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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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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이면 아직 책을 읽는 것이 버거울 때일까. 막내는 책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도 TV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아이가 최고 좋아하는 것은 스펀지밥인가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등장 캐릭터의 대사도 방정맞고 줄거리도 정신이 없다. 폭력적인 장면도 예사로 나온다. 또 다른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다. 남을 깎아내리는 대사에 자극적인 표현들...


어쨌든 아이에게 재미있는 요소는 갖춘 것들이다. 별로 교육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마냥 못 보게만 할 수는 없다. TV를 없애면 모를까... 한 달 정도 감춰뒀을 땐 아이가 핸드폰에 빠졌다. 핸드폰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놔뒀더니 결국 책을 가깝게 하기 위한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도서관에서 아이가 읽을 만한 책을 빌려다주면 그래도 조금 볼까 해서 고향의봄 도서관에서 그림이 재미있는 삼국지를 세 권 빌렸다. 처음엔 조금 보는 듯하더니 이내 TV에 눈을 돌리고 나면 그것으로 책과의 인연은 끝이다. 읽어주려해도 들을 마음이 전혀 없다. TV를 보더라도 생각을 하게끔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본다면 모르겠는데... 끊임없이 스펀지밥이다.


아이는 아이대로 줄기차게 TV를 보고 나는 반납할 날이 다되어 가는 어린이용 삼국지를 그냥 반납하기 아까워서 읽고 있다. 그림도 많고 글자도 커서 금세 두권을 다 읽고 나머지 한 권을 남겨놓았다. 그런데 읽다가 문득, 책이 너무 재미있단 생각이 듦과 동시에 딱 내 수준이다 싶다.


이 책, 침대에 기대어 앉은채 나를 중국 역사여행을 시켜준다. 순식간에 제갈량을 따라 손권이 있는 강동 '시상'으로 찾아간다. 손권의 모사들과 토론을 벌이는 제갈량의 지혜를 배우고 사진으로 실은 포슬정, 주유의 부인 소교의 묘소, 그리고 장강(양쯔강)을 따라 조조군에 진을 치고 있는 곳까지 여행을 한다.





순식간에 읽어내려간, 교원 올스토리 출판사에서 나온 '눈으로 보는 중국 고전-삼국지' 11권 '강동에 부는 바람'에서 아이 대신 신나는 여행을 했다. 내친김에 13권 '유비, 땅을 빌리다'도 한달음에 읽어내려갔다. 책 속의 명료한 표현들이 읽어나가는 데 가속도를 덧붙이게 한 것 같다. 아주 오래전이지만 삼국지를 한 번 읽었던 것 때문인지 12권을 빼먹어도 전체 줄거리가 자연스레 연결된다.


14권 '서쪽 하늘을 보라'. 유비가 손권의 동생과 결혼하고서 신혼재미에 빠져있다가 그것이 손권과 주유의 계책임을 눈치채고 강동을 탈출하는 대목이다. 손 부인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하고 다시 노숙을 통해 형주를 되찾으려는 노력이 계속 수포로 돌아가자 주유는 결국 분을 못 이겨 죽게 된다. 그리고 노숙이 대도독 자리에 오르고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방통을 모사로 쓰려하지만 손권은 내친다.


손권이 내친 방통은 유비에게 가고 여기서 능력을 인정받는다. 그리고 조조가 손권을 칠 요량으로 마등을 이용하고 하지만 마등은 오히려 조조에 맞서다 죽게되자 그의 아들 마초가 대대적인 군사를 일으켜 조조를 치는 대목이다. 여기서 쫓기던 조조가 도포도 벗어던지고 수염도 자르는 등 살기위한 고육책이 등장한다.


