣을 수 있는 틈이 한두 개 정도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오전에만 그늘이 지는 나무 아래 쪽은 100미터 쯤 먼 곳에 서너 대 정도 댈 수 있을까 가장자리쪽도 제법 많았습니다. 얼마있지 않으면 이 주차장이 다 찰건데... 걱정입니다. 친구들이 그 전에 와야할 텐데 말입니다.


일단 텐트와 몇 가지 짐을 가지고 캠핑장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려했던 대로였습니다. 작년에 텐트를 펼쳤던 장소가 명당이었는데 이곳엔 최소한 한 달 정도는 눌러앉아 있을 것으로 보이는 대형 텐트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일단 인근에 텐트와 자리, 버너와 냄비가 든 쌀포대를 놓고 첫째더러 지키라 하고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둘째는 도로쪽으로, 나는 계곡에 가까운 쪽으로 훑어보았습니다. 정말 자리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정말 텐트 칠 곳이 없으면 다니는 길도 아쉬운 때가 있는데 계곡으로 내려가는 쪽 옆에 자리가 하나 있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일 게 뻔하고 곧이어 도착할 친구들과 함께 있지 못하기 때문에 미련없이 포기하고 다른 곳을 더 둘러보았습니다.


그늘막을 펼칠 틈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첫째가 말을 했습니다. "아빠, 어떤 아저씨가 이야기하는데, 저 가운데라도 지금 텐트를 치지 않으면 나중엔 칠 자리가 없대요."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밀도 높고 따가운 햇볕이 그냥 내리꽂히는 그곳에라도 일단 텐트를 쳐 놓아야 안심이 될 것 같았습니다. 둘째가 보고온 곳도 도로변의 가운뎃자리였습니다. 적절한 장소가 아니라고 판단했었는데 완전히 틀린 판단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곳을 찾자면 아직 몇 곳은 자리가 있었습니다. 


텐트를 치려는데 옆에 있던 아저씨가 넌지시 이야기를 꺼냅니다. "우리 오후에 나갈 건데 여기에 텐트를 치세요." 아니, 이렇게 반가운 일이. "아, 네... " 일단 가운데 텐트를 세웠습니다. 속으로 천만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 텐트가 빠지면 양쪽으로 두 개를 더 세울 수 있으므로 우리 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텐트를 치고 비빔면을 끓이고 있을 때 한 친구 식구가 도착했습니다. 음료수 영업을 하는 이 친구는 함께 일하는 다른 직원 가족을 데려왔습니다. 그 집은 1박을 하지 않고 오후에 돌아갈 거랍니다. 오랜 만에 만나서 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친구의 직장동료가 '일찍 달리자'는 제안을 합니다.


나머지 한 친구가 오기 전이지만 그를 위해 그러는 게 낫겠다 싶어 함께 고기를 구워먹었습니다. 이번 캠핑은 술을 줄여보려고 막걸리와 맥주 몇 병만 샀습니다. 의외의 복병에 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친구의 직장동료 주량이 만만찮군요. 아직 오지 않은 친구를 위해 막걸리 2병을 남기고 다 먹어버렸습니다. 게다가 맥주까지 피처 두병을 비웠으니... 도착하자 집도 완전히 세우기 전에 술부터 먹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고기를 네 판이나 구워먹었을 무렵 한전에서 일하는 친구가 도착했습니다.


이즈음 옆에 있던 아저씨가 텐트를 걷었습니다. 희한하게 시점이 딱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철수하는 데 도와주고 공간을 삼등분해 우리의 텐트를 다시 쳤습니다. 술판이 다시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2차여서 그런지 간단히 끝났습니다. 아이들을 물에 놀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른들은 교대로 물가에 가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큰 아이들이 고등학생이니 다 커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물가에 보낸 아이들'입니다. 

