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89)
돌이끼의 작은생각 (110)
돌이끼의 문화읽기 (470)
다문화·건강가족 얘기 (20)
경남민속·전통 (14)
경남전설텔링 (74)
미디어 웜홀 (142)
돌이끼의 영화관람 (21)
눈에 띄는 한마디 (8)
이책 읽어보세요 (76)
여기저기 다녀보니 (92)
직사각형 속 세상 (92)
지게차 도전기 (24)
지게차 취업 후기 (13)
헤르테 몽골 (35)
돌이끼의 육아일기 (57)
몽골줌마 한국생활 (15)
국궁(활쏘기)수련기 (16)
Total
Today
Yesterday
04-20 18:18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학사 논문을 함세덕으로 냈다. 졸업 전에 신문사 합격하는 바람에 제대로 논문을 쓸 수가 없었다. 수습기자의 하루하루는 그야말로 '눈코뜰새'와 누가 바쁜지 겨루는 지경이었으니. 허술한 자료 수집. 딱히 연구랄 것도 없는 연구. 많은 논문에서 지적한 그의 작품 특징 몇 가지를 나열한 것으로 눈문이랍시고 제출하곤 졸업장을 받았으니.


오래 되었다. 함세덕을 잊은지. 그에게 꽃힌 것은 월북작가여서가 아니다. 단 한 작품 <동승>에 끌려서다. 그래서 찾아본 자료에서 그의 엄청난 열정을 발견하곤 주저함 없이 학사논문의 대상으로 간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가 월북작가라는 이유로 자료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해금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1990년.


그게 아쉬웠다 여겼는데, 희한하지. 잊었다. 대학 졸업만 하면 끝. 그렇게 되어버린 건 되돌아갈 여유, 용기가 없었던 게지. 나이 들어 하나씩 젊음의 노트를 펼친다. 그런 와중에 함세덕이 눈에 들어온 건 다행일 게다. 다시 학창시절처럼 희곡 공부를 쪼깨 해보자.


김문홍의 책 <희곡 분석과 공연 비평> 중에 함세덕 작 <산사람들>을 상징적 플롯으로 정리한 부분이 있다. 204쪽.


제1막


1. 구국투쟁위우언회 화북리 책임자 고제곤의 어머니아 조직부원 부용철의 누이동생 율나가 아들과 오빠의 안위에 대해 걱정함

2. 고제곤에게 율나가 어업조합 서기와 미군의 해녀들에 대한 횡포를 하소연함

3. 제곤모가 구국투쟁 사업도 좋지만 생업에 힘쓰라고 퇴박을 주며 실랑이를 벌임

4. 용철이 제곤에게 구국투쟁 레포선 아지트가 발각되었다고 알려주며 대책을 숙의함

5. 율나가 진옥 동무가 체포되었다고 보고하자 조직부장을 피신시킬 본부 아지트를 목축장으로 정할 것을 결정함

6. 제곤, 용철, 송백 세 사람이 김석민 위원장을 피신시키기로 합의함

7. 지서장, 전형사, 서북청년회 감찰부장 일행이 진옥을 체포해 고제곤의 집에 들러 물을 얻어먹음

8. 어업조합 이사장 양준수와 지서장이 이번 총선거에서 이승만 박사가 당선되면 국방군을 편성하여 삼팔 이북으로 밀고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함

9. 제곤모, 부장의, 삼바우, 해녀들이 폭동이 일어나길 기대하며 북조선의 인민 해방 정책을 부러워하며 미군정을 헐뜯음

10. 제곤이 나타나 남한이 단독 선거를 저지하여 남북한 통일 인민정부를 수립하자고 선동함

11. 제곤이 용철에게 상부에 건의하여 무력투쟁할 것을 주장하나 용철이 때를 기다리자고 위로함

12. 용철이 놈들을 유도하는 사이에 제곤으로 하여금 위원장 동지를 피신시키기로 합의함

13. 용철이 민족청년단으로 위장하여 놈들을 해변으로 유인함

14. 해녀들이 휴식을 하며 남북 통일이 되어 김장군을 뵙고싶다며 이야기함

15. 용철의 유인작전이 탄로나고 지서장에 의해 수배된 인물로 판명되어심한 문초를 당함

16. 용철이 놈들의 총에 맞아 죽자 해녀들이 폭동을 일으키려 하자 제곤이 이를 만류함

17. 상부의 지시에 의해 모두 산 속으로 들어가 빨치산이 되기로 결의함


제2막


1. 유격대 사령관 김석민이 빨치산 대원들을 다그치며 훈련을 시킴

2. 김석민이 우리들의 투쟁 목적은 미제국주의를 격멸하고 남북통일 인민공화국을 세우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짐

3. 대원들이 빨리 무력투쟁할 것을 건의하자 더 힘을 기르며 기다리자고 무마시킴

4. 석민과 취사반장 율나가 대원들의 식량 부족을 걱정함

5. 석민이 고제곤 동무가 식량과 무기를 구하러 하산했으니 그때까지 배고픔을 참고 기다리자며 대원들의 양해를 구하자 대원들은 사기충천함

6. 식량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추이'를 번식시키는 작업을 시작함

7.율나가 식량과 탄약을 구하기 위해 지서를 습격하자고 건의하자 고제곤 동무가 올때까지 기다리자며 석민이 이를 만류함

8. 석민과 작전참모가 이번 북조선이 제안한 정당사회단체 남북연석회의의 성공 여부를 걱정함

9. 보급부대가 도착하여 고제곤 동무가 위험에 빠졌다고 보고하자 후원 부대를 하산시킴

10. 송백이 도착하여 단독선거를 저지하기 위해 습격을 개시하라는 당 본부의 지시를 전달함

11.고제곤이 구사일생으로 돌아오자 모두들 제주도 민요 오돌또기를 합창하여 전의를 다짐함

12. 고제곤이 지서에서 유격대의아지트를 습격하기 전에 먼저 습격하자고 제의함

13. 제곤을 따라 삼양부대가 습격을 위해 산을 내려감


작품의 배경이 제주도다. 화북리. 1948년 3월 초순. 제주 4.3항쟁의 시발이 되는 시점까지 분위기를 희곡에 담았다. 항쟁의 치열한 모습이 아니라 4.3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정치, 사회적 배경을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해 표현하면서도 극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