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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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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달 던 김해 신어산에 올랐을 때 분성산을 내려다 보면서 언제 저 산성을 걸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분선산성을 걷고 싶었던 생각은 훨씬 이전에도 있었다. 김해천문대를 오를때마다 들었던 생각이었는데... 김해천문대만 하더라도 무려 꼽을 손이 모자랄 정도이니. 그렇게 벼르던 분성산성을 어제, 2015년 1월 17일 드디어 걸었다.



그렇게 많이도 내려다 보던 분성산성이지만 어떻게 코스를 잡아야할지 막막했다. 그런 와중에 다행히 산을 좋아하는 지인이 떠올랐다. 예전 글공장에서 한솥밥 먹던 후배 최상호가 생각난 것이다. 친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 인간은, 꼬시면 꼬시껴주는 매력이 있는 친구다. 덕분에 이날 분성산 산행은 재미가 있었다.



분성산 천문대 들어가는 입구에 차를 대고 걸음을 옮긴지 10여분 만에 왼편 등산로를 만났다. 시멘트 길로 쭉 올라가도 되지만 산행의 재미를 마이너스시키는 그런 길보다 흙길을 밟는 게 훨씬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분성산에는 돌이 많다. 산비탈 여기저기 볼강스레 톡톡 튀어나온 바위들을 보는 눈이 즐겁다. 잠시 서서 멍하니 쳐다볼라치면 얘들이 서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는 듯하다. 혹시 모른다. 산에 오르는 우리에 대해 얘기하는지도.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오르다 보면 체육시설이 있는 곳이 나타나는데 그 바로 아래에 삼등분된 바위가 있다.거참 신기하다. 누가 당근 자르듯 칼로 쓱싹 잘라놓은 듯하다. 단단한 바위가 자연적으로 저렇게 잘릴 수가 있는 것일까? 암튼 신통방통하다.



천문대가 있는 분성산 꼭대기. 하나도 힘들이지 않고 산을 올랐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반가운 일이다. 산, 그 자체가 괴로움이요, 고통의 대상이었던 때가 불과 몇 달 전이었다. 물론 이 정도 높이의 산을 가지고 산이라고 하기 멋쩍은 측면이 없는 건 아니지만. 



분성산의 정상 바닥에 표지석이 있다. 그런데 분성산이 아니고 분산이다. 한자로 盆(동이분) 山(뫼산). 이 산이 낙남정맥에 딸린 산임을 나타냈다. 



그런데 그 옆에 있는 또 다른 표지석엔 분성산이라고 적혀있다. 김해금강산악회에서 세운 것이다. 해발 382미터. 대충 산의 내력이 추측된다. 분산이 원래 이름이다. 그런데 산성이 있다 보니 분성산이란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오랜 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그렇게 불려지면 그게 이름이 되는 것이니. 분산이라 하든 분성산이라 하든 틀린 것은 없다. 그런데 산성의 이름을 분성산성이라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중복이 된다. 앞으로 산성의 이름은 분산성이라고 하겠다. 그게 맞는 말이니.



분성산 꼭대기에서 분산성으로 내려가는 길 역시 사람들이 그리 다니지 않는 흙길을 택했다. 최상호 팀장이 몇 번 다녀봤다니 길을 잃은 염려는 없겠다. 따라 내려간다.



이 길로 잘 왔다 싶다. 좀 전에 산을 오르면서 보았던 돌들을 만났다. 멀리서 봤을 때 돌이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큰 바위다. 바위에 올랐다. 세상을 내려다 보았다. 경치가 눈에 가득 들어오고 마음을 들뜨게 한다.



산, 바위 위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의 모습은 복합적이긴 하지만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수십만의 사람들이 저 작은 시멘트 안에서 개미처럼 살아가고 있다. 나 역시 산을 내려가면 저런 곳에서 개미처럼 살지만... 이렇게 내려다 보는 상황이 되니 꼭 산신령이 된 듯하다.