아이 대신 읽은 삼국지. 너무 재미 있어서 다시 아이게게 보여주려 했지만 여전히 책은 거부당하고 마는데... 언젠가 이놈들을 좋아할 날이 있겠지... 이제부턴 아이에게 읽힐 생각은 버려야겠다. 그냥 내가 읽기 위해 빌리는 것이야. 그렇다고 어른이 애 보는 책 본다고 흉볼 사람은 없겠지. ㅋㅋ.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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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줄거리) 어려서부터 운암도사에게 맡겨져 도술과 무예를 익힌 신동대가 스무 살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가 가장 먼저 받은 느낌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며 살아가는 왈패들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자, 그들의 불법과 정의롭지 못한 일에 눈을 감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비리에 앞장서는 관리들이 세상에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비리가 하층 계급에서부터 상층, 나아가 그것이 왕실에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신동대는 자신의 능력을 안정된 생활을 위해 쓰기보다 사회의 온갖 비리를 척결하는 데 쓰고자 마음을 먹습니다. 관아 형방의 비리가 벽천대감에게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벽천대감이 왕실에 상납하려는 뇌물, 즉 백성의 고혈을 쥐어짜서 마련한 물건들을 중간에 가로챕니다.


신동대는 그 물건 중에서 벽천대감이 바로 알아차릴 만한 보석을 몇 개 쥐고 벽천대감이 잠들어 있는 사랑방으로 들어갑니다. 잠꼬대를 하다 깨어난 벽천대감에게 탈취한 보석들을 보여주며 다시 또 비리로 백성을 힘들게 하면 살아있다는 것이 후회스럽게 해주겠다며 경고를 하고 사라집니다.


……………………………………………………………………………..


며칠이 지났습니다. 한 무리의 관군이 골목에 먼지를 일으키며 선행당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모두 50여 명은 족히 되어 보였습니다. 관군이 선행당 포위를 끝내자 종사관이 선행당 내부를 향해 큰소리를 쳤습니다.


역적 신동대는 어명을 받들라!”


잘못이 없기에 피할 이유도 없다 하여 관군이 들이닥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피하지 않았던 신동대였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어명’이라니? 어명이라면 임금의 명령이란 이야긴데 게다가 자신이 역적이라니, 얼토당토않은 관군의 말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백성의 재산을 강제로 빼앗고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을 혼내준 적은 있지만 이 나라님한테는 아무런 피해를 준 게 없건만 어찌 나를 역적이라 부른단 말이오?”


신동대는 선행당 문을 열고 나오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하였습니다. 신동대는 문밖에 나와서는 관군들을 쭉 둘러보았습니다. 모두 정의에 불타는 심정으로 신동대를 대하는 표정을 아니었습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른 채 상부기관에서 시키니 어쩔 수 없이 따라나온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종사관의 모습은 달랐습니다.


니가 벽천대감과 왕실의 심기를 어지럽혔으니 역적이 아니고서야 무엇이겠느냐? 순순히 오라를 받으라.”


종사관은 도끼눈을 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 소리에 기가 죽을 법도 하지만 신동대는 더욱 태연한 표정으로 종사관의 말을 되받아쳤습니다.


종사관 나리가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모르나 한가지 물어봅시다. 내가 벽천대감의 심기를 어지럽혔다는데, 어떻게 그분의 마음을 어지럽혔다는 것인지 상세히 말해줄 수 있겠소?”


신동대의 반문에 종사관은 어리둥절했습니다. 사실 그것까지는 자신도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층부에서 신동대가 벽천대감의 심기를 불편케 하고 그 때문에 왕실에 손해를 입혔다는 정도밖에 들은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종사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입을 떼었습니다.


그것은 관가에 가서 문초를 해보면 알 수 있는 것. 대역죄인 신동대는 잔말 말고 어명에 따라 순순히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오라를 받거라!”

거참, 입만 열면 대역죄인, 대역죄인. 아무에게나 대역죄인이라고 갖다 붙이면 대역죄인이 되는 것이오? 전후사정도 알지 못하면서 막무가내 안하무인으로 사람부터 잡아가두려는 태도는 의금부 전통인가 보오.”

아니, 이놈이! 말로 해선 안 되겠구나. 금부나졸들은 들어라. 저 녀석을 죽지 않을 만큼 두들겨패서 생포하라!”

잠깐!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종사관 나리.”


