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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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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모레다. 이번 가곡전수관의 목요풍류방은 '시조, 청산리 벽계수야'다. 평시조다. 이런 고전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한 번 더 언급하면, 시조 내용이 아무리 달라도 그 부르는 곡이 '평시조'면 다 곡조가 같다. 가사만 다르지. 궁금하면 10일 가곡전수관에 가서 확인해보라. '청산리 벽계수야'와 '청산은 나를보고'를 따로 녹음해서 동시에 플레이시켜보면 가락이든 곡조든 일치함에 놀랄 것이다.


아, 이 '청산리 벽계수야'를 누가 지은 시조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음... 힌트가 더 어려운데... 여기서 벽계수는 화담 서경덕이다.




공연개요

일시 : 2017810일 목요일 저녁 730

장소 : 가곡전수관 영송헌

주최 :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

주관 : 사단법인 아름다운우리가곡

후원 : 창원시

 

출연진 소개

해설_ 신용호(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가곡전수관 사무국장)

연주_ 국악연주단 정음

 

공연 프로그램

경제(京制) 평시조 동창이

경제(京制) 지름시조 청조야

경제(京制) 우조시조 월정명

영제(嶺制) 평시조 청산리 벽계수야

영제(嶺制) 평시조 청산은 나를보고

영제(嶺制) 반사설시조 벽사창이

영제(嶺制) 사설시조 한잔 먹세 그려

향제(鄕制) 우조지름 석인이

향제(鄕制) 여창지름 달밝고

향제(鄕制) 사설시조 팔만대장


참고로 학창시절 배웠던 시조를 다시 음미해볼까. 공연은 시간이 안 돼 보러가기 어렵겠다만.

시구는 일부 내맘대로...ㅋㅋ


'동창이'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지저귄다

소를 칠 아이는 여태 아니 일어났니

고개 넘어 사래 긴 밭을 얼제 갈려하는고


'청조야' 여창 지름시조 (작자미상) 가람본 <청구영언>에는 지은이 계단


청조야 오는구나 반갑다 임의 소식

약수 삼천리를 니 어이 건너 온다

우리 임 만단정회(여러가지 정다은 이야기)를 네 다 알까 하노라


'월정명' (박상간)


월정명 월정명하니 배를 저어 추강에 나니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가운데 명월이라

선동아 잠긴 달 건져라 달 부여잡고 놀아나 보자


'청산리 벽계수야' (황진이)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청산은 나를 보고' (나옹선사)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산같이 물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벽사창이' (작자미상) 언락


벽사창이 어룬어룬커늘

임만 여겨 펄떡 뛰어 나가보니

임은 아니오고 명월이 만정헌데 벽오동 적은 잎에 봉황이 와서 긴목을 휘어다가 깃 다듬는 그림자로다

마초아

밤일세만정 행여 낮이런들 남우일뻔 하여라.


'한잔 먹세 그려' (정철) 장진주사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산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위헤 거적 덮어 주리혀 매어 가나 유소보장에 만인이 울어 예나 어욱새 속새 덥가나무 백양 숲에 가기곳 가면 누른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소소리 바람 불제 위 한 잔 먹자 할꼬

하물며 무덤 위에 잔나비 바람 불 제 뉘우친들 어쩌리


'석인이' (작자 미상) 황학루 전설을 다룬 시조


이미 옛 사람은 황학을 타고 가버렸는데

이땅엔 부질없이 황학루만 남았구나

한번 떠난 황학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무심한 흰구름만 천년을 유유히 떠도는구나

맑게 갠 강가로 한양땅 가로수가 역력히 보이고

앵무주에는 이곳저곳 잡초들만 무성하구나

날은 저무는데 내 고향은 어디쯤인가

물안개 자욱한 강 나그네의 수심만 깊어가네


'달 밝고'(작자 미상)


달 밝고 서리친 밤 울고가는 저 기러기

소상동정 어데 두고 여관한등 잠든 날 깨우느니

밤중만 네 울음 한 소리에 잠 못 이뤄 하노라


'팔만대장' (작자 미상) 반사설시조


팔만대장 부처님께 비나이다 나와 임을 다시 보게 하오소서

여래보살 지장보사 문수보살 보현보살(시왕보살) 오백나한 팔만가람 (삼천계제) 서방정토 극락세계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후세에 환토상봉하여 방연을 잇게되면 보살님 은혜를 사신보시하오리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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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집이 있었긴 하지만 지금은 없다. 아버지, 어머니 세대를 이어 내 세대에 걸쳐 우리집을 가져본 기간은 10년이 채 안된다.


