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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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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8일 경남 3개 신문사 사설 리스트. 같은 날 같은 사안을 다룬 사설은 찾아보기 어렵다. 관심사가 달라 그런가? 그러나 공통분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관심사가 무상급식에 관한 것이다.


경남신문은 11일 무상급식 논쟁, 정치적 무관심 매우 아쉽다라고 했고, 12일 경남일보 역시 정치권, 도-교육청 무상급식 '팽팽' 방관 문제있다고 비슷한 견해를 냈다. 이와 다르게 경남도민일보는 12일 무상급식 지원중단, 그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3개 신문사가 이즘에 특히 관심을 둔 소재는 농협조합장선거다. 경남도민일보와 경남신문이 2번, 경남일보는 3번을 다뤘다. 모두 현재의 선거 문제있다는 인식 공통적이며 제도의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날짜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경남일보

2015.03.02

꼬리 무는 도교육청 인사 잡음

간통죄 폐지, 후속 대책 필요해

경남발전 우한 소통의 메신저 역할 다하겠다

주남저수지 관리 민관협의회의 활약 기대

휴간

2015.03.03

또다시 드러난 정리해고제도의 부당성

상식 있는 시민, 몰상식 원자력 정책

미디어시장 붕괴시키는 광고총량제 철회하라

김해시 강변여과수 분쟁 승소 돋보이는 이유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 이젠 결판내야 한다

32개 기관 330명의 서부청사 이전 활정 환영한다

2015.03.04

동네 빵집 활로 찾길 기대한다

통영시체육회가 시장 사조직인가

잇단 공금횡령 충격, 공직기강 바로 세워야

의사가 의사 폭행하는 분노조절장애 사회

농업의 6차 산업화로 우리 농촌의 미래 열자

형평성 재검토 필요한 진주시내버스 무료혜택

2015.03.05

마산과 광주에서의 3·15의거

김영란법이 구조적 비리 뿌리 뽑기를

부적절 발언 인천공항공사 부사장 문책하라

창원 새 야구장, 시민공간으로 거듭나길

경남도 기록물 관리 보존 기록원 건립 환영한다

도 청렴도 향상에도 업무추진비 줄줄 샜다니

2015.03.06

직장여성 차벌, 근본 변화 필요하다

창원시의 두 마리 토끼 잡기

어린이집 CCTV무산, 도내 의원들 일조했다

주민갈등 도외시한 장유 소각장 처리시설

조자룡 헌 칼 쓰듯 논란 빚은 교육감 인사전횡

악취 진동하는 지역 조합장 선거 비리의 악습

2015.03.09

3·15시민정신의 재발견

매장문화재 발굴, 정부가 주도해야

혼탁한 조합장선거 막판 불법 단속 강화하라

청문회 정국, 경제살리기 발목 잡아선 안돼

부실상조, 피해보다 배신감이 더 크다

홍준표 지사 소통행보 더욱 넓혀가길 바란다

2015.03.10

통일 대박은 말의 성찬일 뿐인가

탈법적인 노사관계가 현실이라니

적절치못한 부산시장의 신공항유치 독자행보

관급공사 설계변경 비리, 반드시 뿌리뽑길

각종 축제 예산지원, 사후관리에 만전을

등굣길 날벼락 맞은 후진적 교통사고 막아야

2015.03.11

경남발전연구원, 대체상수원 주장 의도는

행정은 주민을 먼저 생각해야

무상급식 논쟁, 정치적 무관심 매우 아쉽다

규제 개혁은 멈춰선 안되는 시대적 과제

사천, 시민 수사의뢰 갈등만 키울뿐 능사 아니다

오늘 던지는 한 표에 조합개혁의 미래 달려있다

2015.03.12

무상급식 지원중단, 그 이유가 궁금하다

노후원전 폐쇄하고 국민안전 담보해야

격돌예상 도의회 임시회 정치력 보일 시험대

첫 조합장 동시선거, 선거제도 개선 불가피

진주시 행정 비웃는 레일바이크업체 불법건축물

정치권, -교육청 무상급식 팽팽방관 문제 있다

2015.03.13

조합장 선거 이대로는 안 된다

장학사업은 교육청에 맡겨라

한은 금리인하, 서민경제 후폭풍 대비해야

누리과정 예산 부담, 지방을 빚쟁이로 만들건가

분유 이물질 사고, 이번에는 제대로 밝혀져야

남강유등축제 유료화, 여론 수렴이 우선이다.