분산성을 망원렌즈로 당겨 찍었다. 그런데 깔끔하지가 않다. 날씨 탓인가? 자다 일어난 눈 맨키로 뿌옇다. 산꼭대기에 산성이 빙 둘러쳐져 있다. 이걸 태뫼식 산성이라 한다. 산에 띠를 둘렀다는 뜻이다. 이러한 산성축조법은 고려말에 전성기를 이루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물론 이 산성은 삼국시대에 지어졌단다.



망원을 좀 더 당겨 찍었다. 성벽의 깔끔한 선이 제법 멋있게 보인다. 왜구가 쳐들어왔을 때 저곳에서 항전을 했을 고려병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절벽 위에 세워진 성벽이니만큼 지형적으로 아주 유리하다. 때문에 왜구들이 전전긍긍했을 모습도 그려진다.



산을 내려가다 다시 오르는 시점에 이정표가 있다. 산성부락으로 향한다. 길은 잘 조성되어 있다. 잘 만들어진 둘레길과 같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플라스틱 의자 두 개가 과객을 부른다. 쉬어가라고. 앉으니 김수로 드라마 촬영지였던 가야테마파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한참 조성중이다. 좀 멋있는 건물을 짓는 듯하다. 뭘 짓는 것일까. 주위엔 아라비아 풍의 건물도 있고 초가로 지붕을 한 건물들도 있다.



김수로의 궁전이었을 기와지붕의 건축물들도 내려다보인다. ... 가야시대에 이러한 건축양식이 있었을까? 한 번 찾아봐야겠단 생각을 하면서 이동했다.



분산성벽. 감히 기어오를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는 높이다. 옆길을 걸으며 중압감을 느낀다. 어떻게 이런 성을 쌓을 수 있었을까... 크고 작은 돌들이 적절한 자리를 잡아 전체적으로 반듯한 조화를 이룬 게 신기할 정도다.



산성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고개를 숙여야 할 정도의 높이다. 실제로 고려말 성곽에 이런 문을 만들었을지는 알 수 없으나 만약 적이 여기까지 침범해 들어왔더라도 이 작은 공간을 통과해 들어가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만장대. 분산을 따로 만장대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만장대가 있는 이 봉우리의 높이는 해발 323미터.



만장대에서 본 신어산 은하사 풍경. 은하사나 동림사나 절들이 자리잡은 곳은 신어산의 자궁 자리이다. 멋지게 자리잡았단 생각이 든다.



신어산과 은하사, 동림사. 왼쪽 앞에 철탑이 딱 거슬리네...*^^*



신어산의 산세도 절경이다. 바위 절벽이 여간 장엄한 게 아니다. 저런 바위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온갖 형상이 나타날 것이다. 그런 가운데... 전설도 생기고... 



고종황제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친필이란다. '만장대'. 당시 산성을 보수하면서 흥선대원군이 여기까지 와서 역사의 한획을 그었군.



협곡같은 바위 사이를 지나 해은사로 가는 길에 위치안내도가 있다. 



충의각. 이곳엔 4개의 비석이 있다. 맨 왼쪽 게 당시 김해부사였던 정현석이 흥선대원군을 기리며 '만세불망'비를 세웠다. 흥선의 관심을 만년 동안 잊기 않겠다니... 거참... 만년을 살겠다는 욕심은 있었을까... ㅋㅋ. 죽어서도 잊지 않겠다는 거겠지만... 어쨌든 저 비석은 앞으로 만년 갈는지 모르겠다.


충의각에 대해 잠깐 설명을 곁들이면, 충의각은 분산성의 수축내력 등을 기록한 4개의 비석을 보존하기 위해 건립한 거란다. 정국군박궁위축성사적비는 고려말 분선성을 보수하여 쌓은 박위장군의 업적과 내력을 기록해 김해부사 정현석이 1871년에 세운 것이고, 흥선대원군불망비 2개는 분산성 보수하는 걸 허락해준 흥선대원군 뜻을 기리고자 세웠다. 이 비석엔 정몽주가 쓴 분선성 관련 글도 새겨져 있다.