벌써 이렇게 캠핑을 다닌지 17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나던 이듬해부터 다니기 시작했으니까요. 지리산, 양산 뱀사골, 표충사... 물론 해운대에도 몇 번 갔습니다만, 주로 갔던 곳에 매번 되풀이해서 다녔습니다. 표충사는 이번이 네번째입니다. 4년 전엔 잘 알려져있지 않아서 그랬는지 이런 주말이어도 한산했더랬는데... 불과 4년만에 급속도로 알려진 모양입니다. 때마침 짐을 놓았던 곳이 바로 철수하기 직전의 텐트 옆이었기에 망정이지 그런 운이라도 없었다면 제대로 놀지도 못했을 겁니다.


아이들이 땡볕 물속에서 실컷 놀고 돌아왔습니다. 벌써 얼굴이 벌겋습니다. 밥을 해서 먹이고 또 놀러가게 하였습니다. 그땐 어른들도 물에 들어갔습니다. 엄마들은 물에 들어가기 싫어해서 집을 보고요. 한숨 자고 일어난 친구의 직장동료는 저녁을 먹고 그집 아이들과 함께 돌아갔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물은 그다지 맑지 못했습니다. 수경을 쓰고 잠수했을 때 거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밤에 다시 술판을 펼쳤습니다. 해봐야 남은 것은 맥주 두 병과 막걸리 한 병, 술 모자란다는 얘기에 늦게 온 친구가 사온 소주 세 병 중에 두 병. 평소 세 집에서 마시는 양에도 턱없이 모자라는데 하물며 숲속에서의 술판에서랴. 아껴 먹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빗방울이 나뭇잎을 때리는가 싶더니 금세 텐트를 적십니다. 영업하는 친구는 '세상에 천만금을 줘도 구할 수 없는 이런 술집이 어딨냐'며 술판 분위기를 띄우는데 술이 별로 없습니다. 그의 아내는 '그래서, 뭐? 술 좀 그만 마셔라'며 말립니다.

숲속에선 비가 와서 더 좋습니다. 비를 맞으며 아이들이 있는 텐트를 다시 고정시키고 덮개 줄을 당겨 비가 들어가지 않게 합니다만... 아이들은 답답하다며 덮개를 열어버립니다. 비는 거의 자정이나 되어서야 멎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 자리를 파하고 다들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이들 몸부림에 잠자리마저 불편해 제대로 잘 수가 없었기에 늦잠을 잤습니다. 깨어났을 땐 모두 아침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막걸리 때문에 쓰렸던 속은 많이 풀린 것 같습니다.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한 다음 다시 물에 들어갔습니다. 1박 2일 일정이어서 조금이라도 더 놀아야 본전을 뽑는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실컷 놀게 했습니다. 낮에 비가 안 와서 다행입니다. 비가 오면 텐트 안에서 술 먹는 것밖에 할일이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어젯밤 비가 와서 그런지 계곡의 물은 맑아졌습니다. 50미터 상류쪽은 아예 유영을 즐기는 물고기들이 훤히 보일 정도입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그곳에서놀았습니다. 그런데 고등학생 아이들은 재미없다고 합니다. 물은 좀 흐려도 수심이 깊은 아래쪽이 좋다고 하네요. 삶은 감자를 먹인 다음에 아래쪽에 가서 놀도록 했습니다. 1박2일 동안 2박3일 놀 것을 다 하려니 시간도 잘 갔습니다. 그런만큼 아이들은 실컷 놀았다고 생각이 들었는지 별로 아쉬워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후 5시가 넘어서 서서히 텐트를 철수하였습니다. 우리의 짦은 일정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밀양 표충사 계곡은 그렇게 깊은 곳이 없어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을 즐기기에 적당한 장소인 것 같습니다. 캠핑장 쪽엔 나무그늘이 많아 숲속의 시원함을 즐기기에도 좋은 것 같고요. 무엇보다 텐트를 무료로 칠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곳곳에 식수원 겸 설거지를 할 수 있는 식수대가 있고 바닥은 자갈로 깔아서 비가 와도 물이 잘 빠지니 이보다 좋은 캠핑장이 있겠냐 싶습니다. 계곡에 붙어있으면서 나무그늘이 많고 바닥 시설도 잘 되어 있는 데다 화장실도 '우수화장실'로 명예를 얻을 만큼 관리가 잘 돼 있어 편안합니다. 아니, 이런 곳을 무료로 운영한단 말이냐는 말이 나올 법합니다.