2015.03.16

정당논리에 묻힌 경남도의회

조합장 선거 개선, 조합개혁의 시작

지역인재 채용 권고아닌 의무라야 한다

인륜 저버리는 패륜범죄, 남의 일이 아니다

농업 6차 산업 로드맵 만들어야

조합장 선거 이대로는 안 된다

2015.03.17

경남도의회 무엇이 두려운가

묵인하기 어려운 노조간부 사찰

부진경제구역청, 퇴출 각오로 노력해야 한다

활발한 방언 연구 기대 경남방언사전편찬

무단횡단 사망 교통사고, 그 도시 품격 나타낸다

혁신도시, 지역인재할당제 입법화 환영한다

2015.03.18

경남도는 감사가 만능인가

새출발하는 경남FC에 거는 기대

독버섯 같은 공직기강 해이 발본색원해야

아파트관리비리, 발 못붙이게 해야 한다

진주 묻지마 칼부림 살인’, 시민들은 너무 불안하다

진주시 친농약 농정불만 크다는 점 명심해야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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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꽃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나비는 예부터 문학이나 그림, 건축 등 여러 부문에 두루 긍정적 의미의 소재로 쓰인 존재입니다.


장자의 ‘나비 꿈’ 이야기는 유명하지요. 어느 날 장주(蔣周)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녔는데, 깨어보니 헷갈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신이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지금 자신으로 된 꿈을 꾸는 것인지.



무봉사 안내판에 새겨진 태극무늬 나비.


그리고 중국의 두보라는 시인도 그의 시 ‘곡강’에서 이렇게 노래했지요. “꽃을 누비고 날아다니는 나비는 그 날갯짓이 아름다워 보이고/물 위에 꼬리를 담근 잠자리는 일이 끝나면 유유히 날아가네.”


또 우리 전통 미술 중에도 꽃과 나비를 그린 ‘화접도’가 무수히 많습니다. 게다가 집안에 두고 쓰는 장롱 따위의 생활물품에도 나비장식이 많이 부착되어 있는데, 이는 나비가 기쁨과 행복을 상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즘 자주 쓰이는 시사용어로 브라질에서 팔랑거린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텍사스에서 돌풍이 될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과학이론에도 나비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나비가 그만큼 세계 어디를 불문하고 인간에게 친근한 곤충인 모양입니다.


그런 나비가 종종 이야깃거리의 소재가 되는 곳이 밀양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3년 하반기 TV드라마로 제작되어 관심을 끌었던 ‘아랑사또전’ 기억하는지요? 이는 밀양의 ‘아랑낭자’ 전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아랑낭자 전설에서 신임사또가 아랑을 죽인 범인을 잡는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이었습니까? 죽은 아랑이 나비로 변해 범인의 머리 위에 날아가 범인을 색출하게 되지요. 물론 비과학적인 이야기 전개이지만 우리 조상들의 인식에 나비가 불행하고 억울한 것을 풀어주는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밀양다리에서 바라본 영남루와 아동산 전경.


이번 전설텔링에서 풀어낸 ‘태극나비, 훨훨’ 역시 백성의 억울하고 힘든 삶을 풀어주는 상징으로 나비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밀양의 나비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태극나비 전설이 서린 곳도 아랑낭자 전설이 서린 곳과 비슷한 곳입니다. 바로 밀양 영남루 인근이지요. 아랑각은 영남루 바로 아래에 세워져 있고 태극나비 전설이 서린 무봉사는 영남루 위쪽에 있습니다.


태극나비 전설이 서린 무봉사와 아동산 기슭 비탈길, 그리고 밀양읍성이 있는 산 정상으로 둘러보겠습니다.


영남루 왼편 입구에는 세 갈래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아래쪽으로 아랑각으로 가는 길이고 그 옆으로 난 길은 무봉사로 향하는 길, 그리고 계단으로 올라가는 길은 사명대사 동상이 있는 곳인데, 여기서 더 올라가면 밀양읍성이 나오는 길입니다.