금부나졸들 사이에서 약간은 높은 계급의 한 사내가 종사관 앞으로 나서며 말하였습니다. 그의 모습을 본 신동대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는 바로 신동대와 비무대회에서 준결승전을 치렀던 이몽란이었습니다. 이몽란은 비무대회에서 우승하여 의금부 참외도사로 벼슬을 얻었던 것입니다. 종사관에게 고하고 돌아선 이몽란을 보고 신동대가 반가워했습니다.


아니, 그대는? 이형이 아니오!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반갑기도 하지만 참 기분이 묘하군요.”

회포는 따로 풀 기회가 있을 듯하오만 저랑 제대로 한 번 놀아보지 않으시겠소?”

하하하. 좋소이다. 몸 한 번 풀어봅시다.”


신동대와 이몽란은 서로 견제하며 원을 그리듯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타앗! 이몽란이 먼저 주먹을 뻗었습니다. 주먹 끝에서 권기의 파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신동대를 압박했습니다. 신동대는 정권에 닿을락말락했을 때 스르르 몸이 뒤로 깃털처럼 밀려났습니다. 이몽란은 재차 쌍권을 뻗으며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신동대의 몸은 가볍게 흩날리는 눈꽃송이처럼 이리저리 피했습니다.


이제 내 공격을 받아보시오.”


신동대는 몸을 하늘 높이 솟구쳤습니다. 이어 빙글빙글 돌면서 이몽란의 머리 위로 넘어갔습니다. 무영각이 펼쳐진 것입니다. 이몽란은 신동대의 이러한 공격술을 몇 달 전 비무대회 때 보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막아냈습니다.


무영각을 막아낸 사람은 지금껏 없었는데 이형의 무공은 대단하시오.”

과찬이오. 운이 좋았을 뿐이오.”

그럼 이건 어떻소?”


신동대는 신형을 순간적으로 이몽란 앞으로 움직여 장풍을 날렸습니다. 이몽란은 팔을 열십자로 교차시켜 장풍을 막아냈지만 워낙 공력이 세어 뒤로 다섯 걸음이나 밀려났습니다. 이번엔 이몽란이 공격을 했습니다. 멀리서 몸을 던지듯 튀어오르고는 공중제비를 돌면서 발공격과 주먹공격을 병행했습니다.


! 따따딱닥! 거의 찰나의 순간에 열 번이 넘는 공격이 이루어졌고 신동대는 그 모든 공격을 부채로 막아냈습니다. 다시 두 사람은 두 걸음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섰습니다.


그런데 신형, 대체 어찌 된 영문인지 물어봅시다. 왜 대역죄인이 된 것이오?”


이몽란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다시 주먹공격을 이어갔습니다. 신동대는 이몽란의 공격을 살랑살랑 피했습니다. 아주 느릿한 동작인 것 같으면서도 1초 사이에 다섯 번의 공격과 다섯 번의 방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고을 시정잡배가 밀수를 하였는데 아전인 형방이 눈감아주면서 뇌물을 받고 그 뇌물은 벽천대감에게 상납 되었지요. 벽천대감은 그 뇌물을 왕실에 바치면서 정승의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소. 그래서 중간에서 재물을 빼앗아 굶주리는 백성에게 나눠준 것이오.”


이번엔 신동대가 부채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살짝 내리치는 부채를 팔뚝으로 막은 이몽란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뒤로 물러났습니다.


아니, 부채를 무엇으로 만들었기에 쇠뭉치에 맞은 것처럼 아프단 말이오?”

, 미리 알려주지 못해 미안하오. 겉보기엔 여느 부채와 다름없지만 실은 특수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이라오. 이형도 이젠 검을 뽑으시지요.”


스르르릉. 이몽란은 검을 뽑아들었습니다.

제 검술은 이형도 쉽게 당해내진 못할 것이외다.”

검무를 추어보시지요.”





