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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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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르겠지. 이래저래 한숨이다. 또 '살충제 계란'이란 표현은 또 뭐람. 억울한 양계농가도 많겠다.


아침 신문을 펼치니 전국의 신문이 '살충제 계란'으로 1면을 도배했다. 먹거리 문제인데다 AI 파동으로 계란 대란을 겪은지 얼마되지 않은 터라 이번도 국민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사건이겠다. '살충제 계란'으로 도배된 오늘 아침 기사들로 인해 계란농가들은 또 얼마나 깊은 시름에 빠질 지도 안타까운 일이다.


기사에 언급된 것처럼 '국내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피프로비닐이라고 표기한 곳도 있더라만)이 검출됐다'는 표현에서 보아 계란 껍데기가 아닌 속에서 나왔다는 얘길 터, 그렇다면 닭의 몸 속에 농약이 축적됐다는 뜻일 텐데... 양계 농가에서 닭에게 직접 진드기 살충제를 살포했다는 얘긴가? 암튼 그렇게 추론이 가능하다면 살충제 살포하지 않은 양계농가에선 이번 사건 때문에 여간 억울하지 않겠다.


일단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모든 점포의 판매대에서 계란을 철수했다. 정부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그러기로 했단다. 양계농가로선 갑갑할 노릇이 아니겠다. 어쩌면 불똥이 엉뚱한 데로 튀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처지여서 억울할 수도 있겠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계란 때문에 사업을 접어야 하나 고민하는 사업자도 있지 않을까.


여튼 신문 1면에다 대문짝만하게 '살충제 계란'으로 명토박아 보도한 까닭은 사안이 사안인 데다 국민의 계란 구매에 신중하란 메시지이기도 하겠지. 그러면서도 일면 모든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된 것도 아닌데 너무 호들갑을 떤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다.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정보는 또 그렇게 많지 않다.


"닭에 대해서는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비닐이 경기 남양주의 한 농장에서 ㎏당 0.0363㎎으로, 국제 기준치(㎏당 0.02㎎)를 초과해 나왔다. 국제보건기구(WHO)는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할 경우 간장,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광주 농가에서 검출된 비펜트린의 경우 진드기 퇴치용 농약의 일종으로 사용 자체가 금지돼 있진 않으나, 미국환경보호청(EPA)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물질이다"(서울신문)




오늘의 역사를 기록해놓는다는 차원에서 주요 신문들의 기사 제목을 모아본다.


(경향신문) 국내 밥상에도 오른 '살충제 계란'//남양주 닭농장서 '피프로닐' 검출/마트 판매중단.농가 전수조사/최대 17만5000개 유통가능성


(국민일보) 대란 '살충제 계란' 파동...유통 전면 중단//남양주 농장서 '피프로닐' 검출/경기 광주선 '비펜트린' 초과/이미 상당수 판매 가능성 커/제과 제빵업계도 피해 불가피/3일 내 전수검사 마무리/합격 농장은 출하 허용 방침/당정창, 오늘 후속대책 마련


(동아일보) 괜찮다더니...'살충제 계란' 뒷북 전수조사//국내산도 피프로닐 검출...대형마드-슈퍼 판매 첫 중단/부실대응으로 사태 키운 식약처 "불검출" 5일만에 번복/산란계 농장 모두 검사...오늘부터 평소 25% 수준 유통


(서울신문) '살충제 달걀' 소비자 불안 모든 마트 판매 전격 중단//오늘부터 평소 물량의 25% 유통/내일까지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


(세계일보) '살충제 달걀' 불안 확산...마트 판매 중단//농식품부,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피르로닐 검출 남양주 농가 경로 추적/오늘 평시 물량 25%만 유통...수급 차질


(조선일보) 계란이 사라졌다//국내산서도 '피프로닐' 검출되자, 정부 "모든 농장 전수조사"/이미 15만 개 이상 유통...대형마트.편의점 계란 판매 중단/농식품장관 "오늘부터 평소 물량의 25%는 풀리게 하겠다"