영남루 옆문에서 무봉사 뱡향 길로 접어들면 만나는 풍경.


두 번째 길을 택해 걸어가겠습니다. 약간 경사진 오르막 오른쪽 난간에는 무봉사에서 설치해놓은 여러 사진과 문구들이 있습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서산대사의 오언절구입니다. 이런 글들과 사진을 보면서 서른 걸음쯤 오르면 무봉사의 일주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일주문을 지나 계단을 더 오르면 또 하나의 문이 있고 이 문을 지나 올라가면 비로소 대웅전을 만나게 됩니다. 대웅전 뜰에는 봄의 전령사라고 하는 매화가 향기를 뿌리고 있습니다. 하얀 매화와 빨간 매화가 서로 향기 뿜기 경쟁을 하는 듯합니다.



무봉사 뜰에 핀 홍매화.



대웅전 서편에 있는 승려들의 생활공간인 요사. 이 요사엔 ‘아동산무봉사’란 편액이 걸려 있다.


대웅전 앞에는 무봉사 태극나비 전설을 설명해놓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내용은 이번 이야기 1편에 소개한 대로입니다만, 끝 부분에 이런 구절이 있군요. “그래서 무봉사를 참배하고 나면 경사스러운 일이 생긴다고 전해진다.” 참배를 하라는 얘기지요.


무봉사 대웅전 안에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습니다. 마침 스님의 설법이 이어지는 터라 촬영할 수는 없었지만, ‘무봉사 석조여래좌상’입니다. 이 석조여래좌상은 신라 36대 혜공왕 시대인 773년 법조 선사가 지은 영남사에 모셨던 불상이라고 합니다.


“네모난 얼굴에 가는 눈과 입, 넓적한 코, 짧은 목 등이 다소 평면적으로 표현되었으나, 전체적으로 단정한 인상이다. 둥글고 부드러운 어깨에 알맞은 가습이다. 목에는 세 줄의 삼도(三道)가 뚜렷하고 양 어깨에 걸친 법의(法衣)는 두텁게 표현되었다.” 불상을 설명한 글입니다. 이 불상은 광배의 꾸밈이 화려하고 복잡한 것으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본답니다.



무봉사 동편으로 난 문.


무봉사를 한 바퀴 둘러보고 일주문 반대쪽으로 난 문으로 내려가면, 아동산 기슭길이 나옵니다. 오른쪽으로는 밀양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강변은 야외공연장도 설치되어 있으며 수변공원으로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산기슭을 따라 오르다 보니 전설텔링 1편에 묘사된 것과 같이 태극나비 떼가 산을 휘감아 올라갈 때 그 뒤를 쫓아 올라가던 겸이와 하연의 뒷모습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무봉사 아랫길.



아동산 산기슭 둘레길.


아동산 동쪽에서 산 위로 오르는 길이 나 있습니다. 구불구불 산길을 걸어 올라가면 성루가 보입니다. 바로 무봉대입니다. 무봉대 아래에서는 산성 안쪽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암벽타기 하듯 해서 올라가기도 그렇습니다. 하는 수 없이 성의 외벽을 따라 걷습니다. 돌담길을 걷는 듯 호젓함이 느껴집니다.


성곽의 끝 부분에 다다르면 바로 무봉사 뒤편입니다. 무봉사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는 모양입니다. 가파른 길이라 그런지 밧줄이 나무에 걸려 있습니다. 빙 둘러 걸어오면서 힘들었던 탓인지 그냥 이쪽으로 타고 올라올 걸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랬다면 아동산 비탈길을 걷는 기분을 느끼진 못했겠지요.


성곽 위로 올라갔습니다. 산 정상 쪽에 좀전에 보았던 무봉대가 서 있습니다. 성곽 위를 걸으면 역사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받습니다. 김해 분산성 성곽 위를 걸을 때와 마찬가지였습니다만 성곽 바깥에선 연거푸 외적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듯하고 이 성곽 위에선 아군이 온 힘을 다해 적을 막아내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밀양읍성 성곽.



아동산 정상에 있는 무봉대.



무봉대에서 내려다 본 밀양 시내 전경.