또 부사통정대부정현석영세불망비는 정현석 부사의 공을 기리고자 고종 11년, 그러니까 1874년에 세워진 것이다. 매년 양력 10월 28일에 이곳에서 제례를 지낸단다. 이들의 공을 기리기 위해.



충의각 앞에서 점심을 먹었다. 따스한 햇살이 밥맛을 더욱 돋웠다. 바로 5미터 옆으로는 똥바람이 세차게 불기에 이 자리가 더욱 명당으로 여겨진다. 막걸리도 한잔... 



해은사로 들어서면 추위에 와들와들 떨고 있는 듯한 용왕조각상을 발견할 수 있다. 옹달샘에선 물이 분수로 솟아 오르고 있으나 추위 때문에 주변이 꽁꽁 얼어붙었다.



가락고찰 해은사. 해은사는 범어사 말사다. 약 2000년 전에 지어진 거란다. 물론 2000년 그대로일리야 있겠나. 수십차례 보수되고 중건되고 했겠지. 가락국이 세워지고 7년 후 아유타국에서 허황후가 오빠 장유화상과 함께 왔는데... 머나먼 바닷길 풍랑을 막아준 용왕에게 감사하며 지은 절이라고 한다. 그래서 절 이름이 해은사다. 불이문을 통해 사찰 안으로 들어가면 대왕전이 바로 앞에 나타난다. 대왕전은 가락국의 김수로와 허황후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해은사 사리탑(?) 문양이 독특하다. 아마도 인도 아유타를 상징하는 조각이리라. 그런데 이 탑 앞에 파사석탑 적멸보궁에 대한 연혁이 설명되어 있다. 적멸보궁이라 함은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곳이다. 이곳에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을 리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은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 사자산 법흥사이고 이밖에 달성군 비슬산 용연사와 사천 다솔다에도 적멸보궁이 있다고 한다.

어쨌든 이곳에 쓰여진 연혁대로라면, 부처님이 80살 되던 해 열반에 들었는데 진신사리를 세상 8곳에 나누어 봉안했는데 그후 300년이 지나 인도 아쇼카왕이 진신사리를 재분배했고 그중 일부가 송나라에 전해졌다. 송나라에서 방자면, 소철, 소동파 시인 소식, 그리고 법태 대선사에게 차례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청나라 때 추사 김정희가 진신사리를 얻어 해남 대흥사 연파혜장선사에게 증정했다. 이게 약 200년 전이다. 이때 다성(차의 성현)으로 알려진 초의선사에게 전수되고 다시 김해 신도회장 배석현 거사가 이를 얻어 3과는 연화사 칠층석탑에 모시고 3과는 분성 만장대 해은사 타고봉에 모시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전남 해남 대흥사에서 찍은 초의대선사 동상.



암키와로 조성한 담장. 기와를 차곡차곡 쌓아 담장을 만든 것인데... 제법 멋스러움을 자아낸다.



분산성곽 일부 구간은 무너진 원래의 모습 그대로 두었다. 세월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잇는 구간이다.