다만 이용자들이 좀 신경을 써서 쓰레기와 음식물 관리를 해줬으면 했습니다. 일을 하는 분의 입에서 불만과 불평이 쏟아져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였습니다. 음식물 쓰레기통이 찼으면 다른 곳을 찾아 버려야 함에도 넘쳐서 밖으로 쏟아져 나올 정도로 계속 얹고 얹어서 치우기도 어렵게 만들고, 컵라면을 먹었으면 컵을 챙겨가야 함에도 그대로 두고 가는 꼴이라니... 찾는 사람이 많을수록 일을 하는 사람의 고생도 커집니다. 캠핑 온 사람들의 공중도덕이 절실한 휴가철입니다.

참, 표충사 계곡엔 평일 오전과 일요일 오후엔 빈자리가 조금씩 나는 편이니 혹시라도 가실 분이 있으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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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간혹 아내가 내게 톡 쏘는 한마디에 찔끔하는 때가 있으니까요. 예를 들자면 친구 모임에 가자고 할 때 아내는 갈 수 없다고 합니다. 나는 말이 잘 안 통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어울리면 오히려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다고 설득합니다. 아주 논리적이고 타당한 이유를 들어 합리적으로 말하죠. 다 듣고 난 아내의 말. "가서, 애가 아파서 울면 당신이 볼래?" 나는 선뜻 그러마라고 말을 못합니다. 지금까지 그러지 않았으니까요. 참, 아내는 결혼이민자입니다.

얼마 전에 창원어린이다문화도서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문화학교를 열었는데 첫날 참석해서 영화 한 편을 보았습니다. <올드보이>로 유명한 박찬욱 감독의 단편영화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입니다. 2003년에 제작된 영화이니 오래된 것이지요.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보시길 권합니다. 실제 사건을 재현한 이 영화는 주인공의 시선을 카메라와 일치시킨 앵글이 새로우면서도 이주노동자의 인권문제를 신랄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우리 사회 편견이 빚은 '찬드라' 사건

"라면을 먹었으면 라면 값을 내야지!" "지갑을 잃어버렸어요. 돈이 없어요." 주인공 찬드라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설명을 합니다. 이상한 말투에 식당주인은 말을 자세히 들으려고 하지 않고 자꾸 "라면을 먹었으면 라면 값을 내야지!"하고 다그칩니다. 찬드라는 말을 더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식당주인은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이 일로 찬드라는 6년 4개월 동안이나 정신병원과 부녀자보호시설에 감금되어 살아가게 됩니다. 한국에 산업연수생으로 왔다가 돈은커녕 온갖 핍박과 무시를 당하며 그 귀중한 시간을 허비합니다.

영화 중간쯤일 겁니다. 정신병원에서 의사들끼리 찬드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지금까지 어눌한 한국말과 네팔 말을 한 것을 두고 정신 나간 사람이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치부하고 약물을 투여했는데 이 장면에서 나오는 말이 "어쩌면 네팔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상담 때마다 찬드라가 그토록 자신은 네팔사람이라고 주장을 해도 무시하더니, 정말 기가 차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신원불상자로 처리해서 부녀보호소로 보내버리죠."

찬드라가 다니던 섬유공장에서 실종신고를 냈건만 경찰은 관심 밖입니다. 경찰이 하는 말, 가히 압권(?)입니다. "어~, 몰랐다기보다… 까먹은 거지 뭐." 부녀보호소로 옮겨졌다가 다시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아 정신병원으로 보내진 찬드라는 여전히 무시당합니다. 네팔인 임에도 병원 측은 파키스탄 사람을 불러 통역을 하게 합니다. '네팔이나 파키스탄이나' 하는 태도입니다. 뿐만 아니라 의사의 자의대로 한국인 이름을 강요당합니다. "나는 노미아입니다." 그러면 찬드라가 말하죠. "나는 찬드라 꾸마리 구릉입니다." 그렇게 보낸 세월이 6년하고도 4개월입니다.