그런 상상을 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무봉대에 다다랐습니다. 밀양시내가 한눈에 보입니다. 밀양강을 낀 도심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성곽은 여기서 북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그쪽으로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시 서쪽으로 걸어내려 왔습니다.


좀 전까지만 해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던 멋있는 풍경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바로 송림의 아름다움입니다. 소나무들이 꼬불꼬불 줄기를 뻗어 자랐는데 규모는 비할 바 못 되긴 하지만 꼭 경주 남산 송림을 보는 듯합니다. 이런 소나무 숲으로 걷는 기분도 일품입니다.



제멋대로 자라 자연미를 한껏 뽐내고 있는 송림의 나무들.


송림에서 다시 하산길로 내려오면 사명대사 동상을 만납니다. 이곳에 특이한 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연리목입니다. 두 그루의 나무가 서로 딱 붙어서 자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나무를 부부나무라 부르기도 합니다. 연인들이 이곳에 와서 기념촬영을 하면서 서로 인연을 확인하기도 한답니다.


연리목 바로 앞에는 나비 떼가 기슭을 덮었습니다. 밀양아리랑 콘텐츠사업단에서 아랑나비와 태극나비를 알리기 위해 수백 개의 나비 목각을 세워놓았기 때문입니다. 전설에서 묘사되었듯이 수많은 나비들이 떼를 지어 산기슭을 타고 올라오는 듯한 모습입니다.



아랑나비, 태극나비 모양을 한 나비목각들.


어린이들이 만들었을 법한 나비작품들을 감상하고 계단을 내려오면 원위치입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작곡가 박시춘의 생가가 있습니다.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은….” ‘애수의 소야곡’을 비롯해 ‘이별의 부산정거장’ ‘굳세어라 금순아’ ‘신라의 달밤’ 등 수많은 히트곡을 쓴 작곡이지요.


보물 제147호인 밀양 영남루를 찾는 계기가 있다면 바로 인근에 있는 아랑각과 무봉사, 밀양읍성, 그리고 송림, 연리목과 나비 목각들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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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텔링)태극나비, 훨훨(3)

신라 말기 밀양 무봉사에 나타났다는 태극나비에 얽힌 전설


(지난 줄거리) 신라의 국운이 다하던 어느 날 밀양 영남사 인근에 놀러 갔던 겸이와 하연은 때아닌 시기에 태극나비 떼가 아동산을 휘돌아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놀랍니다. 좋은 징조일까 나쁜 징조일까. 하연의 아버지는 좋은 징조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는 서민의 살림살이였기 때문입니다.


하연의 동네도 그렇고 겸이의 동네도 마찬가지로 악질 호족들이 서민의 고혈을 짜서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세를 키워나갔습니다. 망해가는 신라는 지역의 이런 상황에 관여할 만큼 정세가 녹록지 않습니다. 중앙 정부의 간섭에서 자유로워지자 지역의 호족이나 관리들은 제멋대로 자기들이 왕이나 된 것처럼 행동하고 다녔습니다.


하연의 아버지는 이런 폭정에 못 이겨 마을을 떠날 계획을 세웠는데, 성주가 사람을 보내 폭력을 행사합니다. 하연의 아버지는 만신창이가 되고 하연은 머리채를 잡혀 끌려갑니다. 성주의 집사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마을 사람들에게까지 폭력을 휘둘러 마을을 떠나지 못하게 겁박합니다.


사정은 겸이의 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급관리였던 아개는 스스로 장군이라 칭하며 마을을 폭력으로 지배해나갑니다. 또한, 자기 마음대로 마을사람들을 데려다 군인으로 내세워 이웃마을과 전쟁을 벌입니다.


전쟁터에 끌려나오다시피한 두 마을 주민들은 공격명령에도 싸울 생각을 않고 무기로 들고 나왔던 농기구 등을 내팽개치고 집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서로 대립각을 세우며 전쟁을 일으켰던 양쪽마을 성주와 장군이 황당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그냥 되돌아갑니다.


이들의 폭정이 계속되자 겸이 아버지는 하연의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두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쳐 성주와 아개장군을 마을에서 몰아내자는 논의를 합니다. 하연의 아버지도 이에 동조합니다.