잘 쌓아 반듯한 모습의 분산성곽. 산성의 멋스러움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하산했다. 가야테마파크로 들어가는 입구는 잠겨있다. 내부 조성 중이기 때문이다. 오는 5월 개장할 거란 안내문이 있었다. 개장하면 한 번 놀러 와봐야겠다. 분성산으로, 산성으로 한바퀴 휘 돌았다. 오래 걸리지는 않았지만 몸에 이로울 정도의 운동은 한 셈이다. 밥가 막걸리로 에너지를 충분히 보충했기에 배가 든든하다. 나른한 겨울 햇살이 눈꺼풀을 짓누르기 시작한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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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막내와 함께 고향의 봄 도서관 갔다가 빌려온 ‘똥만이’. 아이는 글자가 너무 많고 크기가 작다고 읽지 않으려 한다. 고1 머스마가 읽으려나 싶어 주었더니 덜컥 받고는 무슨 사무가 그리 바쁜지 사흘이 지나도록 책장 하나 펼쳐보지 않았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읽히려고 내가 고른 거였다. 어쩌면 아이들의 수요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빠 맘대로 골라 던져주려 했던 것이니 자연적인 거부감을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다. 그래도 꽤 괜찮은 내용인데...


아이들에게 버림받은 책을 내가 읽는다. 동화라 그런지 읽기에 어렵지 않고 또한 빠져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참 읽다가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가 울 머스마 7살 때를 떠올리게 하여 옮겨 적는다.





참, 이 책은 박성규 작가의 글과 장경혜 작자의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도서출판 이후가 펴냈다는 점 밝힌다.


“아버지, 근데 오작교가 뭐야?”

“아버지가 만드는 다리 이름이야.”

“그러니까 오작교가 뭐냐고?”

아버지는 땀을 훔치며 동만이를 바라봤다. 동만이가 처음으로 좋은 질문을 했는데, 어떻게 걸명할까 고민하는 듯했다.

“똥만아, 너 밤에 오줌 마렵다고 가끔 밖에 나가잖아. 그때 하늘에 뜬 별이랑 은하수 봤지? 은하수 주변을 잘 보면 유난히 밝은 별 두 개가 보일 거야. 은하수를가운데 두고 서로 떨어져 있는 견우별과 직녀별이야. 견우와 직녀가 떨어져 있어 서로 못 만나니까, 까치랑 까마귀가 일 년에 딱 한 번 자기들 몸을 쭈욱 이어서 다리를 만들어. 견우랑 직녀가 만나라고. 그 다리가 오작교야.”

“어.”

아버지는 동만이에게 처음으로 무언가를 길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싶어 흡족하게 웃었다. 동만이는 뭔가 싶이 생각하는 듯 입을 헤 벌리고 있었다. 

“동만아, 아버지 얘기 잘 알아들었지?”

“......”

“어려우면, 그냥 저 멀리 우주의 까마귀, 까치가 견우랑 직녀 만나서 사랑하라고 만든 다리라고 생각하면 돼. 알았지?”

“어.”

동만이는 그제야 알겠다는 듯 웃으며 아버지를 바라봤다.

“그러면 아버지는 까마귀야, 까치야?”

“......”

“까마귀, 까치가 만든 다리가 오작교라며? 아버지, 지금 오작교 만들고 있잖아.”

아버지는 망치질을 멈추고 난감한 얼굴로 동만이를 봤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했다. 동만이는 아버지 대답을 기다렸다. 아버지는 땀을 훔치고는 고개를 젖혀 하늘을 바라봤다.(42~45p)


7살이면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질문공세가 끊이지 않는 나이다. 이런 때에 대화를 잘 이루어나가면 아이는 사고의 영역을 훨씬 넓히는 계기를 맞게 되지만 귀찮다고 딴 데 가서 놀아라든지 니가 책보고 찾아봐라든지 한다면 호기심을 잃게 되는 불행을 맞게 된다.


난 전혀 귀찮아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적극적으로 아이에게 설명해주었음에도 아이가 더는 질문을 하지 않는 불행을 맞봐야 했다. 아이가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까지 너무 많이 설명해주었기 때문이다. 더 문제는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확인까지 하려하였으니... 한참 후에야 그런 부모의 적극성이 오히려 마이너스란 걸 깨달았다.


언젠가부터 묻는 거에만 답하리라 마음을 먹었지만 문제는 내가 대답할 수 없는 것만 물어오는 머스마가 되어 있었다.


“아빠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잖아요.”