어렸을 적엔 전세 인상 때문에 이집저집 이사를 다닌 게 손으로도 꼽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게 오죽 뇌리에 박였으면 국문과 다닐 때 발표한 시가 '이삿짐을 옮기면서'이겠나. 글을 쓰다 보니 기억이 나서 그 시를 옮겨본다.




이삿짐을 옮기면서



   

 

    셋집 앞마당 푸른 소나무

    할매의 사연은

    가지가지 솔잎마다

    한숨으로 휘감긴다.


    농촌에서 떠나온  지 二十년

    하나뿐인 당신의 아들

    직장 따라 옮긴 것이

    오늘로 열세 번째


    이 곳에서 저 하늘 아래로

    또 다른 타향으로

    ㄱ자 몸을 옮기시던

    할매는

    씨 뿌릴 땅이 없는 농부처럼

    먼 하늘 바라본다.


    나는 어데서 묻힐랑고

    할매 작은 가슴엔

    눈물의 파도가

    자꾸만 밀려온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

    또, 타관에서 머리를 눕혀야 하는

    할매 손마디가

    떨리고 있다.


    이삿짐을 옮기면서

    주소하나 늘어나는 주민등록등본처럼

    주름살 하나 더 늘어난

    할매의

    눈언저리 이슬 속에

    한 잎 떨어지는

    가을의 낙엽.


ㅋㅋ. 이러면서 옛시를 떠올려보기도 하고...

어쨌든 이런 기억 때문에 피서지에서 겪은 일은 더욱 내게 낭패감을 안겨줬고 어제 정정당담에 실린 장상환 교수의 8.2부동산 대책에 대한 글이 내게 공감을 일으키게 했나보다. 마침 칼럼 순서라 이렇게 반영할 수 있게 되었다. 



7일 자 정정당담 장상환 경상대 명예교수의 칼럼 '실수요자 보호 위한 주택정책은'을 읽으면서 엊그제 다녀온 피서지에서의 하루가 악몽처럼 되살아났다. 밀양 표충사 아래 무료 야영장. 여느 유료 야영장이 있는 계곡보다 괜찮은 곳이다. 한 10여 년 전 친구 가족들과 4번 연달아 오다가 이후론 다른 곳으로 갔는데, 올해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를 다녀오면서 가족과 함께 이곳으로 피서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내도 아이들도 대찬성. 예전 이곳에서의 즐거웠던 기억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표충사 계곡은 4번 오는 동안 되풀이 훈련된 학습이 있다.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전날까지 캠핑에 필요한 모든 준비물을 챙겨서 새벽같이 출발했다. 아침 7시에 도착한 표충사 계곡 야영장. 주차장엔 총 70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 우리가 도착했을 땐 4분의 1 정도 빈자리였다. 그렇게 일찍 집을 나서면서도 혹시 자리가 없을까 봐 걱정했던 것은 기우였다고 생각했다. 우린 1박만 할 것이어서 짐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온 가족이 짐을 하나씩만 들면 그만이었다. 짐이 그다지 무겁지는 않았지만 텐트를 칠 빈 공간을 찾느라 야영장을 세 바퀴 넘게 빙글빙글 돌아다니다 보니까 맥이 풀렸다.


주차된 차는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이 넓은 야영장엔 빈자리가 없다. 어쩌다 자투리 공간이라도 발견해 자리를 깔려고 하면 이웃 텐트에서 한마디 건네준다. "그 자리에 누가 있어요." 다시 다섯 식구가 짐을 들고 야영장 안을 빙빙 돌았다. 요즘 텐트들은 하나같이 대형으로 나오나 보다. 그 자리에 우리 텐트는 열 개도 더 치겠다 싶다. 게다가 아침 일찍 산책갔는지 어쨌는지 빈 텐트가 수두룩했다. 그제야 직감했다. 먼저 온 사람들이 자기가 아는 누군가를 위해 자리를 잡아놓은 것임을.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거나.