……………………………………………….


다음 날, 겸이 마을엔 아침 일찍 아개의 병사들은 장터 한쪽에 방을 붙였습니다.


“오늘부터 아개장군이 보호하는 이 마을 주민들은 모두 매달 쌀 한 섬씩의 세금을 내어야 한다. 세금을 낼 수 없는 자는 군역으로 대신할 수 있다. – 아개장군백”


방을 본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렸습니다.


“무슨 소리야? 갑자기 세금이라니!”

“갑자기 사람들을 전쟁터로 끌고 가더니 이젠 쌀 한 섬이나 되는 양을 세금으로 내라니? 그것도 매달 말이야! 이게 말이 돼?”

“아개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어! 손에 권력 조금 쥐었다고 백성을 노예 부리듯 하는구만.”


아개는 사람들이 세금으로 낼 쌀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아개의 생각은 백성들이 세금을 내지 못하면 군역으로 대신해야 하니 그들을 데리고 군사훈련을 시켜 이웃지역을 점령해나가려는 생각이었습니다. 아개는 철원을 중심으로 태봉을 일으킨 궁예나 광주에서 세력을 키운 견훤의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기에 자긴들 못할 게 뭐냐는 야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아개가 오늘부터 마을 사람들에게 세금으로 쌀 한 섬씩 걷겠다며 방을 붙였습니다.”


겸이는 장터에서 보고 들은 대로 주민들의 반응까지 상세히 아버지께 보고하였습니다. 겸이의 아버지는 마루를 탕 치고 일어섰습니다.


“가자. 해도 해도 너무하는구나. 백성이 얼마나 준엄한 존재인지 보여줘야 할 것 같다.”


겸이의 아버지는 빠른 걸음으로 장터에 갔습니다. 장터에는 아직 마을 주민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겸이 아버지가 장터에 도착하자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로 왔습니다.


“겸이 아버지, 도저히 이대로는 우리 땅에서 살 수가 없어요. 일어섭시다, 우리.”


한 사람이 흥분해서 큰소리를 쳤습니다. 그의 말이 메아리가 된듯 다른 사람들도 동조하며 ‘일어섭시다, 일어섭시다’하고 연호하였습니다. 겸이 아버지는 앞으로 나갔습니다.


“맞아요, 우린 참을 만큼 참았어요. 이런 폭정을 당하면서도 가만히있는다면 우린 자식들에게 볼 낯이 없을 겁니다. 마침 아랫마을 양 접장도 우리와 힘을 합치기로 하였으니 모두 모여 아랫마을로 갑시다. 그곳 성주를 무너뜨리고 아개를 물리칩시다.”


마을 사람들은 겸이 아버지의 말에 따라 아랫마을로 갔습니다. 겸이 아버지를 중심으로 봉기하였다는 소문이 급속히 번지면서 집에 있던 부인들도 대열에 합류하였습니다. 군중은 삽시에 70여 명이나 되었습니다.


아랫마을에서도 벌써 소식을 들었는지 윗마을 군중이 도착하기도 전에 50여 명이나 모여들었습니다. 하연이 아버지는 아픈 몸을 이끌고 집회장소로 나갔습니다. 하연이 아버지가 바로 양민우 접장입니다. 접장은 따로 벼슬이 아닌 마을 주민대표를 맡은 사람입니다.


“백성이 바로 하늘임을 이번에 단단히 보여줍시다.”


하연이 아버지는 아픈 몸이면서도 결기 있는 목소리로 군중 앞에서 소리쳤습니다.


“와! !”


군중은 성주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하연이 아버지와 겸이 아버지가 맨 앞장을 섰습니다. 백성들의 함성이 점점 커지자 집무실에서 낮잠을 자던 성주는 뭔 소린가 하며 깼습니다. 그때 집사가 문을 발칵 열고 들어왔습니다.


“성주님, 큰일 났습니다. 어서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백여 명이나 되는 주민들이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어서요.”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 제 살기만 급급해하는 무지렁이 백성들이 그럴 리가 없지 않으냐??”

“대문이 부서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어서 뒷문으로 해서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병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이냐?”