사춘기가 지나가면 나아지려나. 내가 키운 것이 자식이 아니라 자식의 반발심만 키운 것 같아 속이 아리다. 이제 자식에게도 불가근불가원의 원칙을 들이대야할 때가 온 것인가.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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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지역신문 오늘의 사설>


2015114


먼저 경남도민일보, ‘소방차 진입 방해, 주민 탓만은 아냐’와 ‘대통령이 쇄신해야 국민이 동참한다’는 제목으로 사설을 내보냈다.

그리고 경남신문, ‘경남정치권 화합은 않고 연초부터 갈등인가’와 ‘산청․함양 케이블카 공동추진 좋은 상생모델’을 게재했고, 경남일보는 ‘나부내륙철도 노선, 집안싸움부터 끝내야’와 ‘주목해야 할 승강기 사고 증가’를 실었다.


3개 신문사 모두 공통된 주제의 사설은 없다. 경남의 소방 관련 사설이 2, 경남의 행정 2, 경남 정치 1, 국정 1건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소방 관련 사설은 모두 안전에 관한 이야기다. 먼저 경남도민일보의 ‘소방차 진입 방해…’ 사설을 보자.


지난 10에 발생한 의정부시 대형 화재 참사를 먼저 언급했다. 소방차가 화재현장에 진입하기까지 무려 17분이나 걸렸기 때문인데 그 이유가 소방도로 불법주정차로 쉽게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해 소방재청이 강기윤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의 통계를 제시했다. 전국에서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아파트가 487개이며 진입불가 구간의 길이가 총 30킬로미터가 넘는다는 것이다. 창원의 경우 37개 아파트에 2260미터. 한마디로 이 37개 아파트에 불이 나면 의정부사태 같은 참사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남도민일보는 이런 소방안전 문제의 근본적인 부분을 지적했다. 소방차 진입이 불가한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진입로와 도로가 협소하기 때문이란 통계가 66.1%로 가장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불법주정차는 30.3%에 불과했다.


그래서 경남도민일보는 행 도로교통법과 소방기본법에 소방차 전용주차 구역에 주차를 금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이 없이 주민에게 알아서 하라고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먼저 미비한 법을 손질하고 도로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일보 역시 의정부 화재 참사를 거론하며 승강기 안전문제를 진단했다. 의정부 화재가 건물 외벽 스티로폼 마감 때문인데 승강기 사고도 언젠가는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사전대비가 절실하단 얘기다.


논리상 좀 매끄럽진 않지만 승강기 사고로 구조된 사람이 도내에서 1182명인데 전년보다 근 4배가 늘어난 수치라 하니…, 가만 아무리 그래도 갑자기 이렇게 급증할 수 있나? 이게 사실이라면 분석만 잘하면 특종감인데.


경남일보의 전날 뉴스를 뒤져봤다. 그런데, 세상에, 사설이 오보를 냈다. 기사에는 2013862명보다 322(37.4%)이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고 표현되어 있다. 괜히 놀랐네.


어쨌든 경남일보 주장은 가면 갈수록 승강기 노후화 때문에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서 안전상태를 점검하는 매뉴얼을 확대하고 사고발생에 대비하는 교육도 필요하다고 했다. 아파트 관리소에서 안전 전문가를 불러서 주민들 대상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인지…. 뭔가 명확한 표현이 아니어서 아쉽다.





경남신문은 산청과 함양이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공동으로 추진하겠다고 합의한 것에 대해 ‘좋은 상생모델’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두고 경남신문은 과거의 폐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까지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남에선 산청과 함양이 합의했지만 남원시와 구례군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우선 관건’이라고 했다. 산청과 함양을 칭찬하면서 전라지역인 남원과 구례를 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읽다 보니 문장이 어색하다. 남원과 구례를 누가 설득한다는 것인지.