 출신국 따른 서열의식 깊이 반성해야

맨 처음 식당주인이 찬드라의 말을 귀담아듣고 잘 해결이 되었다면 6년 4개월 동안의 불행은 없었겠죠. 하다못해 경찰이라도 성의껏 대처해주었다면 찬드라는 열심히 돈을 벌어 고향에 가서 행복하게 살았겠죠. 생각해봅시다. 우리 주변엔 찬드라와 같은 사람이 없을까요? 나도 모르게 이주노동자를 무시하거나 말이 안 통한다 해서 함부로 대하지는 않나요? 혹은 외국 여성과 결혼을 해놓고도 하녀 부리듯 하지는 않는가요?

찬드라가 네팔공동체에 의해 신원이 확인되어 풀려날 때 공동체 관계자가 그랬다지요. "경찰이 하루 만에 찬드라를 정신병원으로 옮겼다. 한국말이 서투르다고 외국인을 정신병자로 몰아 가둔 사실이 당혹스러울 뿐이다."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이란 단체의 관계자가 한 말이 가슴을 찌르네요. "잘사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은 환대하면서 그렇지 않은 이주 노동자는 푸대접하는 우리 안의 서열의식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우리나라 이주민이 120만 명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한때 '아메리칸 드림'을 바라며 미국으로 향했던 것처럼, 지금도 코리안 드림을 품고 우리나라로 오는 외국인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다문화사회로 된 지 오랩니다. 최근 아주 오랜 옛날부터 다민족 국가였다는 연구도 발표되고 있습니다. 편견을 버리고 존중하면 서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지혜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제글이 신문에도 실렸습니다.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22302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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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항상 들려있는 핸드폰. 주 목적은 전화를 하거나 받거나 둘 중 하나다. 가끔 메시지를 보내는 때도 있다. 아, 메시지 확인은 수시로 한다. 주로 스팸이다. 이런 나에게 스마트폰은 과연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까?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창원상의와 미래포럼, 경남신문이 이름을 걸고 경남U-IT협회가 실무를 맡아 개최한 '경남미래경영콘서트-스마트폰 활용과 기업환경의 변화' 세미나에 참석했다. 16일 오후 4시 창원호텔 2층 동백홀이다.

행사는 창원상의 최충경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창원상의가 30주년 됐다는 안내와 함께 서울 CEO들은 스마트폰 관련 교육을 많이 듣는다는 얘기로 세미나 주제선정의 근거를 밝혔고 그래서 창원상의가 시대에 앞서 이슈를 개발하는데 앞장설 것이라는 다짐도 했다.

이어진 순서는 아마도 창원시립교향악단이지 싶은데, 영상물로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4악장을 감상했다. "빠~밤빰 빠빠빠~ 빠밤빠빠~" 신세계 교향곡의 대표적인 음운인데 다음에 이 글을 읽을 때 내가 이 음을 제대로 재생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눈을 감고 오랜만에 클래식에 젖었다.


문득 최첨단을 이야기하는 이런 세미나에 고전음악을 들려주는 것일까 의미를 생각하게 됐다. 첫째는 이 세미나 큰 타이틀이 '경남미래경영콘서트'란 데서 알 수 있듯 음악에서 주로 쓰이는 연주회란 뜻의 '콘서트'가 세미나와 결합했다. 둘째는 최충경 회장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아마도 튜바 연주자일 것이다- 프로그램을 짜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셋째 선곡인데 '신세계'가 스마트폰의 현재와 미래가 어울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그래서 어쩌면 뜬금없어 보이던 클래식 연주 영상물이 세미나의 주제와 어울려 아주 적절한 의미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세미나 강사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일하는 김지현 모바일쪽 본부장이다. 편안한 옷차림이다. 김 본부장은 스마트폰이 현재 300만 대이지만 보급속도가 엄청 빨라 하반기엔 500만 대, 내년에는 1500만 대가 예상된다는 말로 운을 땠다. 말하자면 조만간 스마트폰이 산업의 환경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이 가진 기능을 쭉 설명했다. 아내가 어디에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지리어플리케이션, 폰끼리 부딪쳐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범프어플리케이션, 아기가 왜우는지, 동물이 왜우는지 분석해주는 어플리케이션, 공동묘지에 있는 QR코드만 찍으면 죽은 이의 살았을 때의 영상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큐알어플리케이션 등 다양하다. 