(중앙일보) '08마리'(경기 남양주 마리농장) '08LSH'(경기광주 우리농장) 찍힌 계란 주의보//식약처, 살충제 검출된 계란 공개/정부는 농장 1456곳 전수 조사/"오늘부터 평소 물량 25% 유통"/대형마트.수퍼 등은 판매 중단/가열해도 살충제 성분 안 없어져/인체엔 안 쌓이고 1~2주면 배출


(한겨레) 살충제 파문에 '달걀 판매 중단'//정부, 내일까지 농장 전수조사


(한국일보) 살충제 게란 파장, 마트서 전면 판매 중단//경지 농장 출하 34만여 개 팔려나가/정부, 내일까지 농가 잔류농약 전수 검사


여기까진 서울서 발행하는 전국지들이고 다음은 경남서 발행하는 지역지.


(경남도민일보) 국내산 계란서도 살충제 성분 검출//경기 남양주서 피프로닐 나와 정부 농가 전수 검사...대형마트 판매 중단 - 참고로 경남도민일보는 경제면인 9면에 이 기사를 실음


(경남신문) (문패)'살충제 계란' 파문 확산/텅빈 판매대...또 계란 대란?//도내 대형마트 3사.백화점.농협 등/전수조사 끝날 때까지 판매 중단/소비자, 환불 문의.가격상승 등 불안/유통.요식제과업계에도 '직격탄'


(경남일보) 국산 계란 살충제 검출...소비자 충격//산란계농장 2곳 살충제 검출/농식품부 전수검사 실시중/대형마트 즉각 판매 중지/도내 농장도 출하 중단


신문들의 제목을 쭉 살펴보면서 가장 공정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해 제목을 뽑은 신문은 <중앙일보>가 아닐까 싶다. 모든 계란에서 살충제가 나온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충제가 검출된 계란을 큰 제목에 적시했다. 이렇게 해야 국민의 불안심리가 덜어질 수 있고 애먼 양계농가가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표현하기 좋아 '살충제 계란'이란 용어를 썼겠지만 이 역시 특수성을 일반화하는 오류로 언론이 경계해야 할 일이다. 


언론은 말하기 좋아하는 동네 오지랖 아저씨 아주머니가 아니다. 표현에도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이번 사안에서만큼은 다른 언론이 <중앙일보>를 본받아야 하겠다 싶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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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문화재단이 16일부터 26일까지 성산아트홀과 3.15아트센터, 진해문화센터, 창원의집, 창원대, 창원기업사랑공원, 진해루, 마산오동동 문화광장 등 창원 시내 곳곳에서 국제 음악제를 연다. 실내악으로다가. 실내악은 연극으로 치면 소극장 공연이다. 대형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감동은 덜할지 모르지만 실내악 특유의 매력을 아는 사람은 또 안다.


보내온 자료를 보니 총 감독은 창원대 김도기 교수가 맡았다. 내일 경남도민일보에도 행사가 소개된다. 그뿐만 아니라 작곡가 전욱용 씨도 열린마당을 통해 기고를 실었는데, 이번 창원의 실내악축제에 사뭇 기대가 크다는 내용이다. 편집하면서 글을 세세히 읽었는데 공연을 꼭 보러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행사가 국제 실내악축제로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엔 나도 동감이다.


공연은 11일 동안 한다. 이번 행사의 부제는 '10일간의 음악여행'이다. 왜 그러냐고 담당자에게 물어봤더니 그냥 열흘 정도의 기간이라 그렇게 붙였단다.


공연 일정을 살펴보니 내가 볼 수 있는 공연은 금요일 음협마산지부서 하는 3.15아트센터 공연과 그 다음주 금요일 역시 3.15아트센터에서 하는 피아노 퀸텟 정도다.



* 아래의 내용은 프로그램에 기록된 것 옮긴 것이다.


