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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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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덕의 '동승'은 학사졸업논문으로 썼던 소재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당시 내가 생각했던 것과 자연히 비교를 하게 되었는데... 부끄럽게도 함세덕을 너무 모른 상태에서 그의 희곡을 다뤘다는 자괴감? 미안함? 뭐 그런 감정이 솟는다.




'동승'이 줄거리의 특성에서 볼때나 작품의 플롯 구조에서 볼때 완벽한 구조를 갖춘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가 이런 차원이다.


"희곡의 줄거리란 이러한 인간의 삶의 실상을 그 재로로 하여 플롯이라는 이노가적 질서의 논리로 구성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으로서의 줄거리가 플롯이라는 인과적 논리 질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통일성, 전체성, 연속성, 인과성이라는 줄거리 전개의 특성에 의하여 플롯이 될 때 하나의 유기체로서 완성된 희곡 작품이 이룩되는 것이다."(희곡의 분석과 공연비평 77쪽)


'동승'의 플롯구조.


1. 도념이 추부에게 자신의 어머니가 언제쯤 오느냐며 묻자 초부는 내년 봄보리 필 때 쯤이면 올 것이라고 발뺌을 함


2. 도념이 절을 찾은 과부와 새댁에게 서울의 안대가집 아가씨가 자기 어머니와 똑같이 예쁘다고 자랑함


3. 총각이 노인에게 도념의 출생 비밀을 얘기하자, 도념은 모두들 자신의 어머니 사시는 곳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며 투덜댐


4. 초부의 아들 인수가 도념한테 자기는 토끼를 잡을 덫을 놓고는 자신을 산문으로 들여보내지 않는다며 서로 실랑이를 벌임


5. 도념이 상좌승 정심에게 자신의 어머니가 어떻게 생겼는지 얘기를 해달라고 조름


6. 안대가집 미망인이 자신을 양자로 삼아 서울로 데려갈 뜻을 비추자 도념은 주지스님께 잘 말씀드려 그렇게 되게 해달라고 부탁함


7. 도념은 인수 아버지인 초부에게 서울로 가게 됐다고 기뻐하면서 덫 놓은 것을 보러 가겠다며 비탈길을 내려감


8. 미망인이 주지에게 도념과 함께 서울로 가겟다고 조르자 주지는 도념이 자기 어머니의 업보까지 공덕으로 쌓아야 한다며 생각할 수 있는 말미를 달라고 함


9. 주지가 덫에 걸린 토끼를 누가 잡았느냐고 도념에게 추궁하자 초부가 자신이 그랬다고하여 위기를 넘김


10. 주지가 서울로 보내겠다는 뜻을 비치며 도념한테 그동안 몸과 마음을 정리하라고 이름


11. 초부의 아들 인수가 달려와 주지에게 법당 관세음보살 뒤를 살펴보라며 도념의 살생을 일러바침


12. 과부와 새댁, 그리고 미망인의 친정모가 뛰어나오며 미망인에게 존상 뒤에 죽은 토끼를 발견했다며 도념의 짓임을 알고 법석을 떰


13. 주지가 도념에게 그 사실을 추궁하자 자신의 어머니가 데리러 올 때 드리려고 그랬다고 실토함


14. 주지가 지신의 어머니가 야차같다고 비난하자 도념은 이 절에 있기 싫다는 강한 뜻을 내비침


15. 주지가 미망인에게 도념을 데리고 가는 것을 포기하라고 하자 도념은 다시 이 절을 떠나겠다는 강한 뜻을 내비침


16. 미망인은 하는 수 없이 도념에게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보러 오겠다는 약속을 함


17. 도념은 주지스님에게 잣을 몰래 선물한 뒤 절을 떠나기 위해 비탈길을 내려감


그래 그랬다. 동승을 읽을 때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그런 느낌. 그래서 매력을 느꼈더랬다. 도념이 절에 찾아온 부인에게서 어머니의 향수를 느끼고 서울로 양자가 되어 가고 싶었으나 이런저런 일 때문에 일이 이루어지지 않자 절을 떠라는 그 장면까지. 드러난 사건보다 오히려 그 전의 사건들과 이후의 사건들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더 궁금했고 상상했던. 그런 희곡. 그래서 매력을 느꼈을 터이다.


대학 다니며 단 한 편 연출을 잡은 적이 있었다. 배우로 나설 후배들이 별로 없어 하는 수 없이 유진오닐의 '몽아'를 선택했더랬다. 하지만 배우의 수에 맞추다 보니 작품이 내 성에 차지 않았다. 진작에 '동승'을 알았더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이 작품을 잡았을 것이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게 후회의 덩어리일 뿐인 모양이다. 내 강렬한 욕망은 스무살 시절로 회귀하고자 하나 이미 내 몸은 조금만 뛰어도 관절염을 호소하는 노친네 반열에 느닷없이 들어서버린 것을.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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