이  조그만 스마트폰이 미래엔 PC보다 더 막강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위치를 굳힐 수 있을까? 문자를 입력할 자판도 불편하고 화면도 작은 데도 말이다. 강사의 말을 들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첫째, GPS가 가능하고 둘째, 카메라가 부착되어 세계 어디서든 촬영이 가능하고 셋째, 마이크, 블루투스, 조도센서 등 각종 센서들이 내장되어 있어 사용자에게 적합하고도 편리한 정보를 제때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플랫폼의 진화

정보가 산업의 변화를 꾀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무엇이냐면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네트워크로 구성된다.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은 급격한 변화를 해왔다. 과거 라디오에서 TV로, PC통신으로, 이제는 모바일로 진화를 거듭해오면서 정보를 실어나르는 수단도 다양해지고 발전되어왔다.

그 중에 PC통신의 플랫폼의 예를 들자면 1998년 급격한 진화를 이루었다. 키보드로 명령어를 입력해 출력물을 얻던 386에서 펜티엄으로 변화하면서 마우스로 편리하게 명령을 하는 윈도 인터페이스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인터넷 환경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이로인해 웹이 등장하고 지금까지 정보화의 중심에 초고속인터넷이 있게 만든 바탕이기도 했다.

그것처럼 바로 지금 모바일도 일반핸드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급변하고 있다. 전화를 걸고 받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을 통해 웹에서 하던 일을 그대로 하면서 각종 센서를 활용해 보다 다양한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전엔 싸이언니야, 애니콜이냐, 아니면 모토로라를 선택하느냐가 모바일 선택의 기준이었다면 스마트폰 시대에선 어느 OS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2007년 3월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3D환경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그런데도 애플의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구글폰이 활개를 치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네트워크만 있었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받쳐주지 않아 모바일로서 기능확자에 한계를 느낄수밖에 없었다. 이제야 애플의 아이폰 OS에 이어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생기면서 스마트폰이 날개를 달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인터넷에서 SK나 KT, LG에서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했을 때 가장 수혜를 입은 곳은 어디일까? 바로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사이트 들이다. 네이버의 작년 수익이 4500억 원이란다. 초고속인터넷에 잘 적응한 덕분이다. 직원도 97년 4명이던 것이 지금은 5000명이라니 급격한 산업변화에 따른 전략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정보를 얻는 수단도 TV시청이나 신문 구독, 라디오 청취에서 웹이나 모바일로 변했다. 예를 들어 TV의 경우 시청 시간이 2006년 3시간에서 2010년엔 2시간으로 줄었다. 반면 웹은 1시간 30분에서 3시간으로 늘고 모바일도 24분에서 30분으로 늘었다. 이것은 산업환경의 변화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은 어디서 언제 많이 볼까?

스마트폰은 어디에서 가장 많이 볼까. 버스나 지하철이다. 과거엔 여기에서 신문을 보거나 생활정보지, 아니면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풍속도 변했다. 엘리베이트에 들어서면 과거엔 인사를 나누는 것이 당연지사였지만 이젠 고개를 푹 숙이고 자그마한 기계에 푹 빠져있기 일쑤고, 화장실에 가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 왜?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정보사냥을 하기 때문이란다.

길거리나 화장실이 두 번째고 세번짼 커피숍, 쇼핑몰, 네번째가 집이나 학교, 회사다. 집이나 회사에서도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간다는 것은 시사점이 크다고 한다. 그것이 어떤 생활 패턴의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는 모르지만 대충 느낌은 온다. 좀 더 세월이 지나면 확실히 그것을 느끼지 않을까.



