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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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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7일. 경향신문은 어제 있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24분간의 대국민 지시'라고 보도했다. 실제 담화 발표 모습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아주 적절한 비판이다. 그가 한 말은 하나같이 요청한다는 형식을 빌린 해야한다는 지시사항이었으니.


아직도 수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선거 때의 국정원 의혹은 차치하고라도 작금의 메르스 사태나 롯데가의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이나 반성이 없었다는 점은 오로지 통치자로서 '내 할 말만 한다'는 그의 일방통행 화법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상대에게 공감을 얻으려면 솔직해야 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 줄 알아야 한다. 나만 그럴까? 담화발표를 보면서 또 유체이탈한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느낌. 그래도 그 목소리, 때에 따라선 특정 대목에 방점을 찍어 강조하기도 하고 해서 비판 없이 들으면 다 옳은 말 같고 그렇게 들린다.


오늘 신문에서 경향신문을 읽고 경남도민일보를 읽었다. 경향은 내가 좋아하는 신문이고 경남도민일보는 내 일터다. 욕심 때문일 것이다. 경남도민일보를 읽고 실망을 느끼게 된 것은. 우리의 내공이 이렇게 부족한가 싶기도 하다.





경남도민일보는 '정권 후반기 핵심 과제 노동개혁'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부제 역시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서 4대 구조개혁 동참 호소' '임금피크제 도입 등 방안 제시... 새정치 "노동개악"'. 기사가 그렇게 쓰였으니 제목도 그에 맞게 뽑았으리라.


기사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서술어를 보면 된다. 국정방안을 설명했다, 동참을 호소했다, (야당)평가절하했다, 방안을 제시했다, 어렵다고 강조했다,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행에 안주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빠른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노동자만 희생하라는 노동개악이라고 일축했다.


경향신문의 것과 비교해볼까.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었다, 밝히겠다며 내놓은 담화였다, 24분간의 대국민담화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정다잡기에 난선 것이다, 추진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단을 내릴 때라고 말했다,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정책이마로서의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재벌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정부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지시만 내린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독백과 훈시로 끈나 참으로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한마디 사과말도 없어 아쉽다고 했다, (정부) 담화관련 후속조치에 착수했다.


신문 기사가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하나의 사실을 보고서도 다른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하더라도 신문사의 성향에 따라, 또는 기자의 성향에 따라 대략 유사한 한두 가지 색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것을 바탕으로 표현이 이루어진다.


대통령의 담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런저런 시대적 상황을 바탕에 깔고 그 위에서 워딩 하나하나를 해석해 나갈 것인가 아니면 현실이고 뭐고 다 깡그리 무시하고 오로지 그가 지금 한 말 그대로, 액면 그대로 받아 이해하고 전파할 것인가?


말하는 사람들의 내공은 단 몇 마디로도 쉽게 드러날 수 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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