이몽란은 재빠르게 검을 휘두르며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검의 끝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뒤로 뺐나 싶으면 어느 순간에 신동대의 귀 옆을 스치고 지나가고 또 어느 순간에 다리 공격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벽천대감이 그래서 노발대발했던 거군요. 왕실에서도 신형이 국가의 재산을 훔쳤다고 단정하고 포박령을 내렸으니 참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따당따당…땅땅따당. 이몽란의 검무가 신동대의 몸을 지나칠 때 금속 부딪히는 소리가 우레처럼 울렸습니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주변을 둘러싸고 지켜보던 선행당 사람들과 나장들은 모두 귀를 막고야 말았습니다.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신형께서 일단 의금부로 가는 겁니다. 거기서 조사에 응하면서 벽천대감의 비위 사실을 밝힌다면 오히려 그의 죄상을 낱낱이 밝히는 계기가 되지 않겠소?”

이형이 그들을 몰라서 하는 소리이오만, 내게도 생각이 있으니 그리하겠소. 이쯤에서 놀이를 끝냅시다.”


! 두 사람은 순간 떨어지는가 싶더니 일시에 공중으로 솟구쳐 다시 검과 부채를 섞었습니다. 따따당! 결판이 나지 않는 싸움이라고 주변의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신동대와 이몽란은 여유롭게 대결을 펼쳤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자칫 방심했다가는 바로 염라대왕을 알현해야 할 정도로 치열한 싸움이었습니다.


좋소이다. 오라를 받겠소. 대신 선행당의 사람들에겐 손끝 하나도 건들지 마시오.”


신동대는 이몽란과 공중전을 펼친 다음 착지하자마자 종사관을 향해 큰소리로 말하였습니다. 신동대의 요구사항을 들은 종사관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여기서 더 큰 마찰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눈치 챘기에 받아들이기로 하였습니다.


알겠다. 그 요구를 들어주마.”


신동대는 한양 의금부로 압송되어 갔습니다. 오랏줄에 묶였지만 기품을 잃지 않았습니다. 신동대가 의금부에서 조사를 받을 때였습니다.


지방에서 발생한 절도사건을 의금부에서 조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한양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경상도 양산 땅에서 왕실을 뒤엎으려는 역모사건이 발생했다는구먼.”

신동대라는 자가 사람들을 부추겨 선행당이라는 패거리를 만들어 스스로 두목질을 하면서 왕실의 재산을 훔치고 반란군을 조직했다던데.”

생김새로 봐서는 점잖은 젊은이 같은데. 거참.”


의금부 국문장을 담 너머로 엿보던 사람들이 하는 소리였습니다. 신동대는 형틀에 묶였습니다. 의금부 도사가 신동대를 내려다보면서 입을 열었습니다.


왕실의 재산을 가로챈 것을 인정하느냐?”


신동대는 당당하게 대꾸했습니다.


내가 벽천대감의 재산을 빼앗은 것은 그것이 모두 백성의 고혈을 쥐어짜 생긴 뇌물이기 때문이오. 난 단지 그것을 백성에게 되돌려줬을 뿐이오.”

그게 무슨 말이냐? 그 재물들은 양산군에서 정당하게 거둬들인 세금으로 벽천대감이 운반을 맡은 것이라고 했다. 어찌 뉘 앞이라고 망발을 일삼느냐?”

그렇다면, 벽천대감의 다른 재산과, 양산 관아의 형방, 그리고 시정잡배인 용호칠웅 패거리들을 조사해보시오. 조직적인 비리가 낱낱이 드러날 것이오.”

시끄럽다. 니가 죄를 벗어나려고 애꿎은 사람을 범인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구나. 이 녀석이 이실직고할 때까지 매우 쳐라.”


의금부 나장들이 몽둥이를 높이 들었다가 신동대의 등짝을 사정없이 내리쳤습니다. ! 나장 하나가 손에 쥐고 있던 몽둥이를 놓쳤습니다. 마치 쇠몽둥이로 거대한 쇳덩어리를 쳤을 때와 같이 손에 전율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나장의 손은 순식간에 시뻘겋게 변하였습니다. 나장은 고통을 감추지 못하고 손을 감싸며 그자리에 주저않았습니다. ! 다른 나장이 매질을 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구경하는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했습니다.


