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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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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장자번덕 <도깨비의 이야기방망이-첫번째 이야기 '바리'>

97~8일 오전 1030분 사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어린이를 위한 연극이다. 도깨비는 노래하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동화 혹부리 영감에서 도깨비들은 영감의 혹을 노래주머니로 믿고 싶어할 정도다. 그런 도깨비들이 경남 사천에서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춘다.


<도깨비의 이야기방망이> 첫 번째 이야기는 바리공주. 아이들이 도깨비 나라에 모여들면, 도깨비들은 방망이를 두드려 이야기보따리를 펼친다. 그 속에서 책 한 권을 끄집어내는데 바로 바리공주이야기다. 도깨비는 사랑방 할아버지처럼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옛날 아주 먼 옛날에 불라국이라는 나라에 오구대왕과 길대부인이 혼인을 해 아이를 낳았는데, 첫째도 딸, 둘째도 딸, 여섯째까지 딸을 낳았습니다. 오구대왕은 뒷날 왕의 자리를 물려줄 아들이 없어 걱정이었죠. 궁궐 위에 큰 별이 뜨는 날, 일곱째 아이를 낳았는데 또 딸이었습니다. 화가 난 오구대왕은 일곱째 딸을 버리라 명했답니다. 길대부인은 버린 아이란 뜻의 바리데기라 이름만 겨우 지어주고 아이를 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버려진 바리데기는 궤짝에 담겨 바다를 떠내려가다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 목숨을 구합니다.”




연극은 액자구조로 구성됐다. 도깨비가 이야기를 하면 그 상황에 따라 연희자들이 무대에서 노는 형태다. 전통 연희 꼭두극을 하면서 연희자들은 무대 배경을 직접 페인팅하면서 진행된다. 노래도 하고 춤도 추면서.


이 이야기엔 인류 보편적 교훈이 담겨있다. 연출을 맡은 이훈호 씨는 부모로부터 버려졌지만 결국 병든 아비를 구하는 유일한 자식인 바리데기. 수만 리 서천까지 가야 하는 그 고된 행보를 마다치 않으며 하나하나 고난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해줄 것이라고 했다.


이 작품은 2011년 제29회 전국연극제 대통령상을 받은 장자번덕의 바리, 서천꽃 그늘 아래를 아동극 형태로 재탄생시킨 극이다. 정가람 작·이훈호 연출. 2017 경상남도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의 하나로 공연된다. 문의 : 010-8738-5898.


한국연극 9월호.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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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 작가 김태수의 두 번째 희곡집 <서울 열목어>, 이 안에 엊그제 읽은 '연어는 바다를 그리워하지 않는다'란 희곡이 있다. 그의 희곡을 진작 읽고 싶었으나 불과 지지난 주 창원 중앙동 교육단지 내에 있는 창원도서관에 경남도민일보 이일균 기자의 '걷기 좋은 길' 강연을 들으러 갔다가 마침 김태수 희곡집이 3집까지 모두 있기에 회원 등록하고 빌렸다. 의창도서관이나 고향의 봄 도서관에서 찾을 수 없었기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김희곤 관장의 말로 이곳 장서가 도내 교육청 산하 혹은 시립 도서관에선 가장 많다고 하더니 맞는 말인갑다 싶기도 하고 그랬다.


이 귀한 책을 빌리고서 김태수 희곡에 빠져야겠다는 기대는 바로 무너졌다. 밥벌이 업무 외에도 무용 연습에, 뮤지컬 연습에, 대본작성까지 한시도 책을 읽을 틈이 보이지 않았다. 아침엔 운동. 아침운동이야 조간신문 뒤져보는 시간 대신이라 독서와는 상관없지만 그것 역시 뺄 수 없는 일과라 책읽기 시간은 딱 이러한 때 뿐이렷다. 버스 타고 이동할 때. 그래서 3주가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희곡 3편밖에 읽지 못했다.


유명하기로는 '옥수동'이 제일이지만 내 개인적으론 '해가 지면 달이 뜨고'가 맘에 든다. 그건 다음 차에 정리하기로 하고 오늘은 '연어는 바다를 그리워 하지 않는다'란 희곡이다.


이 작품은 1999년 4월 극단 반딧불이에 의해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초연됐다. 이후 여러 극단에서 공연하긴 했지만 그리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작품을 읽어보면, 이문열 작 '사람의 아들' 느낌도 나고 탄생의 비밀을 소재로 한 때문인지 요즘 유행하는 막장드라마를 보는 듯도 하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아주 완벽한 플롯 구성을 보인다. 그야말로 고전적 드라마투르기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유효적절한 복선, 다음 장면이 기다려지는 각 장의 마지막 멘트, 독특한 인물 캐릭터...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작품이다. 하지만 다소 진부한 주제, 즉 종교적 신념과 그에 대한 배신감이 극의 모티프가 되었다는 점은 좀 아쉽긴 하다. 그럼에도 요한이라는 인물을 통해 운명적으로 비극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다뤘다는 측면에서 희랍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 보여준 그런 비극성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앞서 함세덕 희곡에서 플롯 중심으로 분석한 논문을 공부해봤으므로 여기선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관계, 그리고 인상깊은 대사를 추출하는 공부를 해볼까 싶다.