몇 바퀴를 돌아도 빈자리를 찾지 못해 텐트 설치를 포기했다. 그때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서 우리 표정을 살피더니 묻는다. "혹시 아직 자리 못 잡으셨어요?" 그렇다고 하자 자기를 따라오란다. 큰 천막 아래 텐트가 3개 있고 그 옆에 빈터가 있다. 천막 아래다. 이곳을 사용하란다. 내일 오후에 사람들이 올 것이니 그때까지라도 마음 놓고 사용하란다. 마음 놓고? 주인 없는 무료 야영장에서 우리 식구는 남의 집 얹혀살듯 하루를 보냈다. 옆의 세 텐트는 밤새도록 빈집이었다. 새벽에 산책하러 간다고 야영장을 둘러보니 빈 텐트가 수두룩하다. 운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부지런했어도 맴돌다가 다른 계곡으로 갔을 수 있겠다. 우린 운 좋게도(?) 그 아저씨 눈에 띄었고 작은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오전에 텐트를 걷으니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가는 거냐고. 자리 주인이 따로 있다고 했더니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어제 우리처럼. 8·2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장 교수의 지적처럼 전국으로 확대 적용됐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모든 가정이 집을 하나씩 갖고 있다면 부동산이 돈 버는 도구로 춤출 일도 없지 않겠나.


http://www.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54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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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한국연극>에 실은 경남 연극 소식이다. 혼밥먹는 사람이라면 새로 만나는 사람에게 말은 안 하지만 은근히 마음은 가겠다. 상대가 내게 대시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겠고... 나이가 들어도 그런 마음은 똑같겠지.



함안 극단 아시랑 <늙은 부부 이야기>

823일 오후 3·730분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공연

 


 

첫사랑이 아름다울까, 끝사랑이 아름다울까? 질문을 떠올려놓고 보니 이런 우문(愚問)도 없다. 그럼에도 인생의 황혼기, 이제 남은 거라곤 이 세상 즐거운 소풍을 마치고 하늘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지 싶은 나이에 찾아오는 야릇하고 설레는 사랑은 착하게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삶의 덤일까. 극단 아시랑은 올해 경남공연장 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 3번째 레퍼토리 작품으로 위성진 오영민 작 손민규 연출의 <늙은 부부 이야기>를 무대에서 펼친다.


무대를 내려다보면, 일찍 남편을 하늘나라로 배웅하고 30년 동안 국밥집을 하면서 억척수레 세 딸을 키워낸 과부 점순이네 집이 조명을 받고 있다. 점순은 혼자 사는 여자라 괄시라도 받을까 봐 일찍부터 욕을 체화시켰다. 점순에게서 욕은 아주 효과적인 호모막이 됐다. 이런 욕쟁이 할머니 점순에게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의 집에 동두천 멋쟁이 신사 박동만이 세를 들면서다. 동만 역시 아내를 먼저 보내고 두 아들에게 얹혀살다가 이제 막 독립만세를 부르며 자유를 되찾은 처지다. 30년 동안 온갖 메뉴의 욕으로 무장하고서 혼자 살아온 여인에게 우연히 나타난 비슷한 처지의 백발남성은 어떤 첫인상을 심어주었을까.


영감이 우리 집에 찾아왔던 그 봄날 말예요. 나 그때, 이 영감하고 무슨 일이 생기겠구나 싶었어요.” 어떤 이는 일출 장면이 아름답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황혼이 수많은 색의 조화를 느낄 수 있어 아름답다고 한다. 늦게 맺어진 인연이라 서로 연결된 끈은 더욱 농도 진한 사랑과 연민, 존경과 자비로 구성되어 있다. 젊은이들처럼 알콩달콩 재미있게 사는 노부부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세월에 장사 없다 하듯 또 한쪽을 먼저 보내야 하는 시기를 맞아서는 안타까움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공연이 끝나고 극장을 나서는 순간 어느새 사랑이 가득한 세례를 받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문의 055-585-8602(아시랑).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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