Artists: 진해챔버오케스트라, 베로클라리넷앙상블, 진해브라스앙상블, 소프라노 엄말영, 피아노 하수연

마중 by 진해음악협회


1905년 경화 교회에서 울려 퍼진 찬송가, 1946년 해군 군악대, 1950년대 흑백다방 음악 감상회... 진해음악협회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키워드들이다. 진해 시민들의 음악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회원들의 수준 높은 연주 활동을 위해 설립된 진해음악협회는 설립 후 오늘날까지 진해 음악 저변의 확대에 기여해왔다. 특별히 2017 창원국제실내악축제를 위하여 진해음악협회를 대표하는 단체인 진해챔버오케스트라를 포함하여 베로 클라리넷 앙상블, 진해 브라스 앙상블 그리고 소프라노 엄말영이 음악여행자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진해챔버오케스트라(Jinhae Chamber Orchestra)]

G. Holst  St. Paul's Suite No. 2

G. 홀스트  성 바울 모음곡 2번

 

[베로클라리넷앙상블(VERO Clarinet Ensemble)]

G. Bizet  Aragonaise from the suite "Carmen" (arr. M. A. Mazzini)

G. 비제  아라고네즈, 카르멘 모음곡 중 (편곡 M. A. 마치니)

 

P. J. Tchaikovsky  The Nutcracker suite, Op. 71a

P. J.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인형 모음곡, 작품 71a

 

[진해브라스앙상블(Jinhae Brass Ensemble)]

H. L. Walters  Instant Concert

H. L. 월터스  인스턴트 콘서트

 

G. Rossini  William Tell Overture

G. 로시니  윌리엄 텔 서곡

 

[소프라노 엄말영(Sop. Malyoung Eom)]

S. Lee  The River of My Heart

이수인  내 마음의 강물

 

A. Dvorak  Song of the Moon from Opera "Rusalka"

A. 드보르작  달에 부치는 노래, 오페라 “루살카” 중

 

[진해챔버오케스트라(Jinhae Chamber Orchestra)]

W. A. Mozart  Divertimento in D Major, K. 136

W. A.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라장조, 작품 136

Ⅰ. Allegro

Ⅱ. Andante

Ⅲ. Presto



Artists: 벨라르떼 앙상블, 우리랑, 테너 최요섭, 판소리 김혜원

I-2. 마중 by 창원음악협회

창원음악협회는 고향의 봄 신춘음악회,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 차세대 음악인을 위한 연주회,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통해 연중 내내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2017 창원국제실내악축제를 위해 창원음악협회는 벨라르떼 앙상블의 클래식 연주와 우리랑의 퓨전국악 연주를 준비하여 음악여행자들을 마중 나온다. 우아하고 흥겨운 클래식 춤곡부터 편안한 민요 메들리까지... 풍성한 구성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프로그램>

 

[벨라르떼 앙상블(Bell'Arte Ensemble)]

J. N. Hummel  Piano Trio No. 2 in F Major, Op. 22

J. N. 훔멜  피아노 트리오 1번 바장조, 작품 22

Ⅰ. Allegro moderato

Ⅱ. Andante con variazioni

Ⅲ. Rondo alla Turca

 

E. Waldteufel  The Skaters Waltz, Op. 183

E. 발발트토이펠 스케이터스 왈츠, 작품 183

 

S. J. Kim  B. Rosette from Drama "White Tower"

김수진  비 로제트, 드라마 "하얀거탑" 중

 

G. H. Jeong  Blooming Day

정관호  꽃 피는 날

 

G. Bizet  La fleure que tu m'avais jetée from Opera "Carmen"

G. 비제  당신이 던져준 이 꽃은, 오페라 “카르멘” 중

 

[퓨전국악 우리랑(Urirang)]

C. Choi & J. Kim  Lovers from Drama "The Slave Hunters"

최철호 & 김종천  비익련리, 드라마 “추노” 중

 