모바일을 통한 웹접속 시간을 보면 점심시간이 가장 많다. 그리고 퇴근 때, 그리고 잠잘때. 아이들이 핸드폰에 손을 대는 시간대를 보면 대충 그 이유는 짐작할 수 있다.

예전엔 공업계 고등학생들이 공부를 하려면 공학용 계산기가 있어야 했다. 로그와 싸인 코싸인 탄젠트 등을 쉽게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그런 계산기가 없어졌단다. 왜? 스마트폰 안에 다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달력이나 시계, 일정관리, 메모 등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어졌다. 스마트폰 하나면 다 해결되기 때문이다. 명함마저 스마트폰으로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확실히 인간의 생활 도구는 크게 변한 것 같다.

고객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이러한 변화는 기업체의 고객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유명한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예를 들자면 모바일을 들고 먹고싶은 커피를 검색하면 현재 자신이 서있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을 안내한다. 오른쪽, 왼쪽 모바일에 나타난 화살표를 따라 가면서 쿠폰을 내려받는다. 주문을 하고 도착하면 바로 커피를 받아 마실 수 있다.

스타벅스는 모바일에 이런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돈을 벌지 않는다. 대신 이런 서비스를 하면서 매출을 더욱 올릴 뿐이다. 대부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은 이런 형태다. 직접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을 통해 간접 광고를 하고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다.

또한 여기서 얻는 부수적 가치가 있다. 고객의 정보를 리얼타입으로 엄청난 DB에 기록한다는 사실이다. 점심시간 때엔 주로 어떤 종류의 커피를 마시는지를 파악해 고객 행동을 분석 가능하고 그에 따른 상품 전략이나 재고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판도라 라이도 어플리케이션은 고객이 즐겨듣는 음악과 좋다 나쁘다는 선호도를 분석하여 어떤 상품을 좋아할 것인지 파악하여 광고를 내보낸다. 음악을 통해 고객의 취향을 알아내 광고에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다. 같은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하더라도 나와 아내의 모바일에 뜨는 광고가 다른 것은 이때문이다. 이것을 비헤이비어 타깃 마케팅이라고 한단다. 무슨 뜻인지 인터넷 검색을 했는데... 안 나온다. 아니, 못찾겠다. 꾀꼬리...ㅠㅠ

비헤이비어 타깃 마케팅의 사례를 보면 맥주회사의 경우, 소비자가 모바일을 통해 검색을 하면 스타벅스처럼 근처의 매장을 알려준다. 쿠폰을 발행하는 곳인지 아닌지도 알려준다. 보험회사는 스마트폰을 나란히 줄세워 자동차가 쭉 지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광고하고, 아이버터플라이라는 회사는 액정에 떠다니는 나비를 잡으면 포인트를 쌓아 소비로 연결케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수익 창출에 연결하고 있다.

이케아 AR은 소비자가 선택한 소파를 스마트폰으로 불러와 카메라에 잡힌 집안의 구조에 맞춰 미리 인테리어를 할 수 있게 해 소비로 이끄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처럼 스마트폰의 활용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항상 로그온 상태에 있기 때문에 적절한 때에 푸시광고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활용도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덧붙여 구글이 운영하는 '피카사'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찍으면 그것이 전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DB에서 가동하면서 얼굴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그가 웹에 어떤 글을 올렸는지도 알 수 있다고 한다. 아직 프라이버시 문제로 가도은 않고 있다는데 이런 막강한 기능은 스마트폰 유저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한 것 같다.

모바일은 이제 한국에서 새로운 경쟁시장이 되었다. 막강한 어플레케이션을 지닌 구글에 대항할 수 있을까. 대항력을 키울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급선무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업체도 PC웹에 안주하다간 PC통신 시절 막강한 권좌를 자랑하던 하이텔이나 천리안, 나우누리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고사했던 전절을 밟게 될 것이다.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해야만 살아날 수 있다는 교훈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뒷풀이...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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