산청과 함양의 경우 경남도가 중재를 했으니 남원과 구례는 전남도가 중재에 나서 설득해야 한다는 얘기로 보이긴 하다만, 어쨌든 산청과 함양은 중산리와 백무동을 왕래하는 구간에 케이블카를 공동설치키로 했다면서 경남신문은 ‘먼 길을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인용하며 이것이 상생발전의 동력이 되길 기대했다.





행정과 관련한 또 하나의 사설인 남부내륙철도에 관한 글에서 경남일보는 노선을 두고 지역 국회의원 간에 생긴 이견으로 집안싸움을 벌이지 말고 멀리 보면서 조기 개설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사설에서 지역국회의원 간의 갈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 어리둥절하다. 누가 어느 노선을 주장하고 다른 의원은 또 어떤 노선이어야 한다고 했는지…. 기사에 있으니 독자가 알아서 살펴 봐란 요구인 것 같아 실망이다.


또 뭐 어쨌든, 사설의 논지는 이렇다.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고,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지난 12일에 와서 조기 개통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으므로 국회의원들은 갈등을 접고 내년 조기 개설할 수 있도록 하라는 거다.





경남신문의 ‘경남 정치권 화합은 않고…’ 사설 역시 진주 지역 두 국회의원의 갈등 부분을 언급했다. 그러나 그것을 보는 시각은 경남일보의 것과는 차이가 있다.


홍준표 도지사에 대한 이야기다. 홍 지사가 지난 12일 진주에 갔을 때 진주의 두 국회의원은 경남도 행사에 부르지 않을 것이란 튀는 발언을 계기로 경남신문은 도내 정치권에 연초부터 갈등을 일으킨다고 분석한 것이다.


경남신문은 홍 지사가 진주 지역 박대출, 김재경 두 국회의원과 갈등을 빚는 원인으로 남부내륙철도와 진주의료원을 꼽았다. 특히 남부내륙철도에 대해 김재경 의원이 노선 문제를 들고 나와 반대론자에게 빌미를 제공했다는 홍 지사의 지적에 티격태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남신문은 이를 표면적인 이유로 봤다.


그렇다면, 속내는? 경남신문은 갈등의 원인을 지난해 6·4지방선거 시절로 화면을 돌렸다. 진주의 두 의원이 당시 홍 지사의 반대 진영에서 활약했다는 것에서 원인을 찾았다. 경남신문의 이러한 분석이 진실에 가깝다면 홍 지사의 뒤끝작렬은 과히 수준급이랄 수 있겠다.


경남신문은 이 사설에서 홍 지사를 걱정했다. 대권을 꿈꾸는 홍 지사가 넘어야 할 산이 많음을 충고한 것이다. 불편한 점이 있다면 대승적인 점에서 골을 메우는 작업이 필요하고 도백으로서 사려 깊은 언어를 가려 쓸 것을 주문했고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라면 소통을 하라고 당부했다. 개인적으로 볼 때 가장 설득력 있는 사설이다.





경남도민일보의 ‘대통령이 쇄신해야…’ 사설은 최근 있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두고 실망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예상한 데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으니 딱히 실망할 일도 없는 게 당연하다’며 실망보다 오히려 시니컬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러면서 경남도민일보는 박 대통령에게 제발 유체이탈 화법 같은 해괴한 논리만 펴지 말고 그만큼 경제, 경제하고 부르짖는다면 경제를 살리는 주체인 국민의 복지와 노동 교육, 안녕에 대해 철학과 비전을 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라의 살림살이는 대통령 혼자 하는 게 아니라면서.


나 역시 기자회견을 보면서 ‘유체이탈 화법’이란 표현이 적확하단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눈 가리고 아웅. 인 것도 아니라 하고 아닌 것도 인 거라 하니 지난해를 표현한 사자성어 ‘지록위마’가 어찌 이리 무릎을 치게 할까. 대통령만 모르는 대한민국이 걱정될 뿐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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