Over the Rainbow & Fly Me to the Moon medley

팝송 메들리  오버 더 레인보우 & 플라이 미 투 더 문

 

E. Shin  Walking Together

신은래  함께 걸음

 

Korean Folk Song suite by HyeWon Kim

한국민요의 향연 by 김혜원

 

The Boating Song

한국민요 뱃노래

 

T. S. Han  Beautiful Korea

한태수  아름다운 나라



Artists: 예그리나합창단, 경남CBS합창단, 소프라노 고은영, 소프라노 이승자, 마산남성합창단, 마산메트로시티합창단

I-3. 마중 by 마산음악협회

“예향 마산”. 예향이란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고 예술가를 많이 배출한 고을이라는 뜻이다. 마산음악협회는 예향의 명맥을 이어가고자 매년 전국음악콩쿠르를 통해 젊고 재능 있는 음악인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가고파국화축제 등 마산을 대표하는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음악으로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특별히 2017 창원국제실내악축제를 위해 마산음악협회는 아름다운 합창과 독창으로 음악여행자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우효원  우리는

<프로그램>

 

[예그리나 합창단(Yegrina Choir)]

T. Weelkes  The Nightingale and the Cuckoo

T. 윌크스  새들 중 으뜸은 뻐꾹새

 

H. J. Lee  Wherever You Stay

이호준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S. W. Shim  Fall Out of Love

심상원 사랑이 사랑을 버린다

 

[소프라노 고은영(Sop. Eun Young Ko)]

H. Lee  Clouds of Flowers

이흥렬  꽃구름 속에

 

C. Gounod  Je veux vivre from Roméo et Juliette

C. 구노  나는 살고 싶어요, 로미오와 줄리엣 중

 

[경남 CBS 합창단(Gyeongnam CBS Choir)]

D. J. Kim Kagofa

김동진  가고파

 

C. A. Frank  Panis Angelicus

C. A. 프랑크  생명의 양식

 

A. H. Malotte  The Lord's Prayer

A. H. 말로트  주의 기도

 

[소프라노 이승자(Sop. SeungJa Lee)]

D. S. Hwang  Longing for You

황덕식  그대 그리움

 

L. Arditi Il Bacio

L. 아르디티  입맞춤

 

[마산 남성합창단 & 마산 메트로시티합창단(Masan Male Choir & Masan Metro City Choir)]

J. C. Calderon   Eres Tu

J. C. 칼데론  그대 있는 곳 까지

 

E. A. Fenstad  Stein Song

E. A. 펜스타드  우정의 노래

 

H. W. Woo  We Are...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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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감자와 쪽제비와 여교원'은 함세덕의 첫 풍자극이다. 알려진 대로 함세덕은 서구 리얼리즘 극작가들, 아일랜드 극작가 싱의(바다로 간 기사들 작가)와 유치진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사실 일제 강점기 리얼리즘 극들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노릇이었다.


처음 '감자..'는 잡지 <춘추>에 실렸던단다. 하지만 '식량 궁상의 폭로, 공출반대 조장, 암취인의 방법 시사, 군의 시책에 대한 감섭' 등의 이유로 전면 삭제되었다가 1947년 '하곡'이라는 이름으로 개작되어 예술제에 상연하였다고 한다. 처음 발표된 시기는 2941년 2월에서 1942년 9월 사이로 보고 있다.


앞에 발표됐던 '산허구리' 같은 작품은 트라마트루기(극작법)가 아주 뛰어나단 찬사를 받은 데 반해 이 작품은 일제의 식민지 수탈정책을 적나라하게 고발했다는 평가 외덴 극의 구성 차원에서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전문가마다 상이한 평가를 하긴 한다만.


<희곡 분석과 공연 비평> 156쪽. 김문홍, 태학사.


책의 다섯 번째 장. 해방기의 사회주의 이념극에 함세덕의 '감자...'를 다뤘는데, 작품을 풍자적 모티프에 따라 줄거리를 정리했다. 그 요약된 줄기는 다음과 같다.