“초적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겨우 열 명도 되지 않는 병사로 그들을 어찌 당해내겠습니까? 어서 피하십시오.”


성주는 이 순간이 믿기지 않는지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집사에게 끌려가다시피 하여 뒷문으로 향했습니다.


“와당탕!”


대문이 부서지고 군중이 성주의 집으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뒷문으로 도망친다. 잡아라!”


성주의 병사들은 물밀듯 들어오는 군중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그들은 무기를 버린 지 오래되었고 군중과 맞설 용기를 잃은 상태였습니다.


겸이는 성주의 집에 들어서자마자 하연이를 부르며 갇혀 있을 만한 곳을 찾았습니다. 겸이는 사람들의 흐름에서 벗어나 뒤째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여기야!”


작은 창고에서 하연이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창고를 지키던 병사는 이미 달아났기 때문에 마찰 없이 하연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고생이 많았지?”


겸이는 하연의 손목에 묶인 밧줄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응, 너희 동네와 우리 동네 주민들이 민란을 일으켰어. 결국, 터질 게 터진 거지.”

“우리 아버진?”

“응. 아버진 많이 좋아지신 것 같아. 우리 아버지와 이번 민란에서 앞장을 서셨는 걸.”

“성주는?”

“뒷문으로 도망치는 것을 마을사람들이 잡으러 갔어. 곧 잡힐 거야. 성주를 잡고 나면 바로 우리 동네로 진격할 거래. 아개도 이제 끝이야.”

“나도 함께 갈래.”


겸이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갑자기 휩쓸어 대비를 못한 성주와 달리 아개는 무장한 병사들로 방비를 갖췄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두 함께하는 거사인데 사사로운 감정으로 대처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그러자고 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사람들을 따라 밖으로 나갔습니다. 성주는 이미 말을 타고 멀리 달아난 뒤였습니다. 군중은 윗마을로 향했습니다. 함성은 밀물처럼 아개의 집으로 향했고 머지않아 아개의 집을 포위했습니다.


아개의 병사들이 쏜 화살에 몇 사람이 크게 다쳤습니다. 주민들은 돌을 주워 던졌습니다. 처음엔 제각기 돌을 던지다가 별로 효과가 없자 겸이 아버지와 하연의 아버지 지시에 따라 모두 일시에 돌을 던졌습니다. 그러자 아개의 병사들은 공격을 하지 못하고 주춤거렸습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마을 사람들은 두 번째 돌을 던지며 아개의 집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아개의 병사들은 위협을 느끼고 모두 달아났습니다. 먼저 담을 넘은 사람이 대문을 열었습니다. 사람들은 함성을 지르며 집안으로 달려 들어갔습니다.


아개는 미리 준비한 말에 올라타고 뒷문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아개는 아동산 쪽으로 말을 달렸습니다. 마을사람들 역시 아개를 쫓아 아동산으로 향했습니다. 겸이와 하연은 사람들 속에 섞여 함께 달려가면서 같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달려가는 모습이 얼마 전에 보았던 태극나비 떼가 산을 휘감으며 날아 올라가던 모습과 똑같아.’


마을 사람들은 아개를 더 이상 쫓지 않았습니다. 백성의 적인 성주와 아개가 마을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만족해했습니다. 한동안 마을엔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왕건이라는 사람이 고려라는 나라를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겸이와 하연은 아동산 자락에 있는 무봉암에서 만났습니다. 머지않아 두 사람은 결혼할 것입니다. 함께 절에서 부처님께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때 법당 안에 한 쌍의 태극나비가 날개를 팔랑거리며 들어왔습니다.


태극나비 한 쌍은 법당 안을 빙빙 돌며 춤을 추었습니다. 겸이와 하연은 한참 동안 나비들의 춤을 감상했습니다. 나비들은 그러다 법당 밖으로 나갔습니다. 겸이와 하연도 나비를 따라 밖으로 나왔습니다.


나비들은 서로 손을 마주 잡고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었습니다. 나비의 태극문양이 햇살에 반사되어 빛이 났습니다. 나비들은 하늘로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점이 되어 더는 보이지 않을 때까지 겸이와 하연은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하늘의 푸른 빛이 두 사람의 눈에 가득 들어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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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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