주대원, 성당의 주임신부이며 맹목적 종교인이기도 하다. 동생 주대철과 어렸을 적엔 죽이 잘 맞았으나 성당 천장이 무너지면서 부모를 잃은 후엔 동생과 대립관계가 된다. 그것도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논쟁 때문이다. 종교관은 맹목적이긴 하나 신을 부정하는 자기 동생에만큼은 혈육의 관계를 벗어던지지 못한다.


주대철, 부모의 죽음과 고달픔으로 어린 나이를 보내야 했던 경험 때문에 신의 무능함을 증명하려고 나쁜 짓만 골라서 하며 성장한다. 집을 뛰쳐나온지 25년 만에 형이 있는 성당으로 찾아오고 여기서 테레사라는 여신자를 만난다. 돈이 많은 장애인이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차츰 테레사에 대한 진정성이 생겼던 것도 같다.


요한, 성당앞에 버려졌던 아이. 주대원이 데려다 키웠다. 대철이 25년만에 성당에 왔을 때 한방을 쓴다. 대철이 그림을 잘 그리는데 요한 역시 그림을 어느 정도 그린다. 테레사를 속으로 흠모하고 있었는데 대철에게 뺏겨버리게 되자 생명을 건 싸움을 벌이게 된다.


테레사, 휠체어를 탄 장애인 여신도이며 신앙심이 깊다. 대철에게서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다. 요한이 자신을 흠모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른다. 


은애, 극의 처음에 등장해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고해성사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면, 요한의 쌍둥이 여동생이다. 은애의 어머니는 은애만 거둬 키우고 남자 아기인 요한은 일종의 복수심으로 성당 앞에다 버린 것이다.


유미, 은애와 요한의 엄마다. 대철이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하느님에 대한 저항으로 괴로워할 때 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겁탈했던, 같은 성당에 다니던 여인이다. 극의 후반부에 유미가 주대원을 찾아와 그렇게 고해성사를 하자 주대원은 그제야 요한이 조카임을 알게된다.


극의 끝에서야 비로소 대철은 자신이 죽인 요한이 자기의 아들임을 알게되고 형에게서 모든 이야기를 들은 대철은 자살을 택하고 만다.


인상 깊은 대사 몇 마디 옮겨 적는다.


(테레사를 유혹하며) 그건... '느낌'일 겁니다. 백 마디 말보다 더 강하게 사람을 설득시키는 심장의 고동과 같은 거... 내 깊은 곳에서 무언가 뿌리를 뒤흔든 느낌... 더 이상의 설명은 곤란해요. 얼마 남지 않은 약속된 시간 안에서 영혼을 위로 받는 만남이고 싶은 거... 그뿐이에요. 어쨌든 얼마 후면 전 떠나야 하니까요.


(대철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는 대사) (목소리를 낮춘다)여보세요.... 나야.... 그래서!.... 어젯밤에? ... 안돼!.... 입을 막아... 젠장.... 꼬이는군..... 그건 내가 알아서 해...... 전화하지 마..... 알았어....


(대철의 정체를 뒷조사했던 요한이 대철에게 시비조로 하는 말) 어때? 너무 정확한 말이라 손이 그렇게 떨리시나? 주대철이란 인물은 대체 어디 있는 거지? 하지도 않은 결혼에 미국에서 마누라가 죽었다는 건 마술로 만들어낸 건가? 후후 지금 이 이야기를 테레사에게 하면 표정이 어떻게 변할까. 전화 버튼 몇 개만 누르면 당장 경찰이 달려올 텐데 신부님은 또 얼마나 난처해 하실까?


(대원과 논쟁 가운데 대철의 종교관을 엿볼 수 있다) 내가 왜 자학해! 이 행복한 육신을 마음껏 노릴고 후회 없이 구러왔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 이런 게 함 번 살다 죽으면 썩어지는 인생이란 거 아냐?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게 신은 없어! 육신의 자유만 있을 뿐이야.


마지막 한 가지! 희곡이 다끝나 가도 제목에 실려있는 연어는 한 마리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걔가 바다를 그리워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는 점.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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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단순하다. 1961년 세기의 생방송, 예루살렘 스튜디오 갤러리의 나치 전범 아이히만 재판을 TV 중계하는 내용을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록한 다큐멘터리성 영화다. 다큐와 픽션이 혼합된 형태라 극의 구성이 눈여겨봐졌다만 크게 도드라진 기법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 영화를 보는 관점을 나치 전범 재판의 세계 이목, 그리고 나치의 잔학성과 전범의 뻔뻔하고 태연한 태도를 통해 인간의 악마성 발견. 뭐 그 정도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SKT T라이프 영화관 화면 갈무리.


