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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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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더킹>을 보고 실망이 컸었다. 공연이든 영화든 마지막으로 본 게 흡족하지 않으면 뭔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듯해 찜찜한 마음이라 일주일 만에 다시 <공조>를 봤다. 결과는 대만족. ㅋㅋ.


남북의 두 형사 림철령과 강진태의 공조 수사를 다룬 영화 김성훈 감독의 <공조>는 근래 2년 사이에 본 영화 중에 최고의 완성도를 갖춘 영화였다. 특히 스토리 구성을 보면 허투루 들어간 플롯도 없거니와 짜여진 플롯도 한치의 엉성함이 보이지 않는다. <공조>는 다른 무엇보다 스토리 구성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 아닐까 한다.


<공조> 포스터.


게다가 현빈의 액션과 유해진의 코믹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관객에게 볼거리를 충분히 선사한 그런 설날 선물이었다. 설날 선물이란 표현이 나와서 하는 얘긴데, 올해 설날 개봉 영화로 눈길을 끈 두 작품은 김우성 조인성이 나오는 <더킹>과 이 작품 <공조>였다.


<더킹>은 198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추악한 대한민국 정치사를 검찰과 조폭 조직의 커넥션을 통해 비판, 풍자한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탄탄하지 못한 스토리 구성과 그로 인한 풍자의 효과가 반감되어 관객들의 실망이 이어졌다. 특히 주인공 조인성의 내레이션은 이야기를 이해하는데엔 도움이 되었을진 몰라도 실제 효과는 따분해하는 친구에게 재미도 없는 자기 영웅담을 끝없이 떠벌이는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공조> 스틸컷.


<공조> 스틸컷.


반면 <공조>는 그런 지루한 내레이션이 없다. 내레이션 대신 액션이 있고 코믹이 자리잡았다. 러닝타입도 <더킹>의 134분에 비해 125분으로 짧다. 그러니 관객은 <공조>에서 눈의 피로감을 덜 느낄 것이다. 영화가 재미만 있으면야 134분이 아니라 3시간 짜리라도 길다할 이유 없겠지만 말이다. <더킹>이 <공조>에 설날 극장가 선두자릴 내준 가장 큰 이유는 별 중요하지 않은 플롯을 다수 집어넣으면서 스토리를 느슨하게 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면 아주 길게 찍었다가 이것 빼고 저것 빼고 하면서 플롯을 엉성하게 배치하게 되었거나 스토리의 완성도가 떨어졌을 수도 있겠다.


<공조>는 북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달러 위조지폐 동판을 제작하는 공장을 수사하던 차기성 휘하의 림철령이 대기하라는 그의 명령을 어기고 습격하는데... 현장을 장악하고 보니 림철령은 자신의 상사 차기성이 위조지폐 일당과 한패임을 알게 된다. 차기성에게 인질로 잡혀온 아내가 림철령이 보는 앞에서 사살당하고 자신도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차기성 총에 탄환이 다떨어지는 바람에 혼자 살아남게 된다.


<공조> 스틸컷.


<공조> 스틸컷.


이러한 계기로 북에선 차기성을 잡아 비밀리에 위조지폐 동판을 회수하고자 림철령을 남북 장관급 회담 수행원으로 파견하게 된다. 림철령의 파트너는 그다지 범인 검거에 사명감이 투철하지 않은, 좀 어리숙한 생계형 형사 강진태다. 그가 림철령과 공조 수사를 하게 된 이유는 범인 검거에 실패한 데 대한 문책을 공조 수사를 통해 회복하기 위함이다.


누가 봐도 완벽한 몸매에 액션 매력이 팡팡 터지는 현빈과 누가 봐도 몸매 볼 것 없고 멍청하고 그저 마음씨만 좋은 유해진이 짝을 이루어 펼쳐지는 수사, 어떻게 진행될지 역시 뻔하게 예상되는 스토리다. 그렇게 뻔한 스토리에 관객들이 감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리 자체가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빨아들이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실제와 거의 구분이 안 되는 현빈과 공정환의 액션 씬에서 손에 땀을 쥐었다면, 유해진과 표반장 이해영과의 (전화)대화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깔깔거리게 한다는 게 그 매력이다.


<공조> 스틸컷.


<공조> 스틸컷.


림철령에게 한눈에 반해 뜬금없고 맹목적으로 좋아해버리는 강진태의 처제 박민영(윤아)의 감초같은 연기도 볼만한 재미다.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주인공들이 그렇게 개고생을 했는데 당연히 해피엔딩이 되어야겠지. 림철령은 아내의 복수를 완성하고 강진태는 가족을 죽을 고비에서 구하고 림철령과 함게 공조 수사의 임무를 완수한다. 다만 양복쟁이(국정원)들이 원하는 결과는 안겨주지 않는다. 그것은 림철령도 마찬가지다. 확보한 위조지폐 동판을 한강에 미련없이 후련하게 집어던져버렸기 때문이다.


<공조> 스틸컷.


늦게 도착한 표반장을 별 생각없이 탓해버리는 강진태의 투덜거림이 영화의 종지부를 찍는다. 성룡 영화처럼 엔드 크레딧 즉 자막이 올라갈 때 남한의 형사 강진태는 평양으로 파견된다. 거기서 림철령을 다시 만나 포옹한다. 강진태가 서울서 그랬던 것처럼 림철령도 강진태의 권총을 슬쩍 빼내곤 북의 기준에 따라줘야 한다고 말한다. 역시 영화는 수미상관법이다.


참 한가지 아무리 코믹이긴 해도... 강진태와 림철령이 박명호(이동휘)를 잡으러 중국집을 덮쳤을 때 폭력배들에게 둘러싸인 유해진이 총을 꺼내 쏘려는 찰나 탄창이 쑥 빠져버리는 황당한 장면은 현실성이 좀 떨어지지 않나 싶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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