의금부라는 곳이 사실을 말해도 믿지 않고 오히려 진짜 도적의 역성만 드는 것을 보니 정의가 살아있다고 보기 어렵소. 보시오, 금부도사. 진정 진실을 알기 싫다는 것이오?”


신동대가 당돌하게 금부도사를 꾸짖듯 말을 하자 장내 분위기가 순간 긴장감에 휩싸였습니다. 나장들은 포악하기로 천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금부도사가 애송이 같은 젊은 도적에게 오히려 야단을 맞는 형국이 되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조마조마했습니다.


뭣이라? 이놈이 죽고 싶어 환장을 하지 않았느냐? 감히 누구더러 이래라 마라야! 저녀석을 매우 쳐라!”

~!”


나졸들이 다시 몽둥이를 집어들고 신동대를 향해 힘껏 내치렸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몽둥이가 뚝딱하고 반으로 부러졌습니다. 이 모습을 보던 금부도사가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죄인을 다루면서 몽둥이찜질을 하도록 수도 없이 명을 내렸지만 이처럼 몽둥이가 연달아 부러지는 것은 처음보았기 때문입니다.


금부도사, 아직도 사실은 알기 싫고 나를 억지죄인으로 만들 생각이오?”


신동대의 그 말이 끝나자 금부도사가 바로 칼을 뽑아 계단을 뛰어내려 왔습니다.


네 녀석의 오만방자가 명을 재촉하는구나! 이 칼을 받고도 방자한 태도가 남아있을지 보자꾸나.”


금부도사가 칼을 내리치려는 순간이었습니다. 신동대의 몸을 감았던 밧줄이 스르르 풀림과 동시에 금부도사의 손에 쥐었던 칼이 갑자기 뱀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금부도사가 느낌이 이상해 높이 쳐든 칼을 쳐다보았습니다. 자신은 뱀의 꼬리를 잡고 있고 그 뱀은 입을 크게 벌리고 자신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옴마야!”


금부도사는 화들짝 놀라 뱀을 뿌리쳤습니다. 그러자 바닥에 쨍그랑하고 칼이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떨어졌습니다.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인 채 그를 쳐다보던 나장들이 일시에 와하하하!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금부도사는 자신의 체통이 땅에 떨어지자 더욱 화가 났습니다.


다시 칼을 주우려고 손을 내뻗자 그 칼은 다시 뱀으로 변하여 금부도사를 쳐다보는 것입니다. 금부도사는 또 다시 깜짝 놀라 뒤로 주춤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신동대가 손을 뻗자 금부도사의 칼이 신동대의 오른손으로 슈욱하고 날아갔습니다.


칼은 말이지요, 금부도사. 아무에게나 휘두르는 게 아닙니다.”


신동대는 신형을 공중으로 날렸습니다. 사람 키의 다섯 배 정도 올랐을 때 신동대의 몸은 그 자리에서 멈췄습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두려운 마음이 들어 모두 뒤로 물러섰습니다. 신동대는 칼을 쥔 손을 높이 들어 빙빙 돌렸습니다. ~ ! 칼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습니다. 그와 함께 의금부 심문장에는 회오리바람이 일었습니다.


! 신동대가 내리던진 칼이 금부도사 발앞에 꽂혔습니다. 칼 길이의 반이 땅속에 들어갔습니다.


마땅히 공명정대한 수사를 해야 할 의금부마저 이럴진대 일개 지방관청이야 오죽하겠소? 죄 없는 사람을 가둬들이고 비리에 눈감고 권력에 빌붙는 당신 같은 관리가 진정 이 나라의 역적이 아니겠소. 각오하시오.”


슈욱! 신동대의 몸이 금부도사에게 미끄러지듯 다가갔습니다. 신동대는 금부도사의 몸에 몇 개의 손가락 자국을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금부도사는 마치 석상처럼 굳어버렸습니다. 신동대는 벽천대감과 비리를 일으킨 왕실 대군의 집으로 신형을 날렸습니다. 의금부 나장들은 멍하니 날아가는 신동대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이몽란 역시 이 모습을 쭉 지켜보습니다. 이몽란은 금부도사의 태도를 보면서 주먹을 꽉 쥐었습니다.(다음주 마지막 편이 이어집니다.)