2015년 제작된 이 영화는 국내에선 올해 3월 개봉됐다. 그리 인기를 끌진 못한듯 하다. 하긴 영화쿼터제 이후 국내 영화산업이 눈부신 발전을 이룬 상황에 확실한 눈길을 끌거나 의미가 있는 영화 아니면 외화가 주목받기 쉽지 않은 국내 극장가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영화의 줄거리를 조금 더 덧붙이면, 어느날 나치 전범 아이히만이 1960년 5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스라엘 사람에 의해 체포되었다는 보도와 함께 시작한다. 이스라엘 법정은 아돌프 아이히만에 대해 공개재판을 하고 이 재판은 전 세계에 방송된다. 그 과정이 줄거리의 핵심인데 영화를 보면서 플롯 흐름을 체크해봤다.


영화를 보면서 플롯 전환 때마다 화면을 정지하고 기록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노릇이다. 영화의 감동이 반감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그냥 감상하는 차원이 아닌 플롯을 분석하고 공부하려는 차원이라 감동 부분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겠다.


출연 : 마틴 프리먼, 안소니 라피그리아, 베로이드 휴즈, 니콜라스 우더슨, 안나 루이즈 플로우먼, 레베카 프로트, 앤디 나이맨, 딜란 에드워즈.






<플롯 구조>


1. 1960년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이 아르헨티나에서 이스라엘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2. 이스라엘 방송제작사 예루살렘 스튜디오 갤러리 사장 밀턴 프루트만이 블랙리스트 TV 감독 허위츠에게 연락해 아이히만 재판 생방송 감독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한다.


3. 허위츠가 부랴부랴 예루살렘으로 날아갔지만 제작사는 아직 법원으로부터 방송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4. 프루트만의 아이디어로 재판장에 벽을 새로 세워 카메라를 설치한다. 전혀 재판 진행에 방해를 받지 않을 정도다.


5. 법관들이 재판장에 와서 둘러보지만 촬영 시설이 전혀 없는데도 방송이 되고 있다는 점에 놀라고 방송을 허락한다.


6. 1차 재판이 이루어지고 촬영한 필름은 전세계로 우송되고 이와 함께 프루트만은 나치 잔존세력으로부터 방송을 그만두라는 협박을 받는다.


7. 하지만 세계의 주목을 끈 것도 잠시 강력한 경쟁 상대가 생겼다. 즉 유리 가가린의 달라나 우주선의 출발, 미국과 쿠바의 전쟁 위기 등이 세계인의 관심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8. 허위츠는 계속 아이히만의 표정 변화에 집중하고 그 가운데 프루트만 사무실 앞에서 수류탄 테러가 발생하는데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다.


9. 재판 증언석에 나선 피해자가 총살 장면을 얘기하자 촬영팀 로비치가 과거 기억이 떠올라 힘겨워 한다. 로비치는 허위츠에게 가신이 겪은 장제녹역 현장의 실상을 얘기한다.


10. 방송촬영 중 허위츠는 프리먼과 의견 충돌을 일으킨다. 허위츠는 아이히만 표정 변화에, 프루트만은 증인의 발언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런 중 허위츠의 아내와 아들이 이스라엘로 찾아온다.


11. 재판은 계속 되고 피해자들의 증언에 아이히만은 눈도 꿈쩍 않자 나치 만행 영상을 보여주지만 이 역시 아이히만은 심리적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아이히만의 심경 변화를 기다리던 허위츠는 그의 방을 촬영하겠다고 하고 허락을 받는다.


12. 재판에 유대인 검사가 나서고 검사는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그가 유대인들에게 도로 행국을 제안했다는 것을 인정하게 만든다. 이로써 아이히만은 유죄가 성립되고 그는 나치 전범으로 사형을 선고받는다.


세계 최초의 TV다큐멘터리인 아이히만 재판 방송은 세계 3대 방송영상 상 중에 하나라는 피버디상을 받았다. 수많은 사람을 직접 살해하지 않았지만 죽음으로 몰고간 아이히만, 그는 결국 사형 선고를 받았고 형장에서 생을 마감했다.


아이히만을 보는 내내 머리 속에는 대한민국의 한 인물이 아이히만 자리를 대신해 머물러 있었다. 전두환. 그 역시 수많은 사람을 죽게 한 아이히만 같은 살인마다. 마찬가지로 1심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한국 법정의 못난 인정(?) 때문인지 그는 결국 무기징역으로 최종 선고를 받았고 머지 않아 풀려났다. 그리고 지금은 떵떵거리고 잘 살고 있다. 


그에게서 죄의식이란 아이히만만큼이나 사치스러운 것일까. 한국의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영웅으로 모시고 있다. 한국과 이스라엘, 너무 큰 차이에 허탈하기까지 하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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