1. 감자를 공출하러 가는 우태와 진풍년의 처가 신세 한탄을 함 (음... 진풍년이 여자인 줄 알았더니.. 쩝)

2. 감자씨가 말라 내놓을 게 없다는 진풍년과 감추어 두었다고 의심을 하는 군서기가 서로 실랑이를 벌임

3. 진풍년의 딸 수방은 집안 일을 잘 모른다며 감자 건을 잡아뗌

4. 감자 팔아서 시집가기 싫다며 진풍년을 윽박지르는 수방

5. 진풍년이 감자를 사러 온 상인을 데리고 밭으로 감

6. 생도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며 걱정하는 수방과 그의 어머니

7. 자신의 장사(암거래)는 이득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변명을 늘어놓는 상인

8. 점심을 못 먹어 학교에 나오지 않는 생도들과 시학관이 시찰하러 온다며 걱정하는 방훈도와 수방

9. 생도들을 위해 싼 값으로 감자를 내놓으라고 조르는 수방과 이를 거절하는 진풍년

10. 우체국으로 저금을 찾으러 가는 수방과 어머니가 진풍년의 고집을 두고 얘기함

11.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다며 괭이를 빌리러 진풍년의 집에 온 우태

12. 감자 공출 대금을 내놓으라며 실랑이를 벌이는 우태와 그의 처

13. 비료값으로 빌려간 돈을 내놓으라며 닥달질하는 진풍년

14. 족제비에게 돈이 든 주머니를 탈취당했다며 울부짖는 우태 (작품이름을 표기할 땐 어쩔 수 없지만 쪽제비의 표준어는 족제비)

15. 족제비를 잡으러 달려가는 우태와 그의 처

16. 남들이 주는 가격으로 계산해 주면 감자를 팔겠다고 버티는 진풍년과 이를 어이없어 하는 수방

17. 상인을 통해 우태와 그의 처가 밭을 파헤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연실색하는 진풍년

18. 학교 뒤의 과목밭을 파헤치고 밭을 만들자고 의논하는 방훈도와 수방

19. 밭을 파헤치려는 우태와 이를 극구 방해하는 진풍년과 상인의 다툼에 드디어 생도에 의해 발각되는 진풍년의 숨겨 놓은 감자

20. 숨겨놓은 감자에 대해 다그치는 군서기에게 사실은 생도을의 점심을 위해 저장해 두었다며 위기를 모면시켜 주는 수방

21. 하는 수 없이 생도들을 위해 감자를 포기하는 진풍년.


굵은 글씨체는 핵심 모티프를 표시한 것이다. 곁가지 이야기이긴 한데 수방이 우체국으로 저금을 찾으러 간다는 표현으로 미루어 당시 우체국이 지금처럼 금융업도 겸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극을 쓸 때에도 사실 이런 큰 줄거리를 미리 짜놓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희곡을 수필처럼 자신의 경험에 상상력을 입혀 써내려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체로 극 구성의 완벽성을 기하기 위해 이런 틀거리를 미리 잡고 디테일한 부분을 만들어 간다.


내가 최근에 쓴, 혹은 쓰고 있는 희곡들은 두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본 것인데, 머리 속에 전체 이야길거리를 염두에 두고 글을 써나가면서 사건을 만들어나가는 형태는 결론 지점에 도착했을 때 마무리짓기 어려운 상황에 맞딱뜨린다. 사면초가. 전체 틀거리를 다시 잡아 쓰거나 포기하거나, 억지 결론으로 마무리지을 수밖에 없다.


대신 처음부터 전체 틀거리를 구성하고 각 플롯마다 세세한 부분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미리 찾아서 준비해놓고 차후에 있을 사건과의 상관성을 고려해 장치해놓은 뒤 글을 써나간다면 훨씬 작품성을 높일 수 있다. 사실 이것이 드라마트루기에 충실한 작법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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