[관련기사]


(전설텔링)신동대전()(1)

(전설텔링)신동대전()(2)

(전설텔링)신동대전()(3)

(전설텔링)신동대전()(4)

(전설텔링)신동대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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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영화에서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 밭을 보고선 그냥 뿅간 적있다. 해바라기가 무리지어 있으니 그 장면이 환상적이다. 어렸을 적, 열 살보다 작았던 나이, 진주의 작은 촌마을 평촌에서 해바라기를 보면서 자랐던 적이 있다. 길가에 듬성듬성. 그것조차 아름다웠던 기억이 생생한데... 함안 강주에서 해바라기축제를 한다는 언론의 안내에 그냥, 어쩌면 어린 아이츠럼 마냥 가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둘째 머스마가 빠진 게 아쉽긴 한데... 그림 그리느라 워낙 바쁜 인사라 혼자 빠졌다. 해바라기 동네여서 그런가? 원래 날이 비온 뒤 후텁지근한 현상 때문에 그런가? 너무 더웠다. 그렇게 쨍쨍 내리쬐는 태양볕에도 아랑곳 않고 해바라기들은 여전히 전날 쏟아진 폭우에 맥이 빠져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간간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태양을 향해 째려보는 놈도 있긴 있었다. 해바라기 밭이 제법 컸다. 이렇게 광활한(?) 모습은 태어나서 실제로 보긴 처음이다. 그래서 땡볕에서도 감동을 먹은 듯하다. 물론 감동의 원인에 작품사진 하나 만들어볼까 하는 막연한 기대치가 있었기에 그늘도 없는 볕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군계일학이라고 그러던가? 아니다. 그건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그냥 해바라기 밭에서 사람을 태운 말이 왔다갔다 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그저 덤이었다. 해바라기만 보면 지겨우니까 야간의 새롭게하기 전략일 것도 같은데, 어쨌든 말은 지나가는 관람객들에게 제법 관심을 끌었다.

 

보았던 것. 기록하지 않으면 잊힌다. 언젠가 이 사진들이 내 기억을 도와 회상의 장면을 또렷하게 해 줄 것이다.

 

 언덕을 넘으면 광활한(?) 해바라기 밭이 펼쳐진다.

 

 언덕을 오르기 전, 왼편으로 그림같은 해바라기 군락이 펼쳐져 있다. 이건 맛뵈기다.

 

 해바라기 밭 위로 눈부신 하늘이 펼쳐졌다. 그 하늘에 비행물체, 잠자리다.

 

 폭우가 쏟아진 다음날이라 그런지 해바라기들이 풀이 죽었다. 그런데 한놈만...

 

 해바라기에 꿀이 들었는 모양이다. 꿀벌이 빨대를 꽂고 배터지게? ㅎㅎㅎ.

 해바라기? 느닷없이 왜 이름이 해바라기인지 알쏭달쏭해졌다. 해를 바라본다 해서? 아님 해처럼 생겨서?

 

 이런 곳에 가서 나도 사진을 찍는다고 카메라를 들이대다 보면, 나보다 더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데... 은근히 속에서 지름신이 충동질을 해댄다. ㅠㅠ

 사람들이 아무것도 먹을 게 없는 해바라기 밭에 먼길을 마다않고 마냥 찾아오는 것을 보면, 정신적 만족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하늘에 뜬 태양처럼. ㅋㅎㅎㅎㅎ.

 

 말은 온순하다. 그러나 아이들은 겁을 먹는다. 결국 엄마가 뜯은 풀을 말에게 먹인다.

 

 빨간 자전거 두 대. 이것도 보는 이에 따라 예술작품이 될 것 같다.

 

해바라기 밭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단지 내가 여기 왔었다는 흔적남기기 차원은 아니다. 내가 하나의 오브제가 되어 예술작품이 되는 것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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